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성지 순례의 안전과 인원 관리를 위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By Daniel Bentley
보통 실리콘 밸리를 ‘기술의 메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 이 이슬람 성지도 기술적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8월 중 200만 명 이상의 이슬람 교도들이 메카 순례를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의 이 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순례는 전 세계 18억 이슬람 신자 모두가 경제적 및 육체적 능력이 닿는 한, 평생 해야 하는 여정이다. 사우디 정부 입장에서는 순례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지난 2015년 메카의 미나 Mina 인근에서는, 군중들이 몰리는 바람에 2,000여 명의 순례자가 숨졌다
이후 사우디 정부는 생체인증부터 블록체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160여 개국에서 온 방문객들이 순례 기간 동안,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난해 ‘메카 순례 해커톤’도 처음 개최했다. 당시 프로그래머들과 창업가들은 ‘순례 지원’ 앱과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36시간 동안 밤낮 없이 경쟁을 벌였다. 최종 우승은 사우디 여성 팀이 차지했다. 이들이 고안한 스마트폰 앱은 비(非) 아랍인들이 온라인 통역지원을 받지 않아도, 표지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들은 앱 지분 15%의 대가로 50만 달러를 받았다.
성지 순례를 담당하는 정부 부서는 올해 스마트카드 프로그램을 시범 시행 중이다. 이 카드는 순례자 2만 5,000명의 신원과 의료 및 연락 정보를 저장하고, 위치를 추적한다. 사우디 당국은 이 위치 데이터를 모형화함으로써, 군중들의 움직임을 한발 앞서 예측하고 또 다른 치명적인 충돌을 예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현재 방문객 수는 제한돼 있다. 따라서 살아 있는 모든 이슬람 교도들이 메카 순례를 하려면 580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2030년까지 매년 3,000만 명의 순례자를 수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따라서 기술 투자는 이런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