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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갈등관리 수준이 리더의 수준이다

  • 기사입력 2019.05.30 17:24
  • 기자명 신제구 교수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6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조직에는 수많은 집단 간, 개인 간 경쟁이 존재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갈등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물론 경쟁 외적인 요소에서도 갈등은 발생할 수 있다. 조직 내부 갈등 수위를 조절할 수 있거나 원만히 교통정리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직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포춘코리아] 일단 갈등이 발생하면 양보와 양해는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갈등 과정에선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이 먼저 작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적인 조정이 없는 한 자동으로 갈등이 해결되는 경우는 한쪽이 완패하거나 회피한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는 반드시 흉한 상처와 아픈 흉터를 남기게 된다. 이 밖에도 갈등은 조직에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첫째, 갈등비용을 초래한다. 협력해도 모자랄 판국에 갈등으로 인한 책임 전가나 회피, 집단 이기주의, 정보공유 거부, 인적교류 차단 등은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흔한 갈등비용이다. 또한 시너지 창출이 어려워지는 것도 갈등비용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구성원의 수준이 높다 할지라도 갈등으로 얼룩진 조직이라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린다 Linda 교수는 자신의 저서 ‘Collective Genius’를 통해 리더가 유능한 직원들만 모으면 하수라고 했다. 훌륭한 리더는 직원의 참여와 협업을 유도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굳이 린다 교수의 주장을 인용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구성원들이 갈등을 해소하고 협업해야 조직의 생존이 보장된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따라서 잘 먹고 잘살자고 경쟁하다 일이 과열돼 갈등만 발생한다면 앞에서 남고 뒤에서 밑지는 갈등비용만 발생시키는 것이다.

둘째, 조직문화를 망가뜨린다. 돈은 잃으면 다시 벌면 되지만 한번 꼬인 조직문화는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 갈등이 흔해진 조직에 어떤 신뢰가 있고 의리가 있겠는가? 조직문화가 갈등구도에 젖어 있으면 당연히 많은 부작용이 따라서 발생한다. 가장 먼저 핵심인재가 조직을 떠날 것이다. 더 이상 이 조직에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칙이 사라지고 정치가 판치면 억울한 희생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 특별한 재능이 없어 조직에 마냥 남아야 하는 가엾은 구성원들은 조직의 갈등을 고스란히 겪어야 한다. 이들의 선택은 침묵 아니면 맹목적인 편 가르기에 동참하는 것 뿐이다.

셋째, 외부와의 갈등에 무기력해진다. 집안 싸움에 정신이 팔린 사람이 옆집의 도발에 완전 무장해 대응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감정이 격해졌는데 무엇이 보이겠는가? 특히 조직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분들 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라면 직원들의 혼란과 희생은 참혹해진다. 편가르기와 조직의 분열 또한 거세진다. 조직의 갈등을 조장하는 리더가 바로 배신자다. 방향을 잃은 리더십이 흥분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죽어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달려든다면 얼마나 많은 선량한 직원들이 희생되고 상처 받겠는가? 따라서 실패한 조직은 경쟁자의 공격으로 인해 망하기보다는 내부갈등으로 서로 공격하다 장렬히 전사하는 경우가 더 많다.

넷째, 리더의 감시비용이 증가한다. 리더는 미래를 예측하고 내부역량을 강화하여 환경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 고유의 역할이며 중요한 기능이다. 따라서 리더는 이러한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그 에너지를 조직을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써야 한다. 그런데 만약 조직 내부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 리더가 직접 개입하고 조정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바로 ‘감시비용(monitoring cost)’이다. 즉 리더의 고유업무를 수행하는 데 쓰여야 할 에너지가 조직 내부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하는데 낭비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감시비용이라고 한다. 리더의 발목을 잡는 것이 바로 내부갈등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리더는 갈등에서 멀리 있으면 안 된다. 갈등의 가해자가 되어서도 안 되며 당사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 하수는 갈등을 조장하고 선수는 갈등을 해소하며 고수는 갈등을 예방한다. 따라서 리더의 목표는 갈등을 예방하여 갈등을 최소화하고 일단 발생한 갈등은 신속하게 해결해야 하며 동일한 이유로 같은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사전 예방(before) 단계, 신속한 해결(during) 단계, 반복 방지(after)단계를 실천해야 한다.

첫째, 사전예방 단계는 일하는 과정을 리더가 먼저 잘 파악해야 하는 단계이다. 어디서 갈등발생의 가능성이 큰가를 감지해야 한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대부분은 놀다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하는 과정에서 갈등발생 여지가 큰 부분을 파악하고 이에 대하여 원칙과 기준을 수립하고 구성원들에게 이 점을 공유하고 충분한 설명해줌으로써 갈등발생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한 이 단계에서 잠재된 갈등요인이나 혹은 구조적인 갈등의 고리를 미리 해결해줌으로써 예상되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둘째, 신속한 해결단계에서는 무엇보다 공정성이 생명이다. 갈등의 출발이 공정성 시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한 후에는 반드시 갈등의 상처가 흉터로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리더의 갈등관리 역할 중 하나는 같은 이유로 같은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같은 갈등이 반복될수록 리더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리더가 소외되는 불행한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만의 갈등일지를 작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갈등의 발생원인과 시작점 그리고 잠재된 문제와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구성원 등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 같은 이유의 갈등 발생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 노력 및 정기적인 체크와 피드백 등이 지혜로운 리더의 갈등관리다. 갈등관리 수준이 리더의 수준이다.

정리해보면 리더가 갈등관리를 하는 것은 비용절감과 기대 이상의 성과 그리고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하다. 골치 아픈 갈등으로 시달리지 않는 구성원들은 불필요한 감정의 낭비 없이 행복하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으며 성과 또한 향상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다. 집안관리 못 하는 리더가 성공할 확률이 높을 리 없다. 복잡하고 힘겨운 조직생활에서 경쟁은 불가피하고 갈등 또한 불가피한 현상이라면 리더의 지혜를 활용하여 갈등을 최소화하여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이 리더의 생존을 보장해준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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