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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아이콘’, 인테리어 O2O시장 리더가 되다

[인터뷰]박성민 집닥 대표

  • 기사입력 2019.09.02 14:12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종합 인테리어 O2O 플랫폼 집닥은 수많은 유사 플랫폼이 난립한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집닥의 성장은 차별화된 서비스와 선점 효과, 그리고 이 회사를 창업한 박성민 대표의 노하우가 하모니를 이룬 결과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집닥 본사에서 만난 박성민 집닥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집닥 본사에서 만난 박성민 집닥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2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20년에는 42조원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인테리어에 대한 니즈는 경기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재건축 및 신규 대단지 입주민들은 보다 새롭고 남들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호하고 있다. 1인 가구, 신혼부부들은 한정된 예산에 맞는 작은 평수 혹은 오래된 집에 입주하면서도 이를 새롭게 꾸미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집의 규모나 연식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이 편안하면서도 멋지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니즈이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O2O플랫폼 업계에서도 이를 주목했다. 청소, 세탁, 세차, 배달 등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사업이 O2O 생태계에 편입된 상황이다. 당연히 인테리어 시장 또한 O2O 생태계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인테리어는 꾸준한 수요가 보장되는 영역이다. 그런 까닭에 O2O시장을 눈여겨보던 예비 창업인들은 발 빠른 시장조사 후, 인테리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집닥은 그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지난 20157월 창업한 이후 인테리어 O2O플랫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매출면에서도 경쟁 플랫폼과 넉넉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오랜만에 유니콘(스타트업 중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인 기업을 일컫는 말)’ 기업이 나온다면 아마도 집닥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지난 8월 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집닥 본사에서 만난 박성민 대표는 이 같은 세간의 평가에 대해 쑥스러워 하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리모델링을 포함한 인테리어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입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죠. 저희는 이 시장에 앞서 진출한 선도기업으로서 타사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이 경쟁이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경쟁은 아니라고 봐요. 저희와 같은 O2O플랫폼 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뛰어들어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시장 규모가 오히려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아직 저희도 나아가야 할 길이 멀어요. 지금까지 집닥이라는 건물을 짓기 위해 1층부터 차곡차곡 쌓아나갔다면 이제는 층수를 높임과 동시에 제대로 된 마감 공사에 돌입할 시점이죠.”

사실 집닥의 창업, 그리고 성장과정에서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인물은 역시 박성민 대표다. 박 대표의 스토리는 그동안 수많은 언론매체에서 다뤄져왔다. 다양한 미사여구로 긴 스토리를 쓸 수 있지만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노가다에서 시작해 100억 회사를 창업한 신용불량자 출신 사업가’.

아무래도 흥미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문장이다. 그의 독특한 이력에 대해 기자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박성민 대표는 말한다. “집닥이 저의 8번째 사업입니다. 이 말인 즉슨, 이전에 했던 7번의 사업은 다 망했었다는 거죠(웃음).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 밑에서 건설 현장일을 배웠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건축 사무실을 운영하셨거든요. 집을 짓고, 인테리어를 하는 현장을 수없이 지켜봤죠. 그리고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인테리어 역경매 사업을 시작해 재미를 본 후, 좀 더 욕심을 내 아파트 분양대행사를 운영했죠. 그런데 분양대행일을 하면서 더 큰 꿈이 생기더라고요. 남의 아파트가 아닌 내가 만든 아파트를 분양해보고 싶은 꿈 말이죠. 그래서 직접 시행사를 차렸습니다. 당시 제가 내세운 콘텐츠는 도심 속 최고의 실버타운이었어요. 나름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그 꿈이 산산조각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실버타운을 짓겠다는 박 대표의 꿈은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회사를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아 100억 원대의 부도가 난 것. 거칠 것 없었던 젊은 사업가에게 남은 것은 신용불량자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였다.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팔았지만 여전히 10억 원이라는 엄청난 빚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한때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다시 한번 제대로 살아보자라는 심정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다. 하지만 무일푼이었던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우선 허름한 반지하 월세방을 얻었다. 그리고 막노농을 전전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힘든 생활을 이어갔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그였지만 여전히 꿈은 있었다. 머릿속엔 사업에 대한 열망과 다양한 아이템이 샘솟았다. 그가 한창 시련을 겪고 있었던 2000년대 중후반 무렵 국내에서는 온라인 마켓 시장이 막 태동하기 시작했다. 마침 배달중개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박 대표의 지인이 그에게 동업을 요청했다. 그렇게 탄생한 회사가 바로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전국배송 맛집요리 서비스 요리버리(아빠컴퍼니)’였다.

하지만 박성민 대표는 여전히 아쉬웠다.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픈 욕구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우선 사업 모델로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O2O플랫폼을 점찍었다. 아빠컴퍼니에서 근무하며 이 시장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로 O2O시장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시작했다. 이 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인테리어였다. 그의 첫 사회생활은 건축사무소에서 시작됐을 뿐더러 이후에도 쭉 건설 쪽에 몸담았다. 특히 건물을 짓는 것 보다 건설 현장을 지켜보면서 인테리어에 유독 관심이 많았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박 대표는 말한다. “문득 과거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당시만해도 공사를 하는 업체와 고객간에 신뢰가 크지 않았어요.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하고자 했고, 고객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사를 맡기길 원했죠. 하지만 업계에 표준화된 가격 기준이 없었던 탓에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가격이 제각각이었습니다. 더구나 업체를 고르는 과정에서도 소위 지인 추천’,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홍보게시글이 선정기준의 전부다보니 실제 시공 능력을 확인할 길도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인테리어 업계에 표준화된 기준을 가지고 고객과 업체간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분명 이 시장이 한층 성숙해질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인테리어 O2O 플랫폼을 기획하게 됐죠.”

물론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잔뼈가 굵은 그였지만 O2O분야에서는 아직 새내기였다. 무언가 배워야 겠다는 목표하에 SK테크엑스가 운영하는 T아카데미에 등록, 사업 기획과 마케팅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이 곳에서 만난 동기들과 손잡고 20157월 집닥을 창업하기에 이른다.

집닥은 창업 이후 인테리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월 거래액은 140억 원에 달하고, 누적 거래액은 약 2200억 원에 달한다

[사진=차병선 기자] 시공 감리 담당자 '집닥맨'의 전용 차량. 전국에서 약 100여명의 집닥맨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시공 감리 담당자 '집닥맨'의 전용 차량. 전국에서 약 100여명의 집닥맨들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더 주목할 수치 중 하나는 바로 600여 개에 이르는 누적 파트너 업체수다. 대다수 O2O업체들이 창업 초창기 겪은 어려움 중 하나가 오프라인 매장과의 파트너십 체결이다. 지금은 상황이 그나마 나아졌지만, 불과 몇 년전만 해도 O2O라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꽤 많았다. 실제로 몇몇 분야에서는 밥그릇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O2O사업자를 배척하는 오프라인 매장 점주들의 움직임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과연 이러한 문제를 박성민 대표 역시 겪지 않았을까? 하지만 기자가 들은 답변은 꽤 흥미로웠다. 박 대표의 답변을 소개한다.

문제요?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반기던걸요? O2O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은 철저히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객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해주는 것이 O2O플랫폼의 역할이기 때문이죠. 사실 인테리어 업체 입장에서도 일정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그저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먼저 업체의 존재를 알려 크고 작은 공사를 수주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니까요. 그런 분들에게 집닥과 같은 O2O플랫폼은 예비 고객과의 또 다른 접점으로서 아주 훌륭한 마케팅 창구였습니다.”

물론 집닥이 인테리어 업체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집닥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공사 실력을 비교·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었다. 과거처럼 동대문, 남대문, 을지로 등지에 모여있는 가게를 발품을 팔며 찾을 필요가 사라졌다. 더구나 집닥은 단순 중개서비스를 넘어 ‘3년 무상 애프터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역시 고객과 업체 간 연결만 해주고 빠지는 여타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서비스 중 하나다.

차별화라는 단어가 나오자 문득 궁금해졌다. 앞서 밝혔듯이 현재 인테리어 O2O시장에서는 집닥 뿐 아니라 수십여개의 플랫폼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들 가운데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하다.

집닥은 창업 이후 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과연 집닥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박 대표는 또 한번 반전의 대답을 내놓았다. 차별화 전략이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집닥의 차별화 전략이라는 것이다. 과연 무슨 의미일까?

박 대표는 말한다. “저희는 1등에 목매지 않습니다. 2, 3등으로 내려가도 크게 개의치 않아요. 저는 그저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가장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업체는 화장실 시공을, 또 다른 업체는 페인트 및 도배·장판 시공을 잘합니다. 1인 가구에 맞는 소형 원룸 인테리어나 부분 시공에 특화된 업체도 있죠. 반면 저희는 철근 구조부터 샷시까지 종합적인 인테리어에 강점을 갖고 있어요. 저희가 결코 화장실이나 도배·장판 시공을 다른 업체보다 잘 한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냥 저희는 저희가 가장 잘하는 영역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나머지 부분은 잘하는 업체에게 맡기면 되는 부분이고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오늘의 집’, ‘집꾸미기등 경쟁사들의 콘텐츠나 경쟁력은 제가 봐도 정말 절로 박수가 나올 만큼 훌륭합니다. 모든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 시간여가 금방 지나갈 정도로 박성민 대표의 입담은 상당했다. 깨알같은 유머, 적절한 자기 디스덕분에 인터뷰를 화기애애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안에는 오로지 자기 힘으로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해 지금의 입지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체득한 단단한 내공이 담겨있었다.

박성민 대표에게 집닥의 다음 스텝에 대해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역시 반전의 대답은 여전했다. 대다수 CEO들은 지난해보다 몇 배 오른 매출’, ‘수년 내 해외진출등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목표를 말하곤 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달랐다.

저도 처음에는 매출목표, 서비스 확장 등을 언급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수치에 얽매이는 순간 더 조급해지고,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게 되더군요. 100억 원 매출 목표가 힘들어 보이면 직원들과 저를 더 채찍질하기보단 조금 낮춰서 한번 해보자라는 여유가 필요한 거 같아요. 현실적이지 못한 목표 보단 오늘 소비자들이 접수한 컴플레인을 내일까지 처리하자, 그런 하루하루에 충실하자는 목표를 이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하루하루가 쌓이다보면 훗날 집닥의 서비스가 더욱 단단하게 구축돼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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