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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현금을 탕진한 기업들

THE BIGGEST BURNERS

  • 기사입력 2019.09.03 10:54
  • 기자명 Shawn Tully 기자

요즘 인기 있는 기술 주식들은 몸집이 커진 선배 기업들과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선배 대기업들은 결코 돈을 물쓰듯 쓰지 않았다. By Shawn Tully

’돈을 벌기 위해선 돈을 써야 한다’는 전 시대에 걸쳐 널리 통용되는 격언 중 하나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야말로 이 격언이 가장 잘 뿌리내린 곳이다. 현재 테슬라와 우버, 리프트, 스냅 같은 기업들은 언젠가 수익을 낼 것이라는 믿음을 등에 업고, 아찔할 정도로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이 기업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시 수십억 달러를 신규 조달해준다. 이런 투자는 마치 하나의 통과의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결국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같은 대기업들도 수익을 내기 전까지 엄청난 현금을 소진하지 않았냐고?
 
포춘은 이 4개 기업이 초기에 얼마만큼 썼는지, 그리고 요즘 핫한 IT기업들의 지출과 비교하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우리는 금액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신청 서류를 비롯해 각 기업들의 초기 재무보고서를 살펴봤다. 
 
그 결과 성공을 거둔 기술 기업들이 초기에 많은 현금을 소진했다는 생각은 단순히 잘못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됐다. 우리가 팹포 Fab Four/*역주: 멋진 4인조(fabulous foursome)라는 뜻을 지닌 비틀즈의 별칭/라 부를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 구글(현 알파벳)의 초기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자. 뉴웨이브 기업(테슬라와 우버, 리프트와 스냅은 브레이크넥 버너스 Breakneck Burners /*역주: 위험할 정도로 빠르게 현금을 소진하는 기업들/라 부르기로 했다)에 비하면, 팹포는 검소함의 표본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2000년대 초 닷컴 호황기 많은 기술 기업들이 손실을 겪으며, 신규 자금 조달을 탐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공한 구글과는 달리, 많은 현금을 소진한 웹밴 Webvan과 이토이스닷컴 eToys.com 같은 기업들은 실패했다. 회계 전문가 잭 시실스키 Jack Ciesielski는 "현재 기술기업들이 엄청난 현금을 먹어 치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닷컴 호황기의 실패 대신 성공 사례들을 이 기업들과 비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러스트=포춘US

이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순이익 대신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ㆍFCF)'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FCF는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에서 '자본지출(capital expentitureㆍcapex)'을 차감해 계산한다. 즉, 기업 수입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지출한 금액을 빼면 된다.   

차이점은 극명하다. 먼저 구글부터 살펴보자. 놀랍게도 구글은 현금 흐름이 크게 적자였던 시기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애플의 경우도 비슷하다. 사업 첫 1년 동안 FCF가 적자였던 적이 없었고, 어느 정도 성숙기를 거친 후 아주 짧은 기간만 적자를 겪었다. 페이스북에서 FCF가 마이너스였던 적은 2년에 불과했다(회사는 2007~2008년 1억 4,300만 달러의 현금을 소진했다).

한편 아마존은 미래 기업이익을 위해 현재 손실을 감내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현금흐름 관련 이력이 특이하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사업초기 아마존의 FCF는 마이너스 1,060만 달러 상당이었으나, 총 매출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따라서 FCF 적자가 8억 1,300만 달러였던 1999~2001년만 유일하게 현금고갈이 심각했던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2002년경 아마존의 FCF는 흑자로 돌아섰다. 종합하면, 팹포 기업들의 사업 초기 FCF 총 적자액은 약 10억 달러 정도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버너' 기업들은 이미 239억 달러를 소진한 상태다. 모두 합해 22년 간 누적된 FCF 적자액이 팹포에 비해 20배 가량이나 더 많다. 이런 추세라면, 과연 투자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각 기업별 전망을 아래에서 살펴보자.  
 
-테슬라 TESLA
현금 소진(총 FCF 적자액): 12년 간 109억 달러
전망: 2017년 FCF 적자액은 41억 달러로 급증했으나, 다음해 (비교적 줄어) 2억 2,200만 달러가 됐다. 그러나 그 유예기간은 짧았다. 테슬라가 양산용 모델 3의 생산을 급격히 늘리기 위해, 많은 돈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하락했고, FCF 적자액은 9억 4,500만 달러로 다시 늘었다. 결국 테슬라는 지분 매각 및 대출을 통해, 24억 달러를 조달해야 했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애덤 요나스 Adam Jonas는 테슬라 주가에 대한 기존의 '약세 전망'을 97달러에서 10달러로 또 한번 낮추면서, 주식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그는 중국 내 매출 둔화 위험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 테슬라가 사업을 통해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 경고했다.
요나스의 목표가(모든 예상치는 12개월 후 수치): 230 달러
현 주가: 216 달러   
 
-우버 UBER
현금 소진: 3년 간 89억 달러(초기 손실 제외)
전망: 투자자들은 우버의 IPO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회사는 지난 5월 제출한 IPO 신청서에서, 2016~2018년 FCF를 공개했다. 우버는 2016년 영업활동에서 29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자본지출로 16억 달러를 사용했다. 총 45억 달러의 FCF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후 적자액이 계속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많다. 탑승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펼치고, 식품배달 서비스 우버 이츠 Uber Eats 출시에 대규모 투자를 한 탓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은 25%, 2019년 1분기엔 약 54%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D.A. 데이비드슨 Davidson의 톰 화이트 Tom White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우버는 최근 매출 및 예약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시간을 좀 벌었다. 그러나 올해 말이 되면, 투자자들은 2020년부터는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길 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구체적 성과 없이 시간만 계속 흐르면, 투자자들은 의욕을 잃거나 조급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트의 목표가: 46달러
현 주가: 42.33달러
 
-리프트 LYFT
현금 소진: 3년 3개월 간 13.6억 달러(IPO 서류에 명시되지 않은 사업 초기 손실은 제외).
전망: 리프트는 2016년 FCF로 4억 9,600만 달러를 소진했다. 이후 흐름이 미미하게 개선되며, 적자액은 2018년 3억 5,000만 달러로 약간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분기에만 다시 1억 1,000만 달러의 적자를 봤다. 리프트는 고정 자산이 불필요한 기업이다. 하지만 운전기사 급여와 보험, R&D, 마케팅 등의 기본사항에 과도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어 영업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다. 울프 리서치 Wolfe Research의 댄 갤브스 Dan Galves는 “리프트 사업의 거의 60%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지역들에서 미국 가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심 지역의 연간 성장률이 2018년 초의 절반 수준인 24%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갤브스는 또한 운전기사 급여로 “수입의 거의 대부분이” 다시 나간다며, 리프트가 대도시 밖에서도 폭넓은 인기를 얻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갤브스의 목표가: 52달러
현 주가: 58.32달러
 
-스냅 SNAP
현금 소진: 4년 간 27.2억 달러(IPO 서류에 포함되지 않은 초기 손실 제외).
전망: 스냅은 여전히 과도한 연구 비용에 허덕이고 있다. 연구비가 총 비용에서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많다. 사진공유 플랫폼 확장을 위한 R&D 비용만 해도 올해 9억 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다. 스냅이 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보유 현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는 것도 우려된다. 2017년 초부터 올해 1분기까지 스냅의 매출은 23.3억 달러였고, 그 중 73%인 17.1억 달러를 현금으로 써버렸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웨드부시 Wedbush의 마이클 패처 Michael Pachter는 "사용자와 수입이 증가한 것은 인상적이나 스냅이 수익을 내기까진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와 R&D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인해, 늦어도 2020년 4분기엔 에비타 Ebitda/*역주: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회사 목표가 지연될 것이라 우려한다.
패처의 목표가: 12.25달러
현 주가: 13.62 달러
 

번역 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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