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3-27 16:09 (금)
[포춘US]아프리카 대륙의 기술 열풍
[포춘US]아프리카 대륙의 기술 열풍
  • Richard Morga 기자
  • 승인 2020.03.04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FRICA GETS ITS TECH BUZZ ON

한때 기술 붐에서 비켜서 있던 르완다 키갈리 Kigali 같은 도시들이 지금은 증가하는 신생기업들과 벤처 투자의 메카가 되고 있다. By Richard Morga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한 공장이 작년 10월 아프리카에서 첫 제작한 휴대폰을 선보였을 때, 원산지 자체만 놀라웠던 건 아니었다. 이 단말기는 화면 잠금을 해제하는 지문 센서 같은 고급 기능도 탑재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대륙의 다른 많은 라이벌 휴대폰에는 없는 기능이었다. 단지 아프리카 기술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제품 품질을 발전시킨 성과였다. 

르완다 기업 마라 그룹 Mara Group이 소유한 이 공장은 1994년 발생한 대학살의 잿더미에서 한 세대를 보낸 키갈리가 기술 중심지로 거듭나면서 세운 중요한 이정표였다. 이미 이 도시는 여러 곳의 기술 인큐베이터 업체, 미국 카네기 멜런 Carnegie Mellon 대학 공학 캠퍼스, 그리고 드론과 현금 없는 결제시스템 같은 상품을 생산하는 지역 신생기업들의 본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르완다 기술부 장관 폴라 잉가비레 Paula Ingabire는 “결국 핵심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우리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딛고, 잿더미를 어떻게 통합의 건설 도구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노예 무역과 식민주의의 유산, 가난에 시달렸던 아프리카는 최근까지 세계적인 기술 붐에 크게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점점 더 성공적으로 기술 신생기업을 육성하고, 주요 외국 기술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비자는 작년 11월 나이지리아 결제회사 인터스위치 Interswitch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비슷한 시기에, 노르웨이 소유지만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본사를 둔 모바일 결제 서비스업체 오페이 OPay도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와 소프트뱅크 벤처스 아시아 등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1억 2,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5월 케냐와 나이지리아에 인공지능, 기계학습, 혼합현실 관련 기술자들을 위한 사무실을 열었다. 구글은 한 달 전에 가나에 인공지능 실험실을 오픈했다.

아프리카의 기술 붐이 성장하고 있는 또 다른 징후가 있다. 트위터 및 모바일 결제서비스업체 스퀘어의 CEO 잭 도시 Jack Dorsey는 작년 11월 트위터를 통해 “2020년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대 6개월간 거주할 예정”이라며 “아프리카가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아프리카의 성장하는 기술 분야는 여전히 소규모에 그치고 있다. 또한 여러 면에서, 극명한 일부 현실들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사하라 사막 이남 주민 3분의 2를 포함, 거의 6억 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전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아울러 대륙 주민 85%의 하루 생활비가 5달러 50센트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런 걸림돌은 (본거지에 관계 없이) 모든 신생기업들이 직면하는 불가피한 운영상의 문제까지 겹치며 더욱 발목을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 4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첫 공모를 한 나이지리아 온라인 소매업체 주미아 테크놀로지스 Jumia Technologies는 최근 탄자니아와 카메룬에서 전자상거래 영업을 중단했다. 르완다에서 음식배달 서비스도 함께 접었다. 그 결과 12월 중순 기준, 주가는 최고치에서 87% 가까이 폭락했다.

최근 마라 그룹은 처음으로 전 제작공정을 아프리카에서 진행하는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포춘US
최근 마라 그룹은 처음으로 전 제작공정을 아프리카에서 진행하는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포춘US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벤처캐피털에 대한 접근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2018년 아프리카 신생기업들에 12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2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기술발전을 추진하는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는 미국 메릴랜드 주 크기의 르완다가 가장 눈에 띈다. 언덕 1,200만 개가 있는 이 나라는 세계경제포럼이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도시’로 명명한 수도 키갈리에 그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기술 드라이브는 이미 라고스의 디자인 연구소 코-크리에이션 허브 Co-Creation Hub와 스톡홀름의 공유오피스 및 투자 펀드 노스켄 Norrsken, 카네기 멜런 대학—2011년 300명의 대학원생을 위해 캠퍼스를 연데 이어 작년 11월에는 캠퍼스를 새 단장했다—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 Paul Kagame은 오랫동안 “르완다를 아프리카의 싱가포르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이 나라는 아프리카의 에스토니아—급성장하는 유럽 기술계의 강력하고 실용적인 기술국가—를 좀 더 닮아가고 있다.

르완다가 기술회사들에 내세우는 장점은 불필요한 규제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세계은행 집계에 따르면, 이 나라는 사업 편의성에서 38위를 차지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최고 순위이며 네덜란드(42위)와 인도(63위), 브라질(124위)도 앞섰다. 미국은 6위다.

르완다의 정치적 자유는 서구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사회적 발전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일례로, 의회의 여성의원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61%에 달한다). 2017년에는 이웃 국가들과 더 잘 지내기 위해, 스와힐리어를 공식 언어로 받아들였다.

르완다가 추진하는 모든 일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11월, 이 나라의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매우 높은 수준인 8.5%로 수정했다. 그 전에도 이미 강력한 7.8% 성장이 예상됐다.

1996년 설립된 마라 그룹은 르완다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일고 있는 유사한 흐름을 활용하려 한다. 회사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2종—기본 버전은 159달러, 고급 제품은 229달러다—은 주로 삼성과 중국 휴대폰업체 화웨이, 트랜시온 Transsion 의 저렴한 모델들과 경쟁하고 있다.

마라 그룹의 아시시 타카르 Ashish Thakkar 회장은 “제품을 수입하는 게 더 싼 건 맞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어떤 것도 생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떻게든 새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른바 ‘복사 후 붙여 넣기(copy-and-paste)’ 접근 방식은 붙여 넣기를 마칠 때쯤이면, 항상 몇 년 뒤처진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라 그룹은 200여 명의 노동자를 고용한 키갈리 공장 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공장을 세웠다. 나이지리아에는 제3의 공장을 검토하고 있다.

타카르는 회사 휴대폰이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46개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밝혔지만, 총 판매량 공개는 거부했다.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에서 막 돌아온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오소머티 랩 Awesomity Lab의 CEO 리오넬 엠피지 Lionel Mpfizi는 키갈리의 기업가 정신을 “민첩성”으로 표현한다. 캡틴 오섬 Captain Awesome이라는 좀 더 비공식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그는 “이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데는 6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대학살 이후, 우리는 상당한 도약을 할 수 있었다. 대대적인 리부팅이었다. 이제 우리의 일상은 스타트업 마인드다.”

엠피지는 최근 무브 Move라는 전기차 전용 승차공유 앱—기사 제공과 자가 운전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을 개발 중이다. 폭스바겐과 지멘스, 르완다 정부가 이 나라에서 전기차를 시범 운영하기 위해 시도하는 협력의 일환이다.

기술부 장관 잉가비레는 키갈리를 “개념을 검증하는 허브(proof-of-concept hub)”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필자는 그녀에게 ‘드림랜드(꿈의 나라)’라는 용어가 좀 더 쉽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르완다 대통령에게 ‘드림부 장관’으로 승진시켜달라고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자, 잉가비레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다소 개인적인 경험을 곁들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관료다운 전문성을 되찾았다. “내겐 일곱 살, 다섯 살, 두 살짜리 아이가 있다. 그 아이들은 대학살을 역사로만 알 것이다. 그들은 르완다를 꿈의 나라로 삼을 자격이 있다. 우리 모두 그렇다.”

◆아프리카의 실리콘밸리

대륙의 몇몇 도시들은 이제 중요한 기술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몇 개의 도시를 소개한다.

-케이프타운: 남아공에서 2번째로 큰 이 도시는 농가를 위해 드론을 만드는 에어로보틱스 Aerobotics와 현지 근로자들에겐 우버 같은 존재인 스윕사우스 SweepSouth 등 다양한 기술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 외데오 중국 기술거물 텐센트의 주요 지분을 소유한 미디어 및 기술투자 대기업 내스퍼스 Naspers의 본사가 있다.

-나이로비: 이 케냐 수도에 소재한 스타트업 중에는 전자 폐기물을 활용해 3D 프린터로 보철용 팔다리를 만드는 AB3D와 송금 신생기업 M-페사, 인도와 멕시코의 선거감시에 이용해 온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우샤히디 Ushahidi 등이 들어있다.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도 이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라고스: 이 아프리카 최대도시는 나이지리아의 온라인 소매업체 주미아의 본거지다. 주미아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를 실시한 아프리카 최초의 기술회사다. 나이지리아 결제 서비스업체 인터스위치와 노르웨이 소유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업체 오페이도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