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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 “깜짝 놀랄 미래 유통 플랫폼 곧 출시”

  • 기사입력 2019.12.24 13:36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온라인 노출 시간에 맞춰 본문 내용이 조정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지앤지커머스가 운영하는 B2B 오픈마켓 플랫폼 ‘도매꾹’이 국내 온라인 도매시장 트래픽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영향력을 뽐내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지난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지앤지커머스 본사를 찾아 모영일 대표로부터 그 비결을 들어봤다.◀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가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가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Fortune Korea] 현재 우리나라 유통업계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불바다’이다. 이커머스 등장으로 촉발된 과열 경쟁 체제가 주된 원인으로, 대·중소기업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지난 4분기 실적이 상당히 실망스러울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성격의 조직 개편이 2020년 내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하지만 여기, 이런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업체가 하나 있다. 일반 소비자들에겐 생소하지만 이쪽 업계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지앤지커머스이다. 지앤지커머스가 운영하는 B2B 오픈마켓 플랫폼 도매꾹은 2002년 정식 론칭 이래 단 한 번도 동부문 1위 왕좌(랭키닷컴 기준)를 내준 적이 없을 정도로 도매업체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일주일 평균 약 300만 거래가 성사되며 국내 온라인 도매시장 트래픽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영향력을 자랑한다.

◆ 자랑거리 많은 기업

“아 상장이요? 요즘은 잘 안 받으려고 해요. 이제 놔둘 공간도 부족하고 해서.”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지앤지커머스 본사를 찾았다. 설립 20주년을 코앞에 둔 데다 대표 나이도 50세를 훌쩍 넘었지만 사무실은 잘나가는 스타트업을 연상케 할 만큼 젊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자의 관심을 끈 건 복도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상장과 트로피였다.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부총리 표창, 정보통신부장관상 등 급이 높은 상장과 트로피도 흔하게 눈에 띄었다. 상을 싹쓸이 하는 것 같다는 기자의 덕담에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는 멋쩍게 웃으며 “그래서 요즘엔 잘 안 받으려 한다”고 맞받았다.

지앤지커머스는 받은 상장만큼이나 자랑할 거리가 많은 기업이었다. 2018년, 2019년 2년 연속 두 개 부문에 걸쳐 고용노동부 청년 친화 강소기업에 선정된 것 외에도 전문 셀러 양성 교육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 높은 영업이익률

하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자랑거리는 기업 본연의 활동인 ‘유통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오픈마켓은 남는 게 없는 장사,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은 사업으로 인식되지만 지앤지커머스는 이런 생각을 크게 뒤집는다. 지앤지커머스의 2019년 추정 거래액과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631억 원, 131억 원, 11억 원이다. 영업이익률이 8.4%에 달한다.

유통업계는 홈쇼핑이나 편의점 등 일부 업태를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이 3~5%만 돼도 대단히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통업계 중에서도 오픈마켓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만 면해도 감지덕지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이 자회사 11번가 매각에 번번이 실패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국내 빅3 오픈마켓 중 두 곳(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2018년 영업이익률은 고작 4.9%에 불과했다.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는 말한다. “사실 오픈마켓 사업만 생각하면 영업이익률이 더 높습니다. 저희 131억 원 매출에는 폐쇄몰 운영 매출 43억 원이 같이 잡히는데, 폐쇄몰은 사업구조 상 직매입이 필요해 같은 매출이라도 오픈마켓 매출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거든요. 오픈마켓 사업만 따로 떼어서 계산하면 영업이익률이 12% 정도 나옵니다. 저희가 잘하는 것도 있지만, B2B 오픈마켓이라는 특수성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 오픈마켓과 폐쇄몰

지앤지커머스 사업은 크게 오픈마켓과 폐쇄몰 운영으로 나뉜다. 오픈마켓과 폐쇄몰은 그 이름처럼 사업 내용이 매우 달라 매출 등 실적도 직접 비교가 어려운 면이 있다.

오픈마켓은 잘 알려진 것처럼 플랫폼 사업이다. 사업자가 플랫폼을 열어두면 판매자와 구매자가 들어와 상품을 매매하고 매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플랫폼 사업자가 수수료로 취한다. 전체 판매자와 구매자 간 상품 거래액 총합이 그 플랫폼의 취급액이 되고, 플랫폼 사업자가 취한 수수료는 매출액이 된다. 오픈마켓 업체들의 거래액과 매출액 차이가 큰 이유는 이처럼 매출액이 거래액의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폐쇄몰은 기업이 직원 복지를 위해 운영하는 복지몰이나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공제회 등과 같은 특수 몰이다. 일반에 오픈되지 않고 특정 그룹에 속한 이들만 거래할 수 있어 ‘폐쇄’라는 이름이 붙었다.

폐쇄몰은 판매업자가 특정 업체로 지정돼 운영된다. 지앤지커머스는 미래에셋그룹과 화이자제약 한국법인 등의 폐쇄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폐쇄몰이 지정 사업자 형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상품 운용도 직매입 방식을 취한다. 몰에 판매 중인 상품을 직접 사들여 이를 다시 구매자에게 되판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폐쇄몰에서는 거래액이 곧 매출액으로 잡혀 매출액 의미가 오픈마켓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 독특한 B2b2C 사업 모델

폐쇄몰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지앤지커머스이지만, 역시나 대표사업은 오픈마켓이다. 매출액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앤지커머스 전체 매출의 3분의 2가 오픈마켓 사업 부문에서 나온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지앤지커머스라는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도매꾹이라는 오픈마켓 플랫폼 이름은 친숙한 것도 한 이유이다.

지앤지커머스의 오픈마켓 사업은 대단히 독특한 면모가 있다. 상품공급사와 구매사를 연결하는 도매꾹과 여기에 전문셀러(혹은 소매업자)와 일반 소비자를 잇는 도매매 플랫폼을 병렬 연결해 B2b2C 사업을 한다.

이 같은 구조 덕분에 지앤지커머스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전문셀러도 많다. 전문셀러가 도매꾹과 도매매 프로세서를 거치면 무재고/무사입 온라인몰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앤지커머스는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업체인 샵플링과 협업사 관계를 맺고 이들 전문셀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문셀러 활동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지앤지커머스의 플랫폼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 모두가 이익을 보는 시스템

전문셀러가 지앤지커머스 플랫폼을 연결해 무재고/무사입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전문셀러는 도매꾹에 올라온 상품공급업자들의 상품 목록을 보고 소비자 수요가 있을 만한 상품 몇 가지를 고른다. 이후 지앤지커머스 협업사인 샵플링을 통해 60여 개 B2C 오픈마켓에 각 상품을 등록한다. 쇼핑몰 솔루션 업체인 샵플링은 도매꾹에 올라온 상품 상세 페이지와 이미지를 사용해 60여 개 B2C 오픈마켓에 등록하는 것은 물론 각 오픈마켓에서 올라온 주문을 통합해 실시간으로 전문셀러에게 전달한다. 전문셀러는 주문 내용을 도매매 플랫폼을 통해 다시 상품공급업자들에게 전달하고, 상품공급업자들은 비록 도매 주문은 아니지만 지앤지커머스와의 계약에 따라 전달받은 최종 소비자 주소로 상품을 배송(이 때문에 지앤지커머스에서는 도매매를 B2B 배송대행 플랫폼으로 설명한다)한다.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이 시스템이 지속해서 운영되는 건 상품공급업자와 전문셀러, 최종 소비자, 샵플링, 지앤지커머스가 모두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상품공급업자는 도매꾹 상품 등록을 통해 대량 판매를 노림과 동시에 전문셀러가 각 상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노출되도록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데 따른 마케팅 효과를 얻는다. 전문셀러는 재고나 물류 등 유통에 필요한 제반 시설을 갖추지 않고서도 중간 마진을 챙길 수 있다. 최종 소비자는 도매가에 근접한 싼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샵플링은 굳이 전문셀러들을 찾아다니며 영업하지 않더라도 이들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지앤지커머스는 플랫폼 이용량이 늘면서 수익이 더 커진다.

◆ 고객과는 경쟁 안 해

기자는 이 같은 시스템 설명을 듣고 문득 의문이 생겼다. B2b2C에서 b의 역할을 하는 전문 셀러 역할을 지앤지커머스가 직접 하면 수익이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기자와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기자: b의 역할을 지앤지커머스가 직접 하는 건 생각해보지 않으셨습니까?

모 대표: 이 시스템에서 b가 의미 있는 건 그만큼 숫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니까 상품공급업자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모두 이익을 보고 지속적해서 시스템이 운영되는 거죠. 이걸 만약 우리가 하려면 신규 직원만 1,000명은 훨씬 넘게 뽑아야 할 겁니다. 게다가 이렇게 뽑은 직원들이 개별 전문셀러가 하는 것처럼 수익을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불가능하죠.

기자: 모든 b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닌, 그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몇 개 상품만 대상으로 하면 어떨까요?

모 대표: 그렇게 한다면 수익이 조금 더 늘어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저희가 원하는 바가 아니에요. 저희 사업 철학이 ‘고객과는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직원들한테 항상 하는 말도 좋은 물건이 있다고 직접 하려고 욕심내지 말라는 거예요. 우리가 그걸 사서 파는 순간 저희 고객들과 저희가 경쟁 관계가 될 텐데 어느 고객이 그런 오픈마켓을 이용하고 싶겠어요.

2019년 MWC 바르셀로나와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석한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와 직원들. 사진=지앤지커머스
2019년 MWC 바르셀로나와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석한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와 직원들. 사진=지앤지커머스

◆ 미래 유통 플랫폼 개발 중

시장지배자 위치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주 사업과 높은 수익성 등 현재 지앤지커머스는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느 기업이나 그렇듯, 지앤지커머스도 잠재된 불안요소가 있다.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역시 B2B 오픈마켓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는 말한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간섭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극복해야 할 문제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업체들을 저희의 직접적인 경쟁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도매꾹과 도매매를 연계한 장점이 있는데 그들 업체는 이런 구조를 만들기가 어렵거든요. 가령 저희 상품공급업체들이나 전문셀러들은 아마존, 쿠팡을 비롯해 수십 곳 오픈마켓에 물건을 올릴 수 있지만 그들은 그들 사이트에만 올릴 수 있잖습니까. 저희만의 장점이 분명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앤지커머스가 현재 상황에 안주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래 먹거리 확보에 더 적극적이다. 이미 중국과 베트남에 법인을 만들어 운용 중이고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플랫폼인 타오바바의 공식 서비스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도매꾹 외에 도매매나 폐쇄몰 사업 역시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시작돼 현재 수익 사업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확장성 면에서는 신규 스타트업 못지않은 모습을 보이는 지앤지커머스이다.

캔버시 Canvasee 개발 사업은 그중에서도 특히 돋보인다. 모 대표는 말한다. “캔버시는 미래 유통 플랫폼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유튜브에 연동해 휴대폰 홈 버튼이나 사이드 버튼을 통해 그 앱에 나오는 상품이나 이슈 등을 공유할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도 그들 앱에 준하는 각각의 기능이 마련돼 따로 즐길 수도 있습니다. 캔버시 버튼을 누르거나 광고를 본다든가 할 때마다 가상화폐를 보상해 유저를 가두는 방식도 고려 중이고요. 초기 200만 유저를 빠르게 모으는 게 관건이라고 보는데, 휴대폰 제조업체와 협업해 별도 버튼을 달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과는 전혀 다른, 아주 재밌는 플랫폼이 될 거예요.”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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