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시장을 점령한
신흥기업들의 파괴 전략
디커플링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지음 / 김인수 옮김 / 인플루엔셜 / 24,800원
2000년대 들어 e커머스가 대두하면서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보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쇼루밍 현상이 기존 유통공룡들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쇼루밍 현상은 초기에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문제로만 인식됐지만 실제로는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미디어, 통신, 금융을 비롯해 숙박, 운수업까지 거의 전 분야의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런 변화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이들은 마침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새로운 물결에 휘청이는 거대 기업들의 위기 패턴이 유사하다는 것과 이들 기업을 공격한 신생기업들의 공격 역시 비슷한 패턴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신생 기업들의 비슷한 공격 패턴인 디커플링에 주목했다. 디커플링은 그 이름과 같이 분리하기, 해체하기, 끊어내기를 뜻한다. 신생업체들이 기존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소비활동 프로세스를 끊어 필요한 부분만 취하더라는 것이다. 기존 시장을 뒤집고자 하는 혁명가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급진적인 超해법이란?
래디컬 마켓
에릭 포즈너, 글렌 웨일 지음 / 박기영 옮김 / 부키 / 25,000원
오늘날 전 세계가 불평등, 독점, 경기 침체, 정치 불안, 포퓰리즘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보수와 진보로 나뉜 두 진영은 부자증세와 재분배, 민영화와 규제 완화 같은 처방을 50년 동안 반복해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위 질문에 답하고자 쓰여졌다. 세계적인 법학자 에릭 포즈너와 마이크로소프트 수석연구원 글렌 웨일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과 사회를 전면 재설계하자는 것이다.
두 저자는 사적 소유 그 자체가 독점의 근본적인 배경이라며 사유재산으로 인한 부와 권력의 집중이야말로 모든 현실 문제의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동시에 그럼에도 자본주의는 최선의 해법이라며 진정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경쟁시장을 만들어 이를 해결하자고 제안한다.
우리가 잘 몰랐던 혹은 폄하했던
8개 미중 기업의 숨은 전략들
미중 플랫폼 전쟁 GAFA vs BATH
다나카 미치아키 지음 / 정승욱 옮김 / 세종서적 / 18,000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와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기업들 역시 미래 산업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전략 하나하나가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 빅이슈라 할 만하지만, 이를 냉철하게 파악하고 있는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당장 우리만 해도 그렇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은 우리 아이들도 알 정도로 익숙한 이름이지만 그들이 진정 몰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실질적인 사업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화웨이,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가성비 좋은 전자제품이나 게임 등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안다고 착각했던 GAFA 기업들과 폄하했던 BATH 기업들의 숨은 전략과 진면목을 드러냄으로써 우리에게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인구학적ㆍ경제학적 시각으로
풀어낸 베트남의 기회와 가능성
2020-2040 베트남의 정해진 미래
조영태, 쩐 밍 뚜언, 응우옌 쑤언 중 지음 / 북스톤 / 16,000원
대한민국의 산업 역동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경기침체까지 겹친 모습이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기업이나 사업가들에게 수년 전부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베트남이다.
이 책은 조영태 서울대학교 교수와 쩐 밍 뚜언 베트남 국립 사회과학원 대학원 부원장, 응우옌 쑤언 중 베트남 국립 사회과학원 경제학연구소 교수가 공동 집필해 눈길을 끈다. 한국과 베트남의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베트남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책 곳곳에는 베트남 사업과 투자를 위한 인사이트가 가득하다. 베트남 부동산이 당장 뜨기 어려운 이유와 하노이, 호치민 이외 지역의 성장 가능성,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으로서의 접근 비교 등 내용이 특히 알차다.
맨바닥에서 시작해 정상에 선
中 젊은 자수성가 부자 보고서
중국의 젊은 부자들
김만기, 박보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15,000원
이 책은 중국의 80~90년대생 자수성가형 부자 13인의 성공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전 세계 드론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DJI의 왕타오, 전 세계 10대들의 온라인 놀이터 ‘틱톡’ 광풍을 일으킨 바이트댄스의 장이밍, 중국 안면인식 기술의 선두주자 쾅스커지의 인치 등 인물의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한 위인전이나 옴니버스식 인물 에세이를 지향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왜 창업을 했으며 어떤 마인드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으며 사회적 가치는 어떻게 실현해 가고 있는지 등 내용도 함께 담았다. 기업인 평전을 가장한 준경영서이기도 한 셈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왜 중국에 유독 젊은 부자들이 많은지, 그들은 어떻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중국의 젊은이들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다.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내면의 충동ㆍ동기를 파헤친
인간 본성에 관한 18가지 법칙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 이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32,000원
이 책은 세계적인 밀리언 셀러 ‘권력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로버트 그린의 신간이다. 로버트 그린은 이 책에서 인간 본성에 관한 18가지 법칙을 통찰해 인간의 진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대부분 의식적이고 의지에 따른 것으로 생각한다. 무의식이 있을지언정 자신의 이성이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믿는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생각이 만용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여러 힘의 지배를 받고 또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책은 이처럼 개인을 지배하는 인간 본성을 논한다. 로버트 그린은 막연한 추론이 아니라 심리학과 과학,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적 고찰과 증거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가 왜 부활한 마키아 벨리라 불리는지 이번 책에서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