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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S EXPERT]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 "한국 유통시장 어떻게 변할까?"

  • 기사입력 2020.03.27 16:05
  • 기자명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4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Fortune Korea]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죽음의 공포 속에 가두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세계경제에도 가공할만한 충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 유통업계도 이 영향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은 울고 온라인 업체들은 웃는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감염공포로 인해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면세점도 관광객 급감과 더불어 큰 수입원이었던 중국 보따리상들마저 춘제 연휴 이후 크게 감소하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소상공인들이 경영하는 식당과 가게들도 김영란법,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감염 공포로 인해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에 반해 사람과의 접촉을 필요로 하지 않는 온라인 업체들 즉, 홈쇼핑이나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SSG.COM, 롯데마트몰, 이마트몰, 홈플러스 온라인몰 등 생필품을 당일배송 해주는 업체들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장기화 조짐이 사회 전체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이다. 직장마다 단축근무, 재택근무,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비대면 방안들이 나타나 온라인 유통산업은 급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전 세계 유통 패러다임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속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경우도 2010년 창립한 쿠팡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기업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고객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 비율은 28.4%였다. 2019년엔 이 비율이 41.2%까지 치솟았다. 2~3년 후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00개인 백화점은 2028년 66개로, 대형마트는 494개에서 166개가 준 328개로, 3분의 1이 축소될 것이라고 한다. 결국 향후 유통의 방향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는 ‘옴니채널’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강구할 것이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미국 월마트는 제트닷컴·플립카트 등 이커머스 업체를 성장기에 잇따라 인수했다. 그런 다음 주문은 온라인으로 하고, 실제 상품은 가까운 매장에 가서 수령하는 식의 새로운 유통 체계를 만들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추가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직접 눈으로 봐야 안심이 되는 신선 식품에 대한 투자를 특히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강점인 곳곳에 있는 배달 거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받고 포장해두었다 고객이 방문해서 물건을 확인하고 받아가는 스마트픽서비스가 새로운 승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여기에는 물류센터 자동화, 포장 최적화, 신속 맞춤 배송 등 비용과 시간을 최적화하는 시스템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온라인이든 옴니채널이든 중요한 한 가지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량의 상품을 직매입 방식으로 소싱해야 구매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문제는 재고 부담이다. 고객 니즈와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적정량을 최적 판단해 주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술 적용능력, 그 결과 해당상품을 가장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소싱능력과 MD의 조정 경쟁력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대규모 재정능력이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거기에 독일 중소형 슈퍼마켓인 알디 ALDI나 리들 LIDLE처럼 가성비가 높은 자체 상표상품(PB)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전략도 소비자 선택을 확대하는 중요한 경쟁요인이 될 것이다.

편의점도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2015년 국내 각 편의점 가맹사업 본부들은 1인가구의 확대 등 사회구조의 필요에 적응해 가면서 점포수를 지속 확장하여 왔다. 기본 계약기간인 5년이 만료되는 2020년 편의점들은 재계약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주요 편의점의 본사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및 성장전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편의점과 지역 소상공인과의 공정하고 적절한 계약이 이루어짐으로써 새로운 유통 공생생태계가 조성되고 확산될 것으로 기대 된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 사태 이후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이커머스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택배 배송, 반품 서비스대행들을 통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1인가구의 증가에 따라 편의점들은 젊은 층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제공함으로써 ‘젊은 소비자들의 사랑방’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이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투자와 경영구조로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상호정보교환과 소통을 통해 확대되는 만큼 그에 걸맞는 인적자산과 배송시스템 그리고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구매 및 판매시스템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신세계이마트나 롯데 같은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이 옴니채널을 가동함으로써 온라인으로 시장 내 공격적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과 검색 기능을 통해 쇼핑으로 연결하는 포털업체들의 유통업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시장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4차산업혁명의 혁신기술들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유통업체에 도입, 활용될 것이란 사실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제 속도조절의 문제이다. 신속한 결제시스템, 무인 점포, 사전스마트오더, 드론과 무인자율차를 활용한 신속 배송,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결합한 확장현실(XR)을 응용한 가상유통업체의 등장과 쇼핑, 빅테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구매와 판매관리시스템 그리고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개인 맞춤형 판매 등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유통시대가 빠른 시간 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자 하는 점은 유통산업 내 존재하는 규제와 갈등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앞당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 급감은 결국 한국 유통산업의 위기이자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전통시장·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의무휴일 일수 지정, 신규 출점 제한, 상권보호구역 설정 등 다양한 규제 방안들이 제시되어 왔다.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들의 비약적인 발전 앞에 과연 이들 규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생필품과 음식 등을 배달해 먹는 소비편의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사회변화 앞에서 이런 규제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드론과 자율주행차가 심야배송을 담당하고 이를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미국이나 중국의 혁신적인 대형유통업체가 나타난다면 우리는 이 기업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인가?

혁신을 통제하는 사회가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는 없다.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이커머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해외 거대자본이 한 국가의 시장을 잠식해 독점화 할 수 있는 위험은 이제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 해외직구가 늘어나고 있음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그리고 중국을 지배하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거대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코로나19 확산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전통시장 그리고 소상공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절박한 시기이다. 산업과 경제를 살리면서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유통생태계 조성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진정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살리는 길은 제조업체와 유통산업의 혁신 경쟁력을 키워 수출도 많이 하고 내수도 늘리는 것이다. 우리경제의 소득도 늘어나고 그래서 소비파이를 더 크게 키우자는 것이다. 돈이 많은 자, 돈이 적은 자들과 함께 사는 사회에서 크고 세고 화려한 기업도, 작고 약하고 소박한 가게도 중요한 것은 함께 끝까지 공생하며 살아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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