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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CEO를 찾아서]박종희 동해특장 대표

정직과 신뢰, 장인정신 기반으로
업계를 리딩하는 히든챔피언 되다

  • 기사입력 2020.04.13 10:39
  • 기자명 김병주 기자
풍부한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국내 청소차량 적재함 시장에서 업계 리더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강소기업 동해특장의 박종희 대표를 소개한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박종희 동해특장 대표가 경기도 남양주 인근에 위치한 본사 공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박종희 동해특장 대표가 경기도 남양주 인근에 위치한 본사 공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봄을 나눈다는 춘분(春分)을 코앞에 두고도 기온은 여전히 차가운 3월 중순이었다. 흩날리는 봄비를 뚫고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동해특장 본사를 찾았다. 본사 입구에 들어서자 라디오 음악소리를 뚫는 깡깡하는 소리가 차량 안까지 전달됐다. 누가 들어도 쇠붙이를 펴는 기계음과 유사했다.

잠시 시간이 남아 공장 내부에 들어가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셀 수 없이 빼곡하게 쌓여있는 철판과 철골 자재였다. 모양, 색상, 두께 별로 나뉘어 쌓여있는 자재들을 세어보는 인부들의 손길이 바빠 보였다.

쌓여있는 자재 창고를 뒤로하고 모퉁이를 돌자, 비로소 오늘의 주인공(?)인 청소차량 적재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각각 크기와 모양이 다른 4개의 적재함을 만드는 작업자들의 분주한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마침 모습을 드러낸 박종희 동해특장 대표는 한창 제작중인 적재함 중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제품은 어제 발주가 들어왔습니다. 제작을 시작한지 24시간도 채 안됐지만 꽤 그럴듯한 형태를 갖추고 있죠? 이는 이 분야에서 꽤 오랜 기간 몸담아 온 저희 직원들의 실력과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결과입니다. 동종업계의 많은 기업들 중, 실력 하나는 저희가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는 저 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도 한 목소리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죠. 언제나 실력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운명의 12번째 직업을 만나다.

동해특장은 청소차량 적재함을 제작하는 회사다. 여기서 말하는 청소차량 적재함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쓰레기차나 아파트 단지에서 볼 수 있는 초록색 철골 적재함을 말한다.

기자 본인 뿐만 아니라, 이 업계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청소차량 적재함 시장이 꽤나 낯설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것이었지만, 적재함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차량 적재함 시장도 꽤 경쟁이 치열하다. 그 이유는 꾸준함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박종희 대표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어느 시장이나 경기의 흐름을 타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영역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죠. 하지만 경기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몇 가지 시장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청소를 포함한 환경 분야 시장이죠. 경기의 좋고 나쁨과 관계없이 환경과 관련된 시장에서는 꾸준히 새로운 니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바닥까지 내려갔다고 해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거나, 혹은 수거하지 않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저희가 몸담고 있는 청소차량 적재함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흐름은 있습니다. 모든 경기가 활황일 때 불황이 찾아온 적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이 시장은 큰 변화없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청소차량 적재함을 만드는 업체들은 청소차사업도 병행한다. 적재함이라는 단일 제품만 판매하기 보단, 아예 이걸 붙인 차량을 통째로 판매하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해특장은 다르다. 지난 20여년 간 오로지 적재함으로만 승부를 던졌다. 그리고 이러한 뚝심은 안정된 성장, 그리고 경쟁사에서도 인정받는 업계 리더라는 훈장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박종희 대표에게 리더라는 훈장은 그렇게 쉽게 허락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총 12개의 직업을 경험했다. 물론 동해특장은 그 중 12번째, 마지막이다.

11개의 직업은 직군을 망라한다. 일반 영업사원부터 자동차 대리기사, 버스 운전사, 심지어 신혼 때는 1년 반 가량 떡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천차만별이지만 그는 이러한 경험속에서 사업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양한 직업을 통해 오롯이 자신 만의 회사를 갖고 싶다는 포부가 생긴 것이다.

박종희 대표는 말한다. “1990년대 초반 무렵, 영업인력 사무소를 운영했습니다. 말 그대로 영업에 특화된 인재를 각 회사에 파견해 업무를 보게 하고 수익을 분배하는 사업이었죠. 사실 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습니다. 제가 사무소에 합류할 당시만 해도 기존 대표는 ‘6개월만 버텨도 용하다라며 자포자기하는 심정을 여러 번 표현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럴때마다 저는 무모한 것이 용감한 것이라며 버텨보자고 독려했죠.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다보니 사업은 안정화됐고 많은 거래처를 둔 전문 영업 사무소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죠.”

그 과정에서 박 대표는 처음으로 청소 적재함이라는 시장을 알게됐다. 건설현장, 지자체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돼있는 청소차량 적재함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박종희 대표는 동생과 함께 동강특장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기에 이른다(현재 이 회사는 동강프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박 대표의 동생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사업은 녹록지 않았다. 고된 하루가 이어졌다. 마침 2000년대 초반, 그는 조금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박 대표는 신혼집 인근에 작은 떡집을 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노라 다짐했다.

여기서 박종희 대표는 자신을 지금의 동해특장으로 이끈 지인을 만나게 된다. 오래전 영업사무소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그 지인은 떡집 오픈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해 예상밖의 쓴 소리를 박 대표에게 했다. 그리고 그 소리는 박종희 대표에게 하나의 울림과 자극으로 돌아왔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당시 그분은 현재 제가 운영 중인 동해특장의 대표셨습니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인연으로 떡집 오픈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셨죠. 그런데 대뜸 저에게 박 대표와 떡집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꽤 당황했죠. 이제 막 시작하는 떡집 사장에게 어울리지 않다니요(웃음). 하지만 그 분의 말씀에는 꽤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좀 더 오래 갈 수 있는, 그리고 저의 역량을 좀 더 펼칠 수 있는 분야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했으면 하는 저에 대한 그분의 바람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러면서 언제든 결심이 서면 남양주로 넘어오라고 하셨죠.”

떡집을 운영하면서도 박 대표의 머릿속에는 남양주로 넘어오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1년 후, 동해특장에 합류하게 된다.

동해특장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아온 영업력을 앞세워 신규 수주에 연이어 성공했다. 특히 그는 틈틈이 용접을 포함한 적재함 제작 공정을 직접 배우고 익혀나갔다. 이는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 제품을 가장 잘 팔수 있다는 믿음과 신념에 따른 도전이었다.

 

정직과 신뢰, 장인정신으로 무장하다

지난 2003, 박 대표는 지인으로부터 동해특장을 인수한다. 물론 박 대표 개인이 동해특장이라는 회사를 인수할 만큼 넉넉한 자금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동해특장 대표는 박 대표의 노력과 성실함을 믿고 ‘10년 분할상환이라는 조건으로 회사를 넘겼다(박 대표는 회사 인수 후 약 1년 만에, 인수금 전액을 상환 완료했다).

[사진=차병선 기자] 적재함 제작 작업중인 직원.
[사진=차병선 기자] 적재함 제작 작업중인 직원.

박 대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한다. “동해특장 합류부터 인수에 이르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수익매출보다 고객과의 신뢰가 더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었죠. 아마 저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이전 대표가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수를 제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는 대표로서 신뢰를 최우선의 경영가치로 삼고 동해특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해특장이 업계 리더의 입지를 공고히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동해특장만의 독특한 제작 시스템의 공이 컸다. 대다수 업체들은 고객으로부터 발주가 들어오면, 그 순간부터 자재 수급을 포함한 모든 프로세스를 시작한다. 하지만 동해특장은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 동해특장은 자체적인 자재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 말은 즉, 타 업체와 달리 자재 수급이라는 과정이 필요 없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실제로 동해특장은 소위 당일 발주, 익일 제작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상 월요일에 발주를 하면, 수요일에 제품 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수십 년의 내공을 갖고 있는 직원들의 작업 역량이다. 특히 이 부분은 박종희 대표의 경영 철학과도 연결된다. 박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제가 직원들에게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정직과 신뢰를 기반으로 장인정신을 갖자입니다. 저는 완벽한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있어야 정직과 신뢰라는 단어를 논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직원들 모두 수십년의 현장경험을 가진 베테랑들로 구성돼있습니다. 그들과 합심해 항상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있죠.”

이처럼 신뢰와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동해특장은 수많은 고객사를 둔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반 기업, 건설사, 아파트 단지, 지자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20곳이 동해특장의 적재함을 지자체 공식 청소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이처럼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해특장이지만 박 대표에게도 두려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욕심이다. 그는 그러면서 흑자부도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수익과 매출에 대한 지나친 욕심으로 회사가 문을 닫게 되는 흑자부도를 경계하는 것이 동해특장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것이다.

박종희 대표는 말한다. “지금 가장 잘하는 것에만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물론 조금 욕심을 낸다면 경쟁사들처럼 적재차량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고, 지금보다 더 큰 매출을 올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큰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잘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현재 고객과 미래의 새로운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원하는 시간 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 그렇게 신뢰를 쌓아가면서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바로 동해특장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회사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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