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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기후 변화에 맞서는 재보험사

RACING A RISING TIDE

  • 기사입력 2020.01.02 09:52
  • 기자명 JEFFREY BALL 기자

보험 산업이 기후 변화로 인해 연간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을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업계의 대응 방식은 전 세계 기업들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 Swiss Re가 지구 온난화에 어떻게 대응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BY JEFFREY BALL

태양이 작열하는 어느 여름날,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 본사가 있는 취리히 호숫가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엽서에 나올법한 멋진 항구는 구릿빛의 선탠족들, 검은 색 선체의 요트들, 그리고 포도주를 마시는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해안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보행자들을 위해 자전거 벨을 열심히 울리고 있었고, 푸른색과 흰색의 도시 트램은 정시 운행을 하고 있었다. 본사는 1913년 지은 네오바로크식 빌딩과 2017년 신축한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에는 수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예술품들이 하얀 벽을 장식하고 있다. 가죽과 강철로 한껏 멋스럽게 꾸민 사내 카페는 탄산 가스 함유량이 각기 다른 세 종류의 미네럴 워터를 제공한다. 직원 식당에선 민트를 넣은 시원한 멜론 수프, 망고 소스를 부은 유기농 두부, 그리고 과일 타르트와 아이스크림 등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155년의 역사를 가진 스위스 리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회사는 2018년 보험료 수입으로 364억 달러를 거둬들였다.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재보험사’다. 그럼에도 경영진은 일부 VIP 고객사들에 대한 재무적 노출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박사급 연구원들은 점점 더 증가하는 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 예측) 알고리즘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심한 압박감 속에서, 그들은 그동안 기정사실로 알고 있던 리스크 평가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재보험사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상거래에 중요한 세계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은 주요 다국적 기업들, 대규모 제조 시설들, 그리고 헤지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일선 보험사들의 매우 다양한 리스크에 보험을 제공한다. 이런 측면에서, 재보험사는 자본주의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부상하는 메가톤급 위협 요인들을 찾아, 관리함으로써 보험료를 받는 공룡 기업들이다. 오늘날 무엇보다 스위스 리를 괴롭히는 위협 요인은 본질적으로 지구상의 다른 모든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 문제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은 고사하고, 정확히 계량화하는 방법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 산업의 입장에서, 지구 온난화는 ‘미래의 생태학적 문제’에서 ‘현재의 금융 쇼크’로 진화해왔다. 자연 재해와 인재로부터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2018년 1,650억 달러에 달했다. 앞서 2017년에도 두 배 이상 많은 3,50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산하 연구소인 스위스 리 인스튜티트 Swiss Re Institute에 따르면, 그 결과 보험사들이 이런 재해들로부터 가장 큰 손해를 입었던 때는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였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2,190억 달러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보험사들이 2018년 지급한 대부분 보험금은 북미지역에 집중됐다. 산불, 뇌우, 허리케인 등이 주 원인이었다. 스위스 리의 최고 경영자 크리스천 무멘탈러 Christian Mumenthaler는 지난 3월 2018년 주주 연례 보고서에서 “한해 동안 자연 재해로부터 받은 경제적 영향은 ‘충격적’이었다”며, “회사는 이런 추세가 기온 상승과 관련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지난 1년간 우리가 겪은 경험이 자연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합심해 기후 변화에 맞서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 산업의 업황은 항상 기복이 심한 편이다. 지난 20년간, 스위스 리의 자연 재해 사업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보험료를 징수해 왔다. 덕분에 회사 주가는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신용평가사들은 일반적으로 스위스 리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우려할 만한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년간 대규모 자연 재해—2,000만 달러 이상의 보험금이 지급된 재해—에 대해선 자체 ‘손실평가 모델(이하 모델)’이 예측한 연 평균 손실액보다 훨씬 더 많은 보험료를 지급해야 했다. 스위스 리는 지난 2017년 평균적인 보험 통계를 근거로, 대규모 ‘자연 재해(Natural CatastropheㆍNatCat)' 손실액을 11억 8,000만 달러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지급액은 36억 5,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2018년에는 11억 5,000만 달러의 손실을 예측했지만, 19억 달러의 지출을 감당해야 했다. 그 해, 가장 강력한 타격을 가한 ‘한 방’은 허리케인—북대서양과 북동 태평양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풍들—에서 기인했다. 문제는 이것이 스위스 리가 과거 감내했던 것과 유사한 종류의 일시적 문제인지, 아니면 기후 변화가 촉발시킨 장기적이고 증가하는 손실의 신호탄이냐는 것이다.

오늘날 스위스 리는 온난화에 맞서 회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고객사의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석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확신함에 따라, 석탄을 채굴하거나 사용하는 기업들에 대한 보험과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 일부 우량 고객사들은 이런 철회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회사는 복잡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자연 재해 리스크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리는 이 모델의 전면 개편을 통해, 지구 온난화라는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개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중요한 조치들이 잠재적으로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만 각 조치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실행하기 매우 힘든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올 여름 어느 날 아침, 필자는 스위스 리의 취리히 본사 회의실에서 호리호리한 체격의 기후 변화 과학자 티에리 코르티 Thierry Corti 박사와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그는 이 회사의 지속가능성 및 리스크 관리 책임자이다). 그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무슨 악재가 발생할지 밤낮으로 고민한다"며 “그러나 인류가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충분히 영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마치 무슨 징조라도 되듯, 필자가 방문한 날부터 스위스와 유럽 전역에서는 역대 기온을 뛰어넘는 일주일간의 폭염이 시작됐다.

은행부터 연기금, 그리고 보험사에 이르는 금융업계 전반에 걸쳐, 선도 기업들은 기후 변화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광의적인 관점에서, 그들은 지구 온난화가 자본 시장에 미치는 두 가지 위협 요인을 꼽고 있다.

첫째 위협 요인은 ‘이행 리스크(Transition Risk)’ /*역주: 글로벌 또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이해 저탄소 경제로 이행하거나, 기후변화에 대한 시장참가자의 인식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리스크/이다. 이 리스크는 규제 당국과 투자자들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대규모 매몰 투자(Sunk Investment) /*역주: 매몰 비용과 같은 의미/의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회가 탈탄소화하면서 화력 발전소, 탄광과 유전, 내연차를 만드는 공장, 그리고 이런 사업들을 지원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변화가 상당히 진척된다면, 수조 달러에 이르는 인프라의 가치가 상실될 것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말하는 ‘좌초 자산(Stranded Assets)’ /*역주: 예상치 못한 조기 상각, 평가절하 또는 부채의 전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산/으로 추락할 수 있다.

2018년 10월 10일 허리케인 마이클이 몰고 온 푹풍 해일로 인해, 플로리다 주 세인트 마크스의 상업 지구가 침수됐다. 사진=포춘US

이런 리스크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있다. 우선, 석탄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주로 저탄소 연료의 비용 경쟁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다우존스 미국 석탄지수는 2011년 최고치 대비 95%나 폭락했다. 대형 보험사의 최고리스크책임자들로 구성된 네덜란드 소재 ‘최고리스크책임자 포럼(CRO Forum)’은 2019년 1월 보험사들이 직면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기후 관련 보험금 청구에 대해 경고했다. 그 중 하나는 소송을 대비해 보험에 가입했던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대규모 탄소 배출 기업들이 기후 변화에 일조했다거나 그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법적 소송이 막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포럼의 불길한 예견처럼, 기후 변화의 책임이 오염 유발 기업들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또 다른 위협은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이다. 온난화는 기업 실적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에 충분한 해수면 상승, 한층 강력해진 폭풍, 그리고 가뭄에 따른 산불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자연 재해의 피해를 추적한 스위스 리 인스티튜트의 차트 모양은 알프스 최고봉들을 차례로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2012년 뉴욕을 휩쓴 허리케인 샌디 Sandy, 2017년 텍사스와 루이지애나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Harvey, 그리고 말세와 같은 모습의 2018년 캘리포니아 주 화재(아래 그래프 참조) 등 피해 규모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이 되면 그 피해 규모가 지금까지 일어난 재해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CRO 포럼은 "미국의 일부 해안과 삼림 주변 지역은 이미 ‘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가 세계 경제의 일부 큰손들을 행동하도록 자극하고 있다. 2019년 한해만 해도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석유와 가스의 탐사 및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국은행은 영국 보험사들에 기후변화가 그들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지난 몇 년간, 다수의 세계 최대 보험사와 재보험사—특히 독일 알리안츠 Allianz, 뮌헨 리 Munich Re, 프랑스 악사 AXA와 스코르 SCOR, 그리고 미국을 최대 시장으로 하는 처브 Chubb—들은 투자나 보험(또는 두 가지 모두) 형태로 노출돼 있는 석탄 산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스위스 리만큼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이런 행보가 스위스 리의 바람대로 자연 재해의 노출로부터 회사를 보호할 수도 있다. 혹은 일부 경영진이 두렵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기후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내줄 수도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스위스 리가 이 과도기를 얼마나 능숙하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죽음과 파괴’는 스위스 리 매출의 원천이다. 하지만 북미지역 사업부 대표 에릭 스미스 Eric Smith는 “회사가 기후 변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우려하는 바가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미래 재난을 평가하는데 있어 ‘발생 빈도를 예측하는 능력’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는 동료 임원들과 가졌던 토론을 묘사한다. "우리는 서로 솔직하게 이런 대화를 나눴다. ‘이런, 우리는 지난 2년간 최악이었어. 그런데 올해도 최악이겠지?’ 강력한 허리케인들이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 건 이상하다. 이런 일이 매년 일어나는 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스위스 리의 의지는 2015년 파리 기후회의 이후 더욱 공고해졌다. 그 국제 회의에 참가한 대부분 국가들은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정도의 탄소 배출량을 제한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약속했다. 대부분 과학자들은 “그것은 마지노선과 같다. 그 기온을 넘게 되면, 기후 변화가 특히 위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많은 대기업들처럼, 스위스 리도 자발적으로 비슷한 서약을 했다. 이에 따라 회사 내부에선 ‘탄소 집약적인 인프라에 자금 지원을 가능케 하는 투자와 보험 방식을 검토하자’는 결정이 나왔다. 코티는 “곧 이어 석탄 산업에 대한 지원 문제가 뜨거운 쟁점—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동안 외면했던 문제—으로 떠올랐다”고 회상한다.

스위스 리의 초기 대응 방법은 비교적 단순했다. 전력 생산과 관련된 석탄을 채굴하고, 태우는 기업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것이었다. 회사는 다른 보험사들처럼 보통 투자업계에서 ‘큰 손’ 역할을 한다. 회사는 향후 지급하게 될 보험료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스위스 리는 2016년 광산 회사들—석탄이 총 매출의 30%이상을 차지하는 곳—과 전력 회사들—석탄이 전력 생산의 30%이상을 차지하는 곳—에 투입된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그런 기업 분류 작업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13억 달러였다. 회사가 보유한 1,3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약 1%밖에 안 되는 소액이었다. 다만 스위스 리는 이런 조치가 자산을 저탄소부문으로 이전하는 첫번째 행보라는 점에 의의를 뒀다. 이는 환경 보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더욱 중요하게는 신중한 투자 집행의 문제이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가 더 저렴해지고, 석탄 경쟁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스위스 리의 다음 행보는 사내에서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회사의 핵심 사업과 연관됐기 때문이다. 즉, 처음부터 기업의 보험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스위스 리는 2018년 7월부터 격렬한 내부 논의를 거쳐 매출의 30% 이상이 석탄에 ‘노출’된 경우, 애초부터 보험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 ‘노출’이라는 그 포괄적인 단어 아래에 작은 글씨로 중요한 내용들이 추가됐다: 스위스 리는 보험 가입을 신청하는 ‘회사 전체’가 아닌, 보험이나 재보험을 원하는 회사의 ‘특정 자산’에만 제한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는 문구였다.

스위스 리에서 지속가능성 및 리스크를 총괄하는 라세 월퀴스트 Lasse Wallquist는 “범위를 좁혀 보험 대상 여부를 가려내야 ‘2차 피해(Collateral Damage)’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회사는 심지어 석탄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라 할지라도, 보험을 원하는 특정 자산의 석탄 비중이 낮은 경우, 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 월퀴스트는 "만약 최대 석탄 회사가 소유한 ‘태양광 발전소’에 보험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 발전소에 보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결정으로 포기하게 되는 보험료 수입은 전체 매출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포기하게 될 매출 비중이 아무리 작더라도, 스위스 리의 결정은 찬반 양측 모두에게 큰 의미를 던지고 있다. 환경 운동가들은 금융사들이 석탄 산업에 자금 공급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함으로써, 이미 골병이 든 석탄 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석탄 회사의) 돈줄을 끊겠다는 세계 최대 재보험사의 이번 결정은 그들에게 중요한 승리를 안겼다. 전기 생산의 80% 가량을 석탄에 의존하는 폴란드에서 석탄 반대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인 쿠바 고골레프스키 Kuba Gogolewski는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상들을 살펴보면, (오염 배출 기업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선진국의 재보험사들”이라고 설명한다.

스위스 리는 자사의 석탄 정책의 결과로 보험 가입을 거부당한 기업이나 보험사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이번 기사와 관련해 그 어떤 기업에 대해서도 언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고골레프스키의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리는 석탄 노출이 많은 폴란드 대형 보험사 PZU의 최소한 일부 자산에 대해 재보험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PZU는 재보험을 제공하는 상위 3~5개의 ‘파트너’ 보험사들을 연례 보고서에 적시하고 있다. 스위스 리는 2015년과 2016년에 포함됐지만, 2017년에는 제외됐다. PZU는 스위스 리가 지금도 상위 10개 재보험사 중 하나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는 스위스 리가 재보험을 철회했는지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스위스 리의 행보는 분명 석탄에 의존하는 기업들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보험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최대 전력회사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 American Electric Power(AEP)이다. 회사는 AEP의 약 7억 5,000만 달러의 자산—대부분은 발전소로 구성되어 있다—에 보험을 제공하는 컨소시엄에 포함되어 있다. AEP는 스위스 리가 전체 보험 중에서 약 3%를 커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AEP의 재무 및 리스크 담당 수석 부사장 줄리 슬로트 Julie Sloat는 “지난 5월 스위스 리가 ‘7월 1일부터 기존 보험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오하이오 주 컬럼버스에 기반을 둔 우리 회사가 전력 생산의 3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설명한다. AEP는 다른 보험사들이 스위스 리가 파기한 보험을 메웠고, 보험료를 인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슬로트는 “우리는 석탄에 대한 보험업계의 거부감이 커져가는 현상을 정말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한다.

컬럼비아대학의 차이잉 리와 애덤 소벨은 스위스 리의 기후 예측 모델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부 모순된 결론에 도달했다. 사진=포춘US

AEP는 많은 전력 회사들처럼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슬로트는 “회사의 전체 발전 용량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66%에서 현재 45%로 떨어졌다. 2030년에는 27%로 더 줄어들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최근 유지보수를 제외하고, 석탄에 기반한 어떤 인프라에도 투자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녀는 이어 “스위스 리가 AEP의 석탄 노출 비중을 기존 공장이 아닌, 건설 중인 신규 인프라를 토대로 따져봐야 한다”며 “스위스 리는 AEP에서 철수함으로써, 우리를 더 큰 변화로 이끌 수 있는 영향력을 포기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스위스 리의 방식을 “잘못된 길”로 칭하며 “우리가 보험사들을 파트너로 간주하는 한, 그들은 우리에게 커다란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위스 리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 9월 석탄 투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즉 투자 기업을 선정할 때, 석탄 노출에 대해 용인할 수 있는 절대적인 상한선을 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연 최소 2,000만 톤의 석탄을 생산하는 광산업체와 10기가와트 이상의 화력 발전용량을 가진 전력 회사에서는 발을 뺄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리는 훨씬 야심 찬 목표도 발표했다. 2050년까지 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보험 사업 모두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즉,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와 보험을 중단한다는 의미다.

스위스 리의 석탄 철수는 ‘왕국의 재정’을 보존하려는 의도가 있는 방어 전략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허리케인 예측 모델’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뭔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왕관의 보석(회사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전신 무장을 하고 전쟁에 임하는 모양새다. 최대의 적은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는 대자연이다.

대규모 자연 재해에 대한 스위스 리의 보험금 지급은 급증하고 있다. 아마도 업계에서 가장 정교한 재해 모델을 운영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회사에는 경종처럼 들릴 것이다. 스위스 리에서 20년간 근속 중인 마틴 베르토그 Martin Bertogg는 회사가 ‘재해 위험’이라고 부르는 업무를 총괄한다(세련된 옷차림의 그는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 그의 업무는 허리케인과 더불어 지진, 토네이도, 우박, 그리고 홍수를 포함한 성서에 나올법한 많은 재해들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이다. 베르토그는 필자에게 "당신이 이성적으로 접근한다면, 즉, 경쟁자들보다 기후의 부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위스 리는 수십 개의 모델을 가동하고 있다. 이 모델들은 각각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다른 종류의 재난을 예측한다. 단연코, 회사 재정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케인을 예측하는 모델이다. 멕시코 만을 따라 있는 정제 시설 단지부터 마이애미의 해변 콘도, 그리고 남부 맨해튼의 글로벌 금융 허브에 이르기까지, 수조 달러의 인프라가 점점 더 격렬해지는 폭풍의 길목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위스 리는 채산성이 높은 재보험 대상이 무엇이며, 보험료는 얼마로 책정할지를 지속적으로 재평가하도록 압박을 받고 있다.

명백하게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이 스위스 리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는 미미하다. 부분적으로 회사가 보통 1년짜리 보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만약 모델이 증가하는 위험을 감지하면, (1년 후) 보험료를 인상할 기회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세기 중반쯤, 스위스 리는 기후 변화가 증가하는 리스크와 손실의 주요 원인이 될 위험이 있다고 믿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회사는 자사 모델이 어떤 기후 변화라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  .

현재 스위스 리의 분석가들은 높아진 기온이 직접적인 원인인 재해들—예를 들어, 해수면 상승, 폭풍의 증가, 그리고 산사태—이 기후 변화의 결과로 증가할 것으로 확신한다. 모델 팀에서 대기 물리학 전문가로 활동 중인 마이클 글로어 Michael Gloor는 “그러나 기후 변화와 간접적인 관련이 있으면서 더 악화하는 재해들은 ‘확신이 낮은 영역’이다”라고 토로한다. 허리케인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높은 기온이 해양과 대기의 복잡한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경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스위스 리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경향이 있는 재해들은 움직이는 궤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종류들이다.

허리케인을 예측하는 일이 뇌수술처럼 복잡하지는 않다. 하지만 문외한의 눈에, 그 둘은 꽤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필자는 취리히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햇빛 가득한 회의실에서 글로어를 만났다. 코르티와 베르토그처럼, 그는 그 지역의 명문 공과대학인 취리히 공대(ETH Zurich) 출신이다.

대부분의 보험 모델들에서, 과거는 ‘미래의 단서’로 작용한다. 이 모델들은 과거 태풍의 움직임을 토대로 미래 폭풍의 경로, 세기, 그리고 비용을 예측한다. 그것이 보험업계가 재해를 바라보는 세계관이다. 평균적으로, 내일이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는 것이다. 예측을 시작하기 위해, 모델 운영자들은 과거 허리케인의 궤적에 관해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그런 다음, 그들은 모델이 그 허리케인의 움직임을 변경하도록 코드를 작성한다. 이때, 두 가지 사항을 근거로 한다. 첫째, 특정 지역에서 과거 다른 폭풍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본다. 둘째, 허리케인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한 지식을 기초로, 지금 발생하는 실제 폭풍의 궤적을 무작위로 이동시켜 본다. 그들이 분석하는 각각의 실제 허리케인에 대해, 모델은 지금 발생하는 폭풍으로부터 아마도 100~200개의 이론적 변형들을 도출해 낸다.

화면 속 그림을 보면, 실제 허리케인은 붉은 선으로 나타난다. 스위스 리는 이것을 ‘어머니’라고 부른다. 각각의 이론적 변형들은 검은 선으로 표시된다. 이들은 ‘딸’ 또는 ‘스파게티’라고 불린다(파스타의 얇은 면발과 어렴풋이 닮았기 때문이다). 글루어가 2017년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 미국 버진 아일랜드에 엄청난 피해를 끼친 허리케인 마리아 Maria의 모델을 훑어보다가, 암호로 표시된 화면에 멈춰 선다. 모델 운영자 중 한 명이 "(허리케인의) 세기 등급은 빈칸으로 둔 채, 약간의 스파게티 모양을 만들라"고 요구한다.

각 스파게티마다, 모델은 허리케인의 바람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경로, 즉 ‘바람밭(Wind Field)’을 만든다. 해수면의 온도를 기초로,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를 조정한다. 이후 그 데이터를 다른 일련의 정보들과 결합, 보험 가입을 원하는 잠재 고객사의 보험 대상의 가치를 계량화한다. 여기서부터 스위스 리가 정말로 신경 쓰는 부분이다. 곡선 그래프는 각각 다수의 피해예상 지역에서, 허리케인 타격으로 일정 금액의 보험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회사는 이러한 ‘손실 빈도 곡선(Loss Frequency Curve)’을 활용, 보험료를 산정한다. 회사는 모델의 예측에 따라 예상 보험금을 지급한 후에도, 그런대로 괜찮은 이익을 남길 것이다.

오늘날 스위스 리의 허리케인 모델링은 한 세대 전과 동일한 기본 목표를 갖고 있다. 글로어는 필자에게 "목표는 현재 기후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스파게티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금 모델 연구원들이 예상하는 것은 기후 변화로 인해, 과거와 매우 다른 미래가 펼쳐질 가능성이다.

스위스 리는 자사 모델이 지구 온난화를 고려할 수 있도록 수년간 고군분투하고 있다. 처음에 회사는 기후 변화로 인해, 태풍이 매년 1%씩 증가할 거라는 가정을 모델에 추가했다. 아울러 유럽 폭풍우의 발생 빈도가 매년 1%씩 증가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나중에 회사는 이런 관행을 중단했다. ‘현재의 과학기술이 그런 관행을 정당화할 만큼 정교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대신 해수면 온도가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평가 항목을 추가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재해들(특히 허리케인)의 비용이 급증하면서,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스위스 리는 폭풍이 빈번한 대서양 반대편에서, 기후 예측을 훌륭히 해낼 것으로 희망하는 신규 모델의 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뉴욕시의 모닝사이드 하이츠 Morningside Heights 지역에 위치한 컬럼비아대 공과대학의 응용수학 및 응용물리학부 소속 연구팀이 그 모델을 정교하게 수정하는 일을 맡고 있다(트럼펫 연주자 출신으로 현재 대기과학자로 활동하는 애덤 소벨 Adam Sobel이 팀을 지도하고 있다). 기온이 더 차가울 때 발생했던 폭풍들로부터 추정하기보다는, 그들은 거대한 전산 능력을 활용해 ‘인공 폭풍’을 만들고 있다. 모델 운영자들이 희망하는 것처럼, 이는 뜨거워지고 있는 시대의 현실을 더 잘 반영해 줄 것이다.

소벨 팀이 사용하는 인공 태풍 방법론은 MIT의 허리케인 전문가 케리 이매뉴얼 Kerry Emanuel이 처음 개발했다. 컬럼비아 팀의 비법은 자체적으로 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이 모델은 기후 변화가 어떻게 허리케인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특정 물리학 가정들을 포함하고 있다. 컬럼비아 모델 연구자들은 오늘날 스위스 리의 표준 모델—과거 허리케인의 경로를 시작으로, 과거 데이터를 사용해 ‘약간의 변형’을 만드는 하향식(Top Down) 방법—을 채택하지 않는다. 대신 상향식 (Bottom Up) 방법—허리케인과 관련이 있고,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받을 것 같은 날씨 관련 요소들에 관한 정보로 시작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에는 다양한 고도에서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바뀌는 ‘돌풍’, 해수면 온도, 그리고 대기 중 습도의 양이 포함돼 있다. 이런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그들의 알고리즘은 언제 허리케인이 생성될지, 어떻게 이동할지, 그리고 얼마나 강할지를 계산한다. 이론상으로, 이런 식의 미래 예측 방법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최소한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지금까지, 어떤 가정이 옳은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모델은 모순된 결론을 생산한다. 중요한 질문은 상승하는 기온과 습도 사이의 상호작용에 관한 것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해양의 수증기 대기로 모아지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기후 변화가 허리케인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많은 사람들은 공기가 더 습할수록 허리케인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믿게 됐다.

그러나 따뜻해진 기온이 공기 속에 있는 수증기의 양을 단순히 증가시키는 것만은 아니다. 아울러, 공기가 함유하는 수증기의 양도 증가시킨다. 그리고 컬럼비아 과학자들은 알고리즘에 두 가지 습도 지표 중 어느 것을 입력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모델이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공기 속에 있는 수증기의 양과 공기가 최대로 함유할 수 있는 수증기 양의 비율을 퍼센트로 나타낸 ‘상대 습도(Relative Humidity)’를 활용하면, 기후 변화가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를 늘리는 결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공기가 함유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과 실제로 함유한 수증기의 양 사이의 절대차를 의미하는 ‘포차(Saturation Deficit)’를 활용하면, 기후 변화가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를 줄이는 결과가 도출된다. 따뜻해진 바다는 이 두 가지 지표 모두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 여전히 논쟁을 벌이고 있다.

어느 날 오후, 소벨은 창문이 없는 그의 사무실에서 필자에게 “우리는 태풍 예측 지표로써 포차가 더 낫다고 어느 정도 확신했었다”고 설명했다(사무실 벽은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으며, 시멘트와 모래 등으로 섞여 만든 가벼운 블록으로 되어 있다. 벽 한쪽에는 소벨의 어머니가 그를 위해 허리케인의 움직임을 밝고 추상적으로 그린 그림이 걸려 있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완전히 알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그와 동료들은 현재 검토 중인 과학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즉 그들의 모델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태풍의 발생 빈도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모델 연구자가 어떤 수증기 지표를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는 점이다. 소벨은 “우리가 이런 결과를 발표한다는 사실이 다소 민망하다. 하지만 그나마 우리가 덜 불편해하는 이유는 이 정도 지식이 업계의 현재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한다.

이런 이유로, 실제 돈이 걸려 있는 이해 당사자들은 ‘값비싼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연구팀에서 모델 업무를 이끄는 소벨의 컬럼비아대 동료 교수 치아잉 리 Chia Ying Lee는 "문제는 어떤 사람은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감소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다.

다시 취리히 본사로 돌아가서, 스위스 리의 최고재난책임자 베르토그도 그 정답을 알고 싶어한다.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스위스인들의 외교적 화법을 구사하는 그는 "나는 좀 더 명확한 답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어 “컬럼비아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자체 모델들을 수정해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에 대해 ‘더 많은 불확실성’ 요소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회사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스위스 리가 직면한 현실이 이렇다. 따라서 회사는 지구 온난화가 자사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사업 방향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정도로 구체적으로 이해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기업이 동일한 전략적 난제에 처해 있다. 투자자와 감독기관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보험 산업은 누구보다 먼저 바람의 방향을 감지하고 있다. 날로 따뜻해지고 변화무쌍한 바람이 회사 수익을 어떻게 뒤흔들지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필자가 스위스 리의 북미지역 책임자 스미스를 방문하던 날 아침은 날씨가 아주 좋았다. 뉴욕 주 아몽크 Armonk에 있는 예술품으로 가득 찬 그의 사무실에서 바라본 전망—잔디와 나무, 저수지를 사진 액자로 담은 듯한 풍경이었다—은 웅장했다. 하지만 남쪽으로 1,130마일 떨어진 바하마를 이미 강타한 허리케인 도리언 Dorian에 대한 생각들로 분위기는 무거웠다. 태풍이 잠잠해질 무렵, 리스크 분석 회사 에어 월드와이드 AIR Worldwide의 추산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보험사들은 15억~30억 달러 정도의 피해를 봤다.

태풍 도리언이 소멸되지 않았더라면, 스위스 리의 금고는 더 큰 타격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스미스는 에어컨 위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올해는 지금까지 나쁘지 않은 해”라고 필자에게 말했다. 물론 아직 몇 달이 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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