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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미국의 인공지능 집주인

AMERICA’S A.I. LANDLORD

  • 기사입력 2019.09.04 09:44
  • 기자명 Shawn Tully 기자

숀 돕슨 Sean Dobson은 데이터 과학 덕분에 주택가격 급락 속에서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이제 그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단독주택 제국’을 세우고 있다. 대부분 투자자들이 손대지 않는 자산으로부터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By Shawn Tully

에린 버러스 ERIN BURRUS는 최근 몇 년간 불운을 견뎌왔다: 그녀는 암 진단을 받은 후, 압류로 집을 잃었다. 오늘날 그녀는 다시 건강을 찾았고, 안정적인 판매직 일자리 덕에 재정 상태도 개선됐다. 버러스는 “다시 올라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되찾은 안정의 상징 중 하나는 그린우드 Greenwood의 주택이다. 버러스는 인디애나폴리스의 중산층 주거 교외지역에 위치한 침실 2개짜리 이 집에서 남편, 아이들과 함께 산다. 이 가족은 집을 소유하는 대신 임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파트에 살지 않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아이들을 위해 마당이 있는 집을 얻고 싶었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위해서 말이다.”

버러스의 집주인은 메인 스트리트 리뉴얼 Main Street Renewal이라는 회사다. 그녀는 어머니를 통해 이 회사를 알게 됐다. 어머니도 같은 회사에서 근처 집을 임대하고 있다(현재 버러스와 함께 드레스 수선 사업을 하는데 가게가 잘 되고 있다). 모녀는 각각 야심 찬 실험에서 작은 역할을 하고 있다.

메인 스트리트 리뉴얼은 자산 200억 달러를 운용 중인 부동산 투자회사 애머스트 홀딩스 Amherst Holdings의 계열사다. 회사는 중서부와 선벨트 /*역주: 미국에서 연중 날씨가 따뜻한 남부 및 남서부 지역/에 흩어져 있는 1만 6,000여 채의 단독주택들을 소유하거나 관리하고 있다. 애머스트는 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기관 소유의 임대주택 사업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임대주택 사업은 대침체 이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450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산업 하위섹터로 성장했다.

애머스트의 CEO 숀 돕슨은 인상적인 인물이다. 그는 모기지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대학을 중퇴한 텍사스 출신 데이터 전문가다. 그는 10년 전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위험한 부채증권을 공매도해 큰 돈을 벌었다. 오늘날에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한 달에 1,000채의 단독주택을 자신의 제국에 편입하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 모델링을 활용, 잠재적 수익성이 있는 주택을 대상으로 하루에 수십 건의 제안을 하고 있다. 메인 스트리트 리뉴얼이 소유한 주택은 연간 임대수입으로 약 3억 달러를 창출하는 32억 달러 규모의 투자사업이다. 하지만 돕슨은 훨씬 더 큰 야망을 품고 있다. “향후 15년 내에 100만 가구를 채울 것이다.” 그가 내세운 수치는 현실적으로 허세에 가깝다(오늘날 애머스트가 보유한 주택 수의 60배가 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이런 현실은 ‘주택 시장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이 이런 변화 속에서 수익을 거두는 데 기술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단독주택 임대산업의 부상은 미국 가정의 재정 및 생활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오랫동안 재정적 안정의 버팀목 구실을 한 주택 소유는 많은 중산층 근로자들에게 달성 불가능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목표가 됐다. 더 엄격해진 대출조건과 과도한 학자금 대출 부담, 지지부진한 임금 상승과 저축이 그 이유다. 야르 데니 리서치 Yar Deni Research에 따르면, 금융위기 전이라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했을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현재 세를 살거나, 여전히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인해, 주택 담보대출과 건물 지분 취득 대신 단독주택을 임대하는 가구가 약 500만 가구까지 증가한 것이다. 애머스트는 바로 그 시장을 노리고 있다. 회사의 무기는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괜찮은 중산층 지역의 낡은 주택을 확보하는 것이다(이렇게 하면 과도한 경쟁입찰과 금전적 손실을 피할 수 있다). 그런 후에는 새롭게 임대할 세대를 위해 주택을 단장한다. 애머스트의 전형적인 고객은 가구소득 6만 달러에 자녀 1~2명을 둔 40대 초반 부부다. 그들은 한 달에 평균 1,450 달러의 집세를 낸다. 돕슨은 “주택 담보대출을 받았어도 거의 비슷한 금액을 냈을 것이다. 집을 소유했다면 다른 비용도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계급의 미국인들을 겨냥하고 있다. 즉, 과거라면 집을 샀겠지만 현재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임대를 하는 가구들이다.” 돕슨은 이 신계급이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단독주택 임대시장은 지역 기업가들이 오랫동안 지배해 왔다. 이들은 기껏해야 수십 채의 부동산(그보다 적을 때도 많다)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사업가들이나, 가족 단위의 소액 투자자들이었다. 역사적으로 헤지 펀드나 부동산투자신탁(REITs) 같은 대형 기관들은 주로 아파트의 임대투자에 집중해 왔다. 비용 효율을 따졌을 때, 거주 밀도가 높은 대규모 부동산 자산의 관리가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의 주택시장 붕괴는 이런 공식에 변화를 가했다. 어려움에 처한 가계가 소유를 포기하고 임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안정적인 소득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택을 비워두는 것은 돈을 버리는 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빈 집이 줄어들었다.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 캐피털의 톰 배럭 Tom Barrack 대표는 “가족들이 보통 아파트에서는 6개월에서 1년간 머무는 반면, 단독주택에서는 2~3년 거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요가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해왔다”며 “부분적으로는, 집을 투자로 간주하던 소비자들이 더 이상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대주택 사업은 여전히 고도로 세분화되어 있다: 현재 기관투자가들은 미국의 1,500만 단독 임대주택의 약 2%만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7년간 모두 30만 가구라는 상당한 포트폴리오를 축적해 왔다. 규모가 가장 큰 업체 중 한 곳은 인비테이션 홈스 Invitation Homes다. 블랙스톤과 스타우드 캐피털, 콜로니 캐피털을 포함한 여러 투자사의 임대 사업부가 합병한 부동산투자신탁회사다. 아메리칸 홈스 4 렌트 American Homes 4 Rent와 애머스트도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이들은 모두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자동화 주택발굴 시스템을 활용한다. 하지만 애머스트는 라이벌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주택 부문에서 견고한 중심을 이루는 저렴한 교외지역 주택에 집중한다. 따라서 컴퓨터 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도 이 부문에 초점을 맞춘다.  

돕슨은 이런 교외 주택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가족이 캠핑 허가를 받은 텍사스 동부의 한 주립공원 트레일러에서 성장한 것이다. 돕슨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오두막집을 하나 빌려 가스를 팔았다”며 “그 이후 유가가 치솟자 사람들은 휴가를 떠날 형편이 안 됐다. 촌뜨기가 누리던 천국이 그나마 막을 내린 것”이라고 회상한다. 

가족은 숀의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휴스턴으로 이사했고, 아버지는 라디오 섁 Radio Shack 매장에서 그의 삶을 바꿀 장난감 하나를 사줬다. 바로 TRS-80 컴퓨터였다. 돕슨은 “이 컴퓨터가 작동할 때 너무나 많은 정전기를 발생시켜, 거실 TV 화면이 찌그러질 정도였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그는 전문 프로그래머가 됐다. 그리고 1987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름, 모기지 거래소에서 IT관련 일자리를 얻었다. 그는 주택대출의 가격을 매기기 위해, 정교한 모델을 획기적으로 구축했다. 또한 투자자들이 위험을 잘못 예측, 주택담보부증권(MBS)의 가격을 정확히 매기지 못하는 사례를 찾기 위해 이 모델들을 활용했다.

돕슨은 노령의 베이비 부머들이 자신과 주택을 구매하려는 투자자들을 위해 꾸준히 새로운 부동산 자산의 흐름을 공급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향후 15년 내에 100만 채의 주택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진=포춘US

돕슨은 1994년 애머스트의 전신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애머스트는 2000년대 초반이 되자, 연 250억 달러 규모의 MBS를 연기금과 보험사에 매각하고 있었다. 그가 거둔 큰 성공의 씨앗은 주택 버블 시기에 뿌려졌다. 당시 그가 개발한 모델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불러온 알트-A 증권(Alt-A securities)의 재앙을 정확히 예측했다. 이 담보증권은 수 차례나 재융자를 받은 주택소유주들에게 제공되는 대출 상품이다. 돕슨은 "시장에서는 5%의 채무불이행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모델들은 ‘집값이 전혀 떨어지지 않더라도 그 비율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고 회상한다. 그는 집값이 폭락하자 알트-A 증권에 공매도 포지션을 취할 투자자들을 모집, 1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투자액의 10배를 번 것이다. 

주택시장이 붕괴를 정확히 예상한 돕슨의 선견지명은 임대사업의 기회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 그는 2011년경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사업에 돈을 대라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즉, 산업 정도의 규모로 단독주택을 구입하고 임대하기 위한 자금이었다. 이전 파트너들 중 몇몇은 가능성을 봤다. 매리너 투자그룹의 커티스 알레지 Curtis Arledge 대표는 “단독주택 임대는 기본적으로 커다란 정보 게임”이라며 “주택을 대규모 구입한다면, 모든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 데이터는 돕슨이 가진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훨씬 더 회의적이었다. 자신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돕슨은 피닉스와 댈러스에서 주택 215채를 구입했다. 그는 “그 투자 포트폴리오가 이상적이지는 않았다”고 인정한다. “우리는 도시 안쪽의 낙서투성이 주택과 가장 가까운 이웃이 6마일이나 떨어진 교외 주택들을 구입했다. 적어도 한 집은 과거 매춘업소였다고 내가 말했나?" 많은 투자자들은 잡다한 종류의 이 주택들이 집주인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가령 부동산 자산의 가치하락, 광범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어려움 등이다. 돕슨은 “그들은 내가 미쳤다며, ‘난도질을 당해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고 말한다.

돕슨이 굴하지 않고 2억 달러를 모금하는데 1년이 걸렸다. 하지만 그 종자돈은 그의 구상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첫 번째 부동산은 투자자들에게 추가 투자를 설득할 정도로 충분한 이윤을 남겼다. 애머스트는 2011년 이후 총 50억 달러 규모의 8개 임대주택 펀드를 조성했다. 회사는 대부분의 경우, 단독 대형 투자업체와 제휴했다. TPG 같은 사모투자 거물이 그 대상이었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이 펀드들은 현금 지분에 대해 10%대 중반의 연평균 수익률을 선사했다. 임대료 수입과 부동산 가격의 인상은 별도 보너스다(또 다른 투자자들은 “가격이 급등할 때, 애머스트는 종종 주택들을 패키지로 판매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수익은 좋은 주택을 헐값에 낚아채는 회사의 디지털 시스템 덕분에 더 커진다.

댈러스의 두 교외지역 알링턴과 데소토를 차로 오가며, 애머스트의 매니징 디렉터 조 네그리 Joe Negri는 허름한 주택들을 재빨리 가리킨다. 다섯 집 중에 한 집 정도만 합격점을 받았다. 네그리는 필자에게 전형적인 징후들을 보여줬다: 창문 사이에 끼인 침대 시트와 옆 뜰에 방치된 녹슨 에어컨 실외기들이다. 그는 “실내에서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벗겨진 접착식 비닐 타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낡은 주택들을 찾아내 멋지게 새 단장하는 것이 애머스트 전략의 근간이다. 회사가 수리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도시와 마을, 이웃을 찾을 때는 인간의 능력에 의존한다. 그리고 개별 주택을 선택할 때는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한다. 네그리(31)가 인간으로 구성된 바로 그 팀을 이끈다. 그는 애틀랜타에서 덴버를 오가며, 메인 스트리트 리뉴얼의 운영을 감독하느라 도로에서 연간 150일을 보낸다. 그리고 합리적인 임대료와 강력한 중산층 고용기반이 결합된 ‘최적지(sweet spot)’를 찾는다.

애머스트가 보유한 1만 6,000가구 중 약 70%가 선벨트 도시에 있다: 애틀랜타와 댈러스에 총 5,300가구가 있다. 휴스턴, 샬롯, 잭슨빌도 큰 시장이다. 애머스트는 인디애나폴리스와 루이빌, 세인트루이스 등 탄탄한 일자리 기반을 갖춘 러스트 벨트 Rust Belt /*역주: 제조업의 사양화 등으로 불황을 맞은 미국 북동부 5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장지대/의 ‘메트로 지역들’도 선호한다. 현재 이 시장들에서는 모두 집값을 억제하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 선벨트 도시에서는 신규 건설이 그런 역할을 한다. 러스트 벨트에서는 비교적 완만한 경제 및 노동력 성장이 주택 가격을 낮게 유지한다.

이 두 벨트는 모두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 같은 해안지역 시장과는 대조적인데, 이 곳에서는 신축 건물 부족과 과열된 지역경제가 가격을 부풀린다. 애머스트는 적당한 가격의 시장에서 허름한 주택들에 주로 집중한다. 덕분에 수리비를 포함해 총 비용을 현저히 낮게 유지한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은 평균적으로 멤피스 14만 달러부터 댈러스 20만 8,000달러까지다(전국적으로 기존 주택가격의 중간값은 26만 7,300달러다). 이 주택들의 가격은 임대 시장에서도 거의 항상 평균치보다 낮다.

네그리가 맡은 일은 집값이 싸다고 경제적으로 무기력한 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는 특히 블루칼라와 중산층 일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고용의 다양성”이라고 강조한다. 애머스트가 새로운 도시지역을 선택하기 전에, 네그리는 직접 그곳을 탐사한다. 그는 "아이패드를 들고 운전을 하며, 한 달 연속 호텔에서 머물 예정"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는 이른 아침에 세인트루이스 플로리선트 Florissant 지역을 운전 중이었다. 당시 거리에서 2~3명 중 한 명은 보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걸 보고 확신을 갖게 됐다.” 물론 장애요인도 있었다: 아침 나절까지 차도에 주차된 차들이었다. 많은 주민들이 실업 상태에 있다는 표시였다.

네그리가 하는 조사 등을 바탕으로, 애머스트는 현재 30개 메트로 지역에서 약 1,000개 주소지를 검토하고 있다. 그곳에서 집을 최종 선택하는 일은 고도로 자동화된 회사 구매 시스템이 한다. 뉴욕시 매디슨 가에 위치한 19층 사무실에서는, 10여 명의 구매 전문가들이 단말기를 통해 고급 정보들을 스크린한다. 이 정보들은 익스플로러 Explorer라는 자체 프로그램에 의해 전달된다. 돕슨이 모기지 가격을 매기기 위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일종이다. 이 팀은 매일 아침, 가격대와 지리적 기준에 맞는 1,400개 정도의 신규등록 주택 정보를 받는다.

익스플로러는 먼저 ‘1등급 주택’들에 대해, 리노베이션 비용을 추정한다. 다음은 현재 머신 러닝이 하는 일이다: 애머스트는 비슷한 동네나 인근 지역에서 건축연도와 크기가 유사한 집을 바탕으로, 수리비를 추산한다. 오래된 가정에서는 냉난방 및 환기장치(HVAC) 시스템의 교체 비용이 포함될 수 있다. 등록된 사진에서 마모 및 파손을 확인하면, 새 지붕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팀원들은 소프트웨어가 이런 요청을 하도록 돕는다). 네그리는 “익스플로러가 너무나 정확해진 덕분에 실제 수리비 오차는 추정치의 5% 이내”라고 설명한다.

익스플로러는 독립적으로 다른 작업도 한다. 즉, 새로 등재된 주택과 건축연도, 크기, 침실 및 욕실 사양이 비슷한 반경 2마일 내의 임대주택 3채를 찾아낸다. 머신 러닝은 소프트웨어가 이런 ‘조건들’을 기반으로 각 집의 임대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런 다음, 익스플로러는 추정 ‘임대 수익률’을 산출한다. 총 비용 내에 분산된 세금과 유지 보수 같은 비용을 제한 후 얻는 순수 임대료다. 

그 수익률이 회사 목표치(포춘은 5~6%로 추정한다)를 충족하면, 담당 팀은 구매제안을 한다. 매일 등재되는 주택의 약 20%가 조건에 부합한다. 애머스트는 그 후보 주택들이 처음 등록된 지 12시간 이내에, 전액현찰로 구매 제안에 나선다. 이 중 약 10%(하루에 약 30가구)가 최종 계약으로 이어진다. 애머스트는 유예 기간(grace period) 동안 각 집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검사원을 파견한다. 지반 균열 같은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그 주택들은 검열을 통과해 메인 스트리트 리뉴얼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다.

허름한 집을 얻으면 당연히 수리해야 한다. 애머스트는 한 가구당 평균 2만 8,000달러를 새 단장 비용으로 쓴다. 구매가격의 대략 20% 정도다. 회사 고객 중 다수의 중산층 가구들이 비슷한 저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중도금을 모을 수는 있다. 하지만 큰 돈이 들어가는 수리비를 마련하기 위해, 별도로 저축을 든 사람은 거의 없다.

필자는 댈러스와 애틀랜타의 메인 스트리트 리뉴얼 주택 수십 채를 둘러보며, 특히 인테리어가 새 집과 큰 차이가 없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집들의 평면도는 모두 달랐다. 하지만 애머스트는 각각의 다양한 구조 내에서, 동일한 특징들을 선보였다: 중상층 가격대의 신규 주택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붙박이 가구와 브랜드들을 구비한 것이다. 일례로 애머스트는 애틀랜타 교외 더글러스빌 Douglasville에 있는 6년 된 3,100평방피트(약 88평)의 한 주택에 난로와 식기세척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4개의 GE 신상 가전제품을 설치했다. 주방 조리대는 두꺼운 석영 재질이었고, 아래층 바닥에는 튼튼한 도자기 타일이 깔렸다. 거실과 부부용 침실에는 햄프턴 베이 Hampton Bay 사의 천장 팬이 설치됐다. 그럼에도 집세는 월 1,850달러였다.

인근 오스텔 Austell에서는 1997년 지은 1,850평방피트(약 52평)의 더 작고, 더 싸고, 오래된 메인 스트리트 주택의 인테리어를 개조하고 있었다. 카펫은 찢어지고 얼룩져 있었고, 부엌의 비닐 천장도 밑으로 처져 있었다. 그러나 작업자들은 더글러스빌 주택과 동일한 가전제품과 바닥재 외에 다른 설비들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 곳의 수리비용은 더글러스빌보다 2배나 더 들 것이다. 하지만 월세 1,695달러에 임대될 예정이다. 애머스트가 기대하는 수익을 올리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이런 리노베이션은 ‘규모의 경제’ 덕분에 수지가 남는다. 애머스트의 추산에 따르면, 회사가 2만 8,000달러를 들인 수리를 일반 구매자가 하려면 적어도 4만 4,000달러를 써야 한다.
애머스트는 대규모로 주택을 구매하기 때문에, 국가 소유 부동산의 가구들을 헐값에 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집당 GE 가전제품 4개의 총 구입비는 1,850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개인이 직접 설치하려면 홈 디포에서 3,000달러나 주고 사야 한다. 집 수리는 외부 하청업체들이 맡는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사업 대부분을 애머스트에 의존한다. 그래서 비용이 예측 가능하고, 초과되는 경우는 드물다.

애머스트 주택의 세입자들도 오랫동안 특권을 누려왔다. 즉, 수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각 시장을 담당하는 사내 직원들이 대부분 업무를 처리한다. 댈러스 시내와 교외 지역에서는, 28명으로 구성된 정비팀 직원들이 메인 스트리트 리뉴얼 로고가 붙은 10대의 흰색 수리전용 밴을 운영한다. 모든 차량들은 예비 타일과 최신 유행의 ‘두꺼운 회색’ 페인트, 천장 팬을 구비하고 있다.

애머스트는 급증하는 신규 임대고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해왔다. 돕슨이 직면한 문제는 이 집단이 계속 증가할지 여부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소유의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더 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가구들이 조만간 구매에 나설 것이라 전망한다. 미국 국책 주택모기지사 패니 메이 Fannie Mae에서 최고신용책임자를 역임하고, 현재 미국기업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에드 핀토 Ed Pinto는 “이런 추세가 애머스트의 사업모델을 망치지는 않겠지만 투자자들의 열기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지적한다. “월가의 돈은 인내심이 없다. 핫한 곳으로 몰리게 돼 있다. 그들은 출구를 모색하거나, 인수를 줄일 것이다.”

돕슨은 주택 수요가 급증하면 자신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가격이 저렴한 바긴 벨트 Bargain Belts의 집값이 급등하면, 애머스트의 인수 비용도 오르게 된다. 게다가 단독주택 임대료는 집값을 추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집보다 아파트 임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는 "집값이 소득증가율을 앞지르면, 임대사업의 수익성은 떨어진다. 더 이상 투자 포트폴리오를 키울 수 없다는 얘기”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돕슨은 그런 위협이 곧 닥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대신 그는 대부분의 트렌드가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둔화하면, 애머스트는 두 가지 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주택가격 하락은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를 창출하고, 임대 수요의 증가를 불러올 것이다. 그는 경제가 어떻게 되든, 자신의 산업은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돕슨은 회사가 접근 가능한 주택 풀이 수백만 채로 증가할 것이라 확신한다. “나이 든 집주인들은 결국 우리 같은 큰 회사에 주택을 팔 것이다. 자녀들이 화장실 수리나 임대에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투자의사를 밝힌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50억~60억 달러를 유치했다. 종국에는 주택 100만 채를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국이 아무리 커지더라도 그 자신의 집을 포함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돕슨 부부는 현재 두 아이들과 함께 텍사스의 신도시 오스틴 Austin에서, 벽돌로 지은 7,500평방피트(210평)가 넘는 대저택에서 살고 있다. 와인 저장고도 따로 있다. 물론 텍사스의 기준으로 볼 때는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집주인 돕슨이 결코 손대지 않을 시장에 속한 주택이다. 한마디로 애머스트 알고리즘의 구매제안 승인을 받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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