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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경험 많은 리더의 딜레마와 극복방안

  • 기사입력 2019.09.26 14:37
  • 기자명 신제구 교수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10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조직에서 리더가 존중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직급 때문만이 아니라 리더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경험 때문이다. 리더의 경험이 성과의 한 예측요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리더의 경험을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Fortune Korea] 그 이유로는 리더의 경험이 조직의 성과를 예측해주는 확률이 점점 줄었거나 오히려 성과에 장애요인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리더의 경험이 반복해서 긍정적인 가치를 양산하기도 전에 리더의 경험이 품고 있는 지식과 정보가 다양한 이유로 변질되거나 오염되는 경우가 있다. 더욱이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고 과거 경험에만 의존하여 리더가 의사결정을 한다면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리더가 자신의 경험을 재점검해보는 것이 리더의 성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리더의 경험이 초래하는 몇 가지 딜레마와 극복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딜레마 1. 경험기반의 성공모델에 대한 집착.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있다. 경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예측해준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최근의 변화는 성공모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의 성공모델이 가능했던 시대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즉 과거에 통했던 성공의 방식이 지금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비유를 들자면 영화 ‘관상’에서 관상쟁이 김내경(송강호 역)은 수양대군의 역모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 아들을 잃은 후 낙향하였는데 어느 날 한명회가 찾아왔을 때 “나는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파도만 보고 바람을 보지 못한 것이죠”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과거의 성공을 반복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과거의 성공모델에만 집착하고 상황의 변화를 보지 못한다면 리더의 경험은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경험에 의존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딜레마2. 경험이 제공하는 정보와 지식에 대한 지나친 확신. ‘지식 반감기’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거치가 반 토막 나는 기간을 의미한다. 조직에서 과거 30년 동안 써먹었던 지식이 요즘은 5년 미만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IT분야는 지식의 수명이 더욱 짧아졌다고 한다. 따라서 리더는 지속적해서 자신의 정보와 지식을 점검하고 학습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자칫하면 과거에 학습했던 정보와 지식을 점검 없이 재생하거나 고집스럽게 활용한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만약 정보와 지식의 변화가 지나치게 빠른 요즘에 불안해진 리더가 과거의 익숙한 정보와 지식에 의존하고자 한다면 이미 그 리더의 능력은 조직에서 의심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이 경험한 정보와 지식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지속해서 지식 축적과 학습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타인과의 지식교류가 어렵다면 유튜브와 같은 혼자서도 학습할 수 있는 훌륭한 학습도구를 활용하거나 기타 다양한 방법으로 부지런히 자신의 정보와 지식을 품격 있게 업그레이드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딜레마3. 경험을 공유하는 제한적 인맥을 선호하는 습관. 누구나 자신이 활동하는 범주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즉 다른 분야 사람들과는 개인적 친분 혹은 특별한 이유가 아니고는 의도적으로 인맥을 형성하지 않는다.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과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매일 보던 사람을 보든가 아니면 매일 만나는 사람과 또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제는 인맥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정보와 지식이 있고 또 다른 다양한 경험이 있다. 즉 다양한 사람과의 인맥을 넓혀야 리더 자신의 경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경쟁자가 다양해졌고 사람을 통한 정보와 지식의 행태가 변했기 때문이다. 인맥이 제한되면 정보도 제한되고 지식도 멈추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문가의 지식과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경험을 스와핑해야 한다. 제한적 인맥은 때때로 지식적 근친상간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했던 말을 반복하고 알고 있는 것을 재확인만 해서는 리더에게 발전은 없다. 따라서 다양한 인맥은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줌으로써 리더에게 새로운 관점과 용기를 줄 수 있다.

딜레마4. 경험의 상실에 대한 공포감과 변화에 대한 거부감.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변화는 피로감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리더는 마음속으로는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변화 그 자체가 싫은 것이다. 피곤함도 있지만 불안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없는 것이 ‘패자부활전’이다. 한번 밀리면 끝이라는 학습된 강박 DNA는 리더가 자신의 경험을 상실하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감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변화를 거부하기도 한다. 어쩌면 경험은 리더에게 ‘위로’는 주지만 ‘용기’를 주지는 못 하고 경험은 리더에게 ‘간판’은 되지만 ‘평판’으로는 부족하다. 경험만 믿으면 리더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하직원은 영리해졌고 조직은 냉정해졌다. 리더가 아무리 자신의 경험을 설명해도 그 경험이 현실에 먹히지 않는다면 무기력한 꼰대의 의미 없이 반복되는 레퍼토리에 지나지 않는다. 서글픈 일이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경험을 구걸하기보다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용기로, 자신의 몸값을 재평가받아야 한다는 각오로 자기 경험의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상과 같이 리더의 경험이 초래할 수 있는 딜레마와 극복방안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물론 리더의 경험은 위대하고 가치 있는 교훈이다. 리더의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지나온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리더의 고귀한 경험은 그 가치를 발휘하기도 전에 세상이 먼저 변하면 경험의 가치도 변하거나 오히려 왜곡되고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리더는 이제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자기의 재산과도 같은 경험이 반드시 자신의 경력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과 그 경력 또한 실력이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야속한 현실이 가슴 아프고 억울하겠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지금이라도 리더는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분류하고 그 분류에 따른 가치를 재정의하여 자신의 경력과 연결하여 실력을 다지는 기반을 만들면 된다. 경험이 바로 경력이 되고 경력이 바로 실력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다양한 음식재료를 갖고 있다고 해서 바로 요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요리를 한다고 훌륭한 음식이 되는 것도 아닌 것과 같다. 먼저 어떤 재료가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후에 지금의 재료로 어떤 음식이 가능한가를 정의 내려야 한다. 만약 음식의 종류가 정해지면 가장 훌륭한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법을 찾아서 학습하고 시도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재로도 요리법이 빈약하면 결과는 뻔하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성공과정은 유사한가 보다. 처음부터 훌륭한 의도와 강한 의지가 없는 리더는 없다. 단지 오랜 조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지쳐 무기력해질 수 있다. 그 화려한 경험이 리더의 ‘방어 수단’이 아니라 리더의 ‘성공 수단’이 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의 경험을 재점검하고 축적된 경험의 가치를 분류하며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과 연결하여 단단한 실력으로 재탄생 시켜야 한다. 어차피 리더에게 주어진 시간은 별로 없다. 지금 가진 경험이 꼰대의 변명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과거의 경험에 안주하지 말고 그 경험을 경력으로 경력을 실력으로 재생산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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