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포춘US]슈퍼우먼 육성하기

RAISING SUPERWOMEN

  • 기사입력 2019.06.03 11:07
  • 기자명 MICHAL LEV-RAM 기자

실리콘밸리의 대모 에스터 워치츠키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딸들을 슬하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리더는 만들어지는 것이지 타고나는 게 아니다’라고 믿고 있다. INTERVIEW BY MICHAL LEV-RAM

에스터 워치츠키 ESTHER WOJCICKI는 작정하고 아이들을 CEO로 키우려 했던 건 아니었다. 단지 자녀나 학생들을 본인이 견뎌야 했던 양육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키우고 싶었을 뿐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가족의 여성 가장인 워치츠키는 오랜 기간 교육자로 활동했다. 그녀는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맞곤 했다. 부친의 교육철학은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였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워치츠키는 팰로 앨토 고등학교에서 미디어 아트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다. 인기가 많은 이 수업을 듣는 700명의 10대 학생들은 그녀를 “워츠”라 부른다. 워치츠키는 수년간 교육과 양육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을 고안해 냈다. 그녀는 신간 ‘성공하는 사람들 길러내는 법: 극적 결과를 내기 위한 간단한 교훈(How to Raise Successful People: Simple Lessons for Radical Results)’에서 효과적이고 윤리적인 리더를 양성하는 법에 대한 자신만의 비밀을 풀어 놓는다. 이 비법은 트릭 TRICK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신뢰(Trust), 존중(Respect), 독립성(Independence), 협동(Collaboration) 그리고 친절함(Kindness)의 약자다.     

워치츠키의 방법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는 자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첫째인 수전 워치츠키 Susan wojcicki는 유튜브의 CEO이다. 재닛 워치츠키 Janet Wojcicki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소아과 교수이다. 가장 막내인 앤 워치츠키 Anne Wojcicki는 유전자 검사 기업 23앤드미 23andMe의 창립자 겸 CEO이다. 세 자녀는 책 서문에 ‘부모님이 우리 자신을 믿고 결정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주셨다. 우리 아이디어나 생각을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한 적이 없었다’고 적었다.

워치츠키가 발간한 ‘성공하는 사람들을 길러내기’ 가이드는 힘들었던 본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함께 트릭에 기반한 행동 지침을 담고 있다(그녀는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했다”며 “뿐만 아니라 인격 형성기에 어린 동생을 잃은 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동생은 사고로 한꺼번에 많은 약물을 삼켰다”고 밝혔다).  그녀는 믿음을 심어주는 자신만의 방법 한 가지를 예로 들었다. 10대들에게 예산을 주고, 필요한 물건을 직접 사도록 한다는 것이다. 워치츠키는 “재정적 판단 능력은 어린 나이에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자녀들이 초등학생일 때 복리표를 가르쳤고, 딸들은 이웃 정원에 열린 레몬을 하도 많이 팔아 ‘레몬 걸스’로 유명해졌다.

워치츠키는 “고용주들도 트릭 철학을 응용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저서에서 “홀푸드의 존 매키 John Mackey를 포함, ‘직원의 권한 강화’에 집중하는 CEO와 리더들은 내 방식에 흥미를 보인다. 트릭의 궁극적 목표는 책임감 있는 세계에서 책임감 있는 사람을 창조하는 것이다. 바로 부모와 교사 그리고 고용주들이 할 일이다. 아이를 양육하거나, 학급과 이사회실을 관리하는 일뿐만 아니라, 인류 미래를 위해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일”이라고 역설한다.

성공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양육법에 대한 도서들은 이미 서점에 즐비하고, 워치츠키의 신간은 이 중 가장 최근 발간됐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시각에서 쓴 책은 흔치 않다. 포춘은 78세의 이 여성가장을 가족사진이 가득한 팰로 앨토의 저택에서 만났다. 그리고 리더 양성, 최근 대학 입학 스캔들, 기술의 어두운 면이라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주제는 워치츠키 가족 내에서도 뜨거운 주제다. 그녀는 “세 자녀 중 두 자녀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술 기업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별로 놀랍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다음 인터뷰는 편집본이다.

실리콘밸리의 대모 에스터 워치츠키.  사진=포춘US

포춘: 책을 쓴 이유는? 그리고 왜 지금 발간했나?

에스터 워치츠키: 많은 이들이 딸들을 어떻게 양육했는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쳤는지 묻곤 했다. 그래서 이토록 많은 이들이 내 방식을 궁금해 한다면, 책을 쓰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 정보를 수집하느라 평생을 보냈고, 전 세계와 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이 나의 유산이다. 아이들의 주도적 학습효과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고용주들이 트릭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직원들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신뢰하고, 기회를 준다면, 그들도 자신을 믿게 될 것이다. 미친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당신을 신뢰하면 위험을 더 감수하고 창조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고용주가 당신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라. 그러면 당신은 그의 지침만을 따라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 여기서 어떻게 창조적일 수 있겠는가? 모든 고용주는 창조적이면서도 위험을 감수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반면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고 교육을 받는다. 또 지침을 따르도록 훈련을 받는다.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규칙을 따르는 사람만 가득한 국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순한 양들만 모인 국가다.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을 보면, 직원들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것에 집중한다. 회사의 20% 프로젝트[직원들이 시간 20%를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를 해보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된다. 그 결과,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 중 하나가 됐다.

교육과 양육이라는 측면에서 대입 스캔들은 무엇을 의미하나?

학생들은 스스로 할 일을 충분히 하지 않고, 부모들은 길 위의 눈을 치우듯 자식을 위해 장애물을 없애주고, 근본적으로 부정행위를 담당할 과외선생까지 구해줬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시험에 통과할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지 하려 했다. 실생활에서는 전혀 쓸모도 없는 시험을 위해서 말이다. 직업 세계는 시험의 연속이 아니다. 대신 함께 협동해야 하는 프로젝트와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우리는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제대로 준비된 학생들을 뽑기가 힘들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대입 성적은 좋은 직원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트릭의 5개 원칙 중, 고용주들이 가장 실천하기 힘든 것은?

신뢰다. 고용주들은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원들이 할 일을 실제로 하도록, 많은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물론 할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신뢰하기가 힘들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러나 직원들에게 기업 문화를 설명하고, 어떻게 그들을 좀 더 신뢰하고 존중할 것인지, 또 그들의 신의에 얼마나 기대하는지 서로 소통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반하는 규칙이 있다면, 규칙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매우 열심히 일한다. 두 번째로 힘든 원칙은 친절함이다. 

왜 친절함이 힘든가?

영어에는 다른 사람이 성공했을 때, 행복감을 표현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개념 자체를 나타내는 단어도 없다. ‘이익 동기(profit motive)’를 가진 사람에게는 이익 자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면 친절함은 사라지게 된다.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살 곳이 있고, 직업이 있고, 어떤 일이 됐든 열정이 있고, 먹을 것이 있고,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라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긍정적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다. 지역사회도 무척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요소다.

기술이 트릭 원칙의 실행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방해가 되는가?

기술은 아이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좋은 요소다. 정보를 스스로 찾을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단점은 잘못된 행위를 확산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이다. 정보를 감추려 할 것인가? 고등학교 자살률을 이야기해보자. 자살을 쉬쉬하고 있지만, 통계를 보면 자살이 일어난 뒤 자살률은 급증한다. 미디어 문맹률을 낮추고, 미디어 교육을 권장해야 한다. 윤리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법, 정보를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법 등을 가르쳐야 한다. 현재 우리는 아이들의 휴대폰을 압수하는 데 급급하다. 바보 같은 짓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아이들은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단지 휴대폰이 ‘금단의 열매’라는 생각만 갖게 될 뿐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