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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FORTUNE'S EXPERT] 안병민의 ‘경영 수다’

채널간 경계를 깨부수다

  • 기사입력 2019.11.06 15:33
  • 기자명 하제헌 기자

▶옴니채널의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 운영함으로써 최고의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다. 고객이 어떤 채널을 이용하더라도 항상 일관된 품질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픽, 셔터스톡.

49.1%. 2018년 미국 온라인 소매시장에서 아마존이 기록한 시장점유율입니다. 2위인 이베이(6.6%)나 3위의 애플(3.9%)과 현격한 차이가 나는 압도적 시장 지배자입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앞으로 더 큰 성장을 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체를 통틀어서 보면 아마존의 시장점유율이 아직 5%대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아마존의 오프라인 공략이 거셉니다.
‘아마존당하다(To be amazoned)’라는 단어는 아마존의 위세를 방증합니다. ‘아마존이 진출한 업계는 초토화되어 기존 플레이어들이 살아남기 힘들다’라는 무시무시한 의미가 담긴 표현입니다. 한때 100억 달러가 넘는 연매출을 기록했던 세계적인 장난감 체인점 ‘토이저러스’의 몰락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토이저러스에서 장난감을 구경한 고객들이 정작 구매는 가격이 저렴한 아마존에서 하는 겁니다. 전 세계 1,800여개 매장을 가진 ‘장난감 왕국’ 토이저러스는 그렇게 무너졌습니다. 미국의 메이저 백화점인 ‘시어스’나 ‘메이시스’도 우울한 폐점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공세는 사그라들 기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욱 커져 갑니다. 아마존은 유기농식품 판매기업인 ‘홀푸드’를 인수했습니다. ‘낮은 가격, 빠른 배송, 다양한 상품 구성’이라는 아마존의 고객가치에 부합하는 소매사업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140억 달러의 인수금액을 과감하게 쏟아부은 이유입니다. 기존의 온라인 소매에 머물러 있던 아마존의 위상이 홀푸드로 인해 오프라인 신선식품으로까지 대폭 확장된 겁니다. 기존 온 라인 채널 고객의 트래픽을 활용해 유기농 신선식품의 오프라인 매출까지 견인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일련의 행보를 보면 아마존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소매유통과 관련한 모든 길목을 장악하겠다는 겁니다. 고객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면 어떤 골목도 놓치지 않겠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온•오프를 아우르는 소매유통의 대제국을 꿈꾸는 겁니다.
아마존의 야망에서 ‘옴니채널 전략’을 읽습니다. ‘옴니(omni)’는 ‘모든(all)’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아마존의 목표는 고객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채널의 통합과 연결을 통한 일관된 브랜드경험 제공입니다. 각 유통채널의 특장점을 결합해 어떤 채널에서든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 같은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채널에서 탁월한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자산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의 온라인 사업과 오프라인 사업은 별개였습니다.
사업의 속성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각 채널 별 고객 속성이 다르다는 이유도 한몫 했습니다. 그랬던 두 채널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의 온라인 진출이야 이미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들이 그렇게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의 진출’이라는 역방향의 흐름이 생겨났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특정 채널에서만 구매를 하는 고객은 없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고객은 가격이 싼 온라인 채널만 선호할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된 겁니다. 오프라인에서 만져 본 물건을 온라인에서 결제하고(쇼루밍•Showrooming), 또 온라인에서 발견한 물건을 오프라인에서 확인하고 구매하는(역(逆)쇼루밍),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구매를 하는 고객의 구매패턴을 알게 된 겁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라는 새로운 흐름이 생겨난 배경입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의 진출은 단순히 매장을 여는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 중인데요. 그 중 하나가 ‘비콘(Beacon)’입니다. 비콘은 위치 정보 전달을 위해 주기적으로 특정신호를 전달하는 기기를 말합니다. 예전의 봉화나 등대를 떠올리시면 쉬울 듯합니다. 여기에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 붙으니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이를테면 우리 매장 반경 100미터 이내로 고객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이를 감지해 교신할 수 있는 겁니다. 가령 온라인몰에서 우리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어둔 고객이 우리 매장 근처를 지나갈 때 이를 인식하여 매장의 위치를 안내해주거나 해당 제품에 대한 할인쿠폰을 보내주는 식입니다.
매장에 고객이 들어오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보내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비콘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검진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검진을 접수하고 자신의 정보가 등록된 스마트 기기를 수령한 후 안내된 검사실 가까이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검사가 자동으로 접수됩니다. 본인의 검사 차례가 되면 진동으로 알려줍니다. 또한 스마트 기기의 화면을 통해 대기 순번, 검진 진행 상황, 검사 관련 정보, 검진 센터 내에서의 내 위치 등을 알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 운영함으로써 최고의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겁니다. 고객이 어떤 채널을 이용하더라도 항상 일관된 품질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 채널에서는 이렇게, 저 채널에서는 저렇게’가 아니라 통합적이고 입체적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브랜드경험을 갖도록 하는 겁니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나라 사람들의 옷은 바느질 자국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의미입니다. 작금의 세일즈 환경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할 말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기에 모바일을 넘나들며 구매를 하는 고객에게 그 경계를 느끼지 못하게끔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우리 서비스의 채널간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심리스(seamless)’란 단어도 그렇습니다. 이음매가 없다는 뜻입니다. 어떤 채널을 이용하건 그 이음새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끄러운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게 옴니채널 전략의 본질이자 뿌리입니다.
“이 제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하신 거라 저희 매장에서는 반품이 안 됩니다.” 우리 패션기업들의 씁쓸한 현실입니다. 반품은커녕 교환도 안 되는 업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사업부서가 다르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채널이 마치 전혀 다른 회사인 것처럼 운영되고 있는 겁니다. 이 정도면 ‘무봉(無縫)’의 매끄러운 서비스가 아니라 불편하기 짝이 없는 ‘만봉(萬縫)’의 행패나 다름이 없습니다.
온오프라인 매장간 장벽을 깨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오프라인에서도 반품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 확인한 제품을 모바일로도 구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문 상품의 배송과정과 현재 위치도 실시간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이런 게 옴니채널입니다. 중심은 늘 그렇듯이 고객
입니다.

▶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 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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