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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잠수용 시계의 부상
[포춘US]잠수용 시계의 부상
  • ALLEN FARMELO 기자
  • 승인 2020.04.03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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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scent of Dive Watches

군대와 민간 잠수부들을 위해 만든 장비가 어떻게 명품 시계의 일부가 되었는지 알아보자. BY ALLEN FARMELO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남성들의 일상 패션은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캐주얼 룩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데님 청바지와 가죽 재킷, 튼튼한 부츠는 군복이나 작업복에서 유래했다. 모두 1960년대 이전에는 남자들이 직장 밖에서 거의 착용하지 않았던 복장들이다. 당시 10대들은 아버지의 정장은 멀리했다. 대신 좀 더 폼 나는 패션을 추구하며, <더 와일드 원>(1953년 작)의 말런 브랜도와 <이유 없는 반항>(1955년 작)의 제임스 딘을 롤 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젊은 남성들이 손목에 차던 소품은 (현대적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앙증맞았다. 최근 시계와 비교하면, 케이스/*역주: 시계 테두리로 가장 기본적인 틀을 칭한다/ 직경이 4분의 1도 채 안 되는 정장용 시계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금박을 입힌 스틸 재질이었고, 방수는 거의 안 됐다.   

그 후 1964년 제임스 본드 스릴러 영화 <골드핑거>에서, 숀 코넬리가 흰색 턱시도 재킷의 소매 아래에 롤렉스 서브마리너 Rolex Submariner 레퍼런스 6538을 스포티하게 선보였다. 불과 몇 장면에 등장했지만, 극중 캐릭터의 우아함과 강인함을 완벽하게 표현한 인상적인 조합이었다.

서브마리너는 그보다 10년 전에 첫 선을 보였다. 직경이 38mm나 되는 방수 ‘오이스터’ 케이스는 당시 유행하던 손목시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델이었다. 전설적인 스쿠버의 선구자 자크 쿠스토 Jacques Cousteau와 영국 국방부는 얼리 어답터였다. 그 이후 서브마리너는 끊임 없이 수정되고 개선됐다. 실제로 케이스 직경이 40mm까지 커지고, 흠집 방지 세라믹 베젤 /*역주: 시계 유리면을 감싼 링이나 시계 케이스 위에 위치한 장식링/이 추가됐다. 하지만 디자인 자체는 비교적 변하지 않았다.

롤렉스 서브마리너 데이트: 직경 40mm, 레퍼런스. 116610LN, 8,950달러, 세라믹 베젤에 스틸 소재. 사진=포춘US
롤렉스 서브마리너 데이트: 직경 40mm, 레퍼런스. 116610LN, 8,950달러, 세라믹 베젤에 스틸 소재. 사진=포춘US

비록 서브마리너가 잠수용 시계의 원형일 수는 있지만, 기원은 아니었다. 원조는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Blancpain Fifty Fathoms다. 이 제품은 1953년 프랑스 해군이 특수부대 전투 다이버들을 위한 전용 시계를 주문하며, 가장 먼저 등장했다. 블랑팡은 기존 시계에 해군이 요구한 ▲(산소 탱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회전 타이밍 베젤 ▲(날짜와 시간 등을 맞출 수 있는) 스크루다운 크라운 태엽에 물에 강한 케이스 ▲자동 감기 무브먼트를 추가했다. 피프티 패덤즈는 1990년대 브랜드 카탈로그에서 사라진 뒤, 2007년 재발매 됐다. 현재 제품 고유 모델은 20여 종까지 늘어났다.

피프티 패덤즈와 서브마리너 모두 첫 등장 후 끝없이 모방돼, 1960년대 후반까지 이런 기초 디자인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변형들을 탄생시켰다. 일례로, 당시 정장용 시계로 더 잘 알려졌던 독사 Doxa는 전문 다이버들을 겨냥해 전혀 다른 디자인의 잠수용 시계 디자인을 처음 발표했다. 독사 SUB 300은 멋진 (그리고 매우 편안한) 쿠션 케이스와 다용도의 쌀 무늬 메탈 시계줄, 스마트한 기능의 베젤—미 해군의 잠수 시간 눈금, 이 분야 최고 수준의 잠수 깊이 측정, 대담한 밝은 색상이 특징이다—을 탑재하고 있었다.

쿠스토와 그의 칼립소 Calypso 연구선에 승선한 빨간 모자 선원들은 이 시계의 팬이었고, 독사 SUB는 1970년대 스쿠버 다이빙 문화의 아이콘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부자들이 그들의 부를 과시하기 시작한 1980년대 들어, 특히 금박을 입힌 롤렉스 잠수용 시계는 요트와 골프 클럽에서 시간을 죽이는 상류층의 상징이 됐다. 1990년대에는 실베스터 스탤론 같은 액션 영웅들이 잼 병 뚜껑 크기의 커다란 다이빙 시계를 즐겨 찼다. 기업 중역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그 뒤를 따랐다. 다행히도, 현대적 취향은 다이빙 시계를 좀 더 빈티지한 크기로 축소시켰다.

20세기의 이 도구들이 21세기의 하이패션 아이템이 됐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대중문화의 현상이다. 잠수용 시계들이 원래 목적을 넘어 더 오래 살아 남은 것이다. 현재 스쿠버 다이버들은 모두 디지털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계식 잠수용 시계들은 오늘날 오로지 옷장 속의 귀중품으로 (매우 성공적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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