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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수께끼 풀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죠"

'융합과 청색기술의 전도사'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21세기 마음 연구 성과 집대성한 '마음의 지도' 펴내

  • 기사입력 2019.05.21 18:03
  • 기자명 홍덕기 객원기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의 '마음'은 영원한 탐구의 대상이다. 마음은 일상의 대화에서, 종교의 경전에서, 노래의 가사에서 아마도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마음은 우리의 삶을 깊숙이 지배하고 있다. 마음의 실체는 오늘날 과학의 힘으로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마음에 관한 학문적 연구와 탐구의 결과물을 집대성한 책 <마음의 지도>를 최근 펴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을 만났다. 홍덕기 객원기자 beabat@naver.com

이인식 소장은 국내 1호 과학 칼럼니스트이자 5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다작의 저술가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다룬 책 <지식의 대융합>을 펴내고 융합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 '융합 전도사'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자연과 생물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일컫는 '청색기술'을 국내에 선구적으로 전파한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의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인 인지과학이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시작할 즈음인 1992년에 국내 최초의 인지과학 개론서인 <사람과 컴퓨터>를 펴낸 이래 30년 가까이 마음 연구의 세계적 동향을 대중에게 알리는 칼럼 집필과 저술 활동을 해왔다. 최근 출간한 <마음의 지도>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낸 마음 연구의 성과들을 집대성한 책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현상 중에서 생명과 물질의 본질은 현대과학의 발전으로 20세기 중반에 대부분 밝혀졌으나 마음의 본질은 아직도 상당 부분이 미지의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사람과 컴퓨터> 출간 이후 인간에 대한 탐구를 하게 되면서 저절로 마음의 본질을 밝히는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마음의 지도>는 21세기 마음 연구의 성과를 비(非)전문가의 눈높이에 맞게 집대성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이 속마음의 수수께끼를 해독함으로써 누구나 마음의 주인이 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되길 바랍니다."

'마음의 지도'를 펴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마음의 지도'를 펴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마음의 지도>는 참고 문헌이 200여편, 언급된 학자가 500여명에 달할 만큼 인간의 마음에 관한 방대한 연구 성과를 아우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읽기 어려운 딱딱한 책은 결코 아니다. 수십 년간 일반인들도 과학기술을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많은 저작물을 펴낸 이 소장의 노련한 글쓰기 솜씨 덕분에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수월하게 읽힌다.

이 책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사회생활을 지배하는 마음', '마음이 세상을 움직인다', '우리가 모르는 불가사의한 마음', '미래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 크게 5부로 이뤄져 있는데 마음과 관련한 연구 성과를 123가지의 소주제로 나눠 다루고 있어 어디서부터 펼쳐 읽어도 흥미로운 독서가 가능하다.

<마음의 지도>는 매우 방대한 분야의 학문적 연구 성과들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인지과학, 뇌과학, 진화생물학, 네트워크과학, 정신의학, 성과학, 스포츠과학,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 분야는 물론이고 심리철학, 신경철학, 사회심리학, 사회신경과학, 긍정심리학, 진화심리학, 인지언어학, 신경신학, 실험경제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 등 인문사회 분야의 연구 성과도 망라돼 있다. 특히 뇌과학, 인공지능, 진화심리학, 행동경제학에 좀 더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사람의 마음은 1956년 인지과학의 등장으로 비로소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인지과학은 심리학, 철학, 언어학 등 인문사회 분야와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 분야의 여섯 개 학문으로 구성된 융합학문입니다. 국내 최초의 인지과학 개론서인 <사람과 컴퓨터>에는 철학의 인식론부터 네트워크과학까지 거의 모든 학문 분야가 소개됩니다. 그러다 보니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분야도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융합 전도사'라는 명예로운 별명도 얻게 된 것이지요.”

이인식 소장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이 작동하는 메커니즘과 마음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데는 뇌과학의 괄목할 발전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뇌과학이 마음의 생리적 기초인 뇌의 구조와 기능을 둘러싼 신비를 밝혀내기 시작함에 따라 신경철학, 사회신경과학, 신경경제학, 신경신학 등이 마음 연구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음의 지도>에 언급된 다양한 연구 결과물 중 상당수는 '자기공명영상장치'를 이용해 사람의 뇌를 관찰한 결과를 담고 있다. 요컨대 인간의 마음이 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뇌 안에 있는 신경세포의 전기화학적 활동의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지요. 그러나 <마음의 지도> 15장에 소개된 '신체심리학'이나 '신체화된 인지 이론'은 사람이 반드시 뇌만으로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줍니다. 신체심리학은 신체 질환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신체화된 인지 이론은 몸의 감각이나 움직임이 마음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개발 및 실용화 열기가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인간의 지능과 대등하거나 혹은 인간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사람처럼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해 이 소장은 이렇게 답한다. "지능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현격하게 능가하는 존재를 '초지능'이라고 하는데, 초지능의 실현 가능성과 시기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초지능을 실현하는 기술의 하나로 여겨지는 '마음 업로딩(사람의 뇌에 있는 마음을 그대로 기계나 컴퓨터에 옮기는 기술)'이 현실화하면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마음을 갖는 기계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음을 잘 다스릴 수만 있다면 누구나 흔들리지 않는 주체적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마음 연구를 해온 이인식 소장은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특별한 습관이 있을까. 그는 과학기술에 관한 최신 정보와 지식을 일반 대중에게 전파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우리 생활 속의 첨단 기기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예 휴대전화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 세상과 담쌓고 사는 이상한 사람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이메일과 페이스북으로 꼭 보고 싶은 사람만 접촉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로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한번 인연을 맺은 분들에게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요즈음은 나이가 들수록 살 날이 많지 않은 것 같아 가급적 젊은 분들과 어울리고 창의적인 작업에 전력투구하기 때문에 사소한 일로 마음이 흔들리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소장은 정보통신업계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하다가 1991년 과학 칼럼니스트로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어느 날 20세기 과학 교양서의 전설로 통하는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를 보고 나서다. 이후 그는 수많은 저술을 펴낸 것은 물론 유수의 신문, 잡지 등에 700편이 넘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지난 수 년 전부터는 자연 생태계에서 기술적 모티브를 얻는 이른바 청색기술의 전파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제는 '청색기술 전도사'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그의 노력 덕분에 국내에서도 청색기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청색기술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거나 자연을 모방해 경제적 효율성이 뛰어나면서 자연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융합기술입니다. 청색기술은 고용 창출 측면에서 매우 인상적인 규모의 잠재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색 행성' 지구의 환경위기를 해결하는 참신한 접근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혁신성장의 유효한 기술로 각광받기 시작해 대학에 청색기술연구소가 설립되고 정부 차원에서도 청색기술 산업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인류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해법을 모색하는 청색기술은 단순히 과학기술의 하나가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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