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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디즈니가 벌이는 스트리밍 전쟁

이제 디즈니의 블록버스터는 더 이상 극장에서 볼 수 없다

  • 기사입력 2019.05.29 13:47
  • 기자명 Adam Lashinsky 기자

로버트 아이거 Robert Iger 월트디즈니 회장이 스톰트루퍼(스타워즈의 보병부대)와 엑스맨까지 동원하며 스트리밍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중순의 어느 날, 디즈니는 투자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기업 역량을 총동원한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다. 회사는 캘리포니아 버뱅크에 소재한 2번 사운드스테이지 /*역주: 영화 등의 사운드 필름을 제작하는 방음 스튜디오/를 발표를 위한 주무대로 활용했다. 이 곳은 메리 포핀스와 캐리비안의 해적이 탄생한 장소이기도 하다. 디즈니는 수십 년 된 고전 영화와 TV 시리즈, 최근 710억 달러에 인수한 21세기 폭스 사의 작품들을 편집한 영상으로 발표를 시작했고, 월가 투자자들은 완전히 몰입한 채 경청했다. 특히 놀라운 암벽등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프리 솔로 Free Solo과거 21세기 폭스 소유였던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제작했다의 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 알렉스 호놀드 Alex Honnold가 보호장비 없이 암벽 위를 탈 때, 또 다른 등반가의 목소리가 낮게 깔린다. “어느 일에나 점진적인 발전은 있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이렇게 획기적으로 도약하기도 한다.”

 

미묘하지만 의도는 명확했다. 디즈니가 치밀한 계획 끝에, 인터넷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신작들을 출시하는 한편, 넷플릭스 같은 경쟁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서 자사 콘텐츠를 빼며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포기하고 있다. 2019회계연도에 매출 720억 달러가 예상되는 가운데, 확고하게 자리잡은 대기업이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것은 지난 몇 년 간 없던 과감한 행보다.

로버트 아이거가 14년간 CEO로 재임하는 동안, 디즈니 주가는 5배나 상승했다. 사진=포춘US
로버트 아이거가 14년간 CEO로 재임하는 동안, 디즈니 주가는 5배나 상승했다. 사진=포춘US

디즈니의 상세한 설명에 투자자들은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그 후 며칠 만에 회사 주가는 13%나 올랐다. 신규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는 오는 11 12일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 구독자들은 넷플릭스의 절반 가격으로 7달러, 1 70달러디즈니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회사는 향후 5년 간 6,000~9,000만 명의 가입자를 예상하며, 그 중 3분의 2는 해외 구독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디즈니의 장수 CEO 로버트 아이거는 백설공주, 스타워즈 시리즈, 심슨가족 1~30 시즌을 망라한 디즈니 라이브러리에 그 어떤 콘텐츠나 기술 기업도 대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앞서 그는 2021년 말 계약이 만료되면, CEO 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깜짝 발표를 한 바 있다.
 

디즈니의 행보는 과감하다. 그만큼 지불해야 할 비용도 크다. 디즈니가 경쟁 서비스 플랫폼에서 자사 콘텐츠를 내리면, 25억 달러의 수입이 즉시 사라진다. 투자 중개기업 번스타인 Bernstein의 애널리스트 토드 윙어 Todd Juenger디즈니가 잃는 것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디즈니와 폭스가 넷플릭스 등에서 올리는 라이선싱 수입이 연 최대 80억 달러인데, 결국 이 수입도 포기해야 될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넷플릭스가 꾸준히 새 작품들을 제공하는 것에 비하면, 디즈니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는 “’이번 주 볼만 한 디즈니 플러스 신작들'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즈니의 초기 가격 전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독립 리서치 기업 BTIG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그린필드 Richard Greenfield는 이 결정이 디즈니의 실수였다고 분석한다. 그는 할인된 연 구독료를 고려하면, 디즈니의 구독자 1인당 매출은 6.25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산하며 "그 수준에서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적인 사람들은 디즈니의 최저가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그 동안 회사는 여러 재무 수단들을 활용할 것이라 예상한다. 디즈니 플러스는 단지 새 전략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폭스 인수를 통해, 광고와 구독 수입을 앞세워 급성장하는 훌루 Hulu 스트리밍 서비스를 장악하게 됐다. ESPN 스포츠 프랜차이즈가 운영하는 스트리밍 서비스(훌루와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다)도 소유하게 됐다. 또한 계속 극장에서 작품들을 개봉하며, 비 스트리밍 부문의 수입도 챙길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스트리밍 경쟁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은 언젠간 소비자들이 '구독 피로'를 호소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애플에서 출시 예정인 애플 플러스 서비스, 넷플릭스, 그리고 컴캐스트의 NBC 유니버설, AT&T의 워너 미디어가 출시 예정인 서비스들이 모두 열혈 구독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할 것이다. 아직도 TV를 시청하는 이들에겐 케이블과 위성사용료의 부담까지 더해진다.

디즈니는 사용자들이 디즈니 플러스를 선택하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마케팅 책임자 리키 슈트라우스 Ricky Strauss3시간 반 가량 진행된 행사 말미에 투자자들에게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이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 테마 파크, 디즈니 크루즈 라인, 방송 네트워크, 소셜 미디어 및 유료 광고 서비스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를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96년 역사를 가진 상징적 기업 디즈니는 안전망 없이 도박에 뛰어들 마음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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