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3-27 16:09 (금)
[포춘US]인공지능은 실패한 자전거 공유의 전철을 밟을까?
[포춘US]인공지능은 실패한 자전거 공유의 전철을 밟을까?
  • Grady McGregor 기자
  • 승인 2020.03.04 1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IKE BUST: AN A.I. PREVIEW?

운이 다한 중국 자전거 공유 열풍에 투자한 사람들은 인공지능 붐의 가속화 과정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 듯하다. By Grady McGregor

지난 2014년 북경대학교 사이클 서클의 학생 다섯 명은 기술적으로 똑똑한 새 자전거 시스템을 구축할 생각을 했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자전거 코드를 스캔하고, 약간의 요금을 지불하고 단거리 주행을 한 후, 다음 고객이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아무 곳에나 반납하면 되는 방식이다. 이 자전거 공유 아이디어는 불과 몇 년 만에 전국적인 현상이 됐다. 2016년까지 중국 전역 도시에서 수십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들이 공급한 수백만 대의 새로운 자전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8년 말까지, 몇몇 주요 자전거 공유회사들이 파산했다. 한 때 중국의 대단한 혁신적 발명품 중 하나로 평가 받던 자전거들은 대부분 불편한 존재로 전락했다. 그래서 도시 미관을 형형색색의 얼룩으로 해치는 골칫거리가 되거나, 대규모 폐기장 행을 피하지 못했다. 

상하이에 소재한 차이나 유럽 국제 비즈니스 스쿨의 마케팅 교수 첸 린 Chen Lin은 “자전거 공유는 중국의 최대 혁신 중 하나였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지지했다”며 “하지만 부침이 그렇게 빠르고 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의 자전거 공유 부문은 급부상했다가 그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세계의 기술강국 중 한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문제를 예고할지도 모른다. 애널리스트들은 “자전거 공유업계의 붕괴가 중국의 기술 산업 전반에 대한 충분한 성찰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몰락을 촉발한 문제들이 곧 새로운 산업들에 재앙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아시아 웨이포인트의 설립자 헨릭 보크 Henrik Bork는 “자전거 공유 붐의 이면에서 작동했던 투자 패턴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제 그 패턴은 새로운 핫 이슈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은 현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회사에 열광하고 있다. 이것들은 자전거 공유와 거의 공통점이 없을 수도 있고, 더 나은 사업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있다고 해서, 또 다른 ‘호황 후 불황 사이클(boom-bust cycle)’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보크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쉽게 눈이 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어디에서든―그곳이 중국이라도―돈을 벌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시장점유율 경쟁의 결과로 빚어진 ‘자전거 무덤’ 현상이 일상이 되어 있다. 사진=포춘US
중국에선 시장점유율 경쟁의 결과로 빚어진 ‘자전거 무덤’ 현상이 일상이 되어 있다. 사진=포춘US

▲중국 자전거 공유의 부상

중국은 한때 자전거의 왕국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1970년대 중국 시민들의 번영을 자전거 소유 능력으로 규정한 건 유명한 일화다. 당시 정부는 ‘모든 가정에’ 국유 자전거 브랜드 플라잉 피전 Flying Pigeon을 들여놓을 것이라 선언했다. 오늘날 중국 길거리에서는 자동차가 자전거보다 더 많지만, 이륜차와의 깊은 연관성은 자전거 공유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그리고 대규모로 부상했는지 설명해준다(물론 자전거의 친환경성과 편의성도 일조했다).

첸은 “자전거 공유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환상적인 혁신이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이동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했고, 이들이 더 편리하고 접근하기 쉬운 여행 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짚어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대 사이클 서클 멤버들이 설립한 오포 Ofo는 201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부상하는 업계의 중심에 있었다. 2017년 정점에 달했을 때, 회사 가치는 몇 차례 투자 유치 라운드를 거쳐 20억 달러에 육박했다. 아울러 20여 개국의 도시 수백 곳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추락이 시작되다

그러나 오포는 결코 시장에서 유일한 업체가 아니었다. 모바이크 Mobike와 블루고고 Bluegogo 같은 라이벌들로부터 도전을 받으며, 회사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제살깎기식 경쟁에 돌입했다. 첸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이 부문의 성장이 지속가능하지 않았다고 본다. 바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상품 특징과 의욕이 과한 투자자들이었다.

첸은 “지적 재산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업체들은 곳곳에서 서로 베끼느라 바빠 가격과 접근성으로만 경쟁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시장을 확장하고, 차지하려는 투자자들의 시도는 마치 성공을 향한 지름길로 인식됐다.

첸은 "투자자들은 심지어 손익분기점을 계산하지 않고 자전거 공유 스타트업들을 경쟁사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많은 도시와 장소로 이동하고, 더 많은 자전거를 배치하도록 밀어붙였다”라고 말한다.

2018년 말 신생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다 써버린 후, 상위 기업들조차도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법원은 작년 7월 오포가 부채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결했다. 회사는 여전히 고객 1,500만 명에게 보증금 15달러의 환불을 거부하고 있다(오포가 최근 내놓은 프로그램은 200달러 이상의 다른 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보증금 환불을 약속한다).

신생기업 모바이크는 메이투안 디앤핑 Meituan Dianping에 의해 인수됐다. 이 음식 배달 대기업은 모바이크의 사업 운영보다 데이터를 더 소중히 여겼다. 따라서 사업 규모는 즉시 축소했다. 그리고 적어도 다섯 곳의 다른 경쟁기업들이 파산했다. 이런 일련의 실패는 녹슬어가는 자전거가 골칫거리만 될 뿐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첸은 “해를 거듭할 수록, 거리에 쌓이는 쓰레기 자전거들을 점점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이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다”라며 “회사들은 청소할 돈이 없어 거의 사회적 부담이 된다. 과연 누가 이 강철과 금속을 처리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나 막막하고 암울한 가운데서도, 자전거 공유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최근 헬로바이크 Hellobike라는 자전거 공유 후발업체가 전기 스쿠터로 확장하는 계획을 앞세워, 더 적은 수의 자전거로 소도시들에서 고객 기반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 회사들도 같은 운명?

자전거 공유 섹터의 모든 혼란은 한때 급증했던 중국 공유경제에 대한 투자와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국 공유경제 기업들만 수익성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은 아니다. 위워크와 우버 같은 기업들이 겪은 시련만 봐도 알 수 있다.

상하이 사모펀드업체 카이위안 캐피털의 브록 실버스 Brock Silvers 대표는 대부분의 책임은 투자자들에게 있으며, 이들이 이제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 믿는다. 그는 “기술 분야에서 교훈은 진정한 문제가 아니다. 어느 누구도 기업들이 묻지마 투자를 받아들인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며 “투자회수가 더욱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투자자들을 진정시킬 것이고, 결국 중국 기술회사들과 기업가들에 대해 보다 냉정한 전망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자전거 공유 분야가 겪었던 ‘호황 후 불황 사이클’을 인공지능 섹터도 미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보크는 “공유경제 분야에서는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손쉬운 투자 패턴이 단순히 인공지능처럼 ‘핫’한 신기술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ABI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대중국 인공지능 투자는 74억 달러로 54%나 증가했다. 그리고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들을 추적하는 국제 연례보고서인 후룬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 Hurun Global Unicorn List 2019년 판에서, 중국은 AI 분야에서만 15개의 유니콘을 자랑했다. 반면, 한때 유니콘 반열에 올랐던 모바이크와 오포의 현재 가치는 폭락한 상태다. 후룬 리스트에 오른 자전거 공유 유니콘은 헬로바이크가 유일하다.

보크는 “[인공지능처럼] 새로운 핫 이슈로 비즈니스 모델을 포장하는 중국 기업들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까지 이런 흐름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곳 중국에선 대규모 도박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결론지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