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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강소기업 CEO를 찾아서 | 최순철 영인정공 대표

국내 주방용품 업계의 히든 챔피언
독보적 기술력으로 해외 시장 정조준

  • 기사입력 2020.02.03 09:28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영인정공은 지난 30여 년간 쌓아온 금형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주방용품 전문 업체로 변신한 강소기업이다. 지속적인 도전과 열정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기록해온 영인정공의 최순철 대표를 만나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최순철 영인정공 대표가 인천 공장 내 포장 파트에서 자사 핵심제품인 식기건조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최순철 영인정공 대표가 인천 공장 내 포장 파트에서 자사 핵심제품인 식기건조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해 하반기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시 예비신부와 신혼살림 구매를 위해 꽤 많은 발품을 팔았다. 특히 예비신부가 신경을 썼던 부분은 주방용품이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주방용품 전문 브랜드 매장, ·오프라인 쇼핑몰 등 꽤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꼼꼼한 선택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주방용품은 생각보다 다양했다. 수저, 젓가락, 포크 등 식사를 위한 커트러리(Cutlery) 세트부터 각종 식기류, 도마··국자 등 조리도구 까지 알아봐야 할 것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식기건조대였다. 단촐한 모양의 철제 식기건조대만 봐왔던 지라 꽤나 다양한 모양과 재질의 식기건조대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은 꽤 놀라웠다. 처음에는 그저 설거지한 식기류를 가능한 많이 담을 수 있는 식기건조대를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식기건조대를 고르는 과정에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다양했다. 얼마나 물이 잘 빠지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거치가 가능한지, 녹슬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등 꼼꼼히 살폈다.

마침내 국내 대표 주방용품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2단 건조대를 구매했다. 2인이 쓰기에는 다소 크기가 컸지만 미래까지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앞서 기자의 경험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이번에 만난 강소기업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취재를 앞두고 영인정공이 만든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던 중, 꽤 낯익은 제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기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식기건조대와 매우 비슷한 모양의 제품을 발견한 것이다.

지난 1월 중순, 인천 서구에 위치한 영인정공 본사에서 최순철 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눈 기자는 바로 제품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물론 기자가 구매한 건조대가 영인정공이 개발·제조한 제품인지는 아쉽게도 확인이 어려웠다. 하지만 그 어떤 제품이건 품질에는 자신 있다는 최순철 대표의 어조는 매우 단호했다.

최 대표는 말한다. “저희는 지난 20여 년간 금속유형 제조업에 대한 경험과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방용품 개발에 전념해왔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도전과 열정으로 단숨에 국내 주방용품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국내 대형 쇼핑몰, 주방용품 전문브랜드숍을 포함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저희 영인정공의 제품을 만나고, 구매하고 계시죠. 어쩌면 기자분께서 구매한 제품도 저희가 만든 식기건조대일수도 있겠네요(웃음). 영인정공은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주방용품을 넘어 욕실을 포함한 생활용품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새로운 브랜드 론칭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소비자들이 저희 제품을 만족스럽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보다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매진하겠습니다.”

 

금형제조 업계의 베테랑

영인정공의 전신은 지난 1995년 설립된 영인정밀이다. 영인정밀은 원래 금형전문 업체였다. 금속 재질의 원판, 와이어, 파이프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했다. 20년 가까이 쌓아온 노하우는 독보적이었다. 국내 주요 완성품 제조사에 주요 금형제품을 납품하며 나름의 인지도를 쌓아나갔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 속에서도 최순철 대표에게는 여전한 목마름이 있었다. 바로 창업에 대한 열정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창업 전, 주방용품 관련 제조사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했습니다. 영업부터 시작해 제조공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두루 거쳤죠. 특히 직장생활의 상당 시간을 제품 개발 분야에 몸담으면서 나름의 확고한 개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어요. 그러다보니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생기더군요. 무엇보다 지금과 달리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제조업 분야에서의 창업이 비교적 쉬운 환경이었습니다. 인건비도 저렴했고, 작은 규모의 설비만 보유하더라도 쉽게 제조업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그야말로 제조업의 황금기였죠. 그래서 큰 어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시작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제조업의 핵심인 물량 수주부분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설비 1~2대만을 갖춘 공장에 물건 제조를 의뢰할 회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순철 대표는 오롯이 자신의 개인기로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지난 40여 년 간 업계에서 닦아온 네트워크와 인지도가 빛을 발한 것이다. 최순철 대표는 말한다.

[사진=차병선 기자] 영인정공 공장 내부 모습
[사진=차병선 기자] 영인정공 공장 내부 모습

회사 창업 후 이전 직장에서의 부품 납품사 중 하나였던 린나이의 한 관계자가 미팅을 요청해왔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납품받고 있는 제품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거였죠. 제가 그 부품 생산의 책임자였기에 저한테 문의를 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미 회사를 나온 상황이라 직접적인 해결은 불가능했습니다. 문제는 이후에도 계속 이런 컴플레인이 회사를 나온 저에게 들어왔다는 점이죠. 그리고 얼마 후, 린나이 측에서 최 대표님 회사에서 해당 부품을 직접 만들어 납품해 줄 수 있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저희야 나쁠 건 없었죠. 제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부품이었으니 당연히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요. 어렵사리 계약을 체결하고 첫 거래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린나이와의 거래는 영인정밀에 숨통을 틔워주었다. 보일러·가스레인지 업계의 선두주자인 린나이와의 계약 소식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발주 의뢰가 들어왔다. 이후 차근차근 제조 설비를 늘리기 시작한 영인정밀은 불과 5~6년 만에 국내 금형제조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주방용품 기업으로 변신하다

기업에게 변화는 필수다. 소위 고인물에만 빠져있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최순철 대표도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는 50년 넘는 세월을 제조업 시장에 몸담은 최고의 전문가였다. 영인정밀이 나름 잘나가는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언젠가 변화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 올 것임은 예상하고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그 시기가 찾아왔다. 창업을 한지 불과 5년여 밖에 안됐지만 단순 금형제조 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잘 하는 것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해답은 간단했다. 금형제조분야에서 자랑하는 독보적인 기술력, 그리고 주방용품 시장에 대한 최순철 대표의 노하우를 결합하는 것이었다.

최 대표는 말한다. “기술력도 있고, 노하우와 경험도 갖고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희 회사에 근무하는 대다수 인력들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었죠. 주방용품 시장 진출은 어찌보면 다소 늦은 도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확고한 만큼, 유통활로만 잘 찾는다면 분명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우선 회사 이름을 영인정밀에서 영인정공으로 바꿨다. 이는 단순한 부품 재료를 넘어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종합 제조기업으로의 변신을 의미하는 상징적 변화였다.

이후 핵심 아이템을 선정했다. 다양한 논의 끝에 식기건조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그리고 제품의 퀄리티와 경쟁사 대비 낮은 납품가를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상당수 주방용품 업체들은 철골 및 와이어 등 금형부품을 별도로 구매해 조립판매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완정한다. 아예 중소기업에 아웃소싱을 맡긴 후, 제품에 브랜드 로고만 붙여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인정공은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 풍부한 금형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주방용품의 모든 원재료부터 디자인 작업, 판금, 조립 등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납품단가도 경쟁사 대비 낮게 책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남다른 경쟁력은 가성비가 돋보이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최순철 대표는 말한다. “이미 금형제조 분야에서는 영인정밀 때부터 상당수의 기술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아왔습니다. 또 주방용품 업계에 몸담으면서 각 제품마다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됐죠. 이러한 노하우를 결집한 제품들이 바로 영인정공에서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주방용품들입니다. 저 역시 지금도 직접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보다 깔끔하고 편리한 주방용품을 선보이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제품이 좋다고 하더라도 고객들이 제품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런 까닭에 원활한 유통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인정공 역시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이마트, 모던하우스, 한샘, NC백화점 등 주요 대형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막막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최순철 대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한다.

처음 저희가 접촉한 유통채널은 이마트였습니다.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아 생각보다 쉽게 납품을 시작했죠. 하지만 실제 매대에서 저희 물건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기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제품과의 경쟁은 제품 퀄리티와 상관없이 결코 쉽지 않았죠. 그렇게 이마트 매장에 안정적으로 저희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 까지 3년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꾸준히 담당자를 만나고 매장을 찾아다니며 저희 제품을 홍보했었죠. 다행히 이마트에 안착한 이후부터는 상황이 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손을 잡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으니까요.”

[사진=차병선 기자]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기건조대를 포함한 영인정공의 주력 주방용품들.
[사진=차병선 기자]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기건조대를 포함한 영인정공의 주력 주방용품들.

현재 영인정공은 신형 기계, 로봇설비를 포함한 스마트공장화에 한창이다. 실제 기자가 눈으로 본 영인공정의 자동화 설비는 대기업의 최첨단 공장과도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했다. 최 대표는 현재 자체 투자 및 정부 지원사업을 기반으로 설비 자동화를 포함한 스마트공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생산성 향상이라는 결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만큼 보다 큰 폭의 투자와 설비 확충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철 대표는 영인정공의 성장 키워드로 기술’, ‘디자인그리고 독창성을 언급했다. 매년 전체 매출의 최소 7%를 연구개발(R&D)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최 대표는 앞으로도 이 3개 키워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 대표는 말한다. “올해는 당장 전년 대비 10~15% 증가한 매출을 목표로 사업 고도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특히 베트남 호치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일본, 미국, 유럽 주요 국가에 수출될 예정인 만큼 올해가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적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아무쪼록 국내 주방용품 업계를 넘어 글로벌 강소기업을 꿈꾸는 저희 영인정공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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