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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치즈스테이크, 그 이상의 요리

Beyond the Cheesesteak

  • 기사입력 2020.04.03 09:13
  • 기자명 ADAM ERACE 기자

남부 필라델피아의 한 토박이 아들이 최신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 오래된 동네를 포춘에 소개했다. BY ADAM ERACE

M. 나이트 샤말란 NIGHT SHYAMALAN 감독의 Apple TV+ 공포물 ‘서번트’에서, 정신 분열 위기에 처한 필라델피아의 뉴스 캐스터 도로시 터너 Dorothy Turner는 그녀의 화려한 리텐하우스 스퀘어 브라운스톤 저택에서 “남부 필라델피아를 방문할 때마다, 현재 우리가 그곳에 있지 않은 게 얼마나 축복인지 실감한다”고 한탄한 바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남부 필라델피아를 멕시코 북서부 도시 티후아나처럼 여긴다(마치 “NFL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와 치즈스테이크를 즐겼으면, 당신 BMW가 망가지기 전에 얼른 떠나라”는 식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도로시의 빈정거림은 만든 지 일주일이나 된 와와 프레첼 Wawa pretzel /*역주: 매듭 모양의 짭짤한 비스킷/보다 더 진부하다. 그녀의 극중 남편인 요리사 숀은 남부 필라델피아가 ‘요리의 축복’으로 가득한 지역이라는 점을 알 것이다.

그래서 현실에 좀 더 가까운 대본에선, 그가 태국 레스토랑 칼라야나 Kalaya(요리사 녹 순타라논 Nok Suntaranon이 사파이어 색깔의 나비 완두콩 만두로 이 도시를 매료시킨 식당)나 안젤로스 피제리아 Angelo’s Pizzeria(대니 디지암피에트로 Danny DiGiampietro 가 집에서 구운 바삭한 롤과 곁들인 추억의 치킨 커틀릿을 판다)에 대해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라마에선 숀이 인형을 유아로 둔갑시킨 섬뜩한 유모에 대처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이 남부 필라델피아 토박이 요리사가 대신 나설 것이다.

최신 유행의 상업지구 이스트 패시윤크 애비뉴 East Passyunk Avenue—이탈리아 산 스카모르차 치즈와 선인장 같은 다육 식물을 한꺼번에 살 수 있다—에는 느긋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로럴 Laurel 살롱이 있다. 이곳에서는 리얼리티 요리 경연 프로그램 <톱 셰프 Top Chef>의 우승자 니컬러스 엘미 Nicholas Elmi가 이지적이지만 재미 있는 요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미국 동부 연안의 현대적 요리를 6~9가지 코스로 제공한다.

한편, 조이 발디노 Joey Baldino는 팔리지 소셜 클럽 Palizzi Social Club 근처에서 자랐다. 이 멤버십 이탈리아 사교 클럽은 1970~80년대에 백인 중산층이 남부 필라델피아에서 교외로 대거 빠져 나간 가운데 유일하게 명맥을 지켰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엑소더스 역전’ 현상이 벌어지며, 이스트 패스윤크와 팔리지 소셜 클럽은 부활했다.

사케 효모를 얹은 스페인 고등어 요리. 로럴 레스토랑의 셰프 니컬러스 엘미가 만들었다. 사진=포춘US
사케 효모를 얹은 스페인 고등어 요리. 로럴 레스토랑의 셰프 니컬러스 엘미가 만들었다. 사진=포춘US

지난 2016년 발디노는 죽음을 앞둔 숙부의 요청에 따라, 100년 된 이 아늑한 클럽을 인수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인뿐만 아니라) 모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멤버십을 철폐하고 게와 스파게티, 스트롬볼리 Stromboli /*역주: 빵 반죽 안에 모차렐라 치즈, 채소, 얇게 자른 고기를 넣고 돌돌 말아 구운 음식/, 꽃상추 샐러드, 콩 등 대대로 내려온 요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팔리지는 평생 멤버십을 거의 발급하지 않고, 대신 20달러라는 대중적인 가격에 판매했다. 회원권의 인기가 너무 치솟은 나머지, 이베이에서 웃돈에 암거래될 정도였다. 그래서 발디노는 지난해 이베이에서 멤버십 판매를 중단했다.  

팔리지 클럽에서 모퉁이를 돌면, 체인으로 연결한 길 한가운데의 문을 통해 마이티 브레드 컴퍼니 Mighty Bread Co—크리스 디피아자 Chris DiPiazza가 1년 전에 연 골목 빵집이다—의 콘크리트 안뜰로 이어진다. 주말이면 불독들까지 발효 잼을 바른 도넛과 버섯이 듬뿍 들어간 진한 색의 시큼한 토스트 부스러기를 주인이 떨어트려 줄 동안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북쪽으로 몇 블록 떨어진 사우스 필리 바버코어 South Philly Barbacoa에서는, 크리스티나 마르티네스 Cristina Martinez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자란 멕시코 전통 옥수수를 이용해 정신을 잃게 할 정도로 냄새가 좋은 토르티야—전통적으로 느리게 조리한 양고기가 가득하다—를 요리한다. 자격증은 없지만 거침 없이 말하는 그녀는 이 요리로 권위 있는 제임스 비어드 James Beard 상 후보에 올랐으며, 넷플릭스의 <셰프의 테이블> 시리즈물도 찍었다. 역사적으로 아일랜드 계 미국인 거주지인 펜스포트 Pennsport에서는, 멕시코 모렐로스 출신의 타피아 Tapia 가문이 아기자기한 크렘 브륄레 /*역주: 커스터드에 얇은 캐러멜 층을 덮어 만든 프랑스의 후식/ 비스트로 & 카페 Crème Brûlée Bistro & Café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마치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추운 겨울 저녁에 아무 때라도 날 찾아와요. 양파 수프와 피스타치오 에클레어 케이크를 먹으면서 (작품에 들어가는 요리) 컨설팅 비용을 논의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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