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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쾌척한 애터미의 '통큰' 기부

"한부모 가정에 희망과 용기 주자"
100억 쾌척한 애터미의 '통 큰' 기부

  • 기사입력 2019.07.03 13:55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마케팅 기업 애터미가 한부모 가정 지원을 위해 100억 원 규모의 기부자조언기금을 운영하기로 했다. 기부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애터미 생소맘기금의 의미를 살펴본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애터미] 한부모 가정 지원을 위해 100억 원을 기부한 애터미의 박한길 회장(왼쪽)과 도경희 대표.
[사진=애터미] 한부모 가정 지원을 위해 100억 원을 기부한 애터미의 박한길 회장(왼쪽)과 도경희 대표.

이제 나눔의 메시지를 적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하트 모양의 종이를 받은 박한길 회장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수 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 박 회장이 진심을 담아 나눔의 메시지를 써내려갔다. 거기에는 '소중한 생명을 선택한 청년 한부모를 응원합니다 - 애터미 가족 일동'이란 글귀가 쓰여있었.

창업 10년차에 접어든 한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가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억 원을 기부했다. 사실 기업 차원에서 기부를 하는 사례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창립 10년 만에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고속성장을 이뤄낸 기업이 진행한 100억 원 규모의 기부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에 따르면 애터미의 기부금액 ‘100억 원은 중견기업 기준 역대 최고 규모의 기부이다.

주인공은 바로 토종 네트워크마케팅 기업 애터미다. 애터미는 18일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을 통해 청소년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기부자조언기금 생소맘(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MOM)’을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기부자조언기금은 독립재단 설립이라는 어렵고 번거로운 절차 없이, 기부자의 의사를 전적으로 반영해 기금사업을 구성하고 손실 없이 기부금 전액을 사업비로 지원하는 맞춤형 기금사업 운영방식이다.

기부자조언기금을 활용하면 직접 재단을 운영할 경우 발생하는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사랑의 열매가 가진 전문성을 십분 활용하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기금 확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애터미가 기부한 100억 원은 사랑의 열매가 기획한 한국형 기부자조언기금(Donor Advised FundㆍDAF)의 제 4호 기금으로 운용된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이번 애터미의 나눔은 우리 이웃들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귀중한 정신이 될 것이라며 사랑의 열매는 이러한 애터미의 정신에 따라 미혼모의 행복하고 당당한 자립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애터미는 왜 하필 한부모 가정을 지원 대상으로 선택한 것일까? 이는 박한길 회장, 그리고 애터미 대표인 박 회장의 아내 도경희 대표의 오래된 관심 때문이다.

몇 년 전 도 대표는 우연히 미혼모와 관련된 언론 기사를 접했다.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미혼모들이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대다수 미혼모들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어려운 취업, 양육에 필요한 시간 및 비용 부족  등으로 자립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애터미] 기부금 전달식에서 박한길 회장이 전한 나눔의 메시지.
[사진=애터미] 기부금 전달식에서 박한길 회장이 전한 나눔의 메시지.

기사를 접한 후 도 대표는 이후 박 회장과 함께 한부모가정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내 청소년 한부모 가정의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인 사단법인 링커(NGO-LINKER)위드맘 한부모가정 지원 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미혼모 관련 모금회와 단체에 기부를 이어갔다. 이번 기부자조언기금 조성 역시 도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청소년 한부모 가정은 소중한 생명을 선택했다는 이유 때문에 청년기를 희생하는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있다애터미의 생소맘기금은 생명을 선택한 그들에 대한 지지의 표명"이라고 말했다.

애터미는 생소맘기금을 통해 한부모 가정에 대한 기존의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한부모 가정의 경제적 자립은 물론, 그들이 꿈과 목표를 가지고 다시금 사회의 일원으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사랑의 열매가 갖고 있는 미혼모 사업기획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 정부 및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한부모 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각오이다.

예종석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이번 애터미의 기부에 대해 단언컨대 기부의 역사를 새롭게 쓴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대다수 고속 성장 기업들은 오로지 성장이라는 목표만을 보고 돌진하는데 반해, 애터미는 그 과정 속에서 꾸준히 선한 영향력의 전달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는 게 그 이유였다.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한 박한길 회장은 인사말을 하던 중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됐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하지만 설령 오른손이 하는 일을 모든 사람이 알더라도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전달하는 기업인의 실천적 행동은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애터미가 보여준 선한 영향력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로 전달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미니인터뷰] 박한길 회장 선한 영향력 미치는 기부 계속하겠다

[사진=애터미]
[사진=애터미]

지난해 2월 애터미는 소외계층의 무료 안과진료 및 수술비를 총액 20억원 규모의 결연계약을 실로암안과병원과 맺은 바 있다. 실로암안과학술연구원 건립 비용 10억 원을 우선 기부한 애터미는 오는 2027년까지 10년간 매년 1억 원씩을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 618일 DAF 기부금 전달식 현장에서 만난 박한길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지난해 10억을 우선 기부하면서 이런 꿈을 꿨습니다. 회사가 더욱 성장해서 언젠가 10억에 동그라미(0)가 하나 더 붙은 금액을 기부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 목표를 불과 1년 만에 이루게 돼 너무 기쁩니다. 앞으로도 매년 100억 기부라는 새로운 꿈을 현실로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박한길 회장과 그의 아내 도경희 대표는 꽤 오래전부터 이번 기부를 준비했다. 물론 방법은 달랐다. 처음 기획했던 방식은 일종의 재단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기부활동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박 회장과 도 대표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 어려움 중에는 애터미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 ‘애터미 회원이 포함돼 있었다.

박 회장은 말한다. “사실 애터미 회원들 중에도 어려운 분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죠. 그런데 재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부자 혹은 재단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에겐 지원에 제약이 따른다는 사실을 접했습니다. 자연스레 방향을 틀 수 밖에 없었죠. 애터미 회원들 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함께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찾다보니 사랑의 열매, 그리고 기부자조언기금 제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일을 하면 보다 더 효율적으로 지원 활동을 할 수 있겠다싶어 손을 잡게 됐어요.”

[사진=애터미] 지난 2016년 캄보디아 뻦머꽃 초등학교를 방문한 박 회장.
[사진=애터미] 지난 2016년 캄보디아 뻦머꽃 초등학교를 방문한 박 회장.

재단 준비, 그리고 기부자조언기금 조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박 회장은 한 가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바로 돈을 잘 버는 것 이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 바로 돈을 잘 쓰는 일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박 회장은 돈을 잘 쓰는 일, 특히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소비를 위한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이미 큰 틀은 잡혀있다. 박한길 회장은 오래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던 학교 건립, 도경희 대표는 이번 기부자조언기금을 포함한 한부모 가정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충남 천안에서 개교한 애터미드리미학교의 보강·증축 뿐만 아니라 건립을 준비 중인 인도·캄보디아 지역의 학교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한부모 가정 부분에선 관련 아이디어를 내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도경희 대표가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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