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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500]구글의 내전
[포춘500]구글의 내전
  • BETH KOWITT 기자
  • 승인 2019.07.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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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S CIVIL WAR

기업(알파벳) 프로파일: 순위 15위, 매출 1,368억 달러, 이익 307억 달러, 직원 수 9만 8,771명, 총 주주수익률(2008~2018년 평균) 21.1%

일러스트=포춘US

글의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사악해지지 말자’는 모토와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목소리가 커진 기술 인력들이 반기를 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By BETH KOWITT

그 운동은 2018년 11월 1일 도쿄에서 시작됐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 10분, 구글 직원 100명이 사무실을 나왔다. 13시간 후 뉴욕 본사 엘리베이터는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그래서 직원들은 항의시위를 벌이기 위해, 1층 거리로 연결되는 계단을 이용했다. 텍사스 오스틴 시의 구글 직원들은 항의의 뜻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2분간 침묵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직원 수백 명이 역사적인 페리 건물 건너편에 모여 “구글은 이제 끝났다”는 구호를 외쳤다. '노동자의 권리는 여성의 권리', '무료음식과 안전한 휴게공간 쟁취' 같은 슬로건이 적힌 간판들도 들고 있었다.   

아시아에서 첫 시위를 시작하고 25 시간이 지난 후, 시드니의 구글 직원들도 파업에 참가했다. 그리고 전 세계 50개 도시에서 2만 명의 구글 직원들이 회사의 성희롱 사건처리에 항의하기 위해 동참했다.  

파업을 촉발했던 불씨는 뉴욕 타임스 기사였다. 이 신문은 일주일 전 ‘구글이 전 임원 앤디 루빈의 성 비리를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파악했음에도, 퇴직금 9,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사건을 은폐했다’고 폭로했다(루빈은 타임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 기사는 ‘내 직장생활에 대해 너무나 많은 부정확한 사실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의 이런 대규모 시위가 기술업계의 거인 중 한 곳에서 터져 나온 것을 전 세계가 목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또한 외부인들이 구글 직원들이 느끼는 분노와 좌절의 깊이를 엿볼 수 있었던 것도 분명 처음이었다. 하지만 구글 내부에서는 파업을 촉발했던 불씨가 몇 달간 꾸준히 축적돼 왔다. ▲밀실에서 진행되는 사업결정 논란 ▲소외된 직원들에 대한 부당대우 ▲회사 게시판 등 내부 플랫폼에서 근로자들을 괴롭힌다는 주장으로 인해, 직원들이 경영진과 충돌하면서 긴장이 고조돼 온 것이다. 지난 2월 퇴사한 엔지니어 콜린 맥밀런 Colin McMillen은 "미국 내 문화전쟁이 구글에서 미시적으로 벌어지는 것"이라고 비유다.

많은 외부인들 눈에는, 기술 인력들—높은 급여와 다양한 특전을 누리는 집단으로 유명하다—은 불평할 일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거물 기업 중 한 곳의 직원들에게서 그런 불만을 듣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더욱이 구글은 오랫동안 성과주의와 이상적인 기술 미래향의 제단으로 숭배돼온 곳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기술업계의 실질적인 강령—세상을 변화시킨다(아울러 그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기술의 파괴적인 부작용들이 증가한 탓이다. 선거 개입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유독성, 개인정보 유출, 기술 중독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기술이 안고 있는 윤리적 딜레마뿐만 아니라, 날로 커지는 그 힘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는 주인공은 바로 기술을 만드는 직원들이다. 
   
구글 오픈 리서치 그룹의 책임자로서 파업 시위를 조직한 머레디스 휘태커 Meredith Whittaker는 “사람들이 ‘더 이상 이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책임을 지길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재 다른 많은 구조들이 잘 갖춰져, 기술이 가진 힘을 적절히 견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소위 ‘테크래시 Techlash’ /*역주: 구글, 페이스북 등의 세계 최대 IT 기업들에 대한 반발/가 기술업계 전 부문에 걸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직원들의 조직적인 반발도 서서히 일상이 되고 있다: 아마존 직원들은 회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맞서 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직원들이 전쟁기술 개발에 반발한다; 세일즈포스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과의 소프트웨어 사용 계약을 철회하기 위해, 경영진에게 로비를 했다 /*역주: 이 직원들은 CPB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가족을 분리하는 것을 비롯, 반이민 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한편, 기술업계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어떤 회사도 이른바 브로그래밍 /*역주: 남성을 부르는 호칭 bro와 programming의 합성어로 실리콘밸리의 남성중심 문화를 지칭한다/ 문화의 폐해와 씨름하지 않는 곳이 없다. 이런 폐쇄적 문화로 인해, 여성 및 유색인종 직원들은 심각한 차별 대우를 받아왔다.

그러나 구글에서만큼 그 분노가 강력하고, 공개적이고, 꾸준히 제기되는 곳은 없다. 실리콘밸리 내부 관계자들은 “구글은 원래 직원들의 목소리를 확대재생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이런 현상은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구글은 ‘사악해지지 말자’는 강령을 앞세워, 기술 붐의 장밋빛 낙관론을 만들어내는데 중심 역할을 했다

내부에서 시작된 변화: 파업을 주도한 머레디스 휘태커는 구글의 일부 사업결정도 반대했다. 사진=포춘US

스탠퍼드 컴퓨터 과학 명예교수 테리 위노그래드 Terry Winograd는 "구글은 매우 의식적으로 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며 “따라서 직원들도 이런 ‘반란’에 훨씬 더 익숙하다”고 설명한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대학원 시절, 그를 지도한 위노그래드 교수는 회사의 기술 자문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페이지(46)와 또 다른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45)은 기존 권위와 현 상황에 도전하는 문화를 의도적으로 조성했다. 특히 2004년 기업공개 당시 발표한 공식서한에서 ‘구글은 전통적인 회사가 아니며, 그렇게 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밝힌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계속 관습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회사 약속에 의문을 제기한다. 포춘이 32명의 전ㆍ현직 직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일부가 “올드 구글”과 “뉴 구글”이라 부른 차이의 경계선이 드러났다. 이 두 시대 사이에 분명한 경계가 존재하느냐 여부는 그것을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구글은 페이지와 브린이 아직 스탠퍼드 박사과정 학생이던 1998년,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의 한 차고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그들이 변화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패턴이 있다: 직원들은 올드 구글에서는 회사의 운영 방식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고 말한다. 반면 뉴 구글에서는 일반 직원과 임원 간의 소통과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현재 의사결정 권한이 회사 맨 꼭대기에만 집중돼 있다. 경영진이 갈수록 전통적인 사업 기준에만 매달린다”고 지적한다. 

이제 구글은 지난 20년간 장려해 온 급진적인 문화를 억제하려는 어색한 입장에 처해 있다.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의 직원은 10만 명을 상회한다. 경영진은 회사 규모에 걸맞게 직원 의견을 경청하는 근본 원칙 등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구글 수석부사장이자 CEO 순다르 피차이 Sundar Pichai의 리더십 팀 멤버인 젠 피츠패트릭 Jen Fitzpatrick은 "문화가 진화하지 않고는 그런 성장을 겪을 수 없다"고 말한다(피차이는 포춘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회사는 급증하는 다양한 관점과 프로젝트들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직원들이 완전한 투명성을 요구할 것에 대비, 문제가 될 만한 이슈들을 예측하려는 노력도 기울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는 행동에 적극적인 직원들은 목소리가 클 뿐, 소수에 불과하다고 치부했다. 그들의 의견이 대부분 직원들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구글의 브라이언 웰레 Brian Welle 인력분석 부사장은 "우리 입장에서 2018년은 분명 과거와 다른 해였다. 우리가 겪은 문제의 규모와 성격이 정말 달랐다"라고 설명한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은 회사가 해마다 전사적으로 실시하는 설문(Googlegeist) /*역주: 주로 상사와 회사 생활에 대해 묻는 연례조사/ 결과에 반영됐다. 이 결과는 지난 2월 언론에 유출됐다. 주요 지표는 2017년에 비해 두 자릿수 퍼센티지나 감소했다. 일례로, 응답자의 74%가 피차이와 경영진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전년보다 18% 포인트나 추락한 것이다.

구글에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직원들이 불만을 사내에서 해결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행동파 직원들이 미디어를 정교하게 활용하고, 전 세계가 상징적인 이 IT 대표기업에 매료되면서 이런 거부 전략은 더욱 강화됐다. 파업 당시 펼쳐진 풍경은 어느 측면에서는 공장 파업만큼 익숙한 장면이었다. 근로자들이 '더 맨'(이 경우 CEO 피차이)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집단적 힘을 행사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 내부의 행동주의자들이 전통적인 노조 전술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그들의 요구는 단지 일반적인 임금이나 복지에 그치지 않는다. 급여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문제다. 분명, 직원들이 직접 만든 제품에 대해 발언권을 갖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구글은 이미 현재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많은 측면을 변화시켰다. 이번 파업은 또 다른 변곡점이었다. 즉, 회사가 우리 경제체제에 훨씬 더 근본적인 것(노동과 자본의 관계)을 혁신할 태세가 돼 있다는 신호였다. 그것은 아마도 실리콘밸리에서만 시작할 수 있는 변화다. 이 곳에서는 오래 전부터 전통적인 사업상 관심사보다, 스스로에 대한 신념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사악해지지 말자’는 전제 하에 직원들을 고용하고 유지해 온 이 회사에서만 시작할 수 있는 변화다. 

이제 직원들은 이런 명제를 자신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타협 없이 실천하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 설령 회사 성장에 걸림돌이 되더라도 말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표현 자유와 검열 문제를 총괄한 구글의 전 임원 록먼 추이 Lokman Tsui는 “구글의 영혼과 정체성을 누가 결정하는가?”라고 반문한 후 “경영진인가, 아니면 직원들인가? 현재 이 회사들의 정신을 결정하기 위한 진짜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당초 구글은 전 세계 정보를 조직화하고, 사람들이 이 정보에 좀 더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려는 원대한 미션을 가졌다. 이에 따라 회사는 책을 디지털화하고, 이미지로 세계 지도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 위에 카메라를 장착했다. 아울러 마분지로 가상현실 시청기기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가 점점 더 성장함에 따라, 야망도 더 커졌다. 구글 직원들은 지난해 회사가 두 개의 신규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부 사람들은 이 테크 거인이 확장을 명분으로, 사명을 넘어 너무 멀리 나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드론 영상을 분석하는 국방부 메이븐 Maven 프로젝트다. 구글은 2017년 이 프로젝트에 하청업체로 참여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내 인사들은 이듬 해까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직원이 구글의 내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이 비밀 프로젝트를 폭로하는 글을 올리며 비로소 공개됐다. 경영진은 우려하는 직원들에게 “메이븐은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근로자들은 회사 기술이 궁극적으로 드론 공격을 더 치명적으로 만들고, 메이븐 프로젝트가 결국 구글과 군 사이의 추가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다른 직원들은 “‘우리’ 군을 지지하기 위한 계약이라는 경영진의 주장이 항상 글로벌 직원들에게 공감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당시 아일랜드에서 근무했던 구글 엔지니어 로라 놀런 Laura Nolan은 “정말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한다. “훌륭한 정보구축 작업을 하는 행복한 회사인 척하고, 실상은 날아다니는 살상용 드론을 제작하는 단계를 밟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일이 메이븐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회사를 그만뒀다. 놀런 같은 직원들은 구글이 레이시언 Raytheon 같은 방산업체나, 심지어 군대와의 협력에 아무 거리낌 없는 아마존이 될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회사 대다수 사람들이 메이븐에 대해 알게 되기 전부터, 몇몇 수석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의 우려를 내부적으로 확산시키고 있었다. 일단 메이븐이 더 널리 알려지자, 저항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일부 직원들은 피차이에게 프로젝트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2018년 3월, 회사는 ‘TGIF’로 알려진 주례 총회에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모임은 초창기 시절부터 구글 문화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누구나 고위 경영진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서 한 여성직원은 경영진에게 자신이 국방부에서 근무했지만, 군사기술에 기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것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내가 어떻게 경영진에게 알릴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브린은 그녀에게 “당신이 이 회사에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다른 회사에서는 이것이 충분한 대답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에서는 그걸로 부족했다.

경영진은 직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 메이븐이 가치 있는 프로젝트라고 믿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계속 모임을 마련했다. 인공지능의 윤리를 논의하기 위해, 타운 홀 미팅을 세 차례 주최한 것이다.  

주도적으로 시위를 조직한 직원들은 계속 경영진을 압박하며, 매주 TGIF 총회에서 메이븐 관련 질문을 빠짐 없이 했다. 이들은 이 문제로 인해 퇴사한 직원들의 수를 추적하고, 스티커를 나눠주고, 구글의 내부 짤방 제작기로 메이븐을 조롱하는 짧은 동영상을 만들었다.    이 논쟁은 작년 4월 피차이에게 보낸 원본 편지—최종적으로 직원 5,000명의 서명을 받았다—가 뉴욕 타임스에 유출되면서 공론화됐다.

6월 들어 구글은 국방부와 메이븐 프로젝트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일련의 인공지능 원칙도 발표했다. 특히 기술의 미래에 대한 가이드라인(무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 포함)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행동파 직원들은 이 발표를 승리로 여겼지만, 피차이는 그 해 말 뉴욕 타임스 주최 콘퍼런스에서 내부 압력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그는 "국민투표로 회사를 운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결정을 내릴 때, 실제로 인공지능을 구축하는 직원들의 말을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이버 보안 같은 분야에서는 군과 계속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각성하라’: 전 세계적으로 2만 명의 구글 직원들이 2018년 11월 벌어진 파업에 참여했다. 사진=포춘US

그 후, 8월에 디 인터셉트 The Intercept라는 한 매체는 구글이 중국을 위해 검열 기능을 갖춘 검색엔진—암호명 드래곤플라이 Dragonfly—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인권이나 민주주의 같은 주제와 관련 있는 정보를 사전 차단한다는 것이다. 메이븐을 둘러싼 회사와 직원들의 긴장이 이제 막 완화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하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이 사실도 처음 들었다(구글은 이 프로젝트가 실험 차원이었고, 그래서 여전히 기밀이었다고 해명했다).

잭 폴슨 Jack Poulson은 자신이 드래곤플라이 때문에 퇴사한 6번째 혹은 7번째 직원이었다고 말한다. 구글의 수석 연구과학자였던 그는 "그것은 내가 인생에서 하고 싶었던 일의 경계를 넘고 있었다"며 "말 그대로 내가 정치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회사의 녹을 먹고 있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9월 들어 미 상원 통상위원회가 구글의 최고 개인정보보호책임자에게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관해 청문회 증언을 요구하자, 폴슨은 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서한을 직접 보냈다: ‘나는 기술업계에서 확산되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강화된 투명성과 관리감독, 우리가 구축하는 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지지한다.’

구글은 앞서 중국에서 검색엔진을 운영했지만, 2010년 회사가 해킹당하면서 철수했다. 당시 경영진은 도덕적인 태도(일부 직원들은 그렇게 봤다)를 취했다. 실제로 브린은 중국에서 "전체주의의 흔적"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직원들은 드래곤플라이를 앞세운 중국 재진출을 지지했다. 하지만 2010년 철수 결정을 “구글 문화의 정수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표현한 사람들은 번복을 참을 수 없었다. 맥밀런은 "도대체 지난 8년간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했다”고 반문한다.

피차이는 뉴욕 타임스 콘퍼런스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섬기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중국 사용자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드래곤플라이는 단지 실험이었다. 곧바로 실행되는 프로젝트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맥밀런은 2010년 중국 검색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회사 결정을 ‘사악해지지 말자’는 구글 정신을 그대로 구현한 것으로 회상한다. 메이븐과 드래곤플라이를 반대하는 직원 저항운동에 참여했던 휘태커는 "구글은 특권의 일부로서, 직원들에게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기만족을 선사했다”고 설명한다. 2000년대 초 구글 강령을 만드는 데 일조했던 전 엔지니어 폴 부치히트 Paul Buchheit는 “’사악해지지 말자’가 모든 것을 마법처럼 해결하는 명확한 흑백기준은 아니었다”라고 강조한다. 다만 그것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특정 프로젝트가 기준을 충족하도록 회사는 적절한 결정을 내렸는가?’ 등을 돌아보는 방식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떤 직원이라도 그 질문을 던질 권한이 있었다"고 말한다.

드래곤플라이가 비밀리에 시작됐기 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질문할 기회를 빼앗겼다고 믿었다. 또 회사 경영진 스스로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맥밀런은 "회사가 윤리적 파장 측면에서 생각해왔던 그 어떤 소통도 직원들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근로자들은 노동력 제공과 관련, 회사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받은 상태에서 윤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드래곤플라이에 간접적으로 관련된 몇몇 직원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폴슨은 "검열과 감시에 대해 양보할 수 없는 구글의 레드라인은 어디까지인가?”라고 반문한 후 “내가 직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이 일을 연구했는데도 여전히 알 수 없었다"고 말한다.

메이븐 프로젝트와 드래곤플라이, 심지어 파업을 야기시킨 루빈의 퇴직금 사건까지 모두 다른 이유로 직원들의 분노를 샀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공통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비밀이다. 정보공유 가치를 중심으로 구축된 이 회사가 점점 더 밀실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포춘이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피차이는 TGIF 총회에서 "우리는 항상 기업 입장에서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며 “회사 규모가 작았을 때는 여러분들이 사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더 잘 알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글 경영진이 의사결정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은밀함’을 점점 더 활용하는 가운데, 일부 행동파 직원들은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자신들의 우려를 확대재생산하기 위해,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구글에서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site reliability engineerㆍSRE) /*역주: 사내 운영 팀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제작 및 관리한다/로 일했던 리즈 퐁-존스 Liz Fong-Jones는 “허락 없이 언론과 인터뷰하면 ‘완전 왕따’가 됐던 회사에서는 엄청난 문화적 변화”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사내 (가상) 공간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회사를 비난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작년 1월 그녀의 생각은 바뀌었다. 구글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어 James Damore가 2017년 7월 작성한 그 유명한 메모가 계기가 됐다. 그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이 10페이지 분량의 문건은 ‘여성이 편견과 같은 사회적 요인보다는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업계에서 푸대접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의 다양성 노력은 남성에게 차별적’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해고되긴 했지만, 다모어의 글은 구글의 자유분방한 사내 게시판과 메일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이런 내부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은 구글 문화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다. 회사 내에는 엔지니어링부터 고양이의 모든 것—이른바 뮤글러 Mewglers /*역주: 고양이를 뜻하는 Mew와 구글 직원을 의미하는 Googler의 합성어/들이 운영한다—까지, 거의 모든 주제를 망라하는 수 만개의 채널이 있다.

다모어 동조자들이 성전환 여성 퐁-존스와 다른 사내 다양성 옹호자들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우익 뉴스 사이트에 흘리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퐁-존스에 따르면, 그 결과 그녀와 지지자들은 괴롭힘과 폭력적인 협박에 시달렸다. 이들은 거듭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영진은 이런 행동들을 제지할 수 없었다. 퐁-존스는 "우리는 그들에게 악의적인 유출을 멈추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한다(그녀는 경영진에게 자신의 말을 경청해달라고 요구한 객관적인 기록을 갖고 있었다). 또한 소셜 미디어 사이트인 구글 플러스에서 실명을 요구하는 회사 정책을 폐기하는 노력에 적극 앞장섰다. 퐁-존스는 “이런 실명 정책은 가장 취약한 사용자들을 온라인상의 괴롭힘과 더 안 좋은 일에 노출시킬 뿐”이라고 경영진을 설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노사 소통의 줄이 끊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이 문제가 내부에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2017년 10월, 퐁-존스와 공격 대상이 된 다른 직원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자들을 돕는 코워커 닷컴 오알지 Coworker.org를 만났다. 홍보 및 내부 조직전략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퐁-존스는 "회사가 수수방관할 것이라는 점이 명백했고, 우리는 언론을 통해 압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녀와 14명의 다른 전ㆍ현직 직원들은 작년 1월 와이어드 Wired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상의 괴롭힘과 회사 대응을 고발했다.

이들은 회사 승인 없이 와이어드와 인터뷰하는 행동이 구글의 금기를 깨트렸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래서 자신들의 동기를 설명하는 내부 게시물을 올렸다. 아울러 근무 조건(노동법상의 보호권)을 논하는 것과 회사 제품이나 기타 기밀정보(이들은 계속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를 유출하는 것 사이에 차이를 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동료 직원들이 이들의 정당성을 모두 인정한 건 아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당시 와이어드와 인터뷰한 직원 중 한 명인 맥밀런은 “그들은 ‘당신이 듣기에 정말 안 좋은 말을 한 건 맞다. 하지만 당신은 왜 회사 비밀을 언론에 폭로했는가(air dirty laundry)?’라는 의문을 제기했다”고 설명한다.

퐁-존스는 “제품정보 유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가 있다. 경영진이 그걸 강력한 명분으로 삼아 직원들에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일부 직원들은 작년 8월 일어난 사건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당시 브린과 피차이는 주례 TGIF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석자나 그 회의를 온라인 생중계로 보던 누군가가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브린과 피차이가 한 말을 누설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이 기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중계를 하고 있었다. 한 직원이 연단에 올라 그 익명의 유출자에게 “엿 먹어라(Fuxx you)!”고 소리를 지르자, 동료들은 박수를 쳤다. 맥밀런은 “그 사건이 TGIF 회의를 영원히 망쳤다”며 “TGIF에서는 더 이상 중요한 사안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폴슨은 “구글을 퇴사할 때, 언론과 대화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포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재입사를 원할 때 그들이 나의 정치적 행동을 문제 삼지 않고, 기술적 공헌도만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을 분명히 들었다. 다만 내가 언론에 폭로하는 등 용서 받지 못할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고 덧붙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내가 이런 통화를 하고 있는 사실을 그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피차이는 파업시위에 앞서, 자신도 지지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직원들에게 보냈다. 그날 TGIF 회의에서도 구글이 항상 제대로 해온 것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분명 사내에 분노와 좌절이 존재한다”며 “우리 모두 느끼고 있고 나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운틴 뷰 본사에서 CFO 루스 포랫 Ruth Porat은 그녀의 팀과 함께 파업에 참가했다. 다른 경영진은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을 그냥 피했다. 피츠패트릭은 포춘에 “그날 사무실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사에 있었으면 참여했겠느냐”는 질문에는 재답변을 거부했다.

구글의 일부 대응 방식은 시위 주도 직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경영진이 시위를 수용한 이유가, 파업을 ‘허가한 야유회’ 정도로 치부했기 때문이라 봤다. 아울러 포랫이 파업을 지지했다면, 왜 자신들이 한 요구를 이행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으로서 가진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맥밀런과 퐁-존스는 “회사 대처가 안일했다”고 지적한다. 둘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그만뒀다. 퐁-존스에게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회사가 ‘직원 대표를 이사회에 참가시키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으려 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직원들은 이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최적임자”라고 강조한다. 그녀는 동료들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이 기뻤지만, 정작 자신은 완전히 지쳐버렸다.

구글 경영진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구글은 ‘그 동안 TGIF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이제는 회사 규모가 너무 커져서 매주 한 시간씩 열리는 회의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단일 주제—최근 발간된 다양성 보고서가 대표적 사례다—에 집중하는 타운홀 미팅 같은 다양한 회의들을 시도하고 있다.

피츠패트릭은 “우리는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들이 손을 들어 ‘내 목소리가 충분히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사내 게시판에서 적절치 못한 대화가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글의 새로운 ‘공동체 지침’은 모든 업무 문서에서 성행위에 대한 비방과 언급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모든 온라인 담당 팀에는 반드시 훈련을 받은 관리직원을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회사는 성희롱 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내부 보고 채널도 개편했다.

파업을 주도한 사람들은 한 직원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을 “자격이 있는 소수의 목소리”라고 표현하자, 스스로를 “자격이 있는 다수의 목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다수이든 소수이든, 이 그룹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구글이 프로젝트 메이븐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드래곤플라이 계획도 백지화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검색사업을 재개할 계획이 없으며, 이런 프로젝트를 전혀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구글은 보수적 정치행동 콘퍼런스(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의 후원도 철회했다. 진보적인 직원들이 이 회의에서 전미총기협회(NRA) 옆에 바로 회사 로고가 붙어 있는 모습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인공지능 윤리위원회도 해체했다. 직원들이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의 위원 임명을 반대한 후였다. 그들은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구글 직원들은 외부에서도 힘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회사가 수용한 파업 요구 중 한 가지는 강제조정—직원들이 회사와의 분쟁을 비공개로 해결하도록 한다—의 폐지다. 일부 구글 직원들은 이 싸움을 워싱턴으로 가져갔다. 이 곳에서 강제조정 관행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에서 8년간 일한 존재학자 비키 타디프 Vicki Tardif는 "의원들이 멕시칸 레스토랑 치폴레 근로자들은 만나지 않았지만, 구글 직원들은 만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어 “의원들이 어떤 대의를 밀고 나가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면, 우리는 구글에 와서 실천하고자 했던 더 큰 선을 행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4월 회사 내부의 갈등은 새 국면에 접어 들었다. 파업을 기획하는데 큰 역할을 한 2명의 여성직원 휘태커와 클레어 스테이플턴 Claire Stapleton이 “회사가 우리들의 조직 활동에 보복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한 것이 불씨를 지폈다. 휘태커는 “AI 윤리위가 해체된 후, 회사에 남으려면 ‘당신이 외부에서 공동설립한 AI 나우 연구소뿐만 아니라 사내에서도 AI 윤리와 관련된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스테이플턴도 “구글에서 거의 12년이나 근무했다. 그런데 파업 두 달 후 강등 통보와 함께 ‘아프지 않아도 병가를 가야 한다’는 일방적인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변호사를 고용한 후에야 회사가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강등 조치를 철회했다”고 썼다. 스테이플턴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글에 가장 민감한 ‘존재론적 위협’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그날 곧바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들의 비난에 대응했다. 구글은 ‘보복은 전혀 없었다. 회사는 직장 내에서 보복을 금지하고, 이들의 모든 주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직원들은 이런 보복을 이제까지 회사에 제기된 가장 심각한 혐의로 보고 있다. 조직 활동의 상당 부분은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들(SREs)이 주도해 왔다. 그들의 임무는 구글의 가장 중요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뭔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들은 그걸 바로 잡기 위해 즉시 호출을 받는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진단한다. 따라서 의견을 내놓고,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SRE로 근무했던 퐁-존스는 “약점을 찾아내야 하는 일”이라며 “당신이 생각할 때 문제가 있는 걸 누군가가 서둘러 통과시키려면,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녀에 따르면, SRE 세계에는 이른바 ‘책임을 지지 않는 사후(死後)’ 개념이 존재한다. 아무도 희생양으로 삼지 않고, 저지른 실수를 돌아보는 방식이다. 구글에서 거의 5년 간 근무한 개인정보 엔지니어 타리크 유수프 Tariq Yusuf는 “회사 문화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다. ‘이건 분명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설명한다. “보복은 안전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핵심 보호막을 제거하는 셈이다. 모든 과정이 붕괴되는 것이다.”

시위를 주도한 직원들은 자신들의 전술을 “노동조직화(labor organizing)”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피했던 표현이다. 전통적으로 경영진에 더 동조했던 근로자들이 당혹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 우려한 탓이다. 메이븐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시위 기간에, 일부 직원들은 ‘인터뷰 파업’을 벌였다. 신입사원 후보들의 면접과 채용 과정에 참여를 거부한 것이다. 보복 주장을 지원하기 위해, 한층 수위를 높인 항의의 형태였다.

파업 6개월 만인 지난 5월 1일, 직원들은 국제노동자의 날을 맞아 또 다른 전통 조직화 전략을 구사했다. 보복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연좌 농성을 벌인 것이다. 뉴욕 집회 분위기는 좀 더 무거웠다. 마치 철야농성 같았다. 수백 명의 직원이 자신들이 맞닥뜨린 다른 종류의 보복을 폭로하기 위해 모였다: 시위를 조직하고, 성희롱을 신고했다고 보복을 당했다는 것이다.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심지어 노조를 결성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휘태커는 “우리가 쟁취한 것을 되돌리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입을 다물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에선 무슨 일들이 계속 벌어진 걸까?

비밀 프로젝트부터 언론 유출과 파업 시위까지, 구글은 지난 2년간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겪어왔다.

-2017년 7월, 다모어 메모: 구글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어가 사내 게시판에서 기술업계의 다양성 정책을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다. 구글은 결국 그를 해고했다.

-2018년 2월, 메이븐 프로젝트 유출: 직원 대부분이 미 국방부가 드론 영상을 분석하기 위해 회사 인공지능을 활용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됐다.

-2018년 6월, 메이븐 프로젝트 중단: 구글이 국방부와 메이븐 프로젝트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다. 혁신기술 활용의 지침이 되는 AI 원칙들도 내놓았다.

-2018년 8월, 드래곤플라이 계획 유출: 언론매체 디 인터셉트가 ‘구글이 중국에서 검열 기능을 갖춘 검색엔진을 만들고 있다’고 폭로했다. 대부분 직원들은 이 프로젝트를 처음 들었다.

-2018년 10월, 과도한 보수 공개: 뉴욕 타임스가 ‘구글이 성희롱 혐의에도 불구하고 전 임원 앤디 루빈에게 퇴직금 9,000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폭로했다(루빈은 이 보도를 부인했다).

-2018년 11월, 파업시위: 회사의 루빈 성희롱 사건 처리에 항의하기 위해, 전 세계 50개 도시에서 직원 2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2018년 12월, 드래곤플라이 계획 중단: 모든 드래곤플라이 관련 직원들이 연말까지 재배치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2019년 2월, 강제조정 포기: 구글이 현재 직원들은 물론, 앞으로 입사할 직원들에게까지 더 이상 근로 쟁점과 관련해 조정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2019년 4월, AI 윤리자문위 해산: 직원들이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이 포함된 것에 항의하자, 구글은 위원회를 백지화했다.

-2019년 5월, 보복 주장: 회사가 집단행동 시도에 보복 조치를 가했다는 직원 2명의 주장에 따라, 동료들이 연좌농성을 벌였다. 구글은 이런 혐의를 부인했다. 

◆프로그래머들로 권력이동?

실리콘밸리는 직원들의 행동주의와 관련해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애플과 페이스북, 오라클 같은 일부 IT 대기업들에선 직원들이 여전히 대부분 회사 방침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다음 기업들에선 구글의 선례를 따르려는 직원들과 충돌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 소프트웨어 대기업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회사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민세관집행국(ICE)과 협력하고, 미 육군에 증강현실 헤드셋을 공급하고, 여성 직원들을 부당하게 대우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아마존: 지난해 직원들이 회사에 ‘더 이상 미 정부에 안면인식 기술을 판매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4월에는 4,500명 이상의 직원들이 회사가 기후변화 예방을 위해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유 및 가스 회사들에 대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라는 요구도 있었다.  

-세일즈포스: 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직원들은 지난해 서한을 통해 회사측에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과의 재계약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가족 분리 정책을 그 이유로 들었다. 650명 이상의 직원들이 이 편지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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