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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2020년 투자자 가이드 / 전문가 좌담

2020 INVESTOR’S GUIDE / INVESTOR ROUNDTABLE

  • 기사입력 2020.01.03 10:14
  • 기자명 MATT HEIMER 기자

포춘의 투자자 패널은 2020년을 좋은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그들은 또한 주식 시장의 승자가 바뀔 거라고도 전망했다. 매트 하이머 MATT HEIMER가 이 대담의 사회를 맡았다. 사회: MATT HEIMER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2020년 경기 불황 가능성에 초조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년 대담에 참가한 패널들의 생각은 다르다(이들 가운데 자칭 ‘비관론자’도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2019년—사실상 모든 자산 집단(Asset Class)이 큰 수익을 거뒀던 한 해였다—을 ‘이례적이고 유별났던’ 해로 규정지었다. 그들은 “2020년에 투자자들은 좀 더 까다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포춘 패널은 특히 대형 IT주의 앞날을 경계했다. 하지만 소형 IT주와 헬스케어주—전국민 단일 의료보험 ‘메디케어 포 올 Medicare for All’‘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에 대해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

올해 패널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글로벌 ESG(환경ㆍ사회책임ㆍ지배구조) 리서치 센터장 겸 미국주식 및 퀀트전략 수장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Savita Subramanian,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시 브라운 Josh Brown 대표, 최고 실적을 자랑하는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지속 가능한 대형 성장주 뮤추얼 펀드 카리나 펑크 Karina Funk 공동 대표(데이비드 파월 David Powell과 공동 경영하고 있다), T. 로 프라이스의 투자 책임자 겸 그룹 최고투자책임자 롭 샤프스 Rob Sharps,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책임 파트너 앤절라 스트레인지 Angela Strange가 참여했다. 다음은 그들의 토론을 편집·발췌한 내용이다.

포춘: 미국 시장은 11년간 강세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그 기세가 언제 꺾일지 궁금해하며 지난 2년을 보냈다. GDP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기업 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경기 불황과 같은 안 좋은 상황의 신호인가?

조시 브라운: 우선 당신의 발언을 바로잡고자 한다. 우리는 2013년부터 시작된 대체적인 강세장 속에 있다. 강세장이 11년이 아니라 사실상 6년이라는 의미다. 2013년 당시는 2007년 주가 폭락 이후 처음으로 최고점을 경신한 시기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1982~2000년 강세장을 얘기할 때, 앞선 1974년 최저점을 그 기준으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바로 이 순간에도, 강세장은 주기적으로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2018년 12월 S&P 500 지수는 20% 급락했다. 따라서 강세장의 시작점과 끝점을 따져보면,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길지 않다. (내 지적에 기분이 나쁠 수 있으니) 원한다면 지금 이 자리를 떠나겠다.

포춘: 아니다, 남은 40분간 계속 있어달라!(웃음). 하지만 좋은 지적을 한 것 같다. 현재, 오래 지속된 강세장 이외에 다른 이유로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패널은 없나? 사비타 당신 생각은?

수브라마니안: 비관적으로 전망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우리가 봐온 상당한 주가 상승은 기업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들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 점이 바로 리스크다. 다음 강세장은 실질적인 경기 회복이 이끌어야 한다.

카리나 펑크: 나는 기업들이 잠재적인 경기 침체 시나리오 속에서, 방어적으로 대처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날 가장 매력적인 몇몇 투자 기회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특히 가장 골치 아픈 일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에서 찾을 수 있다. 의료 정보의 전산화, 깨끗한 물 보급 등 더 개선된 헬스케어에 접근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조만간 이런 문제해결 능력을 지닌 기업들을 많이 필요로 할 것이다.

앤절라 스트레인지: 내가 투자하는 많은 기업들은 심지어 기업공개까지 7~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몇몇 최고 기업은 시장이 침체될 때 탄생한다.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줄일 수 있는 방법과 더 나은 서비스를 찾기 시작한다. 따라서 기존 업체에서 (가성비가 좋은) 다른 기업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종종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롭 샤프스: 우리는 역대 최장의 강세장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반드시 경기 불황에 빠지거나, 강세장이 끝난다는 의미일까? 내 생각은 다르다. 전 세계 제조업이 회복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들의 이익과 주가가 재상승할 수 있다.

포춘: 일부 섹터의 주가수익률(PER)이 역사적인 평균치를 과도하게 벗어나 고평가 상태다. 일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다.
 
샤프스: 맞는 얘기다. 나는 2019년 수익률이 IT 섹터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전체 강세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주가 동향을 보면, 그 상승세가 지속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일부 다른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더욱 매력적이다. 다만 정책과 잠재적인 규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상황에선 이들 기업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브라운: 모든 사람들이 알지만, 외면하는 문제(elephant in the room)는 2019년 전체 자산 집단이 두 자리 상승을 했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1년 전 이 미팅을 가졌더라면, 즉 주가가 20% 하락했을 때 만났더라면, 그리고 2019년 전망에 대해 물었더라면 “금부터 채권, 투자등급 회사채, 고수익 채권, 미국 대형주, 유럽, 일본, 신흥 시장 등 모든 자산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할 수 있었을까? 나는 2020년 자산 집단이 양분될 것으로 본다. 말 그대로, 모든 자산 집단이 2년 연속 상승할 가능성은 적다.

수브라마니안: 우리는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며 저평가된 종목들 가운데 일부가 오히려 시장수익률을 초과하거나,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특히 S&P 500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이런 순환매 장세(Value Rotation)가 지속된다면, 시장수익률을 초과할 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일부 기업들의 가치하락을 상쇄할 정도로 크게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포춘: 그렇다면 지금이 지수 중심의 인덱스 시장이 아니라 개별 종목 장세라고 보는가?

펑크: 정말 많은 기업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 왔다. 나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강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리고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FAANG) 이외에 주목할만한 IT종목들이 훨씬 많이 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게다가, 수십 년간 IT투자를 소홀히 했던 산업들도 눈 여겨 볼만하다. 건설, 제조업, 인프라 등이 그런 경우다. 오토데스크 Autodesk 같은 기업은 빌딩 정보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설계 및 관리 단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물론, 총 건설 비용이 투명하게 드러날 때 가능한 일이다). 애스펀 테크놀로지 Aspen Technology는 굴뚝 산업들—가공 업체, 정유, 화학, 일부 제조업—이 공정 별 운영을 최적화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스트레인지: 나는 사실 IT 섹터의 개념이 다소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에어비앤비가 IT기업인가? 그렇지 않다. 그건 숙박업체이다.

브라운: 맞다. 그리고 아마존은 식료품점이다.

스트레인지: 그리고 다른 섹터들도 IT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 산업을 살펴보면, 포춘 500대 기업 10곳 중 1곳은 보험회사다. 이들은 모두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설립된 기업들이다. 그들은 당신 주택의 보험 가입을 위해, 아직도 종이 한 장에 40개의 질문을 하고 있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브라운: 그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해낼까? 아니면 시장에 의해 강제로 혁신을 당할까?

스트레인지: 둘 다라고 생각한다. 금융을 예로 들어보자. 로빈후드 Robinhood는 무료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들은 7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시장 중 일부에 불과한 고객기반이다. 하지만 최근 찰스 슈와브와 TD 어메리트레이드도 거래 수수료를 ‘0’으로 낮췄다.

브라운: 그렇다고, 이 기업들에 투자한 사람들이 큰 돈을 버는가? 상장된 증권사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반면 로빈후드는 비상장업체다. 찰스 슈와브가 수수료 제로로 인하하고, 소수점 주식 거래(Fractional Share Ownership) /*역주: 1주 매매를 0.1, 0.5 등으로 쪼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올랐을까? 거의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로빈후드가 정말로 아주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인지: 단기 투자와 장기 투자 사이에는 괴리감이 존재한다. 혁신 기업은 이런 딜레마에 직면한다.

포춘: 낮은 수수료로 고객과 ‘신의’를 구축하는 것을 장기 투자처럼 느낄 것이다. “올해는 이것 때문에 우리 회사 이익이 줄겠지만, 향후 5년 뒤엔 괜찮을 거야...”라는 식으로 말이다.

샤프스: 시장은 기업의 장기 투자를 어느 정도 환영하고 있다.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 투자를 공개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자. 향후 몇 년간의 이익 추정치는 하락했지만, 반대로 주가는 급등했다. 시장은 "좋아, 그들은 훨씬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고, 지금 그것을 활용하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브라운: 우리는 월마트에서도 같은 현상을 봤다. 그들은 미국 인터넷 쇼핑몰 제트 Jet 인수를 발표했다. 그러자 주가 멀티플이 말도 안되게 올라갔다. 그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모두들 월마트가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는 급등했고, 이전 가격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그들이 그 인수를 통해 돈을 벌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핵심은 그게 아니다.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월가와 투자자들에게 ‘이번 세기에 뭔가를 해보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이다.

펑크: 수수료 제로 경쟁에 뛰어든 또 다른 회사가 인튜이트 Intuit다. 이 업체는 세금 신고를 무료로 하도록 도와준다. 당신은 이런 무료 서비스를 ‘제 살을 깎아먹는 과열 경쟁’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회사는 퀵북스 라이브 QuickBooks Live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세금 신고를 끝낼 수 있도록 해줬다.

브라운: 사비타가 R&D를 기초로 한 투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왼쪽부터)T 로 프라이스의 롭 샤프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카리나 펑크,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앤절라 스트레인지. 사진=포춘US
(왼쪽부터)T 로 프라이스의 롭 샤프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카리나 펑크,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앤절라 스트레인지. 사진=포춘US

수브라마니안: 그렇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장기적인 실적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R&D라는 점이다. 장기 성장은 투자자들과 기업들에 의해 보상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들은 다음 불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뿐만 아니라, 향후 5~10년간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스트레인지: 오늘날 일부 기업들은 더 빠르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때때로 주식 시장은 그들에게 보상을 하고 있다. 실제로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설립 3년 차의 온라인 보험사 어슈어런스 Assurance를 30억 달러에 인수한 후, 그들 주가는 올랐다.

포춘: 힘든 한 해를 보낸 분야는 헬스케어 섹터다. 투자자들은 ‘메디케어 포 올’이라는 단어를 정말 무서워하는 것 같다.

브라운: 헬스케어는 시장에서 두 번째로 저평가된 섹터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이번 분기를 보면, 헬스케어는 매년 이익이 증가하는 유일한 섹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미스터리다. 사람들이 이런 주식을 지속적으로 외면하는 것은 ‘정책 리스크’ 때문일 것이다.

내가 볼 때, 헬스케어는 지금 존재하는 종목들 가운데 ‘가장 먹을 게 많은’ 분야다. 현재 미국에만 7,400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있다. 심지어 해외에는 더 많다. 그들은 이제 다음 20년간 모든 신체 부위를 교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웃음]. 그리고 말 그대로 죽는 날까지 최고의 삶을 살면서 보낼 것이다. 그것은 존경할 만한 일이며, 나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수브라마니안: 우리도 동참할 예정이다!

브라운: 헬스케어는 민주당 대선후보 엘리자베스 워런 Elizabeth Warren이나 버니 샌더스 Bernie Sanders가 던지는 거친 비판들을 극복할 것이다.

샤프스: 헬스케어는 무한한 가치를 갖고 있다. 물론 2020년까지 그런 가치가 실현되기는 힘들 것 같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나오게 될 그 모든 정치적 수사를 고려하면 그렇다. 하지만 이후의 상황을 본다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브라마니안: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 방안에서 비관론자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헬스케어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레버리지 비율이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헬스케어는 M&A 집약적인 섹터다. 그런데 최근 인수 자금 조달에 주식보다는 차입금을 쓰고 있다.

브라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저렴한 타인자본조달(Debt Financing)을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나?

펑크: 그리고 합병은 일부 기업들을 더 강하게 만든다. 그들은 소수의 피인수 기업들로부터 연구실, 임상 실험실, 그리고 제조 연구실 등을 사들이길 원한다. 의료 장비 및 용품업체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 Thermo Fisher Science이나 전자장비 제조업체 다나허 Danaher처럼 인수합병을 하는 기업들은 더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

수브라마니안: 자본 비용을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이 좋다. 일시적인 차입금이 발생해 향후 몇 년간 그 비용을 갚아야 한다면, 조금은 걱정스럽다.

포춘: 모든 사람들이 알면서도 외면하는 문제를 다시 거론하고자 한다. 투자자로서, 탄핵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가?

샤프스: 그렇지 않다. 내 생각엔 그건 ‘정치극’에 가깝다.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 그 탄핵 절차에서 새 증거로 나오지 않는 한, 내 관점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브라운: 닉슨 탄핵은 매수 기회였다. 그 탄핵의 결말은 1974년 약세장의 바닥과 일치했다. 물론 1998년 클린턴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에 주식을 매도했다면, 역대 최고로 좋았던 18개월간의 강세장을 놓쳤을 것이다. 그래서 탄핵 정쟁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줄이거나, 변경하지 않을 것이다. 질문에 충분한 답이 됐나?

포춘: 결론이 좀 싱겁게 끝난 것 같다.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 우리 대화는 국내 이슈에 과하게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밖에서 기회를 보고 있지 않은가?

브라운: 이번 상승장에서 미국 주식은 해외 주식 대비 5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래서 해외 주식이 필요 없다고 말했던 사람들은 매우 현명한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인다. 투자자들은 PER 12에 거래되는 유럽 주식에 대해 언제 매수로 돌아설까?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른다. PER 14배였을 때도, 매수세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샤프스: 해외 시장을 폭넓게 고려하는데 있어 문제는 유럽과 일본이 깊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일본 시장은 개선된 기업 거버넌스와 자본 관리 등과 관련,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한편으로, 유럽 지수에서는 수익률이 저조한 금융과 에너지 섹터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신흥 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게 좋다.

스트레인지: 신흥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실제론 기회를 제공한다. 남미의 경우를 보자. 신용카드 보급률은 14~15%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80%에 이른다.

그래서 우리는 은행 지점과 신용 카드가 모든 곳에 보급되기까지 기다릴 수 있다. 구조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면, 금융 서비스를 바로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영리한 기업들은 소액 대출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들은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도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지금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는 얼마나 최신 버전인가?", “(이튿날 출근을 위해) 밤에 전화기를 충전하는가?”등의 질문을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브라운: 만약 당신이 10년 전에 브라질 ETF를 샀다면, 지금은 보여줄 만한 수익이 전혀 없다. 하지만 ‘남미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결제 처리 및 전자상거래 업체 메르카도리브레 MercadoLibre 주식을 샀다면 1,000%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다(지금도 오르고 있다).

펑크: 15억~18억의 금융 소외 계층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일은 정말 멋진 사업 계획이다.

ESG 중심 투자자로서, 나는 기업들이 그런 소외 시장에서 소극적인 투자보다는 공격적인 투자를 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같은 일부 전형적인 분석법은 소극적 투자에 속한다. 가령, 당신은 노사관계를 잘 처리하는가? 당신은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가? 물리적 운영(공장 가동)과 공급망 모두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한지를 따지는 방식이다.

그런데, 리스크 관리는 한 기업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끌기에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최고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들은 고객들이 더 효율적이고 더 생산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이 돈을 절약하도록 돕고 있다. 경기가 고점이든 저점이든 상관없이, 돈을 절약하는 것은 항상 인기가 높다.

수브라마니안: 우리는 ESG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왔다. 평균적인 S&P 회사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자산의 70% 이상이 무형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자산은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분석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평판, 지적 재산, 그리고 우리가 경영대학원에서 배우지 않은 지표들과 더욱 관련이 있다.

리트홀츠 매니지먼트의 조시 브라운(왼쪽)과 뱅크 오프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사진=포춘US
리트홀츠 매니지먼트의 조시 브라운(왼쪽)과 뱅크 오프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사진=포춘US

일례로, 한 IT 기업을 생각해 보자. 직원들이 얼마나 만족하느냐는 회사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 가장 큰 리스크가 인재 유출이고, 특히 당신의 똑똑한 직원들을 경쟁사에게 빼앗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직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업이 정반대의 경쟁사들보다 더 높은 자기자본이익률 (ROE)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브라운: (ROE가 높다는) 그런 견해는 다소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직원 행복이 주가 성적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급변할 수 있고, 경기 상태를 바로 반영하는 ‘동시 지표(coincident indicator)’에 가깝다. 일례로 위워크 WeWork의 경우, 분명 여름 내내 (IPO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샴페인을 터트렸을 것이다.

수브라마니안: 하지만 우리가 발견한 사실 중 하나는 직원 만족도가 실제로 (주가를 포함한) 기업 실적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라는 점이다.

스트레인지: 그리고 직원들은 사명감에 상당히 좌우된다. "과연 내가 믿고 있는 목적의식을 가진 회사에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회사에 남을지를 결정하는 매우 좋은 지표이다.

포춘: 모두에게 마지막 질문이다. 2020년 가장 큰 리스크와 기회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브라운: 나는 대부분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금리에서 파생될 일부 극단적인 변동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들은 두 가지 양단을 생각한다. ‘(금리가 인하되는) 현재 상황이 전부 속임수에 불과하며, 곧 한 차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다. 반대로, 우리는 제로 금리로 향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일들이 끝도 없이 더 많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과거에는 100년씩 금리 변동성이 크지 않았던 기간들이 있었다. 따라서 극단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실패하고, 자산 배분을 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당신이다. 당신이 스스로의 최대 리스크다. 2018년 겨울, 우리는 주가가 16% 폭락한 뒤 20% 반등하는 것을 경험했다 당신은 어떻게 행동했는가? 무엇을 했는가? 당신은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나 좀 살려줘!”라고 말했나? 만약 그랬다면, 당신이야말로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짓을 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연준(Fed)도, 트럼프도 아니다. 문제는 바로 당신이다. 이런 지적을 인정하는 순간, 더 좋은 투자자가 될 것이다.

펑크: 수 많은 리스크가 있다. 금리, 지정학적 이슈, 무역전쟁 등등 우리가 예측이나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솔직히, 내가 무엇을 통제할 수 있는지 걱정이 된다. 그저 밖으로 나가 시장 조사를 하고, 훌륭한 회사를 찾는 일뿐이다.

헬스케어는 지난 12개월간 형편없는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일부 헬스케어 기업들은 정말 훌륭하다. 예를 들어, 신약 개발을 돕는 진단 회사들과 작은 분자의 화학 기반 약품에서 큰 분자로 이동하는 추세에 동참하는 회사들이 그렇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을 모색하는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들이 있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 클라우드 기반으로의 전환, 단순한 현대화 등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용 가능한 자원의 제약(Resource Constraint)이라는 추세를 언급하고자 한다. 이런 흐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샤프스: 최근 실시된 투자 심리 조사에서는 역대 최저 점수가 나왔다. 그러나 내게 기회란 ‘안전에서 벗어나, 경기 순환과 그에 따른 예상치 못한 이익 성장에 올라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유니언 퍼시픽 Union Pacific이나 UPS 같은 미국 굴뚝 기업들을 선호한다. 이런 기업들에서, 당신은 두 자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좀 더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다면, 유나이티드 항공이나 제너럴 일렉트릭를 살 수도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지금 엉망이다. 하지만 그들은 대차대조표를 안정시키고 있다. 실력이 검증된 새 CEO도 영입했다. 그는 일부 강력한 독점 사업을 기반으로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다.

리스크라는 관점에서, 나는 선거에서 파생될 결과가 위험이라고 본다. 선거철에는 정치인들이 일부 반기업 정책을 실행하면서, 비용과 규제 부담이 증가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부정적인 ‘생산성 쇼크’를 초래할 것이다. 금융 서비스나 에너지 같은 섹터가 특히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포춘: 앤절라, 그럼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인가?

스트레인지: 리스크가 없다는 것이다![웃음]. 나는 너무 긍정적이다. 벤처 캐피털이 원래 그렇다! 나는 가장 큰 기회가 미국인의 50%와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거나,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전 세계 20억 명 이상을 상대하는 기업들을 창출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종종 “아마존 웹 서비스 시대가 금융 서비스에 밀려오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일부 다른 인프라 업체들이 은행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허가 과정과 일부 규제 업무, 그리고 당신이 필요한 모든 종류의 결제 처리 네트워크 등이 통합될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 금융 회사를 설립하고 싶다면, 수 많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데 2년간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지 말라. 대신 모든 것을 대행해주는 서비스 업체를 이용하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예상되냐고? 이를 통해 수많은 실험이 진행되고, 그 중 일부는 ‘미래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수브라마니안: 자, 우선 위험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시장이 점점 허약해지는 느낌이다. 나는 보통 전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큰 S&P 500과 미국 대형주가 걱정된다. 이런 기업들의 많은 지분을 패시브 투자자나, 대표적인 해지펀드인 퀀텀펀드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 주식들을 대량 매도하면, S&P 500대 기업들 사이에서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하는 유동성 능력(Liquidity Profile)’이 과거 약세장에서와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바로 그 점이 가장 크게 우려된다.

기회 측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미국 금융 섹터를 가장 선호한다. 금융은 새로운 고배당 수익 섹터처럼 보인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금융 섹터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수익을 합친 총 수익률이 총 11개 섹터 중에서 가장 높다는 점이다. 이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돌려주고 있다. 그리고 레버리지 비율은 2007년 당시와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10년 전에 비해 금융 섹터는 경기 침체 시 더 안전한 투자처로 변모했다.

포춘: 사비타, 고맙다. 그리고 전체 패널들에게도 감사드린다.

▲2020년의 희망 3가지와 걱정 3가지

-긍정 요소

헬스케어
전 세계 인구 고령화는 의료 기기 및 시험에 대한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서모 피셔와 다나허 같은 기업들에겐 기회라 할 수 있다.

금융
금융업계의 대차대조표는 지난 불황 전보다 훨씬 개선됐다. 무엇보다 주가가 싸다.

효율 경영
오토데스크와 애스펀 테크놀로지는 제조업체들이 자원을 절약하도록 돕는 IT 회사들이다.

-비관 요소

기업 채무
수많은 합병과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과도한 부채를 짊어졌다. 금리가 오르면 그들의 (금융) 비용이 오를 수 있다.

규제 부활
민주당 후보들은 금융과 에너지 섹터에 대해 보다 엄격한 규제를 천명하고 있다. 이 섹터들이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에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인덱스 펀드의 파행
대세가 된 인덱스 펀드가 중소기업들의 유동성 문제를 야기함으로써, 시장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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