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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대한항공의 승부수, 수익성 강화로 위기 돌파한다
‘내우외환’ 대한항공의 승부수, 수익성 강화로 위기 돌파한다
  • 하제헌 기자
  • 승인 2020.02.1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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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지난해 국제선 여객 매출 및 화물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에선 올해도 대한항공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경영권 분쟁 갈등까지 심화하고 있어서다. 어려움에 처한 대한항공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1,575억 원을 올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년 대비 75%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12조8,404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대로라면 전년 보다 1.3% 감소한 셈이 된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에는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 노선 수요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성수기임에도 화물매출이 업황 부진으로 전년 대비 18% 역성장한 것도 한 원인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 노선 수요 부진 영향으로 국제선 여객 매출이 전년대비 1.1% 감소했다”면서 “성수기 임에도 화물매출이 업황 부진으로 전년대비 18.6% 감소한데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올해에도 대한항공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악화, 홍콩 사태에다 이란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마저 커지고 있다. 항공사업은 유류비가 전체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스탄불, 두바이 등 중동 노선을 운영 중이라 사태 장기화 시 상대적 피해가 클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3월 있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경영권 분쟁 갈등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태다. 업계에선 이번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가뜩이나 침체된 대한항공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가 말한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이란 변수를 만나 고전했던 대한항공이 올해 초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또다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더불어 내부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어 대한항공의 안정화는 상반기 이후나 되야 기대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의 최대 취약점은 지배구조다.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와중에 최대주주로 올라선 KCGI의 공세는 여전히 거세다. 우군 보다는 감시자에 가까운 국민연금은 최근 대한항공의 지분을 늘렸다. 어느 편에 섰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반도그룹도 한진칼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은 눈 여겨 볼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사업적인 시너지 효과는 물론이고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서도 톡톡한 효과를 봤다. 현재 상황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델타항공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한진칼의 핵심 이사진에 델타항공 인사가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지배구조 강화가 급선무
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과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을 각각 10%와 1%를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델타항공과 카카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일까. 3월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등기이사 재선임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델타항공은 최근 2019년 4분기 실적을 공식발표하면서 한진칼 지분투자를 놓고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하면서 대외에 발표한 내용을 유지했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라고 바라보는 의견과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이라는 견해가 갈린다.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로 바라보는 견해는 한진칼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어 경영진이 교체되더라도 델타항공과 관계를 청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다시 말해 델타항공으로서는 누가 경영진이 되더라도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수익성을 높여줄 세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경영은 기본적으로 이윤추구에 있기 때문에 특정 경영진을 위해 델타항공이 스스로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델타항공이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이라는 견해는 델타항공과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들의 유대관계가 생각보다 깊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조원태 회장과 델타항공의 인연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경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당시 조양호 회장은 델타항공과 글로벌 항공동맹 ‘스카이팀’을 함께 창설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고 이런 인연을 기반으로 2018년 5월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조양호 회장 별세 후에도 델타항공은 조원태 회장을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는 2019년 6월에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조양호 전 회장은 별세했지만 대한항공과 협력은 굳건하다”며 “조원태 회장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가 말한다. “델타항공의 고위 관계자들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및 조원태 회장에게 지닌 신뢰는 생각보다 견고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단기수익만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봐요.”
카카오도 지난해 12월 말 한진칼 지분을 1% 매입했다.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5일 한진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상호협력 강화를 위해 한진칼 주식 1%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조원태 회장의 경영성과 와 명분을 세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바라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다시 말해 조원태 회장체제에서 쌓은 업무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일반주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지분투자를 두고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는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SK와 사업제휴를 할 때에도 지분을 1.5% 매입했던 적이 있는 만큼 이번 한진칼 지분 매입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등기이사 연임을 결정할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플랫폼 및 멤버십, 콘텐츠를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협력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한진칼 주식 매입을 결정한 것"이라며 “주주로서 의결권 행사와 같은 적극적 행동을 할 계획은 아직 세워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대한항공은 보잉 ‘787-10’ 20대와 ‘787-9’ 10대 도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원태 회장이 보잉 787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항공사 본업에 더욱 주력
앞서 설명했듯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미주~아시아 네트워크를 확대해 이용자 서비스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취항과 부정기편 운항도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주 280여 개 도시와 아시아 80여 개 도시를 연결하며 다양한 노선을 운용하고 있다.
조인트벤처를 통해 두 회사 간 환승 시간은 크게 줄었다. 라운지와 카운터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서비스가 일원화 되면서 승객이 누리는 혜택은 더 커졌다. 이 대문에 대한항공의 지난해 미주노선 탑승객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출발•도착 기준 인천공항 환승객은 9% 늘었다.
대한항공은 노선별로 최적화한 비행기를 도입해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도 세웠다. 미국 보잉사의 최신형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 시리즈를 꾸준히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신형 비행기가 늘어나면서 승객에게 제공되는 기내 서비스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대한항공은 기대하고 있다.
안전운항 체제는 더 견고하게 한다는 구상도 세우고 있다. 올해도 전사적인 안전 활동 강화를 통해 절대안전운항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보유 자원 활용도를 높이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내부 방침도 세웠다. 비행기 가동률을 높이고 수익성 중심의 노선 구조 개편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또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실용과 소통에 기반한 최적의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도 한일 갈등과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다”며 “여객 수요 증가율이 둔화하고 화물 수요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와 증권사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대부분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수요 부진과 여객 운임 하락, 화물 부문의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 일본 노선 여객은 375만3,000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 558만8,000명보다 3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보면 8월에 전년 대비 19.5%가 줄었고 9월 29.2%, 10월 38.9%, 11월 39.5%, 12월 37.4%가 각각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11.9%, 동북아 0.5%, 동남아 11.7%, 미주 3.7%, 유럽 8.6% 등 다른 노선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전산센터에 클라우드 커맨드센터(Cloud Command Center)를오픈했다. 이곳에서 대한항공의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및 보안 운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전산센터에 클라우드 커맨드센터(Cloud Command Center)를 오픈했다. 이곳에서 대한항공의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및 보안 운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있다.

시장에서 보내는 신뢰
최근 불거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회사채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해 두 번의 미매각 이후 세 번째 도전이다. 대한항공은 신용등급(BBB+)을 유지하며 회사채 시장을 주요한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해 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36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놨으나 기대치엔 미치지 못했다. 400억 원 규모로 모집한 2년물에는 650억 원, 600억 원어치 발행하는 3년물에는 710억 원이 각각 들어왔다.
대한항공은 직전 두 번의 공모채 발행에서 목표한 수요에 훨씬 못 미치는 주문을 받아 미매각을 냈다. 2,500억 원 규모로 발행을 계획한 7월에는 750억 원, 1,700억 원 발행 예정이던 11월에는 570억 원의 주문에 그쳤다.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조현아 간 집안 갈등, 강성부펀드(KCGI)와 내홍이 불거지면서 물량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던 리테일 수요마저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이번 수요예측이 흥행한 것은 대한항공이 높은 금리를 제시한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앞서 IR을 통해 기관들에게 2년물은 연 3.34%, 3년물은 연 3.94% 수준의 최고 금리를 제시했다. 시가평가 금리 대비 약 30bp(1bp=0.01%) 높은 수준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기업 리스크를 상쇄할만한 금리 수준이라고 시장에서 평가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악화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근속 만 2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3개월 단기 희망휴직을 진행한 데 이어 12월엔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대한항공의 희망퇴직은 2013년 이후 무려 6년 만이었다.
올해 역시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구조조정과 주력사업의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려야 한다”며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중심의 항공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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