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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환경친화적 미래로 향하는 대형 선박들

BIG SHIPS TACK TO A GREENER FUTURE

  • 기사입력 2019.12.30 11:01
  • 기자명 Jennifer Alsever 기자

FOCUS

새로운 환경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염을 유발하는 산업 중 하나가 공상 과학소설에나 등장하는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By Jennifer Alsever

2020년에도 수백 만 명의 휴가객들이 카니발 크루즈를 타고, 바다 위로 해가 지는 것을 감상하며 샴페인을 음미할 것이다. 그러는 동안 회사 엔지니어들은 선체 밑에서 다양한 거품에 몰두할 것이다.

카니발 사의 기술자들은 앞으로 몇 달 내에 11만 5,000톤의 배를 건식 독(dry dock) /*역주: 배의 건조, 수리, 도장(塗裝) 또는 검사를 위해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으로 끌어내, 선체 밑으로 기어들어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들은 이 곳에서 매트리스 크기의 금속 상자 9개를 'V'자 모양으로 각 선체 외부에 용접하고, 내부에는 공기 압축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실버스트림 테크놀로지스 Silverstream Technologies의 이 시스템은 배와 물 사이에 작은 기포막을 형성하게 된다. 예상되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항력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5~10% 개선, 선박당 연간 최대 100만 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카니발의 해양기술 부사장 마이크 카츠마렉 Mike Kaczmarek은 “단지 한 척의 배가 바다 위를 떠다니며 에너지를 소비하는 도시와 같다”며 “우리는 항상 새로운 최첨단 기술적 진보를 추구하는데, 이 개념은 간단하고 영리하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 유람선 회사가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것은 세계 최대의 오염원인 해양산업이 2020년 1월 새로운 환경규제에 전면적으로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 새 규정으로 인해, 해운회사들은 과거 행태를 청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들은 미래형 돛에서부터 초대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업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아직 신기술 그 자체로는, 엄청난 규모의 세계 교역량을 운반하고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산업에 커다란 효과를 미치긴 어렵다.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크루즈선들은 막대한 양의 연료를 소비한다. 이 ‘벙커유’는 유황으로 가득 차 있어, 연소할 때 자동차 연료보다 더 많은 유독 가스와 유해 입자를 방출한다. 해양산업은 모든 온실가스의 2.5%를 차지한다. 아울러 수백만 명의 소아 천식 환자들과 수천 명의 조기 사망자도 유발하고 있다.

UN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 요트를 제외한 모든 국제선박에 황 함량이 0.5% 이하인 연료 사용을 의무화함으로써, 이런 환경 영향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3.5%가 최대 허용치다. 하지만 이 청정 연료는 기업들의 비용을 30~60% 증가시킬 전망이다. 연간 약 3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델라웨어대학의 해양 과학 및 정책 교수 제임스 코벳 James Corbett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해양 연료분야에서 가장 극적인 발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새 규칙 도입을 촉진한 연구를 공동 주도했다.

실버스트림 설립자 노아 실버슈미트 Noah Silberschmidt는 지난 9년간, 런던에 본사를 둔 회사의 공기윤활 기술로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거품 기술의 바탕이 되는 물리학은 1865년 해양 문헌에서 처음 언급됐지만, 대형 선박회사들은 최근에야 이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거품 기술에 뛰어든 카니발 외에도,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과 로열 더치 셸 유조선도 실버스트림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그리말디 그룹 화물선 10여 척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실버슈미트는 “사람들은 급진적인 사고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업계가 깨어나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카니발은 거품 외에도, 연료비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추가 기법들을 조사하고 있다. 오염을 줄이는 세정장치, 항력을 줄이는 보다 날렵한 선박 디자인, 액체 천연가스 같은 청정 연료 등은 가능성 있는 기술 중 일부일 뿐이다.

덴마크 해운 대기업 머스크는 지난 4년간 비슷한 노력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700척의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머스크의 선박기술 책임자 올레 그라 야콥센 Ole Graa Jakobsen은 "향후 10년 안에 큰 돌파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이런 혁신 중 하나가 회전 돛(rotor sails)이다. 핀란드 스타트업 노르스파워 Norsepower가 제작한 이 대형 회전기둥은 풍차처럼 작동하지만, 자동화되고 더 강력하다. 회전 돛은 연료 소비를 5%에서 20%까지 줄인다. 머스크와 핀란드 선박회사 바이킹 라인은 이미 몇몇 선박에 이 장치를 설치했다.

한편, 캐나다 회사 코버스 에너지 Corvus Energy는 거친 파고를 견딜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보통 제품은 강한 진동에 취약하다—를 만든다. 이 배터리는 현재 전기나 하이브리드 연료로 운영되는 전 세계 선박 300척 중 55%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신기술이 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청정 운송을 추구하는 단체인 트랜스포트 & 인바이런먼트 Transport & Environment는 ‘2020년 시행되는 새 규정에도 불구하고, 선박들이 유럽의 승용차 2억 6,000만 대보다 100배나 더 많은 유황을 방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기구의 운송정책 담당자 페이그 아바소프 Faig Abbasov는 “절망적이고, 우울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 산업의 유일한 공해 문제는 아니다. 카니발은 지난 2016년 플라스틱과 식품을 바다에 투척한 혐의로 벌금 4,000만 달러와 보호관찰 5년을 선고 받았다. 회사는 샤워기와 주방 싱크대에서도 '중수도 용수(gray water)' /*역주: 정화 처리로 재이용되는 부엌·욕실 등의 배수/를 불법 방류했다. 카니발은 지난 여름, 보호관찰 위반 혐의로 2,000만 달러의 추가벌금을 부과 받았다.

해운업계의 불성실한 과거 기록을 고려할 때, 환경보호론자들은 일부 회사들이 이 새 규정을 어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많은 경우, 라이베리아와 파나마처럼 감시가 느슨한 나라—따라서 등록 선박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에 법 집행이 집중될 전망이다. 상황이 어떻든, 카니발의 카츠마렉은 “회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데 전념하고 있으며, 거품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배들은 새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크루즈 업계에서는 많은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자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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