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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당신의 충격을 완화해 줄 현금

WHEN CASH CUSHIONS YOUR FALL

  • 기사입력 2020.01.02 09:26
  • 기자명 Ryan Deroussea 기자

현금이 풍부한 회사들은 경쟁사들보다 경기침체를 더 잘 극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최고 시기는 경기하락이 시작되기 훨씬 전이다. By Ryan Deroussea

현재 주식 강세장은 10년을 지나 또 몇 달째 더 이어지고 있다. 예언자들은 최소한 5년 전부터 강세장의 종말을 예측해왔다. 그들이 성급했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 강세장은 보통 5년 내에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박한 경기침체—2007~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일 것이다—에 대한 경고가 마침내 잔치 분위기를 끝내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최근 ‘2019년이 2009년 이후 글로벌 경제 성장이 가장 부진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UNCTAD는 미중 무역전쟁, 높은 기업채무, 노딜 브렉시트 위협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2020년 세계적인 불황이 '명확한 현재의 위험'이 됐다고 경고했다(미국 소비자들이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잃을 위험도 존재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포춘코리아 지난 호 ‘미국 소비자들을 해부하다’ 기사 참조). 

경기침체가 주식의 발목을 잡는다면, 투자자들은 어디에 의지해야 할까? 산업 전반에 걸쳐, 하나의 경험칙이 적용된다. 바로 ‘현금이 왕’이라는 사실이다. 현금 보유액이 업계 평균보다 많고, 잉여 현금흐름(수익성의 척도다)이 탄탄한 기업은 경쟁사들보다 불황을 더 잘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이에 따른 보상을 안겨준다. 경쟁사들은 휘청거릴 때, 이 기업들의 주식 매수를 늘리며 주가를 끌어올린다. 

대규모 현금 보유는 순전히 방어적인 자산처럼 들릴 수도 있다. 즉, 불황이 이윤을 잠식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예비 자금 말이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현금은 한 기업의 수익이 흔들릴 때조차,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금보따리’는 경영진이 연구 개발, 인수, 자본 지출 같은 장기 투자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조함으로써, 이런 우선순위들이 경기침체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현명한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현상을 잘 알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는 경기침체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급등한다. 콩코디아대학 로버트 네이슨 Robert Nason 교수와 빌라노바대학의 판카즈 파텔 Pankaj Patel 교수는 최근 각각 2004년부터 1,700개 이상의 미국 상장 제조업체(예를 들어 비행기, 가죽 벨트, 컴퓨터 CPU 등 어느 것이든 실체적인 것을 만든 기업)의 실적을 연구했다. 2004년은 대침체가 시작되기 3년 여 전이다. 그들은 총자산 대비 현금 보유 규모에 따라 각 기업들의 순위를 매긴 다음, 실적을 비교했다.

흥미로운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첫째, 일반적으로 경기침체 전에는 회사의 현금 보유액이 많을수록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다. 투자자들이 구름 떼처럼 이런 기업의 주식에 몰려 들었다는 의미다. 2번째 결과도 눈길을 끈다. 이런 패턴이 경치침체가 시작된 후에는 바뀌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주들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너무 많은 현금을 보유한 기업들은 회피했다. 반면 보유 현금이 줄어드는 기업들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 이들은 보유 현금을 적절하게 투입하기 위해 슬럼프를 활용한 기업들에 보상을 안겨줬다. 네이손은 경기침체가 닥쳤을 때, 자산 운용사들은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나름 철학을 갖고 투자하는” 기업들에 끌린다고 설명한다.      

일러스트=포춘US
일러스트=포춘US

그렇다면 주류 투자자들은 어떻게 기업의 현금보유를 활용할 수 있을까?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은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꾸준히 배당을 지급하기 위해 막대한 현금 보유액에 의존한다—에 투자하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미 ‘보물 상자’를 좇고 있다.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배당이 증가한 주식을 추종한 S&P지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5.5% 올랐다. 반면 S&P 500은 1.4% 상승에 그쳤다. 프로셰어스 S&P 500 디비덴드 애리스토크랫 ETF(NOBL)는 저렴한 수수료로 이런 주식들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좀 더 집중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특정 기업으로 범위를 좁힐 수 있다. 경기가 하강세에 접어들면, 현금 보유를 앞세워 뛰어난 실적을 올릴 태세를 갖춘 회사들이다. 다음 소개하는 3개 기업은 높은 수준의 현금 보유액으로 무장했을 뿐 아니라, 이런 예비금을 투자함으로써 미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많은 다른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시트릭스 시스템스 Citrix Systems도 고객들과의 일회성 라이선스 계약에서 구독형 모델로 옮겨 가기 시작했다. 꾸준한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전환 과정이다. 연간 구독비가 다년간 라이선스 계약 총액보다 적기 때문이다. 시트릭스의 최근 매출 성장이 다소 부진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그럼에도 구독가입은 총 거래의 62%까지 급증했다. 도이체 방크 애널리스트 칼 커스테드 Karl Keirstead는 “시트릭스의 핵심 데스크톱-사업 매출이 2019년 실제로 약 10% 증가했다”고 분석한다. 시트릭스는 현금 보유액이 전체 자산의 13%에 달하기 때문에, 이런 전환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방어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제약주는 전통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안정세를 유지해왔다; 사람들은 여전히 허리띠를 졸라맬 때도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라이 릴리 Eli Lilly 주가는 2019년 베스트셀링 당뇨병 치료제 트룰리시티 Trulicity의 새 경쟁약이 등장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구겐하임 증권의 셰이머스 페르난데스 Seamus Fernandez는 “회사의 광범위한 제품 라인이 트룰리시티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라이 릴리는 매출의 18% 이상을 차지하는 약품이 한 가지도 없을 만큼, 경쟁사들보다 다양성이 더 뛰어나다. 회사의 상당한 현금 보유액은 연구개발이나 인수를 통해, 자체 파이프라인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라이 릴리는 실제로 2019년 초 80억 달러를 투자, 암 치료제 제조업체 록소 온콜로지 Loxo Oncology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회사의 배당수익률은 업계 평균보다 높은 2.3%에 이른다.

의사들은 오랫동안 암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법 즉, 방사선을 사용해왔다. 배리언 메디컬 시스템스 Varian Medical Systems는 현재 미국 방사선 치료기기 시장 70%를 장악하고 있다. 비용집약 사업의 진입장벽은 높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모로조프 Alex Morozov는 “수백만 달러짜리 기계의 판매는 침체기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배리언은 이 기기들의 유지 보수와 지원으로 매출 중 46%를 올리고 있다. 한마디로 ‘불경기에 강한’ 사업”이라고 분석한다.

전체 자산의 13%에 해당하는 현금 보유고를 가진 배리언은 양성자 치료—아직까지 시장 선두업체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법—에 계속 투자할 수 있다. 모로조프는 “배리언이 흑자를 달성하려면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유력한 2개 업체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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