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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집도하는 과감한 수술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집도하는 과감한 수술
  • 하제헌 기자
  • 승인 2019.10.04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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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사업 전폭 투자ㆍ적자 법인 청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오랜 기간 적자를 내 수익성에 제동이 걸린 해외 법인은 과감히 청산하고, 경쟁력이 확보된 사업의 내실은 강화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 아트홀에서 열린 2019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 아트홀에서 열린 2019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부진한 철강업황 속에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돌파하며 8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했다. 전 세계 철광석 가격 급등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선방한 결과다. 이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구조조정 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7월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할 당시 국내 철강업계는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 무역 규제 등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뿐만 아니라 비철강 그룹사업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줄곧 재무 및 기획부서에서 근무한 ‘재무전문가’다. 이 때문에 회장 선임 당시 포스코그룹을 이끌 적임자로서 불안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특히 전임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시절 최 회장이 가치경영실장으로 구조조정을 이끌었던 만큼 2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란 불안감도 공존했다(최 회장은 2015년부터 포스코 컨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실장을 맡아 그룹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예상대로 최 회장은 권 전 회장 시절 단행했던 구조조정을 더욱 강도높게 추진하는 계획을 내놨다. 최 회장이 취임 100일 맞아 발표한 개혁방안에는 이런 속내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개혁안에는 본업인 철강제품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음극재 (리튬2차전지를 충전할 때 리튬이온을 받아들이는 소재)와 양극재(리튬2차전지가 방전됐을 때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소재) 등 신성장산업 확충 방안이 담겼다.
첫 구조조정은 지난 2009년 시작한 합성천연가스(SNG•Synthetic Natural Gas) 사업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지만, 셰일가스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연간 1,000억 원대 적자가 이어졌고, 결국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10년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2007년 순천에서 시작한 마그네슘 사업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사업 시작 당시 마그네슘은 철과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높고 가볍다는 장점으로 신소재로 주목 받았다. 이에 포스코는 전남 순천 해룡공단에 국내 최초로 생산공장을 짓고 상업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강릉에도 관련 설비를 마련했다. 그러나 강릉공장이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일찌감치 생산을 중단했고, 순천공장 역시 마그네슘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외면받으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현재 순천공장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구조조정은 과감했다.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거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규모와 상관없이 정리했다. ‘실질•실행•실리’를 경영철학으로 공언한 최 회장식 구조조정이 추진된 데 따른 결과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부임한 이후 상당히 빠르게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가 전임 회장 시절 진행하던 구조조정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취임하자마자 불과 1년만에 조단위 사업을 쳐낼 수 있는 과감함에 대해 업계는 꽤 놀랍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 제강공장 전기로에 고철을 넣고 있는 모습.
포항제철소 제강공장 전기로에 고철을 넣고 있는 모습.

현재 최정우 회장은 ‘부진한 사업 정리’와 ‘신사업 확대’ 투트랙 전략을 실천해 옮기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분기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전기도금강판 생산•판매법인인 ‘광동순덕포항강판(POSCO Guangdong Coated Steel)’을 중국 ‘강소위간과기유한회사’에 팔았다. 광동순덕포항강판은 포스코(지분율 87.04%)와 포스코차이나(10.04%), 베이찌아오투 자관리유한공사(2.92%)가 함께 투자한 합작사로 1997년 4월 설립 당시 국내 최초로 광동에 지분을 투자한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건축자재용 아연도금강판, 전기강판 등을 생산하며 꾸준히 생산능력을 늘려왔다. 2012년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우수기술 기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공급과잉 여파로 사업성이 줄면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100억~200억 원 안팎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수익 악화가 지속됐다. 2016년부터 두 자리수의 수익을 내며 다시 흑자 전환에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59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고꾸라졌다. 결국 설립 22년 만에 매각을 결정했다.
이 외에도 2008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 카이마에 설립한 철강재 가공 및 판매법인인 POSCO Gulf SFC LLC 역시 지난 2분기 중 청산을 완료했다. 이 회사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철강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만들어졌지 만 결국 지속되는 적자를 버티지 못했다. 2017년, 2018년 연속으로 각각 27억 원, 6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아울러 포스코 계열사 역시 미래가 보이지 않는 해외 법인을 정리했다. 포스코 건설은 2017년부터 7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POSCO E&C 태국 법인을 최근 청산했다.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이 법인은 프로젝트와 연관된 시공 법인으로 지난해부터는 아예 프로젝트가 없어 실적도 없었다”면서 “전년도 실적 악화뿐 아니라 지난해 일감이 아예 없었던 점도 청산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회장은 미래가 그려지는 해외 사업에 대해서는 ‘집중 및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는 양•음극재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7조원 규모로 키워 그룹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그룹 내 양극재•음극재 사업을 통합해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하며 2차전지소재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최 회장은 지난달 중국 저장성에 양극재 공장 준공을 완료하며 2차전지 소 재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포스코가 60%,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중국 화유코발트가 지분 40%를 각각 투자한 이 공장의 양극재 생산 규모는 연간 5,000톤이다. 이번 중국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는 연간 2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내년까지는 규모를 4만5,000톤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에는 연료전지사업에서도 승부수를 던졌다. 연료전지는 충전해서 사용하는 2차전지와 달리 충전 없이 고용량•고효율의 전지를 교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도 높아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사업은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과도 관련이 깊은 사업이다.
지난 9월6일 포스코에너지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신설법인 ‘한국퓨얼셀’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발전설비는 포스코에너지가 맡고 한귝퓨얼셀은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 제조,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유지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직원이 자체개발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로 수집·분석한 정보를 활용해 조업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 직원이 자체개발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로 수집·분석한 정보를 활용해 조업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사업은 지난 5년간 4,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적자 원인으로 기술이 완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리•유지 비용이 판매 가격보다 높았던 것을 꼽는다. 정부의 지원 발표와 기술의 안정화 그리고 판매 단가 상승으로 적자에서 탈출할 여건이 점차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정우 회장은 비록 적자가 나더라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 회장은 광동순덕포항강판이 2012년 10월 법인 분할을 결정한 후 신설된 자동차 강판 생산법인인 ‘광동포항기차판유한공사(POSCO Guangdong Automotive Steel)’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방문 시 이곳을 둘러봤다. 중국 자동차강판 시장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법인은 연간 45만 톤 생산 규모로 주 고객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연간 기준으로 7년만에 영업이익 5조원 클럽에 복귀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64조9,778억 원의 매출과 5조5,42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19.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8.5%를 나타냈다. 포스코의 실적은 수 년간에 걸친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에 따른 성과로 철강업계 불황 속에서도 두드러진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세계 철강 시황이 회복된 덕도 있지만, 지난 4년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취임 2년차를 넘어선 최정우 회장은 긴 호흡으로 멀리 보고 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본업인 철강사업이 장기 침체기를 맞더라도 신사업 발굴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의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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