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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건설에 참여하기 시작한 로봇들

BOTS START BUILDING

  • 기사입력 2020.01.30 13:32
  • 기자명 Jennifer Alsever 기자

건설업의 힘든 노동에 자동화 기계를 활용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일부 근로자들은 자동화 기계를 수고를 덜어주는 수단으로 보는 반면, 다른 이들은 위협으로 보고 있다. By Jennifer Alsever

미시간 호 제방을 따라 20명의 석공들이 벽돌을 쌓고 있다. 일리노이 주 그레이트 레이크 해군기지(Naval Station Great Lakes)에 축구장 3개 규모의 대형 기숙사 건설을 위해 투입된 인부들이다. 몇 년 전에 비해, 벽돌을 쌓고 모르타르를 칠하는 작업이 훨씬 적다. 대신 이들은 작업의 질을 높이면서, 모르타르 접합부를 깨끗이 하는 일에 더 집중하고 있다. 

대신 샘 SAM이라는 로봇이 진짜 힘들고 지루한 작업을 담당한다.

샘은 몸체에서 뻗은 갈고리 모양의 금속 팔로, 앞 뒤로 벽을 따라 움직이며 8~12초에 한 번씩 모르타르를 칠하고 벽돌을 쌓아 올린다. 그 옆에는 뮬 MULE이라 불리는 또 다른 로봇이 12 피트(약 3.7m) 길이의 굵은 팔로 무거운 시멘트 블록을 들어올린다. 인부들은 뮬이 적절한 곳에 블록을 배치하도록 유도한다.   

로봇들은 병가를 내거나 근육통을 앓지 않으며, 24시간 일할 수 있다. 클라크 건설회사의 선임 프로젝트 매니저 타일러 쇼크로스 Tyler Shawcross는 “일을 완수할 것이라는 안정성과 확실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클라크 건설은 이 해군 건설사업을 공동 관장하는 대형 종합건설사이다.

매년 세계적으로 약 10조 달러를 지출하는 건설업에 있어, 안정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컨설팅 기업 매킨지에 따르면, 대다수 대형 건설사업이 예산 초과 및 20% 정도의 일정 지연을 겪는다.

문제의 일부 원인은 노동력 부족에 있다. 작년 8월 기준으로 710만 개의 건설업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았으며, 건설업체의 80%는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 Autodesk와 전미종합건설사협회(Associated General Contractors of America, AGC)가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다. 

교량, 도로 혹은 주택을 건설하는 건설 작업은 먼지를 뒤집어 쓰고, 몸이 피곤하고 위험한 일이다. 건설 부문은 산재가 가장 많은 분야다. 미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2017년 건설업 종사자 965명이 작업장에서 사망했다.

투자자들은 기술이 이런 건설 산업의 단점 일부를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 투자자들은 건설 일정관리 소프트웨어, 조립식주택 양산 공장, 샘과 같은 로봇 등 다양한 기술에 주력하는 신생기업들에 31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뉴욕 빅터에 위치한 컨스트럭션 로보틱스 Construction Robotics의 공동창립자 스콧 피터스 Scott Peters는 “지난 3년 간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한다. 이 기업은 로봇 샘과 뮬의 제조사이기도 하다. 그는 “대부분 사람들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익 마진이 적고, 위험이 크며, 일정이 빠듯한 건설 산업은 신기술 도입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면 건설사들이 기존의 작업방식을 재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용과 위험을 증가시킨다. 

매킨지 파트너 호세 루이스 블랑코 Jose Luis Blanco는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구의 잘못인가? 일이 잘못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그 길로 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물론 로봇 활용을 추진하는 움직임은 아직 초기 단계다. 특정 종류의 작업을 위한 기술이 존재하긴 하지만, 더 많은 정교함을 요하는 전기 작업과 목공일을 대신할 만한 기술은 아직 없다. 가격 또한 주요 장애물이다. 예를 들어, 컨스트럭션 로보틱스가 판매하는 로봇의 가격은 7만 5,000~50만 달러를 호가한다. 

피터스는 건설 산업 경영진이 신기술을 선호한다 하더라도, 현장 감독부터 일선 작업자들까지 모든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2015년 무역박람회에서 벽돌 쌓는 로봇 샘이 처음 공개됐을 때, 일부 석공들은 자신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로봇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표했다. 피터스는 “일부는 매우 기대했던 반면 다른 이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고 말한다.  

뮬은 세계 벽돌공 및 세공사 연맹(International Union of Bricklayers and Allied Craftworkers)으로부터 비교적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이 로봇의 팔은 최대 135 파운드(약 61kg)까지 도구, 돌과 콘크리트 패널을 신속히 들어올릴 수 있어 인부들의 육체적 피로를 덜어준다.  

컨스트럭션 로보틱스의 로봇 뮬이 무거운 콘크리트 블록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포춘US

연맹의 직업훈련 책임자 밥 아널드 Bob Arnold는 “샘은 조금 다르다. 인부들이 샘은 인간을 대체할지도 모른다고 느끼고 있고, 어떤 면에서 보면,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에도 불구하고, 연맹은 회원사들이 기계를 활용하도록 지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3년 간, 컨스트럭션 로보틱스는 3개 국의 165개 건설 현장에서 기술을 활용해왔다.

다른 기업들도 건설용 로봇으로 주목 받고자 한다. 호주 기업 FBR의 하드리안 Hadrian X는 일반 벽돌의 12배 크기의 벽돌을 쌓으며, 하루 만에 주택을 완성한다. 한편 뉴욕 소재 토글 Toggle이 제작하는 5피트(약 1.5m) 크기의 로봇들은 콘크리트 건설에 사용하는 육중한 철근을 들어올리고, 자재를 능숙하게 다룬다. 그 동안 인부들은 마무리 작업을 담당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Bay Area 지역에 위치한 다수의 스타트업들도 이 흐름에 가담하고 있다. 로봇 스타트업 독셀 Doxel은 3D 비전과 인공지능을 탑재,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고 그 위를 비행하는 자율운행 로봇과 드론을 제작한다. 이 로봇과 드론들은 현장에서 배관작업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그리고 제대로 마무리됐는지 감독한다. 로봇 외골격 제작 전문회사 엑소 바이오닉스 Ekso Bionics는 드릴 작업이나 상부 파이프 설치 작업 등을 위해, 인부의 팔을 지탱해주는 로봇 조끼를 만든다. 또한 근로자들이 무거운 장비를 쉽게 들어올릴 수 있도록 돕고, 피로와 부상을 줄여주는 로봇 팔도 판매한다. 마지막으로 더스티 로보틱스 Dusty Robotics가 제작하는 소형 로봇들은 현장을 돌아다니며, 건설 도면에 따라 콘크리트 바닥에 벽과 기반시설의 위치를 표시한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빌트 로보틱스 Built Robotics야말로 가장 야심적인 시도를 하는 주인공이다. 이 기업은 불도저 및 다른 중장비용 자율 기술을 판매한다. 특히 이 기술을 적용한 캐터필러 Caterpillar 트랙터/*역주: 바퀴 대신 무한궤도의 금속벨트를 장착한 트랙터/는 운전자 없이도 흙을 옮기고 목재 운반대를 들어올릴 수 있다.

센서와 지능, 카메라로 구성된 ‘브레인’은 자동차 짐 칸처럼 생긴 내부 조종석 위에 부착돼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현장 하청업체들—기술 사용의 대가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과 일하며, 특정 작업을 위한 자율유도시스템을 제작해야 한다.

컴퓨터에 작업 현장의 물리적 경계를 알려주는 지오펜스 Geofences와 원격으로 작동을 정지시킬 수 있는 킬 버튼은 차량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막아준다. 또한 작업을 분석하는 머신 러닝의 도움으로, 이 차량들은 시간이 흐르며 점점 더 스마트해질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 모텐슨 Mortenson은 빌트의 자율 기술을 적용한 트랙터를 텍사스 교외지역과 캔자스, 동부 콜로라도에 위치한 5개의 풍력발전단지에서 활용하며, 흙을 옮기고 도로를 짓고 있다.  회사 부사장 에릭 셀먼 Eric Sellman 100평방마일(약 259km2) 이상 면적의 풍력발전단지야말로 신기술을 시험하는 이상적인 장소라고 말한다. 

그는 “이 로봇들이 더 나아지고 똑똑해지고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셀먼에 따르면, 이 기술 덕분에 건설 현장은 더욱 안전해지고 있다. 건설 인부들이 위험한 일에서 벗어나, 공정 수립 같은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자들은 불도저를 감독하고, 한 번에 여러 기계들을 모니터링하고, 그 기계들이 작업을 잘 완수했는지 확인하는 임무를 맡는다.

셀먼은 궁극적으로 이 로봇들이 인재 영입의 촉매제가 되길 희망한다. 더 많은 젊은 인력들이 건설 산업에서 커리어를 추구할 수 있도록 장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먼은 “로봇과 인간이 함께 일하는 방식을 적은 규정서는 아직 없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더욱 스마트하게 일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부터 그런 기술과 역량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건설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로봇들: 스타트업들은 건설업계의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들을 소개한다.

-FBR
이 기업의 하드리안 X 로봇Hadrian X robot은 트럭에 달린 기계 팔을 활용해 일반 벽돌보다 12배 큰 벽돌로 사람보다 빠르게 벽을 쌓을 수 있다.

-엑소 바이오닉스 EKSO BIONICS
이 기업의 로봇 조끼는 인부들의 팔과 등을 지지해주면서 초인적인 힘을 낸다. 그 결과 피로와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독립적인 로봇 팔은 중장비를 거의 새털처럼 가볍게 움직일 수 있다.

-빌트 로보틱스 BUILT ROBOTICS
카메라, GPS, 센서, 인공지능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통하면, 불도저와 다른 중장비들이 운전수 없이도 자율적으로 굴착 작업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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