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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순풍 타고 선전한 현대건설

업계 불황 속 ‘건설 맏형’은 건재하다

  • 기사입력 2019.10.04 13:45
  • 기자명 하제헌 기자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굵직한 사업을 잇달아 따내고 있다. 하반기 해외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도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하제헌 기자 zzuru@hmgp.co.kr◀

현대건설 본사 전경.
현대건설 본사 전경.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9월15일까지 국내 기업들의 해외수주는 138억7,276만 달러(약 16조5,3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은 2010년 716억 달러(82조6,000억 원)까지 늘어난 뒤 600억 달러대를 유지하다가 저유가 등의 여파로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로 급감했다. 작년에는 수주액이 321억 달러로 소폭 늘었지만 활황 때의 절반에 불과하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목표 수주액의 절반 이하의 실적을 올리는 데 그친 반면,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올해 해외수주 목표의 48%를 채웠다. 현대건설은 2019년 해외수주 목표액을 13조1,000억 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약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는 국내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해외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중동지역에서 연이어 수주에 성공했어요.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까지 신시장인 인도네시아 개척에 성공하면서 국내 다른 대형건설사들과 다른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만 해외시장에서 52억 달러(약 6조2,176억 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5월 이라크에서 총 24억5,000만 달러(약 2조9,249억 원) 규모의 초대 형 해수플랜트 공사를 따내면서 올해 마수걸이 해외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두 달 뒤인 지난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Aramco, 아람코)가 발주한 27억3,000만 달러(약 3조2,884억 원) 규모의 마잔(Marjan)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 12 프로젝트를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당초 목표했던 해외수주액의 절반 가까이 근접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사우디•이라크 수주 성공
지난 7월9일(현지시간) 아람코 다란 본청에서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총 27억3,0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 패키지 12’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수주한 두 공사는 아람코가 발주한 플랜트 공사다.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담맘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250km에 위치한 마잔 지역 해상 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와 원유를 처리하기 위한 주요 공사들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개발 프로젝트(패키지6,12) 위치도.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개발 프로젝트(패키지6,12) 위치도.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개발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 모습.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개발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 모습.

패키지 6은 총 공사금액이 약 14억8,000만 달러(약 1조7,189억원) 규모로 공사기간은 착공 후 41개월이다. 원유와 가스를 분리 처리하는 기존 공장에 하루 3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가스를 추가로 분리 처리할 수 있게 확장하는 공사다.
패키지 12는 공사금액이 12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4,570억원)규모로 공사기간은 착공 후 41개월이다. 2,500MMSCFD(Million Standard Cubic Feet per Day, 1일당 백만 표준 세제곱피트) 가스를 처리하는 육상 플랜트에 전력과 용수 등 공장 운영에 필요한 시설을 공급하는 설치 공사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 입찰 평가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사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발주처인 아람코로부터 우수한 기술력과 성공적인 시공능력을 인정받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발주한 카란 가스 처리시설 공사(14억 달러, 2012년 완공), 쿠라이스 가스 처리시설 공사(7억 달러, 2009년 완공)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바 있다. 또한, 현재 우스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공사(7억 달러, 2019년 11월 완공 예정)를 진행하면서 발주처와 두터운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가 말한다.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발주한 공사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공정 수행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도 대형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뿐만 아니라 중동지역에 추가로 발주될 공사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22일 현대건설은 이라크에서 총 24억5,000만 달러(약 2조 9,249억 원) 규모의 해수공급시설 공사LOI(낙찰의향서)를 접수했다. 이 공사는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석유회사(Basrah Oil Company)가 발주한 바스라 남부 유전의 원유 증산을 위해 유정에 주입할 물을 생 산(하루 5백만 배럴 용량)하는 해수처리 플랜트 프로젝트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수주한 초대형 공사로 공사기간은 착공 후 총 49개월이다. 이라크 당국은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원유 생산량 증산과 동시에 자국 경제성장 기반마련에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가 말한다. “현대건설은 두 차례에 걸친 이라크 전쟁 중에도 끝까지 현장에 남아 공사를 수행했습니다. 이라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주요 국책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죠. 이렇게 쌓인 신뢰감이 이번 수주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재건을 위해 지속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공장, 전력시설, 주택 등 다양한 분야의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도 해외수주 가능성 높아 
중동은 현대건설의 전통적인 수주 우위지역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975년 쥬베일 산업항 공사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이후 총 156여개, 약 170억 달러(약 20조 2,0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1977년에는 바스라 하수도 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이라크에도 진출했다. 이때부터 알무사임 화력발전소 공사, 북부철도, 바그다드 메디컬시티,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 총 39건, 약 70억 달러(약 7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공사를 따낸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우스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전경.
사우디아라비아 우스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전경.
사우디아라비아 우스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전경.
사우디아라비아 우스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전경.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에도 해외수주 확대기조를 이어가 2019년 해외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건설은 낙찰의향서를 받은 이라크 유정 물 공급시설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파나마와 이라크 바그다드 도시철도 공사, 이라크와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이라크 중질유 분해시설 프로젝트 등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복합화력발전소, 도시철도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사업 후보군이 줄어들고 있는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입찰 파이프라인이 풍부해 지속적인 수주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중동의 경우 기초화학 플랜트 중심 발주가 진행 중이고 석유화학 플랜트도 내년부터 발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 함께 나서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건설사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원전 2기 건설을 발주할 예정이다. 중동에서 원전을 지은 경험이 있는 한국전력과 국내 건설사들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미국, 프랑스 등 5개 예비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술평가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현대건설은 과거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어 수주 성공에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최근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사업을 따내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수주 물꼬를 텄다. 이 사업에서 현대엔지니어링 몫은 21억7,000만 달러(2조6,000억 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 누적 해외수주 40억 달러(약 4 조7,500억 원)를 쌓아 연초 목표했던 43억 달러를 거의 달성했다.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사업의 발주처인 페르타미나(PT Pertamina)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국영 석유가스공사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번 사업을 통해 앞으로 발주될 인도네시아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로써 올해 초 ‘건설명가 재건’을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 구축 전략’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해외수주 목표액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 모두 성공적
현대건설은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모두 개선시키며 ‘건설업계 맏형’ 위상을 뽐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건설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 지표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2017년 8조3,475억 원에서 박동욱 대표가 취임한 2018년, 7조7,783억 원으로 6.8% 감소했다. 박동욱 대표 체제 2년 차인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조5,595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했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 상승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주요 건설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삼성물산(건설부문) 0.9%, 대림산업 17.3%, GS건설 22.8%, 대우건설 24.1%씩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5,104억 원에서 2018년 4,394억 원으로 악화됐다가 2019년 4,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2017년 2,594억 원, 2018년 3,418억 원, 2019년 3,482억 원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이 현재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현대건설이 현재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현대건설이 현재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현대건설은 ‘2019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DJSI)’ 평가에서도 글로벌 상위 10% 기 업임을 의미하는 'DJSI World'에 10년 연속 편입됐다. DJSI는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했다. 세계 최대 금융정보사인 미국 ‘S&P 다우존스 인덱스’와 글로벌 지속가능경영평가 전문업체인 스위스 ‘로베코샘(RobecoSAM)’이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투자지수다. 평가결과는 기업의 대외 신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국제적 기관투자자들의 사회적 책임 투자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2,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한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DJSI World’를 부여한다. 지역별로 세분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600대 기업 중 상위 20%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DJSI 아시아 퍼시픽(Asia Pacific)’을, 국내 200대 기업 중 상위 30%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DJSI 코리아(Korea)’를 부여한다.
현대건설은 DJSI World에 지난 2010년부터 10년 연속 편입됐다. 이는 해외 건설시장의 매출 1•2위 기업인 스페인의 그루포 ACS(Grupo ACS), 독일의 혹티프(HOCHTIEF)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DJSI World에 10년 연속 편입된 것은 경제•환경•사회적 측면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며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 선도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성실히 수행해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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