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코리아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르노삼성자동차가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태백 스피드웨이’에서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크게 르노 트위지 슬라럼 주행, 르노 마스터로 수동운전 하기, 르노 클리오 트랙 주행 등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Renault TWIZY 트위지
행사 시작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가 맡았다. 일정하게 배치한 원뿔 구조물(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 주행과 풀브레이킹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트위지를 몰고 슬라럼을 빠르게 통과하려면 브레이크는 사용하지 않고 가속페달만 조절해 움직여야 한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완전히 떼는 순간 전기모터가 정지하며 엔진 브레이크처럼 저항이 걸린다. 이 때문에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슬라럼을 통과하는 것이 포인트다. 트위지는 콘 사이를 안정적으로 빠져나갔다. 트위지는 껑충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하 지만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깔려있어 무게중심이 매우 낮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트위지는 저중심 설계로 절대로 전복되지 않는다”며 “마음껏 달려보라”고 했다. 슬라럼 코스를 빠져나온 뒤엔 긴급상황을 대비한 풀브레이킹 체험 시간을 가졌다. 주행 교관(인 스트럭터)은 “브레이크 위에 올라선다는 생각으로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라”고 설명했다. 트위지는 ‘끼이익 ~’ 소리와 함께 안정적으로 멈췄다.
트위지는 13kW짜리 전기모터를 품고 있다. 최고 출력 17마력, 최대 토크 5.9kg•m를 낸다. 공차중량은 475kg에 불과하다. 길이 2,338mm, 폭 1,237mm, 높이 1,454mm, 휠베이스 1,686mm다. 트위지는 일반가정용 220V 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다(3시간 30분 소요). 완충 시 최대 80km 거리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80km다. 인텐스와 라이프 트림 제품은 운전자 뒤에 동승객 1명이 탑승할 수 있다. 카고 트림은 뒷좌석을 트렁크로 대체해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트위지의 가격은 1,330만~1,480만 원이다. 서울시 기준, 총 710만 원의 지원금을 감안하면 620만~770만 원에 살 수 있는 셈이다.
Renault MASTER 마스터
두 번째 순서는 르노 마스터(버스, 밴)로 수동변속기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과거 수동변속기 차량으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뒤 잠깐 수동변속기 차량을 몰고 다닌 경험이 있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마스터 버스 운전석에 앉아 좌석 위치를 조정한 뒤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1단에 밀어 넣었다. 수동변속기 차량을 몰아본 지 아주 오래됐지만 몸은 발끝 클러치 감각을 기억하고 있었다. 클러치를 살짝 떼는 동시에 가속페달을 밟아 동력을 다시 이으려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지나자 차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높은 운전석은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해 운전을 더 쉽게 만들었다. 마스터의 수동변속기는 클러치 가동범위가 국내 수동변속기 차량 보다 짧다.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운전자가 힘을 덜 들이고 변속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속도가 높아지자 클러치를 밟고 2단으로 기어를 변속했다. 이어서 ‘S’자 코스와 ‘T’자 코스를 통과했다. 오랜만에 느껴본 수동변속기는 기계를 움직인다는 기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다.
마스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마스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전하기 위해 자동변속기 모델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 현재 마스터는 밴S(스탠다드)와 밴L(라지)모델, 버스(13, 15인승)가 판매되고 있다. 마 스터 밴 모델은 2.3리터 트윈터보 디젤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 출력 145마력을 내며 토크는 36.7kg•m에 이른다. 가격은 마스터 밴 S 2,900만 원, 마스터 밴 L 3,100만 원이다.
마스터 버스 역시 2.3리터 트윈터보 디젤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됐다. 다만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 토크 38.7kg•m로 밴 모델보다 조금 더 센 힘을 낸다. 가격은 15인승 4,600만 원, 13인승 3,630만 원이다.
Renault CLIO 클리오
마지막 프로그램은 트랙 주행. 총 길이 2.5km인 태백 스피드웨이는 코너를 6개 품고 있다. 르노 클리오 네 대가 트랙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클리오는 지난해 5월 국내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해치백의 인기가 낮다 보니 클리오의 판매량이 높지 않지만 전 세계에서 약 1,40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다. 르노삼성은 터키 공 장에서 만든 클리오를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직선 코스와 코너링 구간을 주행하며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효율적인 주행을 위해 ‘아웃-인-아웃’ ‘브레이킹-턴-가속’ 등을 익히며 최대한 인스트럭터의 주행라인을 따라갔다. 클리오는 1.5리터 디젤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트랜 스미션(DCT)이 맞물려 최고 출력 90마력, 최대 토크 2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수치로는 부족해 보이는 출력이지만 차체가 가벼워(1,225kg) 제법 잘 달리는 차다. 클리오는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차체 강성이 좋아 고속 구간이나 코너에서도 흔들림이 적다. 특히 인상적인 건 고속 주행 안정성이다. 속도를 낼수록 바닥에 달라붙는다. 동급 차종과 비교했을 때 주행 성능은 확실히 뛰어나다. 몸집이 작고 중량도 가벼워 다이내믹한 운전감이 매우 좋다. 정확한 핸들링도 강 점이다. 굽잇길에서 차체 앞부분이 코너 안쪽으로 예리하게 파고들며 접지 감각이나 노면 정보를 정교하게 전달한다. 차체가 좌우로 기우는 롤링은 부드럽지만, 절도 있다.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확실한 제동력도 갖췄다. 동급 모델보다 넓고 낮은 섀시와 정교한 서스펜션, 정밀한 조향 감각을 중시하는 유럽형 스티어링 시스템이 맞물린 결과다. 르노 클리오 가격은 1,954만~2,298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