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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수 신한AI 대표 “넘사벽 초격차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할 것”
배진수 신한AI 대표 “넘사벽 초격차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할 것”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0.02.2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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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한 신한AI가 국내 금융업계 최초 인공지능 전문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AI의 인공지능 플랫폼 NEO의 시장 예측률은 87%에 달해 여타 인공지능 업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포춘코리아가 지난 2월 12일 서울 여의도 신한AI 본사를 찾아 배진수 대표로부터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월 12일 서울 여의도 신한AI 본사에서 배진수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지난 2월 12일 서울 여의도 신한AI 본사에서 배진수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Fortune Korea] 화이트보드로 대체한 사무실 벽면 곳곳에 알고리즘 공식과 그래프, 표가 어지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문득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두서없이 적는 모양이어서 괴발개발 날림체가 대부분이었고, 의미가 모호한 문구나 만화 주인공 그림도 보였다. 막연히 스타트업 사무실을 흉내 내려다 공연히 부조화스러운 이미지만 남긴 몇몇 업체와 비교하면 그 자연스러움이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금융그룹 계열사치곤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일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다른 걸요. 예전에 은행에서 근무할 땐 직원들한테 ‘실수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여기에선 정반대입니다. 적극적으로 실수하라고 권장하죠. 인공지능 업무에서는 실수하면서 얻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성공과 실패 모두 자산이 됩니다.” 배진수 신한AI 대표의 말이다.

◆ 충격적이었던 알파고

신한AI는 국내 금융업계 최초의 인공지능 전문 계열사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본시장 업무와 금융 오토메이션 플랫폼 개발 등의 사업을 한다. 신한금융그룹의 16번째 자회사로 신한금융지주가 자본금 20억 원을 출자해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했다. 지난 1월 28일에는 고도화한 인공지능 기반 상품인 ‘신한 BNPP SHAI 네오(NEO) 자산배분 증권투자신탁’과 ‘신한 NEO AI 펀드랩’을 출시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출범 4개월 만에 상품 출시가 이뤄진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신한AI는 꽤 탄탄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 대표는 말한다.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시장을 예측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이런 생각을 깬 상징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바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었죠. 누구나 다 이세돌이 이길 거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충격적일 만큼 진화한 인공지능 성능에 모두 감탄했습니다.”

배 대표에 따르면 당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를 계기로 신한금융그룹은 ‘이제 인공지능으로 고등 금융업무도 가능하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당시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출시가 봇물 터지듯 했지만, 퀀트와 구별되지 않는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금융업계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 시장 예측률 87%

신한금융그룹은 2016년 말 주요 자회사(은행, 금융투자, 생명, 자산운용)와 글로벌 IT기업 IBM 및 국내외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공지능 프로젝트 하나를 조용히 시작했다. 언론에서 2017년에야 비로소 인지할 만큼 물밑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보물섬’이었다. 보물섬은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 Watson을 활용해 다양한 금융 업무 가능성을 탐색하는 프로젝트였다.

신한금융그룹은 보물섬 시작 2년 만인 2018년 말 시장 예측률 87%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하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 기간 보물섬 프로젝트팀은 미국, 일본, 영국 등 7개 국가 주가와 채권에 금까지 더해 총 15개 시장을 예측하고 그 결과를 모니터링하면서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보물섬 프로젝트 스티어링 커미티 멤버로 참여했던 배 대표 역시 같은 기간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사업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배진수 신한AI 대표는 말한다. “반신반의하면서 시작했던 시장예측이 80%를 웃도니까 다들 놀랐습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님께서 이 정도 예측률이면 회사를 설립해서 아예 별도로 운영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하셨죠. 그렇게 2018년 말에 이사회 승인이 났고 지난해 초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공식 출범은 지난해 9월이지만 보물섬 프로젝트까지 생각하면 연혁이 그리 짧진 않은 셈입니다. 보물섬 프로젝트 인원들을 상당 부분 흡수해 사업 연속성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상품 출시도 빨리 진행됐습니다.”

◆ NEO 2.0 개발 시작

현재 신한AI가 시장 예측에 사용 중인 인공지능 플랫폼은 IBM 왓슨이 토대가 된 NEO 1.0이다. NEO 1.0은 과거 30년 치 금융 분야 정형 데이터 43만 개와 심리·정책 변수 등을 반영하는 비정형 데이터 1,800만 개를 분석해 시장을 예측한다. 과거 보물섬 프로젝트 결과로 탄생한 NEO 1.0은 NEO 2.0이 개발되기 전까지 신한AI의 모든 시장 예측과 상품 관리를 도맡을 예정이다.

NEO 1.0은 보물섬 프로젝트 때와 같이 현재도 15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인 시장 예측률은 주식 > 금 > 채권 순이다. 주식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 결정으로 수렴하는 데 반해 채권은 정부 정책 등 비합리적인 외적 변수 요인이 커 예측이 더 어렵다. 같은 이유로 선진시장 예측률도 신흥국시장보다 높게 나타난다.

지난 2월 중순 개발 킥오프에 들어간 NEO 2.0은 NEO 1.0보다 좀 더 고도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NEO 2.0 개발은 세계 최고 수준의 캐나다 인공지능 전문업체 엘리먼트 AI사와 협업할 예정이다. 엘리먼트 AI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알고리즘을 NEO 2.0에 제공하겠다고 신한AI 측에 약속한 상태이다.

NEO 2.0의 시장 예측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배 대표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말한다. “사실 NEO 2.0의 예측률엔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예측률보다는 얼마나 유용할 것이냐가 더 관심이죠. 일기예보를 생각해보세요. 예측률이 100%는 아니지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잖습니까. 저는 엔지니어들한테도 ‘신의 영역에 도전할 필요는 없다’고, 의미 있는 지표 산출이 중요하다고 주문합니다.”

신한AI 휴게실 모습. 신한AI는 사무실 곳곳에 화이트보드를 비치해 개발자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로 적을 수 있게 배려했다. 사진=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신한AI 휴게실 모습. 신한AI는 사무실 곳곳에 화이트보드를 비치해 개발자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로 적을 수 있게 배려했다. 사진=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 설명 모델 개발 이유

최근 신한AI에서 높은 시장 예측률보다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설명 모델 알고리즘의 개발이다. 이와 관련해 기자와 배진수 신한AI 대표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기자: 설명 모델 알고리즘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배 대표: 상품 판매 창구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입니다. 가령 NEO가 시장 예측을 통해 어떤 상품을 만들거나 상품 운용에 수정을 가했다고 치죠. 그러면 이걸 고객들한테 알려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게 난감한 겁니다. ‘아 이건 인공지능이 그렇게 판단했습니다’밖에 해줄 이야기가 없으니까요.

기자: 인공지능이 그렇게 판단한 이유를 추론해 설명하면 되지 않을까요?

배 대표: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저희가 보물섬 프로젝트 초기에 큰 혼란을 겪고 놀라기도 했던 게, 인공지능이 미국 S&P500 지수를 예측하는데 짐바브웨 물가상승률을 주요 변수로 가져온 거였습니다. 정상적인 인간 애널리스트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죠. 그런데 인공지능은 과거 30년 치 데이터로 분석해보건대 둘이 상관있다는 겁니다.

기자: 왜 상관이 있는 건가요?

배 대표: 알 수가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판단만 할 뿐 설명을 해주진 않으니까요. 이런 일이 흔하게 발생합니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인공지능 간 바둑 대결에서 기존 상식으로는 도저히 둘 수 없는 곳에 착수하는 경기들이 나와 프로기사들을 혼란케 했다는데 그거랑 비슷한 거죠. 인공지능엔 사람의 생각을 최대한 배제하는 게 맞는데 창구에서는 어쨌거나 설명을 해야 하니까 곤란한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 인공지능 업계와 학계에선 인공지능 설명 모델 알고리즘 개발이 한창입니다.

◆ 오토메이션 사업도 박차

신한AI에서 활용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이 NEO만 있는 것은 아니다. NEO가 투자자문업에 필요한 시장 예측과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구성 등의 자본시장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면, 신한AI의 다른 사업 축인 금융 오토메이션에는 또 다른 알고리즘 플랫폼이 사용된다. 배 대표는 이 알고리즘엔 특별한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고 했다.

배 대표는 말한다. “금융 오토메이션 분야에도 똑같이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지만, 배경이 되는 알고리즘이 다릅니다. NEO와는 전혀 다른 플랫폼이죠. 올해 상반기에 리스크 관리 모델을 내놓을 예정인데 이후엔 여신심사, HR, 컴플라이언스 쪽으로도 개발할 겁니다.”

배 대표는 금융 오토메이션 쪽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이 시장 예측 쪽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여신 비대면 평가가 최고 난제로 남아 있는 현재 은행권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뜻밖의 예상이다. 기업 여신 비대면 평가는 금융 디지털 전환의 최종 종착지로도 꼽힌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업 재무제표와 히스토리컬한 재무상태 변동 같은 게 정형화된 값으로 다 나와있지 않습니까. 신기술 개발 같은 관련 기업 뉴스도 쉽게 정리할 수 있고요. 분석할 대상이 상대적으로 고정적이고 한정된 만큼 고도화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한다면 매우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 인공지능 금융시대 도래

국내 금융업계 최초의 인공지능 전문 계열사 수장답게 배진수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권에서 인공지능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묻는 말에 그는 “그간 도입한 곳이 없어 답변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2010년대 초중반부터 쏟아져나오기 시작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들을 고려하면 의외의 대답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업계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한 곳이 신한AI가 최초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작해야 10개 안팎의 데이터 변수를 사용하는 데 반해 인공지능은 그보다 훨씬 많은 변수를 사용하니까요. 게다가 비정형 데이터도 사용하고요. 저희만 해도 43만 개 정형 데이터에 1,800만 개 비정형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업계에서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설명을 많이 하는데 저희가 보기엔 수준이 완전히 다릅니다.”

배진수 신한AI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인공지능 상용화 터전을 닦아나가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말한다. “최근 기사들을 보니까 저희 보물섬 같은 프로젝트를 다른 금융그룹에서도 준비 중이더라고요. 그걸 보고 우리나라도 금융시장에 곧 본격적인 인공지능 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세세한 예측을 하긴 힘들지만 그 변화가 광대할 것이란 생각은 해요. 1980년대 전산화를 통해 수작업 때는 생각지도 못한 발전을 이뤘잖습니까. 그 이상의 변화가 될 겁니다. 인공지능의 상용화로 금융은 전에 없던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하 박스기사>

◇ 신한의 철학을 반영한 A.I. 상품

신한AI는 지난 1월 28일 국내 금융권 최초로 강화학습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적용된 ‘신한 BNPP SHAI 네오(NEO) 자산배분 증권투자신탁’과 ‘신한 NEO AI 펀드랩’을 출시했다. 신한 BNPP SHAI 네오(NEO) 자산배분 증권투자신탁은 선진국 주식, 채권, 원자재에 투자하는 자산배분형 공모펀드이고 신한 NEO AI 펀드랩은 국내 주식형 펀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자문형 일임 운용 상품이다. 배진수 신한AI 대표는 이 중 증권투자신탁 상품에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말한다. “이 상품은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신한금융그룹의 철학이 바탕이 됐습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상품 니즈가 클 수밖에 없는데 소액 투자자들은 그런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거든요. 전부 억 단위로만 받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이 상품을 공모 형식으로 만들어 그 문턱을 확 낮춘 겁니다. 시장이 급변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샤프지수를 추종하고 이를 목적함수에도 반영했습니다. 물론 수익률도 자신 있습니다. 원래 상품이 출시되면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 마련인데 저는 우리 상품들은 그러지 말라고 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수익률 기록을 보면 알아서 고객들이 찾아올 테니까요. 신한AI 행보에 주목하시면 좋은 기회를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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