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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실리콘밸리 여성들 '연대의 힘'

STRENGTH IN NUMBERS

  • 기사입력 2020.01.02 09:21
  • 기자명 Emma Hinchliffe 기자

실리콘밸리 출신 여성들은 ‘페이팔 마피아’ 방식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있을까? By Emma Hinchliffe

트위터 출신 임원 5명과 현직 임원 한 명이 함께 뭉쳐 #에인절스 #Angels라는 이름으로 스타트업들에 투자했던 지난 5년간, 그들은 종종 ‘페이팔 마피아’에 비유됐다. 포춘이 지난 2007년 대중화한 이 별명은 피터 틸, 일론 머스크, 리드 호프먼 등 실리콘밸리의 거물 그룹을 가리킨다. 이들은 결제 플랫폼 회사에서 나와, 이베이로부터 받은 매각 대금으로 차세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했다. #에인절스는 이런 비교를 들으면 웃지만,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공동창업자 자나 메서슈미트 Jana Messerschmidt는 “우리는 새로운 트위터 마피아”라고 말한다. 트위터에서 글로벌 사업개발과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을 지낸 그녀는 현재 라이트스피드 Lightspeed에서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날 이런 비유는 (특히 점점 더 증가하는 그룹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적절하게 들린다. 페이스북과 리프트 등 페이팔 마피아가 설립을 도운 기업들이 IPO 이후 시대로 접어드는 시기에, 더욱 많은 실리콘밸리 출신 여성들이 투자자로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에인절스의 전략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있다. 즉, 여성 혼자보다 뭉칠수록 자본의 힘이 더 강력해진다는 사실이다.

2018년 말 #에인절스에는 전현직 페이스북 직원 7명(F7)이 합류했다. 여전히 활동 초기 단계인 10명의 여성 그룹도 동참했다. 우버에서 일했던 이들은 그 이후 각각 별도 회사에서 벤처 업무를 익힌 후,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와 기회 사례를 공유했다. 이 세 그룹이 모두 힘을 합쳐 실리콘밸리의 다음다음(next next) 세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 투자자들은 분명 다음 페이스북을 찾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10년 전 선배들보다 더 사명감에 충만해 있다. 이들의 구성을 고려하면, 모든 것이 실리콘밸리의 ‘성적 역학관계(gender dynamics)’에 맞춰져 있다. 비록 그들이 전적으로 여성만 지원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2018년 미국에서 여성으로만 구성된 신생기업 팀은 벤처캐피털 자금의 2.2%만 지원받았다. 여성 창업자들이 모두 합쳐 조달한 투자금이 전자담배 기업 쥴 Juul 한 곳보다 100억 달러나 적었다.

이 투자자들 중 일부는 더 많은 여성들이 자금을 지원받고 벤처캐피털 파트너십에 참가하도록 돕기 위해, 여성창업 지원조직 올 레이즈 All Raise와 다른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직접 투자에도 나서려 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미디어 파트너십 담당 이사 출신으로 F7의 창립 파트너였던 켈리 그라지아데이 Kelly Graziadei는 “혁신을 만드는 여성들의 발언권이 더 강화돼야 한다.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서 그런 목소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F7 멤버들. 왼쪽부터 커시가 레디, 세라 스미스, 조앤나 리 셰블렌코, 로빈 라이스, 켈리 그라자이데이, 이베트 루이. 사진=포춘US
F7 멤버들. 왼쪽부터 커시가 레디, 세라 스미스, 조앤나 리 셰블렌코, 로빈 라이스, 켈리 그라자이데이, 이베트 루이. 사진=포춘US

F7은 이들 그룹 중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기금을 조성했다. 그리고 지난 3월부터 8차례에 걸쳐, 많지는 않지만 건당 평균 5만 달러씩을 투자했다(F7 창업자들은 개인 자본을 투자하고 있으며, 그 액수를 늘리기 위해 아직 외부 자금에 기대지는 않는다). 이 투자금의 절반 가량은 여성 창업 기업에 할당했다.

한편 #에인절스는 2015년부터 캐럿 Carrot(불임 치료)부터 버드 Bird(전동스쿠터)까지 120여 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클라이너 퍼킨스와 세쿼이아, 레드포인트, GV의 투자자들이 참여한 우버 네트워크는 서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이제 막 활동을 시작했다. 대부분은 매우 활발한 왓츠앱 그룹 채팅을 통해 소통한다. 하지만 이 네트워크의 투자자들은 여성 건강과 특히 자율 차량에 관심이 많다.

이 그룹들이 과거 동료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3개 네트워크의 투자자들은 모두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며 구축한 신뢰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들은 냉정한 비즈니스 현실에서 함께 일을 하며 확보한 자금에 대해 논의할 때도, 편안함을 느낀다. 과거 우버에서 제품 및 엔지니어링 책임자를 역임한 후 현재 GV 파트너로 활동하는 프레더릭 데임 Frederique Dame은 “초성장기를 함께 겪은 사람들의 네트워크는 평생 유대감을 형성한다”며 “우리 모두는 이심전심으로 통한다”라고 표현했다.

주로 혼자나 둘이나 셋이서 독자적으로 사업을 벌였던 페이팔 마피아와는 달리, 이 여성들은 끈끈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여성은 벤처캐피털 의사 결정권자 중 11%에 불과하다. 또한 남성들이 스타트업 지분—종종 에인절 투자로 뒤바뀌는 자금이다—의 91%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벤처업계 환경에서, 연대는 분명 장점이 있다. 페이스북에서 매출과 글로벌 파트너십 담당 이사를 역임한 F7의 이베트 루이 Yvette Lui는 “너무나 많은 경험을 가진 여섯 명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정말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고 말한다. 그녀는 F7 합류 이전에는 에인절 투자는 극히 일부만 했다. F7의 또 다른 멤버 로빈 레이스 Robyn Reiss도 “에인절 투자는 경쟁적이지 않다. 모든 것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거든다.

#에인절스의 여성들은 다른 이들이 자신들의 뒤를 따르면서, 한껏 고취돼 있다. 그들의 투자 공동체 설립은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는 에인절 투자자들의 오랜 관행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트위터의 전 제품 책임자인 #에인절스의 에이프릴 언더우드 April Underwood는 “그런 협업은 거의 남성들 사이에서만 이뤄졌다”라고 지적한다.

2019년 IPO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여성들이 늘면서, 조만간 더 많은 단체들이 생겨날 수 있을까? 이 투자자들은 분명 그런 변화를 환영할 것이다. 언더우드는 “우리가 이런 트렌드의 초기 단계이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Ruth Bader Ginsburg 대법관의 말을 인용, 벤처업계에 필요한 여성의 정확한 규모에 대한 #에인절스와 실리콘밸리 동료들의 대답을 내놓았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2017년 9월 루즈벨트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대법관 9명이 모두 여성으로 구성돼야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혹은 캡 테이블 cap table /*역주: 회사 지분 구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표/이 여성들로만 채워질 시기일 것이다. 그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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