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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이 소녀의 가치는 얼마일까?

How Much Is a Little Girl Worth?

  • 기사입력 2019.09.04 10:55
  • 기자명 Mary Pilon 기자

미 국가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에게 성폭행을 당한 선수와 환자들이 합의를 논의하는 어려운 셈법속에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 By Mary Pilon

레이철 덴홀랜더 RACHAEL DENHOLLANDER는 지난해 124, 래리 나사르 Larry Nassar로부터 어린 시절 당한 성적 학대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미시간 주 법정에 들어섰다. 그녀는 거의 150명이나 되는 여성들의 기이한 행렬에서 맨 마지막에 등장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국 체조 대표팀과 미시간 주립대학(MSU)에서 주치의를 지낸 나사르의 선고 공판에서 중요한 진술을 했다.

그녀는 증언대에서 나사르를 마주했다. 자신의 말이 전 세계로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전직 체조선수였던 덴홀랜더(34)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증언을 마무리했다: “과연 소녀의 가치는 얼마인가?” 현재 아동안전을 적극 옹호하는 변호사로 활동하는 그녀는 아이 4명을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나사르는 지난 수십 년간, 미시간 주립대학과 미국 체조 대표팀에서 운동선수들을 치료해 왔다. 그는 의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에게 자유롭게 접근, 연쇄 성범죄를 저질렀다. 덴홀랜더가 그의 학대를 공개 고발한 최초의 생존피해자로 등장하자, 500명의 여성들도 20169월 나사르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숫자가 결국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나사르는 20177월 아동 포르노 혐의를 인정했고, 몇 달 뒤 다수의 미성년자 성폭행도 인정했다. 그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것 같다. MSU는 작년 5월 희생자들에게 5억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성학대 주장과 관련해 지급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금전적 승리의 결과, 덴홀랜더의 질문(‘이 소녀의 가치는 얼마인가?’)은 고통스럽게도 말 그대로의 의미를 갖게 됐다.

법적 합의는 어려운 하나의 긴 이야기에 종지부를 찍은 반면,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다. 덴홀랜더 같은 생존자들은 합의금 지급을 둘러싸고, 변호사나 중재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해왔다. 잘못의 인정, 냉정한 계산, 그리고 종종 성학대에 대한 고통스러운 진술의 어색한 조합 속에서, 수백 명의 여성들은 그들이 당한 시련을 얼마의 달러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지 알아가고 있다.

조정 과정에 들어가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피해자들 중 다수는 할당(allocations)’으로 알려진 지불 결정에 따라 그 답을 얻었다. 실제로 한 여성은 신용카드 빚을 갚고 이사할 수 있는 수 만 달러를, 또 다른 여성은 정신건강 치료비를 지급하고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활동하기에 충분한 수십 만 달러를 받았다. 세 번째 경우에서는, 피해 여성이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세금과 변호사 비용을 공제하고 나면, 각각의 금액은 당초 할당액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 돈 자체는 자신들이 겪은 성학대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고통스러운 존재다.

학대행위에 금전적 가치를 부여하는 절차를 유쾌하게 생각할 사람은 없다. 돈과 법률, 피해자들의 트라우마가 곤혹스럽게 얽힌 난제이기 때문이다. 지지자들과 피해자들은 무엇보다 합의는 돈보다는 정의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어떤 금액도 그 피해를 보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이 과정은 심각한 피해 경험을 무정한 달러 가치로 축소하는 흥정처럼 느껴질 수 있다. 나사르에게서 피해를 당한 그레이스 프렌치 Grace French기본적으로 다른 소녀들과 비교해 당신이 겪은 정신적 충격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라며 "여전히 많은 소녀들이 할당금을 받고 난 후 그 사실에 힘들어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그녀는 학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비영리단체 생존피해자 연합(the Army of Survivors)’을 공동 설립했다.

그럼에도 학대의 피해를 계량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 기금은 생존자들이 고통을 사실로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치료비를 마련하거나, 의료비를 지원하거나, 근로 손실을 보상하도록 돕는다. 가해자를 숨겨주거나 은폐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기관 입장에서는, 합의는 피해자들에게 보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자신들이 방조했던 학대를 인정하고, 더 발전적인 새 진로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울러 자신들의 책임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보상금을 받은 피해자들은 보통 다시 소송을 걸지 않기로 동의하기 때문이다.

이번 지불 논의 과정은 또한 중요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성학대 사건에서 합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과거 합의를 본 피해자들과 달리, 많은 나사르 생존자들은 침묵 조항’, 즉 비밀유지 협정보상금을 지급하는 기관들이 종종 요구한다에 동의하지 않았다(사실 나사르가 인정한 범죄 규모가 워낙 광범위한 탓에, MSU 입장에서는 그런 조항들을 밀어붙일 여지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덴홀랜더와 프렌치, 그리고 많은 다른 생존피해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학대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재정적인 보상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할 권리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결과, 그들을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더 광범위한 흐름의 선봉에 서게 했다. , 비영리 단체와 민간 기업 모두 고위층의 학대 및 괴롭힘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테네시 주 랜싱 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데이비드 미틀먼 David Mittleman그 문제는 변호사가 내리는 결정이 아니다. 고객이 비공개 제안을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많은 피해자들이 대중에게 경각심을 주는 편에 서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MSU 합의사건에서 100명 이상의 여성을 변호하고 있다.

지난 18개월 동안, 덴홀랜더와 수십 명의 다른 나사르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대해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종종 비밀에 싸여 있는 법의 한 측면을 자세히 설명했다. 합의 과정의 일부 요소들은 법적 비밀유지 규칙에 의해 보호된다. 여기에는 피해자와 중재자가 나눈 구체적인 대화의 세부사항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와 함께, 피해자들의 진술은 사법 체계의 규칙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합의 과정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학대 피해자들을 위해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다.

미시간 주립대의 에밀리 게런트 Emily Guerrant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학교가 합의 및 관련 소송에 접근하는 방식은 법률 우선주의라며 "우리는 성폭행과 피해자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많이 배웠고,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덴홀랜더는 이 제도의 결함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나는 성적 학대 피해자들 대부분이 사법 제도 안에서나 밖에서 어떤 치료를 못 받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사회적으로 우리가 씨름해야 할 문제"라며, “그런 희생이 있어야 부당함을 바로 잡을 수 있다. 피해자들이 성범죄자를 신고할 때 맞서는 바로 그런 용기"라고 강조한다.

전직 체조선수 레이철 델홀랜더는 래리 나사르를 성학대 혐의로 공개 고발한 첫 여성이다. 사진=포춘US

하버드와 컬럼비아, 뉴욕대 로스쿨에서 부교수를 역임한 케네스 파인버그 Kenneth Feinberg합의를 통해 보상금을 분배하는 일은 아무리 잘해도 잡음이 발생한다비판을 받지 않은 보상 프로그램을 본적이 거의 없다. 매우 일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한다.

파인버그는 그 보상 문제를 가장 가까이서 총괄해온 전문가다. 그는 현대 합의 사례의 시금석이 된 사건에서 특별 지휘권자로 활동했다. 이 사건은 바로 1980년대 진행된 고엽제 소송이다. 이 재판은 결국 다우케미컬 및 몬산토와 다른 기업들이 고엽제 피해를 입은 베트남 참전용사들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그 후 파인버그는 20019/11 테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714,0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분배하는 작업을 감독했다(포춘은 2002년 특별 기사에서 이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그는 현재 공동 중재관 카밀 S 바이로스 Camille S. Biros와 함께 가톨릭 교회가 관련된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바이로스는 "결코 돈으로 손실과 피해를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미국식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아들을 잃은 가족에게 500만 달러를 보상하는 것은 다소 공허한 일이다."

파인버그는 중재관의 목표 중 한 가지는 피해자들에게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최대한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심지어 측정할 수 없는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보상금을 할당할 때도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합의금 총액의 범위는 대개 원고와 피고측 변호사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개인에게 얼마를 보상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중재관의 재량이다. 예를 들어, 파인버그는 9/11 기금을 운용하면서, 피해자 1인당 균등하게 25만 달러를 책정했다. 그리고 생존한 배우자와 피부양자 한 명당 각각 10만 달러씩을 추가 책정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었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를 피한 것이다. 이어 노동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피해자 1인당 임금 손실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 파인버그는 그 결과, 금액이 모두 각각 다른 5,300건의 보상 청구를 처리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합리적인 방법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학대 사례에서 방법론은 잔인할 정도로 단순해 보일 수 있다. 천주교의 앨투나 존스타운 Altoona-Johnstown 교구는 성직자들과 다른 직원들에게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지난 수십 년 동안 1,50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교구의 사건 처리를 신랄하게 비판한 보고서에서, 펜실베이니아 주 법무장관실은 한 주교가 보상액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한 차트를 공개했다.

냉정한 관료주의의 사례로 맹비난을 받은 이 차트에는 '학대 정도''지급 범위'라는 2개의 줄이 있다. 한 줄에는 옷 위로 성기를 만지면 1,000~25000달러라고 쓰여 있다. 또 다른 줄에는 남색(男色)과 성교는 5~175,000달러라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성적 학대의 유해한 영향은 행위 그 자체 이상으로 확산된다. 따라서 감정적 외상, 장애, 육체적 고통을 광범위하게 초래한다. 이런 고통들 사이의 차이점은 중요하다. 피해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느 시점에서는 합의 협상가들이 어떻게 그런 차이를 기본적인 수치로 환산할지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보험계리사들은 때때로 지급액을 배분하는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포인트 시스템을 제안한다. 이런 시스템은 종종 유사한 동종사례에 근거해 결정된다. 그 기준은 학대 이후 피해자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계량화하고, 공격이 그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예측한다.

미시간 주 나사르 사건의 합의금 5억 달러 중 42,500만 달러는 2017126일 이전에 직접 소송을 제기한 330명 이상의 청구인들에게 할당됐다. 나머지 7,500만 달러는 그날 이후 나온 피해자들을 위해 남겨뒀다(2의 물결에는 이미 160명이 참가했다. 따라서 자금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인사에 따르면, 합의금의 약 3분의 1은 변호사 비용으로 지급된다. 여기에는 합의 과정에 사용된 시간도 포함된다.

42,500만 달러 규모의 보상금을 분배하는 일은 전 캘리포니아 판사 윌리엄 베티넬리 William Bettinelli가 맡고 있다(그 역시 전체 보상금에서 보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감독하는 연방 지방법원은 지난 7월 베티넬리를 임명했다. 그의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베티넬리는 전문 중재자로서 약 30년간 치명적인 개인 상해, 잘못된 사망 주장, 환경 재앙과 관련된 사건들을 맡아왔다. 지난 몇 달간 인터뷰 요청을 수 차례 했지만, 그의 사무실은 응하지 않았다.

MSU 사건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베티넬리는 (세금과 수수료 공제 이전에) 1인당 100~300만 달러 이상까지 지급할 수 있는 승인권을 갖고 있다. 이 과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베티넬리가 피해자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포함한 할당 매뉴얼을 따르고 있다고 전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질문들은 학대가 그들이 미성년자일 때 일어났는지, 학대의 지속과 빈도, 그리고 학대의 성격이다. 이 중재관은 또한 피해자가 직접 나서는데 따르는 위험이나, 그녀가 고발로 인해 맞닥뜨린 보복 같은 요소들을 고려할 수 있다.

델홀랜더(왼쪽 증언대에 선 여성)가 래리 나사르의 선고 공판에서 피해 진술을 하고 있다. 사진=포춘US

많은 경우, 피해자는 나사르의 재판에 사용되지 않았던 증거(가령 심리학자의 평가서와 청구서)를 제시할 수 있다. 몇 명은 학대 피해를 상세히 기록한 일지를 제출했다. 피해자들은 새 증거를 중재관에게 서류로 제출하거나, 면담을 통해 제시할 수 있다. 혹은 두 방법 다 가능하다. 합의 과정의 한 가지 목표는 피해자들이 주장을 인정 받기 위해 재소송을 벌일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청구인들은 끔찍한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시 진술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정보가 아직 재판 기록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심지어 피해자가 산더미 같은 증거를 갖고 있어도, 진술을 반복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원고측 변호사인 미틀먼은 고객들이 자살 시도, 정신병원 입원, 탈모, 위장 장애, 수면 장애 등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학대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보통 1회에 150~300달러를 지출한다. 이런 치료는 일주일이나 한 달에 수 차례 받는다. 심지어 몇 년 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또 일자리를 잃고, 결혼생활은 엉망이 되기도 한다. 합의 과정에서 동원되는 셈법은 이 모든 것을 이상적으로 고려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미틀먼과 다른 옹호자들은 중재자와의 대화가 때때로 폭행의 횟수나 기간을 지나치게 강조한다고 지적한다. 광범위한 해악이라는 맥락에서, 미틀먼은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 “60번 혹은 100번의 삽입이 정말 한 번의 삽입보다 더 보상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이미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중재관이나 특별 지휘권자의 목표 중 하나는 공정하고,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피해자의 보상금(고통의 가치)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는 놀랄 만큼 빠르게 끝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중재관의 결정은 항소할 여지가 없다. , 한번 정해진 금액은 되돌릴 수 없다.

필자와 대화를 나눈 일부 나사르 피해자들은 그들이 받은 돈의 액수가 공정하고 적절하다고 느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합의 후에도 힘든 새 국면이 펼쳐졌다. 그들이 돈만으로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도나 마컴 Donna Markham의 딸 첼시는 1990년대 초, 미시간 주에 있는 체육관을 다닌 수많은 소녀들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침실 벽을 장식한 포스터 속 영웅들처럼, 올림픽 팀에 선발되기를 희망했다. 검찰은 첼시가 어렸을 때 진료 과정에서 나사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학대를 당한 후, 마약과 알코올, 우울증, 그리고 나사르에 대한 분노의 저주에 빠져 들었다. 결국 스물 세 살의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막을 내렸다.

마컴은 딸의 보상금을 받았다. 그녀는 지불금 뒤에 얽혀 있는 셈법에 당혹감을 느끼고, 복잡한 서류작업과 실행계획에 압도당한 일부 피해 가족 중 한 명이다. 마컴은 "학대는 자긍심과 자존감을 철저히 짓밟는다"고 지적한다. 그 사실은 그녀에게는 너무나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합의 과정이 그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삶에 가격을 매길 수는 없다. 특히 첼시처럼 앞길이 창창한 피해자의 보상금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마컴의 말에 따르면, 합의 과정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금전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 사건과 관련된 다른 여성들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며, 피해자들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마컴은 "아무것도 얻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첼시의 이야기가 전해지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일부 피해자들은 중재관 베티넬리와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법적 절차를 통해 증언하거나 피해 진술서를 제출했다면, 그 기록들이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사르를 고소할 때 고등학생이었던 모건 매콜 Morgan McCaul은 현재 미시간 주립대학에 등록했다. 올해 초 보상금을 받은 그녀는 중재관과의 회의가 불필요한 의무사항으로 느껴졌다고 말한다.

그녀는 보상금을 받았다고 삶이 변한 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 1년 반 동안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 보상금에 합의하게 됐다. 나는 결코 계량화할 수 없는 피해의 대가로 수표를 받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래서 매콜은 그 에너지를 적극적인 행동으로 전환했다. 그녀는 끔찍한 경험을 살려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한다.

MSU에서 합의금을 받은 피해자들이 그 금액을 공개하는 데는 아무 제약이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게 최선의 행동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해자들이 사기나 돈 때문에 나섰다는 비난의 먹잇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나 가족,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MSU 사건의 일부 피해자들은 이 과정의 태생적 딜레마를 설명한다. 회복력이 강하고 운 좋게 도움을 더 일찍 받거나, 가장 심한 트라우마를 피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때때로 보상금액을 밝히는 것이 오히려 재정적으로 손해라고 느꼈다라고 말한다. 또는 반대로, 더 큰 금액의 수표가 자신이 대부분 사람들보다 더 많이 고통 받았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이런 어색한 비교가 어떤 의미에서 분배금이 학대의 증거라는 사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고 토로한다. ‘생존피해자 연합의 공동설립자 프렌치는 그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 순간, 더럽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매케일라 머로니 McKayla Maroney는 자신이 래리 나사르에게 피해를 입은 소녀 중 한 명이었다고 증언한다. 그가 체포되기 전, 그녀는 국가체육기구인 미국 체조협회로부터 125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받았다. 여기에는 비공개 조건이 포함됐다. 하지만 나사르의 범행이 탄로난 후, 이 조직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머로니에게 재갈을 물림으로써, 나사르의 행동을 사실상 은폐했다는 이유였다. 결국 협회는 침묵 조항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사르 소송은 학대 및 괴롭힘 사건에서 비공개 합의서(nondisclosure agreementsNDA)의 사용을 엄격히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런 NDA는 역사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가톨릭 교회의 학대 관련 합의가 대표적이다. 밴더빌트 로스쿨이 발간하는 학술지 Vanderbilt Law Review민간 부문에서 미국 근로자 3분의 1 이상이 NDA 적용을 받는다고 데이터를 공개했다. 비평가들도 당초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비공개 조항이 성희롱 등 직장 문제에 대한 직원들의 발언권을 억제하기 위해 확대됐다고 지적한다.

브루클린 로스쿨 교수 겸 학교 고용법 클리닉 책임자 미나 J. 코트킨 Minna J. Kotkin"그 동안 너무나 많은 것들이 기밀이라는 미명 하에 보호되어 왔다"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녀는 많은 MSU 합의 사례에서 NDA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학대에 대한 생각의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한때는 더 강력한 권력자나 기관의 평판에 맞서는 한낱 개인들의 문제로 인식했던 것을 이제는 사회적 독소전염병같은 심각한 문제로 깨닫고 있는 것이다. , 다른 사람들에게도 경고해야 할 일종의 위협으로 말이다.

이런 효과가 기업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발휘되는지 측정하기는 어렵다. 일부 옹호자들은 침묵 조항을 완전히 없애면 가해자들이 합의보다는 소송에 나설 우려가 크다.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2개 주는 괴롭힘과 성폭행 내부고발에 있어 NDA 범위를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말 성희롱 폭로 직원에 대해서는 NDA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른 기업들도 그 뒤를 따랐다. 그 중 일부는 고위 경영진의 성 스캔들이 벌어진 회사였다.

중재자인 파인버그는 침묵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해당 기관이 기밀 유지에 동의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하지만 개별 피해자가 (공개) 하고 싶어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해당 기관보다 피해자에게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고통스럽겠지만, 많은 나사르 생존피해자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목소리를 낼 것 같다. 그러나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경우 MSU가 합의 기금을 확대할 것인지, 또 추가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는 아직 해결이 안 됐다. 미국 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위원회(USOC)에 대한 소송도 임박했다. 체조협회는 수년간 나사를 팀 주치의로 등록했고, 현재 약 350명의 원고로부터 100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협회는 작년 12월 파산을 신청했다. 소송과 중재 논의 모두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다(대변인 레슬리 킹 Leslie King"협회는 최우선적으로 선수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레이철 델홀랜더는 이런 기관들과 분쟁을 벌이면서, 학대 사건과 관련된 많은 문제점그녀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에 합의 과정을 포함시켰다. 그녀는 합의금은 최악의 경우, 강자들의 잘못된 문화에 대한 조사를 면제하고, 근본적으로 그들에게 깨끗한 평판이라는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잘못된 것을 파악하고, 인정하고, 해결하는 것을 완전히 거부하는 행동이다.”

덴홀랜더와 동료 피해자들은 나사르가 몸 담았던 기관들을 계속 압박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그녀는 우리가 여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라고 화두를 던졌다. "선고 공판은 너무나 많은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나서는 자리였다. 전 세계가 피해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보고, 그들을 성폭행과 연결해 생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한 (보상금 액수로 결정되는) 숫자가 아니었다."

※이 글의 필자 메리 필런은 카를라 코레아와 뒤틀린 운명: 래리 나사르와 그를 무너뜨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공저한 저자이다. 온라인업체 오더블은 지난 7월 이 오디오북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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