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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금융 회장 인사, 같은 듯 다른 판세와 변수
신한·우리금융 회장 인사, 같은 듯 다른 판세와 변수
  • 김타영 기자
  • 승인 2019.12.2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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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온라인 노출 시간에 맞춰 본문 내용이 조정됐음을 알려드립니다.>

▶12월 금융업계는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발 회장 인사 이슈로 뜨거웠다.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조용병 현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단독 후보로 추천되면서, 우리금융그룹에서는 손태승 현 회장 체제로 지주사 규모 확대 작업 연속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강하게 일면서 두 회장 모두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둘 다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3월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Fortune Korea] 먼저 이슈가 된 건 우리금융그룹 쪽이었다. 지난 11월 27일 계열사 대표회의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2월 중순까지 인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뜻밖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당시 손 회장의 발언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12월 임직원 인사는 금융권에서 일반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발언에 다양한 해석이 덧붙으면서 판이 커졌다. 손 회장이 연임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느니 회장과 은행장 분리를 예고한 것이라느니 하는 말들이 퍼져나갔다. DLF 악재로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를 인사권을 통해 잡으려는 시도로도 해석됐다.

재밌는 건 이들 해석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쪽에서 먼저 나왔다는 점이다. 보통 인사철이 되면 긍정적인 이슈도 안으로만 공유하는 성향(떨어지는 낙엽조차 조심하려는 생각 때문)이 강한데 정반대 행보를 보인 셈이다. 언론에는 익명을 요구한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대표발 해석도 흔하게 노출됐다.

◆ 확대해석의 이유

손 회장의 통상적인 발언이 이렇게 확대해석된 것을 두고도 금융권에서는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뒤따랐다. 최근 악재로 손 회장의 령(令)이 예전만큼 안 선다든가, 회장이나 은행장 자리를 노리는 예비 후보들의 ‘분위기 조성’이 시작됐다든가 하는 것들이었다. 일각에서는 일부 예비 후보들이 우리은행 노조 출신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접촉하고 다닌다는 근거 없는 소문도 나돌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말한다. “회장과 은행장을 겸하는 현재 우리금융그룹 인사 구조가 말을 만들어 내기 좋은 그림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3월에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꽤 현실성 있잖아요. 두 자리 중 어느 한자리만 나도 매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다 보니 많은 해석이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며 임기 1년을 부여했다. 내부 출신 회장을 올림으로써 지주사 전환에 따른 당장의 혼란을 막겠다는 뜻이었으나, 임기를 1년으로 못 박으면서 현재 혼란을 야기했다. 회장 임기 만료가 내년 3월인데 반해 그보다 낮은 직급의 은행장 임기 만료는 내년 12월이다 보니 묘한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 깜깜이 진행으로 논란

통상적인 언급이 과대해석된 우리금융그룹과 달리 신한금융그룹은 회장 선임이라는 주요 이슈를 생각보다 일찍, 그것도 깜깜이로 진행해 논란이 됐다.

신한금융 회추위의 회장 선임 절차가 외부에 노출된 건 지난 11월 27일이었다. 회추위는 이때 이미 회장 후보 10여 명의 롱리스트를 공유하고 이들 중 숏리스트 후보를 추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11월 15일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사례를 참고할 때 ‘신한금융 회추위는 3월 주주총회 두 달 전인 1월 중 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두 달이나 먼저 회추위가 가동된 데다 비공개로 진행되자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 조 회장 연임을 염두?

신한금융 회추위는 2010년 신한사태 이후 주요 일정과 논의 과정을 외부에 모두 공개해 왔다. 2010년 신한사태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경영권을 두고 마찰을 빚은 사건을 말한다. 당시 사건 이후 신한금융 회추위가 회장 선임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회추위가 조 회장의 연임을 염두에 두고 예상 밖 행보를 보였다는 주장은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를 배경으로 한다. 조 회장은 2015~2016년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의 검찰 구형이 12월 18일로 예정되면서 이전에 회추위가 회장 추천 과정을 모두 마무리 지으려 한다는 게 이 주장의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12월 18일은 검찰 구형일 뿐 형 확정이 아닌 만큼 이런 해석이 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라는 외부 변수를 고려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12월 4일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 회추위에 '회장 인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 리스크'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조 회장을 염두에 둔 것이죠. 금융감독원에서 관례상이라도 반드시 입장을 전달할 거라 누구나 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만약, 회추위가 1월에 시작됐다고 생각해보세요. 법원의 1심 선고가 나옵니다. 그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의 입장 전달은 지금과는 그 무게가 달라지지 않겠어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019년 1월 14일 회장 추대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지주의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4일 회장 추대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지주의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임원 인사조차도 못 해

신한금융그룹의 회장 선임 절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우리금융그룹에서는 ‘혹시 우리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3월로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임기 만료일이 같아 회추위 역시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은 그 근거가 매우 빈약했다. 하지만 손 회장 역시 DLF 사태로 법률 리스크를 짊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혹시나’하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었다.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손 회장의 연임을 고려하고 있다면 비슷한 과정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손 회장의 “12월 중순까지 인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발언이 통상적인 멘트가 아니라 실제로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나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12월 중순을 넘기면서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앞서 이달 초 취재 과정에서 만난 우리금융그룹 한 관계자는 12월 셋째 주에 임원인사가, 12월 26일 직원 인사가 있을 것이라 귀띔한 바 있었다. 위에 언급된 주장이 사실이라면 12월 중순 임원 인사 마무리 후 회장 인선도 어렴풋이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DLF 리스크에 막혀 임원 인사조차도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 되고 있다.

◆ 회추위 만장일치 결정

같은 기간 신한금융 회추위는 막힘없이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지난 13일 조용병 현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 만장일치 결과였다.

만장일치 결과에 업계에서는 ‘예상한 그대로’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조 회장을 견제할 만한 강력한 대체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 회장이 법률 리스크만 제외하면 신한금융그룹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 카드라는 말이 일찍부터 공공연히 떠돌던 터였다. 조 회장은 2017년 취임 이후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 오렌지 라이프 인수 등으로 비은행/비이자 수익을 늘려 그룹의 은행 의존도를 크게 낮췄고, 2018년 KB금융그룹으로부터 리딩금융 지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예상도 이 같은 반응의 배경이 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조 1,567억 원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실적이 이미 2조 8,960억 원을 넘어 지난해 순이익을 무난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결 총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513조 원으로 금융그룹 최초로 500조 원을 넘어섰다.

◆ 법률 리스크에 발목

신한금융그룹과는 달리 우리금융그룹 회장 선임 절차는 1월 중순은 돼야 겨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DLF 제재심의위원회를 이른 시일 내에 연다는 계획이지만, 은행 소명을 듣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 시간이 꽤 소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법률 리스크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보다 더 커보인다. 비교적 최근 제기된 데다 지난 11월 금융감독원이 검사의견서에 손 회장을 감독책임자로 명시한 영향이 크다. ‘어떤 식으로든 징계하겠다는 금융감독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힘을 얻으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8일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받았지만, 실형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상 재판부 판단은 검찰 구형보다 낮은 경우가 많고 실제 3년형을 선고받는다 해도 집행유예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나 신한금융 내부 규정에 따르면 조 회장은 금고 이상 실형 처벌만 면하면 현재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 연속성 고려하면…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법률 리스크만 극복할 수 있다면 손 회장 역시 수월하게 연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과 같이 경영성과가 탁월해서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안착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등을 인수했으며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도 사들였다. 지난 9월엔 전략적 투자자인 대만 푸본금융그룹에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4%를 팔았고 11월엔 나머지 지분도 해외 장기투자자에게 매각해 오버행 이슈도 성공적으로 해소했다.

내부지지가 공고하다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말한다. “손 회장이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계열사를 확충하기 위해 세워놓은 여러 가지 계획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죠. 하지만 아직 남은 작업이 많습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아주캐피탈도 편입해야 하고 롯데카드 인수도 결과를 내야 하죠. 그룹 내부에서는 이 작업을 연속성 있게 진행하기 위해 손 회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새로운 분이 오시면 또 방향을 새로 잡기 마련인데, 저희는 시간이 많지 않거든요. 또 손 회장이 합리적인 조직문화나 노사관계 등을 안착시킨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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