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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잊어야 할 3가지, 찾아야 할 3가지

  • 기사입력 2019.11.26 15:50
  • 기자명 신제구 교수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12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사라지는 것과 다가오는 것은 속도와 충격이 다를 뿐, 변화는 언제나 우리 의지보다 먼저 다가온다. 세상의 변화를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왜 먼저 변하지 못하는 걸까? 손해 볼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않고 반복하는 행동들, 약간만 변화를 주어도 이익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도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Fortune Korea] 누구나 익숙해진 행동에 편안함을 느끼고 길들여진 행동을 반복하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는다. 머리는 변화를 갈망하지만 몸은 좀처럼 움직이질 못하는 것이 사람이다. 우리는 미래에 가서야 현재를 후회하고 과거의 추억만 떠올리며 마음의 위안을 얻곤 한다. 그래서 지나간 것은 후회가 많고 다가오는 것은 기대가 많은지도 모르겠다. 또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품고 길들여진 현재의 삶을 반복하는 것이 어쩌면 사람들의 평범한 삶인지도 모르겠다. 변화는 힘겨운 수고스러움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누구나 변화에 적극적이기 어려운 일이다.

조직에서도 변화를 외면하고 길들여진 행동을 반복하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똑똑한 머리로 열심히 경쟁만 하다가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청춘을 바쳤던 조직이 영원히 자신을 지켜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어느 날 갑자기 든다면 어쩌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느리기 때문이 아니라 남들의 능력이 더 출중하고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삶을 사는 속도는 상대적이다. 자신이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믿어도 남들이 더 빨리 달리면 더딘 발걸음으로 해석되는 곳이 바로 조직이다. 자신이 멈춰 서 있다고 해도 남들이 앞서 달리면 자신은 뒤처지는 꼴이 된다. 그래서 수고스러움이 힘겨워도 변화는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진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할까? 복잡한 조직상황에서 잊어야 할 3가지와 찾아야 할 3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나이’를 잊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슬프지 않은 죽음 없고 서럽지 않은 늙음 없다. 누구나 왕년은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상장 없는 사람 없고 화려했던 왕년 없는 사람 없다. 왕년이 많으면 추억이 많고 추억이 많으면 미련도 많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 힘겨움에 직면하면 화려했던 왕년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러나 왕년을 그리워만 하면 현재 시점에서 불행한 마음이 들기 딱 좋아진다. 이제는 더 이상 나이가 막연한 존중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먼저 따지고 싶고 나이를 이유로 과분한 조건을 기대한다면 왕년의 추억은 악몽으로 변질된다. 조직을 원망하고 조직에 투자한 청춘을 후회만 한다면 나이는 하나의 부담이 되고 만다. 조직에서는 나이 들수록 ‘대접’을 기대하지 말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 또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현실이다. 불행해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살아남고 싶어 하고 살아갈 길을 찾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왕년에 자신이 가장 잘했던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대안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초년에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야 하고, 중년에는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하며 말년에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하수는 왕년을 과장하고 선수는 왕년을 선별하며 고수는 왕년을 점검한다. 자신의 왕년을 잘 점검해서 자신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단단하게 보완하는 일이 미래의 대안을 모색하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플랜이 없는 꿈은 꿈 같은 일로 끝난다. 꿈에는 플랜이 먼저이고 플랜보다는 잘할 수 있는 내공이 먼저이며 내공은 왕년에서 찾아야 한다.

둘째. ‘동료’를 잊고 ‘동지’를 찾아야 한다. 예전에는 동창생보다 직장동료가 더 편했다.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사건들을 함께 겪는 과정에서 동료는 늘 든든한 마음의 후원자였다. 동창과는 추억을 기억하면 반갑지만 동료와는 끊임없는 현실의 문제들로 인해 어떨 때는 동반 책임자이자 공동 피해자일 수 있다. 그래서 동료와는 가십거리도 많고 재미 또한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동료들과의 관계가 예전과 무척 달라졌다. 대화 없이 자기 일만 하는 시절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롯한 동료들 간 끈끈함을 약화시키는 다양한 변화가 동료를 경쟁자로 혹은 무관심한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 변화의 출발은 어디인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도 동료는 생존의 동반자이고 고마운 친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동료를 포함한 동지를 만들어야 한다. 머나먼 미래에도 같은 길을 같이 가고 같은 일을 해야 하는 ‘진정한 동지’ 말이다. 함께할 그들을 찾아야 한다. 조직 외 인맥도 당연히 필요하다. 조직을 떠나면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다. 혼자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우리다. 혼밥은 익숙한 일이지만 선호하는 일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고립이 아니라면 함께 하는 동지를 만들어야 한다. 혼자라서 가질 수 있는 자유와 안락을 선택한다면 동지의 절실한 위로와 지원은 포기해야 한다. 함께라서 감당해야 할 불편과 양보는 아쉽지만 함께라서 얻는 위로와 지원은 결정적인 힘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더 들면 함께하는 힘겨움보다 혼자 있는 고독이 더 견디기 힘든 법이다. 또한 동지는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동지가 될만한 사람을 찾으며 일단 겪어본 후 동지로 인정하는 것이 방법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자기 위주로만 찾으면 실망한다. 상대도 바보는 아니다. 손해보는 장사는 누구도 하지 않는다. 서로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 즉 궁합이 맞아야 한다. 아울러 시장 중심적 보편성을 갖춘 동지라면 궁합을 맞추어야 한다. 그래서 동지에게는 무엇을 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베풀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위로와 지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상사’를 잊고 ‘멘토’를 찾아야 한다. 인생을 먼저 산 사람이 스승이다. 선배의 성공과 실패는 모든 것이 교훈이고 경고다. 실패하기 싫다면 실패의 가능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미리 후회하면 덜 후회하는 법이다. 선배의 후회를 훔쳐야 한다. 그래야 나에게 후회가 없다. 잘나가는 것보다 덜 위험해지는 것이 더 중요해진 세상이다. 하수는 남의 후회를 비난하고 선수는 남의 후회를 비웃지만 고수는 남의 후회를 관찰한다. 후회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나만의 멘토를 찾는 일이다.

멘토는 자기보다 반드시 탁월할 필요는 없지만 진정성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멘토에게는 많은 것을 노출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과 솔직한 충고 그리고 선량한 애정이 멘토의 생명이다. 조직에서 상사는 배울 점은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히면 남보다 더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 상사의 의도는 부하의 해석을 뛰어넘을 수 없다. 평소에 좋은 상사라 할지라도 본인에게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누구라도 희생시킬 수 있다. 물론 변하지 않는 상사분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조직 내부의 상사보다는 객관적이고 자신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멘토가 있어야 나 자신이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 좋은 멘토를 찾는 일이 좋은 인생을 만드는 일이다.

세상이 변하면 자신도 변해야 한다. 이기지는 못해도 지지는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한 요즘이다. 잊을 것은 잊고 찾을 것은 찾아야 한다. 변화는 힘들다. 그러나 변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진다. 변화를 찾는 습관은 행복을 위한 행동과 같다. 변화와 친해지면 지나간 왕년은 아름답고 다가올 왕년은 행복할 것이다. 변하지 않으려는 분노를 변하려는 용기로 만들 수 있다면 결코 후회하는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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