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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음악 산업을 살린 스포티파이의 미래는?

SPOTIFY SAVED THE MUSIC INDUSTRY. NOW WHAT?

  • 기사입력 2019.11.29 13:27
  • 기자명 Andrew Nusca 기자

수익을 내기 쉽지 않고, 애플과 아마존도 계속 추격해올 것이다. By Andrew Nusca

컨트리 팝으로 유명한 미국 정상급 여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가 틀렸었다고 잠시 생각해 보자. 스위프트는 2014년 유명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와의 결별을 급작스럽게 발표하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녀는 10월 신규앨범 ‘1989’를 출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스포티파이에서 전곡을 내렸고, 왜 이 회사가 음악 산업에 위협이 되는지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다.
 
당시 스위프트는 ”작곡가, 프로듀서, 아티스트, 창작자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 실험에 내 평생의 작품을 기부할 생각은 없다”며, 스포티파이의 소위 ‘프리미엄 freemium’ 사업 모델/*역주: 기본 서비스는 무료이고 추가 기능만 유료 구독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을 비판했다. 또한 “음악엔 가치가 없고 음악 감상이 무료가 돼야 한다는 인식을 전파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스위프트의 과감한 행보는 전 세계 음반 아티스트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미미한 수익이 더욱 줄어든다고 생각했다. CD 매출이 감소하며, 음반 판매 수입이 지난 15년간 계속 줄고 있던 상황이었다. 스포티파이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대니얼 에크 Daniel Ek는 자신의 기업을 옹호하는 장문의 글을 발표하며 이 주장을 반박했다(그는 “스포티파이가 아티스트들에게 기생하며 돈을 벌고 있다는 최근 논란으로 크게 상심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일단 앨범 판매 수입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스위프트의 계획은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빌보드가 그 해 최고 수입을 올린 미국 가수로 선정한 스위프트의 앨범은 3주 연속 100만장씩 팔렸다. 미국 음반판매량 집계 회사 닐슨 사운드스캔 Nielsen SoundScan에 따르면, 그녀는 스포티파이 서버에 음악을 공급하지 않고도 성공을 거둔 최초의 음반 아티스트다.

스위프트 대 스포티파이, 1대 0.

그러나 이번엔 스위프트가 이겼을지 몰라도 회사는 장기적으로 손해 볼 것이 없다. 사실 2014년은 음악 판매가 부진했던 시기였고, 스포티파이 주도로 스트리밍 산업이 부활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스위프트가 스포티파이에서 음악을 내린 해부터 전 세계 음반산업의 매출은 2014년 134억 달러에서 2018년 181억 달러로 매년 증가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ㆍIFPI)는 이런 성장이 유료 스트리밍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오늘날 유료 및 광고 후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 세계 음반 매출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CD와 레코드 매출이 25%, 공연권 등 기타 경로를 통한 매출이 나머지 비중을 차지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미디어 Midi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월 2억 3,200만 명의 사용자와 1억 8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거느린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3분의 1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를 이끌고 있다. 

스위프트조차 스포티파이의 이점을 이해했다. 지금은 그녀의 ‘1989’와 최신 앨범 ‘러버 Lover’를 비롯해 ‘셰이크 잇 오프 Shake It Off”의 전체 버전을 스포티파이 앱에서 감상할 수 있다. 

스포티파이와 CEO 에크는 이 플랫폼의 부상으로 여러 수혜를 봤다. 에크는 2006년 스톡홀름에서 마틴 로렌존 Martin Lorentzon과 공동 설립한 스포티파이를 (전통적인 IPO가 아닌) 직상장을 통해 작년 4월 공개했다. 오늘날 스포티파이의 시장 가치는 약 210억 달러 정도이며, 에크가 보유한 순 자산 가치도 약 20억 달러에 달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스포티파이의 올해 매출이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BCG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장기 성장가능성이 높은 50대 기업인 ‘포춘 퓨처 50’ 리스트에서 올해 5위를 차지할 만큼 전반적인 전망이 매우 밝다.    

그러나 스포티파이가 상위권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스트리밍 오디오의 성장에 고무된 기술 대기업 애플과 아마존이 이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금이 매우 풍부할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아이폰과 에코 Echo 기기의 제조사라는 점에서 홈 그라운드 이점을 갖고 있다. 한편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스트리밍 음악 시장이 성숙해지자, 스포티파이와 경쟁 기업들은 브라질, 멕시코, 인도는 물론 독일과 일본 등 뒤늦게 스트리밍이 인기를 얻고 있는 국가에서 기회를 좇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음을 이미 느끼고 있다. 회사는 작년 3, 4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수익을 보고한 후, 올해 1분기에 다시 손실을 기록했다. 그 결과, 일부 투자자들이 이 기업 주식에 등을 돌렸다. 스포티파이는 상장 이후 주가가 30% 급락한 반면, 나스닥 주가지수는 15% 상승했다. 또한 주요 음반사들과 어렵게 맺은 계약들을 보면, 회사가 이윤을 높일 여지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스트리밍 음악 라이선스를 유니버설과 소니, 워너 및 인디 에이전시 멀린 Merlin이 보유한 탓이다. 

스포티파이는 한 때 음반산업의 구원자였지만, 지금은 그것이 ‘단발성에 그친 기적’이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스포티파이가 음반산업을 얼마나 크게 흔들어 놓았을까? 새천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 당시 이 사업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지난 1999년 여전히 수십 년째 성장 가도를 달리던 세계 음반산업은 레코드,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무엇보다 CD 등의 ‘물리적 매체’ 판매를 통해, 25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참고로 지난 해 스타벅스의 매출은 250억 달러가 채 안 됐다).

그리고 같은 해 냅스터 Napster가 나타났다. 이 악명 높은 파일 공유 플랫폼의 등장으로, 음반산업이 고질적으로 겪어야 했던 무단복제와 저작권 침해가 더욱 빈번해졌다. 결국 IFPI에 따르면, 2003년 애플이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 iTunes Music Store를 출시할 시점엔 음반산업 연 매출이 40억 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2006년 스포티파이가 출시될 즈음엔, 음악 매출이 10억 달러 더 하락했다. 그러나 음반사들은 여전히 에크가 무단복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경계하고 있었다. 음반업계는 2008년 미국 외 지역의 음악 저작권과 관련, 스포티파이와 계약을 했다. 스포티파이가 협상을 통해 미국 시장에 들어온 것은 2011년이 되어서였다. 사업의 급작스러운 하락세에 경각심을 가진 모든 주요 음반사들은 결국 스포티파이와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조용히 회사 지분의 14%를 챙겼다(유니버설과 워너, 소니는 이번 기사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다). 

음반사 아스트랄베르크스 Astralwerks의 전 사장이자 뉴욕대학교 클라이브 데이비스 녹음 음악 연구소 교수인 에롤 콜로사인 Errol Kolosine은 “주요 음반사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이 몰려 오는데도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음악산업은 스트리밍의 영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상대적 불확실성의 시기를 거쳤다. 그러나 이제 스트리밍은 현실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음반산업 종사자들은 스포티파이가 스마트폰과 초고속 와이파이 시대에, 고객들이 원하는 우수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스튜디오 음악가 및 프로듀서로, 뉴욕에서 음악 교사로 재직 중인 제프 페레츠 Jeff Peretz는 “스포티파이가 음악 청취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가히 놀랍다. 여기서 모든 노래를 다 들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과거 프로듀서 마크 론슨 Mark Ronson, 싱어송라이터 라나 델 레이 Lana Del Rey 등과 작업을 했다.

그러나 ‘음악 청취자들이 많은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티스트들과 음반사들이 돈을 버는 방식을 완전히 재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페레츠는 “일반 사용자들은 산업 내에서 돈이 어디로 움직이며,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는지 관심이 없다”고 설명한다. 

일러스트=포춘US
일러스트=포춘US

스포티파이가 수익을 내는 방식은 단 두 가지다. 먼저, 올해 1분기에는 무료 음악감상 서비스에 따른 광고 판매로 약 2억 9,100만 달러(매출의 10분의 1이 채 안 된다)를 벌었다. 무료 서비스는 음악 목록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고, 사용자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나머지 상당 부분의 수익—1분기 매출의 91%인 28억 9,000만 달러—은 온〮오프라인에서 무제한 감상을 제공하는 유료 가입 서비스에서 나왔다. 스포티파이는 ‘무료 서비스가 유료 서비스로의 전환을 위한 통로 역할을 한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고수해 왔다. 이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데이터도 있다. 스포티파이의 신규 유료 서비스 가입자 중 60% 이상은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업그레이드를 통해 전환한 방식이었다. 즉, 스포티파이의 성장은 대부분 이 두 개의 카테고리를 활용한 결과였다. 무료 서비스 이용 고객들을 효과적으로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고, 유료 가입자 수를 늘려나간 것이다. 두 부문의 연간 성장률은 30%를 웃돈다. 이에 더해 스포티파이는 매출보다 비용이 더 늘지 않도록, 고정 비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전문가 벤 톰프슨 Ben Thompson이 지난해 자신의 스트레터처리 Stratechery 뉴스레터에서 지적했듯, 스포티파이는 한계비용—회사가 음악 라이선스를 보유한 음반사에 지급하는 저작권료—의 제약을 받고 있다. 그는 스포티파이의 사용자 수와 매출이 꾸준히 인상적으로 늘고 있음에도, 이익 마진은 “순전히 음반사의 처분에 달려 있고” 손실이 절대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월가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스포티파이가 시장 가치에 합당하게 저작권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이치 은행의 애널리스트 로이드 웜즐리 Lloyd Walmsley는 “스포티파이가 향후 더 높은 수익 마진을 올리는 상품 추가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실제 가시화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스포티파이와 음반사들은 추후 2년 계약을 협상 중이지만, 상당히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회사 몸집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마존과 애플 등 여러 기업들로 인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은 음반사들에 새로운 협상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와 꾸준히 인연을 이어온 한 음악업계 임원은 “스포티파이가 점점 더 영향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실리아 크비스트 Cecilia Qvist는 마치 미래에서 전화를 걸어온 듯 했다.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시장 책임자인 그녀는 일본에서 화상 통화로 기자와 대화했다. 일본 음반시장은 전 세계 두 번째 규모이지만, 스트리밍은 비교적 늦게 받아들였다. 도쿄는 새벽 6시 반이었고, 화면 속에 보이는 그녀의 어깨 위로 햇빛이 들었다. 크비스트는 일본이 스포티파이에 큰 기회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본 음악 시장은 전통적으로 물리적 매체에만 집중해왔다. 스포티파이는 일본에서 전에 볼 수 없던 것을 보여줄 능력과 기회를 가졌다.”

스포티파이가 신규 사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보는 곳은 일본 만이 아니다. 음반산업 관계자들은 적어도 상위 10대 글로벌 음악시장 3분의 1은 스트리밍 서비스 측면에서 미성숙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처럼 CD에 대한 애정이 오랫동안 남아 있거나, 브라질처럼 기술적 인프라가 미비한 경우다.

스포티파이에는 좋은 소식이다. 현재 카테고리를 지배하고 있는 회사는 서비스 사용자들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장 및 상품 현지화 역시 책임지는 크비스트는 성장으로 가는 길은 세 가지 전략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가 성장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기존 시장 내에서의 성장,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 상품의 강화다. 단지 한 가지 방법이 아니다. 충분히 많은 국가에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스포티파이가 진출한 나라는 79개국이다. 약 36개국에 진출한 아마존 뮤직보다 훨씬 많지만, 11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 뮤직에는 많이 뒤처져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시장 확대를 위해 스포티파이 라이트 Spotify Lite를 발표했다. 대표 스트리밍 서비스의 ‘작고 빠르고 간소화한 버전’으로, 노후화한 컴퓨터 하드웨어와 속도가 느린 무선통신망에 최적화되어 있다. 스포티파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캐나다, 인도 및 멕시코를 비롯해 36개 신흥 시장에서 라이트 상품을 출시했다. 

크비스트는 “전 세계에 약 50억 대의 스마트폰이 있다. 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한 번 보라”고 말한다.

빠진 국가가 눈에 띈다면 바로 중국이다. 스포티파이는 2017년 말 텐센트 뮤직 Tencent Music과 소수의 지분을 교환하며 간접적인 발판을 마련했으나, 중국에 공식적으로 진출해 있진 않다. 영국 시장조사 기업 미디어는 ‘작년 12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후 현재 시가총액이 220억 달러에 달하는 텐센트 뮤직이 스포티파이, 애플, 아마존의 뒤를 이어 글로벌 스트리밍 음악 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스포티파이와 텐센트를 합하면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사업의 거의 절반 가량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즉, 라이벌 기술 대기업들과의 경쟁에 대항해 방어벽을 형성한 것이다(애플과 아마존 모두 이번 호 기사와 관련, 포춘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크비스트가 심각할 정도로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 이 스포티파이 임원은 다소 도전적인 말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그에 비해 경쟁 기업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는 현재 최대 규모의 글로벌 서비스 기업이다. 우리는 오디오(기술이 아니라 스트리밍 음악)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 그것이 큰 차이다.”

이는 팟캐스트로도 이어진다. 스포티파이가 다른 종류의 오디오를 통해 확장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새삼 놀랍지 않았다. 그러나 두 곳의 팟캐스트 제작사에 웃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월 뉴욕에 본사를 둔 김릿 미디어 Gimlet Media를 2억 3,000만 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김릿 미디어는 ‘리플라이 올 Reply All’’과 ‘크라임타운 Crimetown’ 팟캐스트 시리즈로 유명한 업체다. 그리고 한 달 후 스포티파이는 ‘언솔브드 머더스 Unsolved Murders’ 등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파캐스트 Parcast를 5,6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회사는 이런 행보를 앞세워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소재한 경쟁사 애플의 뒤를 이어) 팟캐스트 분야 2인자가 됐다. 이 조치들은 또한 수익 성장을 위해, 음악 계약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스포티파이의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고용주와 스포티파이의 사업 관계를 언급하며, 익명을 요청한 한 음악산업 임원은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로 관심을 돌린 상황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솟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팟캐스트는 음악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사업이다. 또한 위 에서 언급한 임원은 팟캐스트의 “경제적 조건이 음악과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저작권료의 범위도, 사용자도 모두 다르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다고, 음악사업에서 회사 입지와 관련된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흥미로운 기회이긴 하다. 스포티파이가 그 뒤를 좇는 이유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팟캐스트가 판도를 바꿔놓지는 못한다. 여전히 결과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스포티파이의 최고콘텐츠책임자 돈 오스트로프 Dawn Ostroff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오랫동안 텔레비전 업계에서 중역으로 활동한 그녀—CW와 UPN 네트워크에서 몇 년 간 사장을 역임했다—는 포 월드 트레이드 센터 4 World Trade Center에 위치한 스포티파이의 새 미국 본사에서 기자와 통화하며, 팟캐스트가 기업 성공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12층 이상의 공간을 사용하는 56만 4,000평방피트(약 1만 5,850평) 규모의 스포티파이 본사는 발랄한 분위기로, 사무실보다는 수직으로 배치된 캠퍼스(vertical campus)/*역주: 보통 넓은 대지에 자리잡은 일반적인 캠퍼스는 ‘horizontal campus’로 부른다/처럼 보인다. 그리고 무료 식사와 끝없이 펼쳐진 스탠딩 데스크 등 직원들이 누리는 특전들은 이 기업의 가파른 상승을 상징한다.  

오스트로프는 “팟캐스트와 관련한 상황이 2000년대 스포티파이가 음악 시장에서 마주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팟캐스트는 스포티파이가 차세대 소비자들—점점 더 열의를 갖고 청취하는 Z세대—에게 추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이기도 하다. 오스트로프에 따르면 2017년 Z세대의 27%가 적어도 월 1회 팟캐스트를 청취했다면, 올해는 그 비율이 40%까지 증가했다.

그녀는 “팟캐스트가 등장한 지는 몇 년이 지났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초기 단계다. 팟캐스트 사업은 놀라울 정도로 분화돼 있다. 청취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스포티파이가 이 산업을 구축하고 통합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포티파이가 목록 내 콘텐츠를 라이선스로 빌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소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회사가 시도한 것은 팟캐스트만이 아니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독립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작품을 스포티파이 플랫폼에 직접 업로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험한 바 있다. 유사한 스트리밍 기업 사운드클라우드 SoundCloud가 중개자 역할의 음반사를 배제하는 방식이었다. 예상대로 이 계획에 대해 음악 산업 일부 종사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스포티파이는 7월 아티스트와 음반사들을 위한 서비스에 더 집중하겠다며, 이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했던 임원은 “나는 여전히 (직접 작품을 업로드 하는 것이) 스포티파이의 장기 전략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상황을 확연히 바꾸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한 이유는 스포티파이가 애플과 아마존을 막을 중요한 수단(하드웨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전 세계에서 애플 뮤직에 접속할 수 있는 실제 사용 아이폰과 아이패드, TV, 맥북의 수가 14억 대가 넘는다. 또한 아마존은 자사 음악 목록에 접근할 수 있는 인공지능 음성비서 알렉사 Alexa를 1억대 이상 판매했으며,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 역시 1억 명이 넘는다. 스포티파이가 타사 기기를 통해 이용자 수를 늘리려고 고군분투할 동안, 부유한 경쟁사들은 하루 만에 고객 기반을 가동할 수 있다. 스포티파이의 지속적인 성장은 여전히 사용자 수가 많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미래 전망에 대한 위협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니얼 에크는 초조하게 주변을 살폈다. CBS 아침 뉴스 방송 ‘디스 모닝 This Morning’의 진행자 게일 킹 Gayle King이 생방송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와는 3년 간 냉랭한 사이였는데 어떻게 틀어진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었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킹은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스위프트의 노래 ‘러브 스토리’ 가사 중에 ‘자기야, 그냥 예스라고 말해줘’라는 구절이 있는데, 실제 그렇게 한 것인가?”

CEO 에크는 웃으며 “그것보다는 아주 조금 더 복잡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 팝 스타에게 스트리밍이 변했다는 사실을 설득하고, 그녀가 재고할 수 있도록 내슈빌에도 여러 번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사실 에크는 스위프트보다 늘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 글로벌 계약을 한 스위프트를 포함, 주요 음반사와 계약한 아티스트들은 청취자를 보유한 모든 플랫폼에 음악을 올리는 것이 이익이다. 스포티파이는 스위프트와 다툰 후, 고객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그 동안 앨범 매출은 급격히 하락했다. 경제적 압박 때문에라도 스위프트가 스포티파이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그렇다고 스포티파이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를 해결했다는 말은 아니다. 여전히 아티스트에게 지급하는 금액 문제는 남아 있다. 스포티파이의 자체 계산에 따르면, 전체 매출 3분의 2 이상이 다시 아티스트, 음반사, 출판 및 배급사로 들어간다. 또한 스트리밍 매출로 분류되는 금액은 걱정스러울 정도로 낮다. 

스포티파이는 음반사와의 계약에 따른 구체적 숫자와 지급액을 밝히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조사에 따르면 그 금액은 스트리밍 서비스 1회 당 0.3~0.8센트, 스트리밍 100만회 당 최대 8,000달러까지 달했다. 대부분 금액은 노래의 원 저작권 보유자에게 지급한다. 노래 작곡가나 작사가는 그보다 적게 받는다(미국 저작권 위원회는 지난 해 ‘작곡가 및 작사가가 받는 비율을 50% 정도로 높여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으며, 현재 항소심에 계류돼 있다). 

이런 수치는 비단 스포티파이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도 비슷한 금액을 지급한다. 여러 유명 아티스트와 스프린트 Sprint가 공동 소유한 문제의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 Tidal은 그보다 좀 더 지급한다. 반면, 시리우스 XM이 보유한 선구적인 라디오 서비스 판도라 Pandora는 그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준다.  

그러나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생각한다면, 사용자들이 아티스트를 발견하고 음반사들이 수입을 창출하는 데 있어 스트리밍 서비스는 강력한 엔진이 된다. 한 음반업계 임원은 “우리는 친구이자 적이다. 서로가 필요하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우리에게 의존할수록 우리에겐 이익이다. 또한 아티스트들은 최대한 많은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스포티파이는 음반산업과 파트너이면서 적이라는 관계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테일러 스위프트와 또 다시 부딪히는 것은 피하는 게 좋을 듯하다.

▲음악 스트리밍 약사(略史)

미국에서 출시된 지 8년 만에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을 제패했다. 그러나 스포티파이가 디지털 음악 시장에 뛰어든 첫 기업은 아니다. 스트리밍 역사의 주요 이정표들을 살펴본다. Aric Jenkins

1993년 - 인터넷 언더그라운드 뮤직 아카이브 Internet Underground Music Archive가 독립 아티스트들이 MP3 포맷 트랙을 대중과 무료로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등장했다.

1999년 – 숀 파커 Sean Parker와 숀 패닝 Shawn Fanning이 냅스터를 설립했다. 인터넷에서 개개인이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용자들은 MP3 파일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2001년 록 밴드 메탈리카 Metallica에 고소를 당한 후 문을 닫았다.

2003년 –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가 애플 아이팟을 위해 디지털 음악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음악을 듣는 관행이 합법화됐다.

2005년 –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 판도라가 등장했다. 판도라의 가장 큰 특징은 알고리즘 기반의 재생 목록(playlists)이다. 고객들이 무료로 광고를 보면서 음악을 듣거나, 광고 없이 월 구독료를 지불하고 음악을 듣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2008년 – 스웨덴 사업가 대니얼 에크가 유럽에서 스포티파이를 출시했다. 아티스트들에게 한 곡 혹은 한 앨범 당 고정금액을 지급하는 대신, 스트리밍 횟수에 기반해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하는 사업모델이었다. 

2011년 – 스포티파이가 미국에서 첫 선을 보였다.

2014년 – 스포티파이가 4,000만 명의 청취자와 1,0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유명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모든 음악을 플랫폼에서 내리면서 타격을 입었다.

2015년 –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 경쟁자인 애플 뮤직과 타이달(제이지와 비욘세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이 등장했다.

2018년 – 스포티파이가 직상장으로 기업을 공개했다. 한편 드레이크는 사상 최초로 전 플랫폼에서 500억 회의 스트리밍 수를 기록한 아티스트로 등극했다.

2019년 – 아마존이 무손실 오디오 /*역주: 오디오 정보 손실을 감수하고 용량을 줄인 MP3 파일 등의 반대 개념/를 제공하는 아마존 뮤직 HD를 출시하면서, 타이달과 함께 시장에서 고품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다

스포티파이는 1억 800만명의 프리미엄 사용자들과 함께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제패하고 있다. 유료 가입자 수는 가장 근접한 경쟁사인 애플보다 5,000만명 가량이나 더 많다. 그러나 이 스웨덴 기업은 애플 외에도 여러 기업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Aric Jenkins
 
-애플 뮤직 Apple Music
지난 6월 애플의 한 임원은 2015년 출시한 애플 뮤직 서비스 유료 가입자 수가 6,000만 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애플의 대대적인 마케팅과 함께 아이폰의 식지 않는 인기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되고 있다. 가격은 월 9.99달러로 스포티파이 프리미엄과 같다.

-아마존 뮤직 언리미티드 Amazon Music Unlimited
아마존은 2016년 시장에 진출한 음악 스트리밍 부문의 후발주자다. 그러나 업계 1위 기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지난 1년 간 70% 늘어 3,200만명에 달한다. 반면 스포티파이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25% 증가에 그쳤다. 아마존은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인기가 많은 스마트 스피커 에코 라인이 아마존 뮤직을 기본 서비스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프라임 회원 기준으로 월 7.99달러다.  

-판도라 Pandora
이 업체는 라디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10여 년 전부터 사람들의 음악감상 방식을 바꿨다. 지난 2월에는 시리우스XM 위성 라디오에 35억 달러에 인수됐다. 광고 및 가입자에 따른 매출은 증가했으나, 지난 1년간 월간 실사용자 수가 7,100만명에서 6,450만명으로 줄었다.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Tencent Music Entertainment
중국 내에서 6억 5,200만 명(유료 회원은 3,100만명)이라는 엄청난 월간 실사용자를 보유한 텐센트는 스포티파이가 없는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그러나 스포티파이가 텐센트 지분 9%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을 공개한 텐센트는 단지 음악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노래방과 라이브 스트리밍 등 부가 서비스에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뮤직 YouTube Music
구글은 자사의 가입형 미디어 사업을 구축하려고 노력해왔고, 그 연장선에서 지난해 유튜브 뮤직을 출시했다. 월 요금이 9.99달러인 이 서비스에서는 아티스트의 음악 목록뿐만 아니라, 리믹스와 커버곡, 라이브 공연 및 뮤직 비디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유튜브 뮤직에 통합된 기존 구글 플레이 뮤직과 함께, 구글은 현재 1,5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달 Tidal
제이지와 비욘세 같은 유명 연예인의 지원에도, 아직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가격은 월 19.99달러로 높은 편이고, 가입자 수는 약 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타이달의 서비스는 높은 충실도와 무손실 오디오 품질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타이달은 지난 9월 미디어 플레이어 제조기업 로쿠 Roku와 계약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 홈 이용자들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옵션으로 타이달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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