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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절묘한 역작

TOUR DE FORCE

  • 기사입력 2019.10.01 10:43
  • 기자명 Phil Wahba 기자

전기 자전거가 미국 최대 자전거 제조업체들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By Phil Wahba

곤경에 처한 미국 자전거 산업을 구하기 위해, 몇 년에 한번씩 새로운 돌풍이 분다. 1970년대에는 유럽에서 건너온 10단 자전거가 전국적인 붐을 일으켰다. 10년 후에는, 산악자전거가 업계 판도를 바꿔 놓았다. 그로부터 몇 년 뒤에는, 투르 드 프랑스 대회의 미국 챔피언 랜스 암스트롱 Lance Armstrong으로 인해 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물론 그가 불명예스럽게 추락하기 전 이야기다.  

자전거 제조업체들이 수년간 주 수입원 제품의 판매 감소에 직면하면서, 이제 또 다시 새로운 종류의 자전거가 60억 달러 규모의 이 산업에 르네상스 동력을 불어 넣고 있다: 바로 전기자전거의 부상이다. 시장조사업체 NPD 그룹의 소매조사 서비스에 따르면, 전기 모터를 장착한 자전거의 지난해 판매량은 73%나 급증했다. 2017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산업 전반에 걸쳐, 그 동안 약 40만 대의 전기자전거가 팔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통적인 자전거 판매는 지난해 8% 감소했다.

2000년대 초 ‘암스트롱의 자전거’로 인기가 급상승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자전거업체 트렉 바이시클 Trek Bicycle은 이 시장에 일찍 올라타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 미국 전기자전거 시장의 선두업체로 자리 잡은 트렉은 스페셜라이즈드 Specialized와 일렉트라 Electra를 앞서고 있다. 회사의 연 매출 10억 달러 중 전기자전거가 20%를 창출하고 있다. 존 버크 John Burke 트렉 사장은 이번 붐이 업계가 맞은 새로운 황금기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버크(57)는 “출근하는 사람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려는 사람도 있고, 배우자와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아버지 딕 버크는 1976년 위스콘신 주 워털루 Waterloo에서 트렉을 공동 창업했다(연간 5,000마일을 달리는 사이클 애호가인 버크 자신도 전기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매디슨 근교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 며칠씩 지내곤 한다).

자전거 업계는 이런 전기자전거 붐을 통해, 전반적으로 큰 수혜를 입고 있다. 미국 전국자전거판매업자협회(NBDA)에 따르면, 전문 매장에서 전기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의 약 3배인 평균 3,5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훨씬 높은 가격은 전반적인 매출 감소를 메우고 있다. 실제로 전기자전거는 정말 비싸게 팔린다: 트렉의 도메인+ Domane+는 7,000달러에, 캘리포니아 모건 힐에 본사를 둔 스페셜라이즈드의 최고가 전기자전거는 1만 2,000달러 이상에 판매된다.

미국에서 전기자전거의 역사는 오래됐다. NBDA에 따르면, 최초의 기초적 특허는 1898년 출원됐다. 그리고 1996년 산요와 일렉트릭 바이시클 컴퍼니 Electric Bicycle Co의 조인트 벤처를 통해, 최초의 상업용 전기자전거가 탄생했다. 1년 후, 트렉도 제품 출시를 시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사실 트렉은 지난 수십 년간 실패를 거듭한 후, 최근 전기자전거 시장을 세 번째로 두드린 것이다. 미국에서 전기자전거가 성공한 것은 3년 밖에 안됐다. 특히 엄청난 인기를 끈 유럽의 독일과 네덜란드에 비해서도 몇 년 밖에 뒤지지 않은 것이다.

자전거 산업의 중요한 변곡점은 독일 제조업체 보쉬 제품과 같은 고성능 모터의 출시였다. 고성능 모터는 장거리 주행 시 연료 부족에 대한 사람들의 ‘거리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버크는 이 붐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보통 자전거 산업의 트렌드가 시작되는 유럽에서 희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전자자전거는 처음으로 일반 자전거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다수가 순수 자전거 애호가인 소매업자들은 자신들의 태도를 바꿔야 했다. 위스콘신에 소재한 휠 앤드 스프로킷 Wheel & Sprocket 체인의 공동 소유주 노엘 케겔 Noel Kegel은 “자전거 소매업계에는 속물 근성이 만연해 있다. 바로 전기자전거는 진짜 자전거가 아니라는 편견이다”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우리는 아무런 성장 동력도 갖지 못했다. 이제 우리에게는 엄청난 성장을 창출하고 있는 전기자전거가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이런 속물 근성은 스판덱스 복장을 한 주말 사이클 마니아 사이에서 더 널리 퍼져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붐을 이끄는 사람들은 전기자전거를 ‘공리주의적’인 관점에서 본다. 예를 들어, 암스테르담 주민의 약 57%가 주로 통근 방법으로 하루에 한 번 자전거를 이용한다. 전자자전거는 그들이 출근길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리지 않고,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게 도와준다.

전기자전거 붐은 변화하는 자전거 주행 습관과 일치한다: 스포츠 & 피트니스 산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미국의 사이클 애호가(연간 최소 26회 이상 타는 사람)는 14% 감소했다. 반면 가끔 자전거를 타는 사람(전기자전거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은 7% 증가했다.

트렉의 전기자전거들은 보쉬의 최신 고성능 모터로 구동된다. 사진=포춘US
트렉의 전기자전거들은 보쉬의 최신 고성능 모터로 구동된다. 사진=포춘US

버크는 미국의 자전거 문화가 유럽의 문화를 따라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더 많은 도시들이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고, 비만과 교통 혼잡 및 환경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전기자전거는 단순히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버크는 “자전거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의 진정한 해결책”이라며 “전기자전거는 모든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전기자전거가 기여하는 또 다른 영역은 바로 트렉의 매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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