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포춘코리아500]오리온, “해외 시장 경쟁력 앞세워 125계단 깜짝 상승”

[포춘코리아500]개별 기업 CASE STUDY | 오리온

  • 기사입력 2019.10.29 13:20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오리온은 ‘2019 포춘코리아500’에서 전년 대비 125계단이나 상승한 228위에 랭크됐다. 위축된 내수 경기, 사드 보복 같은 외부 변수 등 악조건 속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오리온이 써 내려간 반전 드라마를 들여다본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뉴시스] 오리온에서 운영중인 '초코파이하우스' 매장 내부 모습.
[사진=DB] 오리온에서 운영중인 '초코파이하우스' 매장 내부 모습.

최근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과자가 하나 있다. 바로 ‘랑리거랑(浪里个浪)’이라는 이름의 스낵이다. 홑겹의 과자 2~3개를 한 번에 씹는 듯한 식감과 겹겹이 배어든 양념이 풍미를 자아내며 중국내에서 ‘스타과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월 열린 중국 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식음료 포럼 ‘FIBF(Food and Beverage Innovation Forum) 2019’에서 ‘랑리거랑’은 중국 내 인기를 반영하듯 큰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 행사는 100여 곳의 글로벌 식품업체가 참석해 식품업계의 혁신과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당시 랑리거랑은 맛 뿐 만아니라 독특한 식감과 제조 설비 및 기술력 측면에서 글로벌 업체들의 주목을 받으며 ‘최고 스낵식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 내에서 큰 인기와 주목을 받고 있는 랑리거랑은 국내 식품기업 오리온이 지난 2017년 3월 선보인 스낵과자 ‘꼬북칩’의 중국명이다. 꼬북칩은 지난 2018년 5월 ‘랑리거랑’으로 중국에 출시된 이후 1년 만에 무려 6,000만 봉 가까이 판매됐다. 현재 오리온은 베이징 인근에 마련된 오리온 중국법인의 랑팡 공장과 상하이 공장에서 랑리거랑 생산을 하고 있다.

오리온에게 랑리거랑의 흥행은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17년 사드배치 갈등으로 촉발된 경제보복 논란 이후 급감했던 중국 매출을 일정부분 회복함과 동시에, 오리온 전체 매출의 반등을 불러온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리온은 지난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 1조 9,269억 원, 영업이익 2,82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영업이익은 77% 성장한 수치다. 이러한 성장세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크게 작용했다.

중국 법인은 랑리거랑 등 신제품의 성공과 소매점 매대 점유율 회복 기조, 온라인 채널 확대 등에 힘입어 2018년 기준 9,3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비용 효율화와 판매 채널 개선, 영업 및 물류 등 사업 구조 혁신 효과로 전년 대비 7배 이상 늘어난 1,410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사드 이슈 발생 전 2016년도 수준인 15%대로 회복됐다.

오리온 측은 지금의 매출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거는 충분하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 고객 추천지수, 고객 만족지수, 종합 브랜드가치 경영대상 등 4관왕을 달성하며 중국 대표 제과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또 앞서 언급한 랑리거랑 뿐 아니라 ‘혼다칩’, ‘디엔디엔짱’(감자엔 소스닷), ‘초코파이 딸기맛’, ‘큐티파이 레드벨벳’ 등 핵심 제품들은 모두 판매량이 20% 이상 성장하며 변함없는 인기를 증명했다.

오리온의 중국 매출 회복세는 곧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오래전부터 오리온은 규모가 작은 내수 시장에 집중하기 보단,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국교 수립 이전부터 중국시장을 주목했고, 경쟁 제과업체들이 크게 눈여겨보지 않았던 러시아, 베트남 등의 신흥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이러한 ‘선견지명’은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제과업계 사이에서 오리온이 독보적인 행보를 걸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과 러시아에서도 오리온은 ‘국민 과자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1%, 19% 가량 성장한 2,330억 원, 4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초코파이’, ‘마린보이’(고래밥), ‘오스타’(포카칩)등 주력 상품 모두 20% 이상 크게 성장하며 현지 제과 시장을 선도했고, 편의점·체인스토어 등 신규 유통 채널의 적극적인 점포 확대 등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러시아에서도 신제품 ‘초코파이 다크’와 ‘초코칩 초코파이’를 통해 현지 시장 내 초코파이의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또 비스킷, 스낵 등 제품 다각화를 통한 브랜드 라인업 강화, 뜨베리주 신공장 투자 등을 기반으로 유럽시장 공략의 토대를 다질 방침이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리온은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전략을 기반으로 침체된 내수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7월 론칭한 간편대용식 ‘마켓오 네이처’가 서있다.

오리온은 국산 콩, 과일 등 원물을 그대로 가공한 ‘오!그래놀라’, ‘오!그래놀라바’와 원물요리간식 ‘파스타칩’ 등 마켓오 네이처 제품을 앞세워 간편대용식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5개월 만에 1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고, 지금까지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오리온]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이 판매중인 제품들.
[사진=오리온]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이 판매중인 제품들.

마켓오 네이처 뿐 아니라 꼬북칩’, ‘태양의 맛 썬’, ‘생크림파이’, ‘마이구미’ 등 기존 제품 및 신제품의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국내 매출 7,110억 원,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인 92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오리온은 스낵, 파이, 젤리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간편대용식, 디저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도 본격화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특히 음료사업의 경우 11월 중 프리미엄 기능성 물 제품 ‘제주용암수’를 출시해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오리온이 선보일 예정인 제주용암수는 제주 용암해수의 염분을 걸러내 제거한 뒤 이 과정에서 빠져나간 미네랄을 다시 보충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혼합음료다. 오리온은 지난 2016년 제주용암수 지분 100%를 인수, 3,000억 원을 투자해 공장과 물류센터를 건설하며 제품 개발에 집중해왔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주용암수의 메인 타깃은 중국이지만 국내에서도 이번 신제품을 앞세워 미네랄워터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저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주요 KTX역사와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관광명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초코파이 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초코파이 하우스에서는 오리온의 디저트 카페 ‘랩오(Lab O)’의 파티셰들이 만든 레시피와 엄선된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해 만든 디저트 초코파이를 포함해 프리미엄 초코파이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오픈 1년 만에 누적판매량 160만 개를 돌파할 정도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익산 공장에 디저트 초코파이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등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초코파이 하우스 매장 전국 확대를 통해 디저트 초코파이를 대한민국 대표 디저트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6월 오리온은 인적분할이라는 변화를 선택했다. 종전 오리온의 투자사업 부문을 존속법인이자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로 바꾸고, 사업회사 부문은 인적 분할해 신설법인 ‘오리온’을 설립했다. 사업회사 오리온은 같은 해 7월7일 증시에 재상장했다.

당시 결정은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었다.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미디어업, 건설업 대신 강점을 갖고 있는 식품업을 확대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것이 오리온의 ‘큰 그림’이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오리온의 거침없는 광폭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백운목 애널리스트는 “중국, 베트남 등 주력 해외시장에서는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간편대용식·견과류·디저트 등으로의 영역 확대 뿐 아니라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 전략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