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의 즐거움.’ BMW는 늘 그래왔다. 운전을 하며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잘 알고 있는 브랜드다. 오래 전 단종됐던 8시리즈의 부활은 그래서 더 기쁘다. 럭셔리 쿠페로 재탄생한 뉴 8시리즈를 만나본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드디어 BMW 8시리즈가 한국에 상륙했다. 뉴 8시리즈는 BMW가 30년만에 부활시킨 럭셔리 쿠페다. BMW가 8시리즈를 처음 선보인건 1989년이었다. 이 때 나온 8시리즈는 12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은 스포츠카였다. 납작한 쐐기형 차체, 평소엔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 튀어나오는 팝업식 헤드라이트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멋진 스포츠카는 1998년 단종됐다.
8시리즈를 추억하는 이들에게 뉴 8시리즈는 가슴 뛰는 설렘으로 다가왔을 것이 분명하다. 한국에 선보인 뉴 8시리즈는 가솔린 엔진을 단 뉴 840i xDrive(4륜구동) 쿠페와 뉴 840i xDrive 그란 쿠페, 디젤 엔진을 얹은 뉴 840d xDrive 그란 쿠페 등 총 3가지 트림이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플래그십 고성능 모델 뉴 M8 쿠페 컴페티션도 만나볼 수 있다.
4도어 모델인 뉴 840i xDrive 그란 쿠페를 타봤다.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에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변속기를 물려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50.9kg.m를 네 바퀴로 전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4.9초만에 끝낸다.
8시리즈는 일단 겉모습이 근사하다. 기다란 후드와 뒤로 가면서 확 꺾인 지붕, 한껏 부풀린 뒷 펜더가 날렵하면서도 우아한 형태를 이룬다. 깎고 다듬은 디테일은 정교하다. 레이저 헤드램프는 가늘게 눈을 뜨고 있고 공기흡입구는 공격적인 자세로 입을 벌리고 있다. 앞 펜더 뒤쪽에 있는 에어브리더와 마름모꼴 배기구는 달릴 줄 아는 차라는 걸 내세운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BMW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따랐다. 파격적이거나 엄청나게 고급스러울 거라는 예상을 빗겨갔다. 과거 8시리즈 디자인을 오마주했기 때문이리라. 게기반과 센터페시아는 전통적인 ‘T’자 형상이다. 운전석을 향해 비스듬히 돌아선 센터패시아를 계승했다. 수직으로 선 가운데 송풍구 자리엔 10.25인치 센터패시아 모니터를 달았다. 정점은 크리스탈 장식이다. 변속레버와 스타트 버튼, 볼륨 조절 버튼 등에 크리스탈 소재를 썼다. 역시 고급차가 분명하다. 양쪽 뒷문 유리창과 뒤 유리창에는 햇빛가리개가 있다. 뒷자리에 성인 2명이 앉을 수 있는 실용성을 갖췄다는 뜻이다.
길쭉한 후드 아래 있는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은 부드럽게 움직이면서도 폭발적인 힘을 낸다. 어떤 상황에서건 페달 반응이 즉각적이다. 최대토크가 1,600rpm부터 일찍이 터져 나와 4,500rpm까지 이어진다. 8시리즈는 힘이 세 정신을 집중하고 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 사이 제한 속도를 넘겨 버린다.
무게중심이 낮고 서스펜션이 단단한 8시리즈는 어지간한 코너는 쉽게 빠져 나간다. 주행 모드에 따른 변화도 큰 편이다.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전자제어 댐퍼를 단단히 묶지만, ‘컴포트’에서는 긴장을 살짝 푼다.
8시리즈는 운전대 조작 없이 차선 중앙을 쫓을 수 있고, 또 앞 차와 간격도 알아서 조절하며 달릴 줄 아는 반자율주행 기술도 품고 있다.
BMW 뉴 8시리즈의 가격은 뉴 840i xDrive M 스포츠 쿠페 1억 3,800만 원, 뉴 840i xDrive M 스포츠 그란 쿠페 1억 3,410만 원, 뉴 840d xDrive M 스포츠 그란 쿠페 1억 3,5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