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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출발 준비를 마친 자율주행 열차

Autonomous Trains Are Ready to Roll

  • 기사입력 2019.09.04 13:09
  • 기자명 Aaron Pressman 기자

완전 자율주행 기차의 실현을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노조, 규제당국, 여론을 설득하는 것이 최대 과제이다. By Aaron Pressman

일이 계획대로 풀린다면, 8월 미 콜로라도 주 푸에블로 Pueblo 근처의 궤도에서 컴퓨터가 100% 운전하는 화물 열차의 시운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수천 톤 무게의 강철 기차를 최신 AI와 센서기술이 조종할 동안, 기관차에 탑승한 인간은 관찰자 역할만 하게 된다.

철도업계의 최신식 시험장 내에 위치한, 길이 약 77.2km의 시험궤도에서 이뤄질 이 실험은 자율주행 기관차 시대를 향한 의미 있는 진일보다. 시험 결과에 따라, 철도업계의 미래는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미국에서 철도는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대형 산업이지만, 철도로 운송되는 화물량은 사실 10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철도업계의 최대 고객인 석탄 산업도 장기적 하락세를 겪고 있다. 미 정부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약 7,000억 달러 상당의 화물이 철도로 운송됐다. 12조 달러를 넘어선 트럭 운송보다 훨씬 적은 규모다.

전자상거래 등 성장세가 빠른 분야를 유인하지 않는 한, 이 격차는 줄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는 빠른 속도와 높은 신뢰성을 요구한다. 이에 철도업계가 내놓은 답이 자동화다. 자동화를 통해 기차 운행 속도와 간격을 향상시켜, 연료비용과 운송량을 모두 개선하겠다는 약속이다.

금융서비스기업 코언 앤드 코 Cowen and Co. 소속 애널리스트 마크 엘콧 Matt Elkott은 철도업계가 5~7년 내에 광범위하게 자동화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다. 철도업계는 이 길을 가야 한다.”

업계는 자동화를 위해 AI, 머신러닝 등 철도 시스템에 각종 첨단 IT 기능을 추가하려는 경쟁이 한창이다. 지멘스와 웝텍 Wabtec, 크노르브렘제 Knorr-Bremse 등 전통의 철도장비 제조사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히타치 등 IT기업과 대결하고 있다.

연료 소모 절감장치와 비상제동 통제장치 등 대부분의 기술적 요소들은 이미 개별 도입이 이뤄졌다. AI 도입은 이 모든 기술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고, 시험을 실시하려는 목적이다. 즉, 철도업계의 모든 관계자들이 자동화 흐름에 함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러나 시험주행이 성공하더라도, 자율주행열차는 여러 과제에 직면할 것이다. 먼저, 승무원 수를 두고 끈질긴 싸움을 벌여 온 강력한 철도노조가 있다. 자율주행의 안전성에 대한 대중의 불신도 극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종종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규제당국의 승인을 획득해야 한다.

호주에서 철광석을 운반하고 있는 리오 틴토의 자율주행 기차. 철도업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사진=포춘US

8월 콜로라도 시험에서 자사 기술을 시험할 예정인 뉴욕 에어브레이크 New York Air Brake의 율리시스 캐밀로 Ulisses Camilo CEO는 “물론 해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다만 얼마나 빠르냐가 관건이다.”

자율주행열차 연구는 북미 철도체계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12년 계획에 기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예산 100억 달러가 투입됐으며 내년 완료 예정이다. 지난 2008년 캘리포니아 주 채츠워스 Chatsworth에서 통근열차와 유니언퍼시픽 Union Pacific의 화물열차가 정면 충돌, 25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출범했다(사고 원인은 적신호를 놓친 기관사의 부주의였다).

사고 대책으로, 미 의회는 철도체계 전체에 능동열차제어시스템(Positive Train Control · PTC)이라는 자동 속도제어장치의 도입을 결정했다. PTC는 철로와 스위치에 설치된 센서가 중앙서버에 정보를 전송, 열차에 전방 교통량 및 상황을 안내하는 기능을 포함한다. 기관사가 열차를 감속하거나 정지하는 데 실패할 경우, 시스템이 자동으로 개입할 수 있다. 하지만 PTC는 신호 불응, 급커브 구간의 과속 등 특정 긴급상황에만 대응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카메라·레이더·광선 레이더 등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기술의 상당수를 철도에 도입하거나, 적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와의 한 가지 차이라면, (빠르게 달리는 차가 정지하는 데 약 90m가 필요한 반면) 화물열차를 멈추는 데에는 1.6km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편, 대형 광산업체 리오 틴토 Rio Tinto는 이미 호주 16개 광산에서 채굴한 철광석을 수백km 떨어진 항구로 운송하기 위해 완전자율주행열차를 운영 중이다. 작년 말, 회사는 자율주행열차가 약 483만km를 무사고 주행했다고 발표했다.

자동화의 잠재적 혜택에도 불구하고, 주요 철도 회사는 이에 대한 포춘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가을로 예정된 노조와의 협상을 앞둔 민감한 시기인 탓이다. 게다가 철도 회사들은 열차당 승무원 수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겠다는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철도노조는 자동화를 노동자의 지위를 낮추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로 보고 있다. 지난 해 미 연방철도청(Federal Railroad Administration)이 자율주행열차 관련 여론을 수집하자 3,400개의 의견이 접수됐는데, 이 중 99%가 반대 의견이었다.

미국의 철도노조인 철도노동자연합(Railroad Workers United)의 프리츠 에들러 Fritz Edler 특별대표는 “거창한 기술이지만 본격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승무원을 한 명으로 줄이고 자동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눈에 띄게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연방정부는 아직 자율주행열차에 대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열차당 2인 탑승의 법제화를 포함한 오바마 정부 당시의 법안을 지난 6월 폐기한 사실에서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자동화를 둘러싼 철도업계의 논쟁이 계속될 동안, 라이벌 트럭업계는 자율주행기술과 운영비를 훨씬 저렴하게 낮출 수 있는 전기차 개발 모두 활발히 추진 중이다.

운송업계를 담당하는 독립 애널리스트 토니 해치 Tony Hatch는 “결론적으로 철도가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번역 김화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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