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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속의 시계 | 브라이틀링] 진화한 파일럿워치 ‘어벤저 컬렉션’

  • 기사입력 2019.11.27 10:31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브라이틀링이 파일럿워치 컬렉션인 Avenger를 론칭했다. Avenger는 Navitimer와 Aviator 8이 결합한 브라이틀링 세 번째 파일럿워치 컬렉션이다. 브라이틀링은 Avenger가 파일럿워치의 진화를 기념하는 컬렉션이라고 설명했다.◀

Super Avenger Chronograph 48 Night Mission.
Super Avenger Chronograph 48 Night Mission.

[Fortune Korea] “파일럿워치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2017년 조지 컨 CEO가 취임하면서 브라이틀링의 단점으로 지적했던 말이다. 기업의 매출과 수익을 책임져야 하는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조지 컨 CEO의 지적은 탁월했다. 기존 마니아층을 넘어 여성이나 중국 부호 등으로 고객층을 확장하는데 파일럿워치 이미지가 적잖은 장애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브라이틀링에서 파일럿워치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그는 실적으로 인정받으며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이 시계 마니아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뒷맛이 쓸 수밖에 없다. 시계 마니아들은 그 브랜드가 업계에서 지켜온 포지션과 역사성, 상징성 등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브라이틀링의 독보적인 파일럿워치 존재감은 시계 마니아들의 동경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브라이틀링의 명품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한 덕분인지 브라이틀링은 최근 컬렉션 전체를 재조정하고 파일럿워치 계열을 새롭게 리뉴얼해 눈길을 끈다. Premier 같은 소프트워치 계열 컬렉션이나 SuperOcean이나 Superocean Heritage 같은 다이버워치 컬렉션에 집중할 수도 있지만, 파일럿워치 내 여러 컬렉션을 활용해 이미지 다변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이틀링은 올해 하반기 또 다른 파일럿워치 컬렉션인 Avenger를 론칭해 주목을 받았다.

◆ 파일럿워치 진화를 기념

브라이틀링은 Avenger 컬렉션을 론칭하며 △Navitimer △Aviator 8 △Chronomat △Professional △Superocean Heritage △SuperOcean △Premier 등을 포함 총 8개 컬렉션 라인을 완성했다. 이 중 Avenger와 Navitimer, Aviator 8 등 3개 컬렉션이 파일럿워치 계열로 전체 컬렉션의 40%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조지 컨 CEO의 취임 초기 행보를 고려하면 파일럿워치 계열인 Avenger 컬렉션 론칭은 대단히 의외로 느껴진다.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추가 컬렉션 론칭이 있다면 이는 아마도 클래식이나 여성 시계 계열일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 기정사실로 여겨졌고 이는 합리적 추론이라 할만했다. 하지만 브라이틀링은 이런 예상을 보란 듯이 깨고 파일럿워치 계열인 Avenger 컬렉션을 론칭했다. 2001년 처음 론칭한 Avenger 컬렉션은 이번 리뉴얼 론칭을 통해 총 14가지 모델을 새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한층 더 강화한 모습을 보였다.

브라이틀링 공식 입장에 따르면 Avenger는 Navitimer와 Aviator 8이 결합한 ‘파일럿워치의 진화를 기념하는 컬렉션’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혹자는 브라이틀링 내 두 개 파일럿워치 컬렉션의 결합에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반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라이틀링 파일럿워치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이 같은 자신감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고 느껴진다.

1952년 론칭한 Navitimer 컬렉션 광고 이미지.
1952년 론칭한 Navitimer 컬렉션 광고 이미지.

◆ 창공에서 제일 돋보여

브라이틀링의 역사는 곧 파일럿워치 개발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84년 ‘전문가를 위한 시계’ 모토로 창업한 이래 브라이틀링은 줄곧 기능성 시계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런 배경 덕분에 브라이틀링 매뉴팩처는 1900년대부터 시작된 비행기 개발 열풍을 만나 그 가치가 수직상승했다. 1915년 대시보드나 회중시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손목시계 위로 이전·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1923년 크로노그래프 기능 버튼을 크라운에서 분리한 시계를 내놓으며 브라이틀링은 파일럿워치 부문에서 제일 돋보이는 브랜드가 됐다.

1938년 브라이틀링은 파일럿워치 개발 전문 부서인 ‘휴이트 항공부서 Huit Aviation Department’를 설립하면서 관련 역량을 한 부서에 집약시키는 작업을 했다. 이듬해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휴이트 항공부서의 가치는 껑충 뛰었다. 브라이틀링은 휴이트 항공부서를 기념하고자 지난해 Aviator 8 컬렉션을 론칭했다. 이름에 8이 들어간 건 휴이트 항공부서의 Huit가 프랑스어로 8을 뜻하기 때문이다. 당시 휴이트 항공부서에서 제작한 시계들이 8일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 데 따른 작명이었다. Aviator 8 컬렉션은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휴이트 항공부서에서 제작한 1930~1940년대 시계들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브라이틀링은 1942년 베젤에 항공용 슬라이드 룰을 장착하는 실험적인 도전으로 파일럿워치계 실용주의 노선의 정점에 섰다. 슬라이드 룰은 컴퓨터가 개발되기 전 과학자와 기술자, 파일럿 등이 사용했던 간이형 계산기를 말한다. 브라이틀링은 좌우 양쪽으로 회전하는 베젤 안쪽에 숫자나 마크 등을 넣어 비행에 필요한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게 했다.

베젤에 슬라이드 룰을 올린 아이디어는 1952년 론칭한 Navitimer 컬렉션으로 계승됐다. Navitimer 컬렉션에 장착된 슬라이드 룰은 좀 더 고도화한 기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곱셈과 나눗셈 외에도 킬로미터와 마일 간 단위 환산, 평균 속도 계산, 거리 환산, 환율 계산 등 다양한 계산 기능을 장착해 당시 ‘내비게이션 컴퓨터’ 별칭을 얻었다. Navitimer는 내비게이션 Navigation과 타이머 Timer를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이렇듯 Avenger는 각 시대에서 가장 주목받은 Aviator 8과 Navitimer 컬렉션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Navitimer가 브라이틀링 파일럿워치의 클래식함을, Aviator 8이 1930~1940년대 휴이트 항공부서 워치의 레트로 무드를 강조한다면 Avenger는 보다 대담하고 남성적이며 스포티한 디자인을 앞세워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브라이틀링의 항공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성능과 디자인의 현대화에 집중한 컬렉션인 셈이다.

◆ 라이트한 소비자 염두

Avenger 컬렉션은 총 6개 라인 15개 제품(1개 리미티드 에디션 포함)으로 선보였다. △Super Avenger Chronograph 48 △Avenger Chronograph 45 △Avenger Chronograph 43 △Avenger Automatic 45 Seawolf △Avenger Automatic 43 △Avenger Automatic GMT 45 등이다. 기능별로 분류하면 크로노그래프 모델이 3종류, 시·분·초 쓰리 핸즈 모델이 2종류, 24시간 GMT 모델이 1종류이다. 각각 브라이틀링 칼리버 13, 17, 32 무브먼트가 사용됐다.

재밌는 건 이들 모델 모두 최대 30기압, 즉 300m 방수기능을 지원(Avenger Automatic 45 Seawolf 라인 모델은 3,000m까지 지원)한다는 점이다. Avenger 컬렉션을 두고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서 ‘파일럿워치라 쓰고 다이버워치 겸용이라고 읽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톱니형 단방향 회전 베젤, 슈퍼 루미노바 코팅 처리한 핸즈와 인덱스 등 특징도 파일럿워치보다는 다이버워치를 따르는 모습이다. 창립 때부터 기능성 시계에 집착했던 브라이틀링 브랜드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파일럿워치 컬렉션임에도 크로노그래프 외 모델 비중이 40%가 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조지 컨 CEO의 고객층 확장 전략이 파일럿워치를 배경으로 진행될 확률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시간 확인 기능에 충실한 쓰리핸즈 모델이나 비즈니스에 알맞은 GMT 모델의 비중이 큰 것은 일반 소비자를 염두에 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클래식 계열 외 컬렉션에서도 일반 소비자 판매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조지 컨 CEO 휘하에서 브라이틀링이 어떤 변화를 겪을지 지켜보는 것도 꽤 재밌을 듯하다.

브라이틀링은 리뉴얼 Avenger 컬렉션을 론칭하면서 Squad On Mission 캠페인의 일환으로 새로운 Aviation Pioneers Squad를 구성했다. Aviation Pioneers Squad 세 멤버인 Scott Kelly(왼쪽부터), Rocio Gonzalez Torres, Luke Bannister는 각각 우주비행사, 전투기 파일럿, 드론 조종사 분야에서 브라이틀링에 어울릴 만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인물들이다.
브라이틀링은 리뉴얼 Avenger 컬렉션을 론칭하면서 Squad On Mission 캠페인의 일환으로 새로운 Aviation Pioneers Squad를 구성했다. Aviation Pioneers Squad 세 멤버인 Scott Kelly(왼쪽부터), Rocio Gonzalez Torres, Luke Bannister는 각각 우주비행사, 전투기 파일럿, 드론 조종사 분야에서 브라이틀링에 어울릴 만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인물들이다.

<이하 박스기사>

◇ 파일럿워치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중요한 이유

초기 비행기들은 비행 거리가 무척이나 짧았다. 효율적이지 못한 기체 구조와 저효율 엔진 탓에 연료 소모가 많았던 데다 기술 부족으로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체크가 잘 안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행 도중 연료가 떨어지는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선 비교적 연료가 충분할 때 회귀해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파일럿들이 사용했던 방법 중 하나가 비행시간을 체크하는 것이었다. 기체별로 ‘이 기종은 연료를 가득 채웠을 때 몇 분간 날 수 있다’ 식의 카드를 작성해 비행시간의 반은 가는 데에, 나머지 반은 돌아오는 데에 쓰도록 참고하는 식이었다.

이 방식은 비행시간을 정확히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때문에 당시 시계업계에서는 스톱워치 기능을 갖춘 크로노그래프 시계가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까지도 남아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잘 만드는 곳이 좋은 시계 제조사’라는 인식은 이 때문에 생겨났다.


 

 

◇ Avenger Chronograph 45

파일럿워치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 모델이다. 6시, 9시, 12시에 위치한 크로노그래프 기능창과 이를 조작하기 쉽게 빅 사이즈로 제작한 크라운 양옆의 버튼이 이를 증명한다.

기계식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인 브라이틀링 칼리버 13이 사용됐다. 밸런스 진동수는 28,800a/h며 약 48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창은 1/4초와 30분 및 12시간 카운터를 지원한다.

스틸로 된 케이스 직경은 45mm이며 두께는 16.46mm이다. 양면 무반사 사파이어 볼록 렌즈를 사용해 창공에서의 가독성을 높였다.

최대 30기압 방수를 지원하는 만큼 크라운에는 가스켓 두 개가 장착됐다.


 

◇ Avenger Automatic 45 Seawolf

상큼한 옐로우 컬러 다이얼이 눈길을 사로잡는 시, 분, 초 쓰리핸즈 모델이다. 그레이 밀리터리 가죽 스트랩 버전으로 선택하면 힙한 이미지로도 착용할 수 있다. Avenger 컬렉션 내에서 캐주얼한 파일럿워치 역할을 담당한다.

기계식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인 브라이틀링 칼리버 17이 사용됐다. 밸런스 진동수는 28,800a/h며 약 38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3시 방향엔 날짜창이 있다. 스틸로 된 케이스 직경은 45mm이며 두께는 18.39mm이다. 양면 무반사 사파이어 볼록 렌즈를 사용했다.

프로페셔널 다이버워치로도 사용할 수 있는 최대 300기압 방수를 지원한다. 옐로우 컬러 다이얼 덕분에 Avenger 컬렉션 내에서 가독성이 가장 뛰어나다.


 

◇ Avenger Automatic GMT 45 Night Mission

Avenger 컬렉션 내 유일한 GMT 라인인 Avenger Automatic GMT 45의 Night Mission 버전이다. Night Mission 버전 모델들은 케이스가 블랙 티타늄으로 제작돼 좀 더 강인한 풍모를 자랑한다.

기계식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인 브라이틀링 칼리버 32가 사용됐다. 밸런스 진동수는 28,800a/h며 약 4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빨간 화살표 핸즈가 세컨드 타임존을 표시한다.

DLC 코팅 티타늄으로 제작된 케이스 직경은 45mm이며 두께는 12.31mm이다. 양면 무반사 사파이어 볼록 렌즈를 사용했으며 앞의 두 모델과 다르게 아라비아 인덱스가 사용된 점이 특이하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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