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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신제품 히트행진, 하이트진로 ‘대박났다’

  • 기사입력 2019.08.05 09:58
  • 기자명 김병주 기자

하이트진로가 차별화된 맛과 브랜딩 전략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선보인 청정라거 맥주 테라'와 뉴트로 감성의 소주 진로이즈백의 대박에 힘입은 결과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뉴시스] 지난 3월 13일 진행된 하이트진로 청정라거 맥주 ‘테라’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13일 진행된 하이트진로 청정라거 맥주 ‘테라’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기 테라로 하나 주세요.”

요즘 소위 주당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 있다. 바로 테라로. 테라로는 테라맥주와 진로소주의 합성어인데, 소맥을 즐기는 주당들 사이에서 최근 떠오르는 조합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편적인 소맥 조합으로 불렸던 것이 테슬라였다. 테라와 소주 참이슬의 합성어인 테슬라는 동일한 이름의 전기자동차 브랜드 테슬라와 연관되며 빠르게 주당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이처럼 테슬라와 테라로는 주당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주류를 즐길 수 있는 식당, 나아가 전반적인 주류시장에서도 주목받는 키워드다. 그런데 테슬라와 테라로는 소맥이라는 점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조합을 구성하는 맥주와 소주가 모두 하이트진로제품이라는 점이다.

 

테라와 진로로 주류명가재확인

하이트진로는 명실공히 국내 주류업계의 산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방 후, 국내 최초의 맥주회사로 기록되고 있는 조선맥주와 소주 대중화에 기인한 진로모두 지금의 하이트진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하이트진로의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우선 맥주시장에선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 한때 국내 맥주시장을 상징했던 하이트는 경쟁브랜드 카스에 시장 점유율 1등을 내주며 주도권을 잃었다. ‘하이트와 함께 하이트진로의 주력 브랜드였던 맥스도 매출 하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야심차게 내놓았던 드라이 피니시 d’는 사실상 시장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다. 출시 40여일 만에 1,000만 병을 판매하며 장밋빛 전망을 그렸지만, 호불호 갈리는 맛과 기존 제품 대비 높은 도수(5) 등의 요인이 작용하며 초기 흥행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더구나 ‘4캔에 1만 원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맥주의 공세 역시, 하이트진로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맥주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맥주시장은 크게 식당에서 판매하는 업소용과 일반 소매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정용으로 분류된다하이트진로의 경우 업소용에서는 오비맥주의 카스, 가정용은 ‘41만 원으로 상징되는 수입 맥주에 밀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소주 시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이트진로의 주력 제품인 참이슬은 여전히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52%)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2위와는 두 배 이상의 점유율 격차다. 기존 참이슬 제품 뿐 아니라 도수를 높인 참이슬 레드’, 저도주 시장의 문을 연 참이슬 후레쉬도 꾸준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단행된 소주 출고가 인상으로 한때 판매량 감소가 예상됐지만, ‘서민의 술소주를 찾는 소비자들의 선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물론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2등 브랜드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올해 처음으로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격차는 넉넉하지만 그렇다고 꼭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또 참이슬과 처음처럼에 안방을 내준 지방 소주들은 반전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로 신제품 출시, 가격 동결, 신공장 건설 등 공격적인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는 맥주시장에서의 반전, 그리고 소주 시장에서의 수성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선보인 신제품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박 성과는 하이트진로로 하여금 함박미소를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청정라거 콘셉트제대로 통했다

그렇다면 테라와 진로이즈백이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대다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호불호가 덜한 맛차별화된 마케팅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두 가지 요인이 최근 주류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테라의 경우, 우선 청정라거라는 독창적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라틴어로 흙, 대지, 지구를 뜻하는 테라(Terra)는 호주에서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골든트라이앵글지역의 맥아만을 사용했다. 특히 맥주의 탄산을 만드는 최고의 공법은 아무 공법도 쓰지 않는 것라는 문구를 TV광고에 삽입할 정도로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100% 리얼탄산의 맛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테라가 기존 병맥주의 틀을 과감히 깨고 녹색 병을 선택한 것 역시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다수 국산 맥주는 갈색병을 사용한다. 해외 맥주 중 몇몇 브랜드가 녹색병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갈색병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테라는 이례적으로 녹색병을 사용했다. 지난 3월 테라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영목 하이트진로 홍보담당 상무는 녹색병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일반적인 갈색보다는 녹색을 사용하는 것이 테라의 청정 콘셉트를 좀 더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사전평가도 갈색병 보다는 녹색병이 더욱 좋았고 품질에서도 갈색병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다양한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케팅도 테라의 초기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 SNS활동을 즐겨하는 2030세대를 겨냥해 인기 먹방 BJ, 유튜버들과 협업했다. 그들의 방송에 자연스럽게 테라 제품을 노출시키면서 테라 특유의 젊은 브랜드 감성을 정립시켰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지난 5~6월 운영했던 팝업 포차 ‘진로 두꺼비집’ 외관.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지난 5~6월 운영했던 팝업 포차 ‘진로 두꺼비집’ 외관.

특히 인플루언서들에게 영향을 받은 젊은 세대들은 각자의 SNS에 이른바 테라 인증샷을 자발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들에게 테라는 단순한 맥주 제품을 넘어 인싸템(인사이더와 아이템의 줄임말로 무리 속에서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제품을 일컫는 신조어)’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테라 만큼이나 인싸템으로 각광받고 있는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반전을 이끈 또 다른 제품인 소주 진로이즈백(이하 진로)’이다. 이미 진로는 (Hip)한 소주’, ‘레트로 감성을 제대로 저격한 소주라는 평가를 받으며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뉴트로 품고 진로가 돌아왔다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복고.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의 다소 올드한, 그렇지만 그들에게는 독특한올드함에 열광한다. 중장년층은 과거 향수를 찾는 여정에 나서곤 한다. 젊은 시절 먹었던 음식, 마셨던 음료수나 주류를 찾아 즐기며 과거를 추억하길 원한다.

진로는 이러한 복고열풍을 주류시장에 까지 몰고 온 주역이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 뉴트로를 전면에 내세운 진로는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전달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진로는 국내 최초 주류 회사인 진로가 지난 1924년 출시한 국내 최초의 소주 브랜드다. 이후 명맥을 유지해온 진로는 199325도 소주 진로골드출시를 끝으로 더 이상 진로브랜드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이후 진로의 빈자리는 199810월 출시된 참이슬이 완벽하게 메꿨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던 진로가 특유의 두꺼비 캐릭터와 함께 화려하게 귀환했다. 다시 태어난 진로는 1975년부터 1983년까지 생산된 소주와 같은 파란색 라벨을 선택했다. 과거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투명한 병을 채택했고, 라벨과 병뚜껑에는 소주의 청량한 맛과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하늘색을 더했다. 그리고 뉴트로라는 콘셉트에 맞게 과거 진로소주의 상징과도 같았던 한자 표기의 眞露(진로)’와 대표 상징인 두꺼비 로고를 라벨 가운데에 삽입했다.

진로는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출시 72일 만에 1,000만 병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애초 진로가 목표했던 연간 판매량’ 1,000만 병 달성을 두 달 만에 이뤄낸 것이다. 이처럼 예상보다 높은 판매량에 소매점 및 일반 음식점에서는 진로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일부 식당에서는 진로이즈백 & 테라 있습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가게 입구에 붙여놓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측은 20대 소비자를 타깃으로 설정하고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진로 전성기의 주점을 완벽히 재현한 팝업스토어 두꺼비집을 운영해 제품의 직접 경험은 물론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진=하이트진로] 팝업스토어 '두꺼비집' 내부.
[사진=하이트진로] 팝업스토어 '두꺼비집' 내부.

지난 5월 말부터 약 45일 간 홍대와 강남의 한 술집 프랜차이즈에서 운영했던 두꺼비집에는 총 12,600여 명이 방문, 평상시 업소 운영 대비 평균 25% 매출이 증대하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실내 디자인은 고객들의 인증샷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테라와 진로의 대박 행진은 하이트진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게 하는 핵심 열쇠다. 물론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테라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지난 5년간 만성적자에 신음하는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을 단번에 구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결국은 찾던 것만 찾는다는 주류시장의 속설에 따라 지금의 흥행세가 단시간에 한 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뉴트로 트렌드바람을 타고 초기 흥행에 성공한 진로 역시, 꾸준한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의 경우, 여름 시즌을 맞아 테라 생맥주를 서울 및 수도권의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선보이며 초기 돌풍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소주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 브랜드 참이슬과 뉴트로 진로의 쌍끌이 전략을 병행하되,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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