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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다시 쓰는 토이 스토리
[포춘US]다시 쓰는 토이 스토리
  • Adam Lashinsky 기자
  • 승인 2020.02.0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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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WRITING A Toy Story

장난감 제조사 마텔 Mattel은 전략적 실패와 불운으로 몇 년 간 하락세를 겪어왔다. 2012년 이후 마텔의 4번째 CEO로 부임한 이논 크라이스 Ynon Kreiz는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의 재기에 할리우드가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By Adam Lashinsky

대표적인 장난감 제조사 마텔은 최근 자사의 고전게임 ‘록뎀 속뎀 로보츠 Rock ‘Em Sock ‘Em Robots’의 주인공들보다 더 많은 시련을 겪었다. 그래서인지 회사로서는 손실을 입지 않고 한 분기를 지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소식이다. 작년 10월 말, 마텔은 3년 만에 최초로 분기별 현금흐름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매출은 2분기 연속 성장했다. 2013년 이후 처음 거둔 성과였다. 오랫동안 고전해온 마텔의 영유아 브랜드 피셔 프라이스 Fisher-Price도 30명의 유아 질식사 원인으로 지목된 전동식 아기요람(Rock ‘n Play Sleepers)의 리콜 조치가 없었더라면, 매년 한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다. 피셔 프라이스는 문제의 요람 500만 대, 약 3,400만 달러 가량의 제품을 회수 조치했다.

몇몇 소식은 마텔에 틀림없는 호재다. 최대 라이벌 해즈브로 Hasbro와는 달리, 마텔은 미중 무역 분쟁에서 부과된 관세 타격을 입지 않았다. 구매업체들과 체결한 영리한 출하계약 조건 덕분이다. 또한 최근 단행한 비용 감축으로 재정 전망이 나아지면서 (근래 보기 드물게) 주가 역시 상승했다. 마텔의 가장 중요한 브랜드인 바비 인형과 핫 휠스 Hot Wheels 역시 판매 실적이 좋다. 뿐만 아니라 이 두 개의 브랜드가 장편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화는 CEO 이논 크라이스의 계획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지금까진 경영이 엉망인 장난감 회사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고 사랑 받은 자사 캐릭터와 장난감들을 활용해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시도이다.

아직 회사의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CEO 부임 18개월째에 접어든 크라이스가 “기업에 미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은 된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며칠 뒤 가진 인터뷰에서 크라이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우리는 성장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떤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지는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마텔을 주목한 사람들은 이런 인터뷰에 대해, 전에도 들은 진부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해결 방법을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화려한 경력의 CEO들이 2012년부터 차례로 부임했다. 크라이스는 4번째 CEO다. 그의 전임자는 구글 최고경영진 출신 마고 조지아디스 Margo Georgiadis였다. 그녀는 마텔에 1년 조금 넘게 있다가 다른 기업으로 옮겼다.

마텔의 고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회사는 장점을 허비하는 나쁜 습성이 있다. 한 때 시장을 장악했던 아메리칸 걸 American Girl /*역주: 실제 아이와 비슷한 키에 다양한 피부색으로 제작하며 옷과 신발을 갈아 입힐 수 있는 등 옵션이 다양하다/ 사업은 오랫동안 침체 상태였다. 또한 2016년에는 디즈니 공주 인형 제작이라는 수익성 있는 라이선스를 경쟁사 해즈브로에 뺏겼다. 부채가 늘고 매출은 하락하면서, 기업의 대차대조표 기록은 좋지 않다. 2017년 토이저러스 Toys “R” Us의 파산과 뒤를 이은 청산작업은 장난감 산업에 큰 타격을 가했다. 약 20년 간 장난감 산업을 분석해온 제프리스 Jefferies의 애널리스트 스테퍼니 위싱크 Stephanie Wissink는 “장난감 사업은 사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리고 마텔의 현금 흐름은 장난감 업계의 호황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크라이스가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마텔의 초점을 장난감 기업이 아닌, 가치 있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수익 마진이 높은 미디어 기업에 두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해즈브로의 선례를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즈브로는 트랜스포머, 지.아이.조 등을 영화화했고, 최근에는 아동 콘텐츠 미디어 기업 엔터테인먼트 원 Entertainment One의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총 마진은 51%인데 비해, 마텔은 39%에 그치고 있다. 또한 크라이스는 더 큰 대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디즈니다. 그는 디즈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지난 몇 년 간 두 개 기업을 디즈니에 매각했다. 크라이스가 정말 성공한다면, 마텔이 세 번째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

과거 마텔의 사업은 순조로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늘 항상 문제가 있었다. 어떤 사업은 삐걱거렸고, 그 와중에 느리게 진행되는 사업들도 있었다. 2010년대 초반 아메리칸 걸 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을 때, (당시 마텔이 제작하던) 디즈니의 겨울왕국 프랜차이즈 인형은 자사 브랜드인 바비 인형의 매출을 잠식했다. 몬스터 하이 Monster High 상품들은 연 매출이 수억 달러에 이르다가 무너졌다. 최악의 순간 핫 휠스는 정체상태에 머물렀고, 아메리칸 걸 시장은 과포화상태가 됐다. 이 모든 상황들로 인해, 마텔의 매출은 점진적으로 줄었다. 2014년 60억 달러였던 매출이 2018년 45억 달러까지 하락했다(애널리스트들은 2019년 매출도 제자리 걸음일 것이라 예상한다).

’외침’ 혹은 ‘비명’이라는 뜻의 ‘cries’와 발음이 같은 이름의 CEO 크라이스는 하락세에 대한 이론이 있다. 그는 “회사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성공을 누렸다”고 지적한다. 마텔은 공장이나 공급망 최신화에 더뎠다. 또한 매번 같은 유통방식을 취했다. 혁신에도 뒤처졌다. 해즈브로가 외주를 선호하며 공장 문을 닫은 지 수 년이 지났음에도, 마텔은 계속 자사 공장을 운영했다. 크라이스는 “레고를 제외한 어떤 기업도 직접 장난감을 만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마텔이 고용한 직원은 공장 최대 가동 시 4만 명에 달한다. 반면 마텔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지만 주가가 3배나 높은 해즈브로의 직원 수는 6,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이에 CEO로 부임한 크라이스의 첫 행보는 바로 인력을 22% 감축한 것이었다).
 
그리고 마텔의 가장 중요한 브랜드들—바비, 핫 휠스, 피셔 프라이스, 꼬마 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이 좋게 말해 너무 오래됐다는 점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마텔은 기존 보유 제품들을 능숙하게 판매하긴 했지만, 몇 년간 진정한 의미의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크라프트 푸드의 전 임원 로버트 에커트 Robert Eckert는 2000년부터 12년 간 마텔을 경영했는데, 당시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정신은 소비재의 ‘브랜드 경영’이었다. 마텔 사장 리처드 딕슨 Richard Dickson은 “우리의 경쟁상대는 해즈브로와 디즈니였지만 P&G, 크라프트와 더 많이 비교했다. 창의적인 대화가 항상 최고의 결과를 낳은 것은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당시 마텔에서 근무했던 그는 2010년 회사를 떠났다가 4년 후 다시 돌아왔다.

또한 마텔은 소규모 브랜드들에도 독특한 접근법을 취했다. 회사는 이 브랜드들을 ‘토이 박스’라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폴리 포켓 Polly Pocket 인형, 카드 게임 우노 Uno, 비디오 게임 마인크래프트 Minecraft 관련 장난감 등으로 이뤄진 이 유닛은 2018년 16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마텔의 이전 경영진은 이런 유닛 운영에 큰 가치가 있다고 봤고, ABC에서 짧은 기간 방영한 리얼리티 TV 쇼 ‘더 토이 박스 The Toy Box’를 만들었다. 이 쇼의 참가자들은 각자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되는데, 채택된 우승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텔이 장난감을 만들면 토이저러스가 이를 판매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토이저러스의 파산과 함께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마텔의 CEO 자리는 변동이 잦았다. 매번 새로 부임하는 CEO는 그 전임자보다 빨리 떠났다. 조지아디스가 마텔에 합류한 지 몇 주 뒤, 마텔은 막대한 적자를 공개해야만 했다. 그 결과 그녀는 배당금을 삭감할 수 밖에 없었고, 주가는 급락했다. 조지아디스는 임기 중 기술을 탑재한 장난감 출시에 많은 것을 걸었다. 그러나 마텔의 궤도를 바꿀 만큼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난감은 없었다. 기업회생을 조율하기보다 성장에 주력했던 그녀는 미국 가계조사 서비스 기업 앤세스트리닷컴 Ancestry.com을 경영할 수 있는 기회가 오자 바로 마텔을 떠났다. 2018년 4월, 마텔 이사회는 크라이스를 찾았다. 그리고 그 해 그는 조지아디스의 뒤를 이어 마텔 최고 경영자에 올랐다.

크라이스는 부임 초기부터 ‘토이 박스’ 개념을 폐기하고, 마텔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꾸고자 했다. 그는 회사 브랜드를 두 부류로 분류했다. 장난감 산업의 주력 브랜드(인형, 자동차, 유아〮미취학 아동 브랜드)와 고전을 겪는 브랜드들(게임, 조립식, 액션 피겨)이었다. 그는 “이런 분류는 거의 분명하다. 왜 이 같은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현재 장난감 산업을 구성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타기업의 유효한 경영 방식을 적용, 마텔을 변화시키는 것이 크라이스 휘하의 경영에서 반복된 테마였다.

이논 크라이스의 목소리는 마치 로봇 같다. 그는 신중하게, 기계처럼 규칙적인 템포로 말하며 음역은 고저가 없이 일정하다. 이런 목소리는 성격과도 닮았다. 직원들은 그를 정확하고 한결같으며, 엄격하고 침착한 성격이라고 묘사한다. 이스라엘 태생의 크라이스(54)는 UCLA 경영대를 졸업했다. 그는 처음에 이스라엘 출신의 하임 사반 Haim Saban 밑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사반은 아동용 TV 프로그래밍 전문 기업을 경영하고 있었다.

크라이스는 사반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 사반은 미국에서 교육 받은 이스라엘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선호했다. 미국 사업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비밀리에 말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히브리어로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크라이스를 “가차없는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폭스 키즈 유럽 Fox Kids Europe의 성장 공로를 크라이스에게 돌린다. 이 회사는 런던에서 크라이스가 운영한 TV 애니메이션 채널로, 훗날 디즈니에 매각된다. 여전히 사반을 멘토로 여기는 크라이스는 “나는 UCLA에서 MBA를 취득했고, 하임과 함께 일하며 경영에 ‘박사’가 됐다”고 말한다(그러나 이런 돈독한 우정도 사빈이 2018년 파워레인저 프랜차이즈를 5억 2,200만 달러에 해즈브로에 매각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베테랑 프로듀서 로비 브레너는 마텔의 장난감 브랜드를 중심으로 영화 계약을 중개하고 있다. 마텔은 현재 8개의 영화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포춘US

폭스 키즈 유럽을 매각한 후, 크라이스는 잠시 디즈니에 잔류했다. 이후 그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후 부채(레버리지 바이아웃ㆍLBO)에 시달리는 네덜란드 리얼리티 TV 쇼 제작사 엔데몰 Endemol을 경영했다. 크라이스는 경기 악화 시기에 기업의 비용을 감축하고, 부채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는 이를 두고 “성공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발전적인 경험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엔데몰은 마텔과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기회는 더 적었다”고 말한다. 크라이스는 벤처 캐피털에서 잠시 일한 후, 메이커 스튜디오스 Maker Studios CEO에 부임하며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했다. 이 기업은 사용자 생성 비디오 콘텐츠를 공급 및 제작하는 업체로, 당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2년 크라이스가 부임했을 당시 현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 4년 후, 그는 이 기업을 5억 달러에 디즈니에 매각했다. 

크라이스는 다음 기업으로 옮기기 전, 또 한번 디즈니에 짧게 머물렀다. 미디어 기업 중역 에드거 브론프먼 주니어 Edgar Bronfman Jr.와 러시아 억만장자 레너드 블러바트닉 Leonard Blavatnik은 2016년 그를 투자자 그룹에 영입했다. 이 투자자 그룹은 당시 포춘의 소유주였던 잡지사 타임(Time Inc.)의 인수를 시도했다. 그리고 크라이스에게 그 기업의 경영을 맡기려 했다. 그러나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타임은 이후 경쟁 출판사 메러디스 Meredith에 매각됐다. 당시 메러디스는 타임을 인수하는 바람에 재정에 타격을 입었다. 브론프먼은 크라이스 덕분에 과도한 지출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격과 그렇지 않은 가격을 명확히 알고 있었고, 크라이스는 그 시각을 끝까지 유지했다”고 평가한다.

크라이스는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고, 조지아디스의 임기 중에 마텔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텔의 회장 겸 CEO에 올랐다. 그의 첫 목표는 지나치게 복잡해진 회사를 단순화하는 것이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활주로 건너편에 있는, 스스로 무미건조하게 “오션 뷰”라 부르는 집무실에 앉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부임하기 전에는 회사에 3인치(약 7.6cm) 두께의 전략 문서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한 페이지로 줄였다.” 축약한 이 페이지는 마텔이 해야 할 목록을 시급성에 따라,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었다. 바로 비용을 줄이고, 고전하는 브랜드들을 살리고, 마텔의 지식재산권에서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비용 감축이다. 크라이스는 마텔의 13개 공장 중 12개를 매각할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팔린 공장은 한곳뿐이다. 그가 “지재권의 가치화(IP monetization)”라 부르는 마지막 목표는 마텔의 미디어 기업화를 일컫는다. 이 목표는 크라이스의 커리어를 직통하는 선에 해당한다. 그는 자신의 전 직장에 대해 “모든 기업들이 경영 능력을 가장 중시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이 기업들에는 스크립트는 없어도 스토리(narrative)는 존재한다”라고 설명한다. 그에게는 마텔의 스크립트를 완성하는 것이 기업의 미래를 건 중요한 도전과제다.

마텔은 수 년 간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초기 핫 휠스 프로젝트는 할리우드 곳곳에서 회자됐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2010년 영화 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볼프강 페테르센 Wolfgang Petersen 감독이 마텔과 함께 록뎀 속뎀 로봇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영화는 제작되지 않았다. 2014년 소니는 코미디 장르로 바비의 실사 버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영화사는 2016년 해당 역에 코미디언 에이미 슈머 Amy Schumer를 캐스팅하기도 했다. 그러나 슈머는 1년 후 중도 하차했다.

영화 제작의 매력은 단순 명료하다. 장난감 매출을 끌어올리고, 잊힌 브랜드에도 의미를 부여해 준다. 일례로, 해즈브로는 마이클 베이 Michael Bay 감독의 실사영화 시리즈 ‘트랜스포머’를 활용해 수익을 냈다. 현재 NBC유니버설이 소유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흥행수입에 대한 조건을 거의 달지 않고, 유럽에서 사랑 받는 인형 트롤즈 Trollz에 대한 권리를 사들였다. 결국 트롤즈는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꾸준히 장난감으로 제작돼 (해즈브로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장난감 제조사들은 영화 수입의 적은 비중만을 가져갈 뿐, 큰 몫은 영화사와 배급사에 돌아간다. 그러나 영화가 인기를 끌면, 관련 상품 매출까지 들썩이는 것은 자명하다. 

크라이스는 마치 디즈니에 대해 말하듯, 마텔의 영화 제작 잠재력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우리 브랜드들은 전인적이고 폭력적이지 않으며, 건전하고 유익하다.” 그는 이 사업에 시동을 걸기 위해, 로비 브레너 Robbie Brenner를 고용했다. 그녀는 미라맥스에서 초기 경험을 쌓고, 2013년 히트작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으로 독자적인 성공을 거둔 베테랑 프로듀서다. 브레너는 마텔이 나아갈 수 있는 수백 개의 잠재적 방향들을 고려했다. 그리고 “그 중 40개를 추려봤다”고 말한다. 그가 선택한 일부 브랜드들은 명백하다. 바비 인형과 핫 휠스, 아메리칸 걸로, 현재 모두 영화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선택지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매직 에잇 볼 Magic 8 Ball이다. 그 유명한 ‘토이 박스’에 분류된 채 너무 깊숙이 묻혀 있던 탓에, 마텔의 연례 보고서에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브랜드다. 

종합하면, 마텔은 적어도 4곳의 다른 영화사와 8개의 영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바비와 핫 휠스는 워너 브라더스와 함께 제작하고, MGM이 아메리칸 걸을 영화화하려고 계획 중이다.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은 맷 메이슨 Matt Mason 소령에 대한 실사 어드벤처 영화는 패러마운트가 맡게 된다(거의 잊혔던 우주비행사 액션 피겨 메이슨 소령은 1966년 마텔이 제작했다. 행크스는 2011년부터 이 영화 작업과 관련해 연락을 받았다). 마텔 경영진은 ‘부의 확산’으로 회사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브레너는 할리우드의 ‘슬레이트 딜’/*역주: 영화 제작사가 장차 제작할 여러 편의 영화를 하나로 묶어 일정액의 제작비를 사전에 조달 받는 방법/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 스튜디오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슬레이트 딜은 해즈브로가 패러마운트와 체결한 독점 스튜디오 계약의 일종이다. 또한 크라이스는 “지금은 규모가 큰 다수의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시킬 수 있다”며 슬레이트 딜을 체결했으면 “8개의 프로젝트를 하는 데 수 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징으로 따지면 바비만큼 중요한 브랜드는 없다. 60년 된 브랜드 바비는 여전히 마텔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또한 바비 인형은 세계 문화를 반영하며, 오랫동안 진화해왔다. 창의적으로 바비 브랜드를 관리하는 마텔의 딕슨은 “우리 인형 사업의 50%가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즉 ‘백인이 아닌’ 인형들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놀라운 히트 제품은 K팝 밴드 BTS의 모습을 한 바비 인형들이다. 바비의 오랜 친구 켄 Ken처럼 BTS 멤버들도 모두 남자다(마텔은 최근 최초의 중성 인형을 출시했으며, 이 새로운 라인은 ‘크리에이터블 월드 Creatable World’’로 불린다).

마텔은 작년 초 바비 영화의 주인공을 발표했다. 오스카 후보에 오른 마고 로비 Margot Robbie로, W 매거진은 ‘실제 살아 있는 (여자 백인) 바비 인형처럼 생긴 배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워너 브라더스는 영화 스크립트를 위해, 그레타 거윅 Greta Gerwig과 노아 바움백 Noah Baumbach 등 거장 팀과 계약했다. 한편 이 저명한 감독들의 영화 ‘작은아씨들(Little Women)’과 ‘결혼이야기 (Marriage Story)’는 2019년 연말에 개봉했다. 그러나 바비 영화의 진행 상황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이 프로젝트의 감독이나 제작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크라이스는 이 영화 전략이 일정보다 앞서나가고 있을 뿐,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가시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쁘지 않은 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마텔의 작년 10월 어닝 콜에서, 오랫동안 약세 전망을 유지해온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가 크라이스에게 “다음 행보를 위한 비전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크라이스는 대본에 충실한 능수능란한 CEO나 연기자처럼 질문을 슬쩍 넘기며, 답변을 피해갔다.

그는 며칠 후 비전에 대한 질문을 또 한 번 받았을 때, 동일한 메시지를 유지했다. “우리는 전략 이행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업을 잘 경영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가치가 있다.” 마텔의 이윤을 해즈브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면, 이는 적절한 답변이다. 크라이스는 회사가 단순히 해즈브로를 모방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발끈했다. 이 경쟁사는 그가 마텔에 합류하기 전부터 여러 차례 회사를 인수하려 했다. 그는 “해즈브로는 장난감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마텔이 아직 발휘하지 못한 잠재력—더 많은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브랜드들—은 타기업과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프랜차이즈 목록이 아주 특별하다고 믿는다. 디즈니와 필적할만하며, 우리 같은 기업은 없다.”

크라이스가 마텔의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디즈니는 늘 평가 기준이 된다. 이 두 기업의 전략은 정반대다. 크라이스에 따르면 마텔은 ‘장난감 부문 밖에서’ 브랜드를 활용하는 반면, 디즈니는 멀티미디어 스토리와 캐릭터를 활용해 이를 높은 가치의 상품으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그는 “여정의 출발점은 서로 다를 수 있다”고 강조하며, 마텔에는 디즈니에 없는 강력한 캐릭터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는 과거 두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기업을 디즈니에 매각할 것인가? 이에 대해 원칙주의적인 CEO는 예측 가능한 답변을 한다. “지금 시점에서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마텔을 경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즉, 현재 그가 동화 같은 해피엔딩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오랫동안 사랑 받은 제품들: 마텔의 4개 대표 브랜드

마텔은 최근 몇 년간 신제품의 성공 없이, 장난감 업계에서 거의 선두 자리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마텔이 소위 이 ‘파워 브랜드들’을 얼마나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바비 인형(1959년 출시)
문화를 반영하는 주요 브랜드 바비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바비 인형은 문화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해왔고, 다양한 체형과 피부색을 갖게 됐다. 마고 로비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실사 영화의 제작은 브랜드의 외연을 한층 더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핫 휠스(1968년 출시)
이 브랜드로 마텔은 5억 2,000만 달러의 연 매출을 올린다. 판매 제품 중에는 온라인 가상 자동차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게 해 주는 ID 칩도 있다. 북미지역에서 2019년 3분기 매출은 17% 상승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공장은 마텔이 문을 닫을 계획이 없는 유일한 공장이다.   

-아메리칸 걸(1986년 출시)
^인형, 옷, 책, 사람들로 가득한 가게들. 아메리칸 걸은 마텔이 1998년 인수한 이후,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의류 및 액세서리 부문의 모조품들이 기업 매출을 잠식하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은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도 진부해졌다고 지적한다. 

-피셔 프라이스(1930년 출시)
이 영유아용 브랜드는 마텔의 큰 골칫거리였다. 매출은 줄고, 리콜에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텔의 영유아 및 미취학아동 부문에서는, 위 사진의 토마스 더 탱크 엔진(1984년 출시)이 최근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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