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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에 내 위성’, 큐브샛 시대가 열린다

[Fortune EXPERT]안병익의 스마트라이프

  • 기사입력 2019.07.03 13:30
  • 최종수정 2019.07.03 13:32
  • 기자명 안병익 대표

단돈 100만 원만 있으면 우주 궤도를 도는 나만의 위성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 주인공은 바로 초소형 위성 큐브샛이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지난 1월 러시아 스타로켓은 큐브샛(CubeSat)’이라는 소형 위성을 이용해 위성궤도상에 궤도 디스플레이’(The Orbital Display)’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궤도 디스플레이는 지상에서 400~500km 정도의 고도를 도는데 태양을 광원으로 사용할 경우, 디스플레이로 표시 가능한 영역은 약 50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 궤도디스플레이가 완성되면 밤하늘에 거대한 LED 간판이 떠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 펩시콜라는 위성 궤도상에 광고를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지난달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 두 척이 있고 석탄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석탄 운반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에 압류됐지만, 북한 항구도시 남포에선 여전히 석탄 화물선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에서 핵심 증거로 사용된 위성사진은 민간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큐브샛이 촬영한 것이다. 미국 플래닛랩스는 상업용 큐브샛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도적인 벤처기업이다. 플래닛랩스는 2010년에 전직 NASA 과학자들이 만든 스타트업으로 2013년부터 큐브샛 351개를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현재 141개 큐브샛을 지구 저궤도에 띄워 지구 전 지역을 매일 촬영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플래닛랩스가 개발한 도브(Dove·비둘기)라는 최신 큐브샛은 크기가 식빵 한 줄 정도(10×10×30)에 불과하다. 플래닛랩스의 큐브샛 군단은 24시간 지구 전역을 그물망처럼 나누어 찍어 하루 120만개 이미지를 생성한다. 촬영한 영상은 국방, 기상 관측, 자연재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한편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얼마 전 인공위성 큐브샛 마르코(MarCO·Mars Cube One)’가 보낸 사진을 공개했다. 지구가 푸른 점으로 보이는 흔한 사진이지만 NASA는 이를 공개하면서 서류가방 크기의 초소형 인공위성이 지구로부터 100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찍은 특별한 사진이라고 언급했다. 마르코는 지난해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의 화성 착륙을 처음으로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샛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개인이 제작할 수 있는 간단한 위성부터 지상과 해상을 감시하는 관측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용 위성, 우주 탐사용 위성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는 초소형 큐브샛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큐브샛은 사람이 손으로 간단히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위성이다. 가로·세로 각각 10인 정육면체에서 가로 10, 세로 30인 직육면체까지의 초소형 위성을 일컫는 큐브샛은 지난 1999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에서 처음 개발했다. 기존 위성 제작과 발사에 약 2,000~3,000억 원의 비용이 드는 고가의 대형 위성과는 달리 큐브샛은 제작비와 발사비가 약 1~3억 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큐브샛은 유닛(unit)의 앞글자인 ‘U’를 단위로 쓴다. 가로·세로·높이 각 10인 정육면체를 1U라고 한다. 1U인 큐브샛은 1~1.33정도다. 1U 두 개를 합친 직육면체를 2U, 세 개를 모으면 3U가 된다. 큐브샛은 발사에 성공해도 실제 작동 가능성은 70% 선에 머문다. 최근 국내에서 발사한 11기의 큐브샛 위성 중 교신에 성공한 것은 2기뿐이었다.

큐브샛은 이미 상업용 위성 시장을 넘보고 있다. 큐브샛은 여러 대를 동시에 활용하는 군집 위성(벌떼)’ 방식으로 개별 위성의 성능 부족을 극복하면서 전체 운영비용은 혁신적으로 낮췄다. 이를 통해 지구 전체의 지상이나 선박 상황을 동시에 감시하거나, 여러 지역의 사진을 동시에 촬영하는 등 한 대의 위성만으로는 불가능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미국 스페이스워크스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소형 및 초소형 위성 중에 상업용 비중은 약 56% 수준이지만, 오는 2022년에는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IT 기업들도 초소형 위성 시장에 합류했다. 미국 벤처기업 스파이어는 60여 개의 큐브샛으로 전 세계 바다에 운항되고 있는 75000척의 선박을 실시간 추적하고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2020년까지 약 4,400개의 통신 중계용 위성을 띄워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하루에도 수십 번 같은 지점을 촬영할 수 있는 큐브샛의 장점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지상 상황을 반영한 실시간 지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도 아테나 프로젝트라는 큐브샛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큐브샛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확산하는 대표적 산업으로 떠올랐다. 큐브샛 산업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적은 자본으로 시작해 크게 성장시킬 수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유럽의 테크 기업들이 큐브샛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이 시장에 대규모의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큐브샛 산업에 참여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2013년에는 미디어아트 작가인 송호준 씨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인 위성을 쏘아 올렸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6U짜리 큐브샛을 개발했고 연세대와 경희대 학생들은 큐브샛 벤처회사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러지를 설립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은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NASA는 손톱만한 크기인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에는 1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필요한 비용을 951달러(110만원)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NASA2040년까지 이를 수십 달러 수준으로 낮추고, 개인이 수십만 원 정도로 큐브샛을 만들어 우주로 보내 운영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이 위성을 갖는 시대가 오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가능해질까?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가 상상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다가올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안병익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현 식신 주식회사)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글 안병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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