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때는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인식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익성이 나락으로 떨어져 ‘속 빈 강정’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평가가 극에서 극으로 바뀐 면세점 업계 4년의 세월을 포춘코리아가 추적해봤다.◀
지난 5월 14일 기획재정부가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지역별 시내면세점 특허 숫자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대기업 면세점 특허 5개와 충남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 1개를 추가로 허가했다. 이날 결정으로 서울은 2020년 최대 15개 시내면세점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시장과 업계는 회의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불과 보름 전인 4월 29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갤러리아면세점63의 면세 특허 조기 반납을 공식화하면서 면세 업계의 ‘속 빈 강정’식 성장이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5년 제1차 신규 특허 공모에서 승리하며 위풍당당하게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수익성 문제로 4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 변곡점 된 2015년
“현재 면세점 업계 상황은 대부분 2015년부터 예견됐던 일입니다. 2014년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이 2016년 9개(2019년 5월 현재 13개)로 늘어나면서 당시에도 수익성 문제가 지적됐어요. 현재 상황을 보면 예상이 상당히 적중한 것 같습니다. 매출은 오르고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면세 특허를 반납하는 곳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다만 그 대상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인 건 의외입니다. 중소기업들의 고전이야 누구나 다 예상했던 바였지만 대기업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가장 치열했던 1차 면세점 대전에서 한 자리를 가져갈 정도로 기본적인 경쟁력은 갖추고 있었거든요.” 면세업계 주요 관계자의 말이다.
2015년 이전까지 국내 시내면세점시장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워커힐면세점이 과점하고 있었다. 이들 면세점은 소규모 잡화점 수준이었던 면세점 매장을 백화점식 매장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질적 성장도 견인했다. 롯데면세점은 부티크 형식의 브랜드별 매장 구성을 세계 면세점 매장 스탠더드로 자리 잡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면세점시장은 2010년 이후 거의 매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부러운 찬사와 함께 대기업이 면세 특허라는 높은 진입장벽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 같은 상황은 2013년 국회에서 관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바뀌었다. 10년 자동갱신제였던 특허권 기한이 5년으로 줄고 신규 사업자 진입이 수월해졌다. 관세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2015년엔 신규 특허 공모가 진행됐다. 5월에 진행된 1차 공모에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 SM면세점이, 11월에 진행된 2차 공모에선 신세계DF와 두타면세점이 가장 치열했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추가로 얻어 선망의 대상이 됐다.
특히 1차 신규 특허 공모에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돌풍의 핵으로 꼽혔다. 1차 신규 특허 경쟁에서 ‘거의 확정적’이라 평가받던 신세계DF을 끌어내고 한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4년 4월 운영을 시작한 제주공항 공항면세점에서 입점 1년이 채 안 돼 수익 전환하는 등 면세점 운영에서 신규 사업자답지 않은 노련한 면모를 보여 경쟁 초기부터 다크호스로 인정받았다.
2차 신규 특허 공모에서는 두타면세점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박서원 두산 전무가 진두지휘를 맡은 만큼 그가 광고대행사 오리콤을 경영하며 보여준 남다른 기획력과 아이디어가 면세점에도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24시간 쇼핑하는 동대문 상권 특징을 살려 운영 시간을 새벽 2시까지로 하고 로고에도 올빼미를 그려넣는 등 두타면세점은 운영 초기 참신한 아이디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혹독한 신고식
2016년 5월 신규 특허 후발주자였던 신세계DF와 두타면세점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이후 서울 시내면세점은 9개 면세점 체제를 갖췄다. 같은 해 SK네트워크가 운영하던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롯데월드타워점(2017년 재오픈)이 면허 갱신에 실패하면서 2개 면세점이 줄어들어 처음 예상됐던 11개 면세점 체제에서 소폭 규모가 줄어든 셈이었다. 하지만 2014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50%나 늘어난 수준이었다.
신규 업체들의 신고식은 혹독했다. 2016년 신규 시내면세점들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타면세점의 출혈이 컸다.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이 각각 52억, 209억 원 영업적자를 낸 데 반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타면세점은 400억 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각각 3,000억 원대 매출을 올린 앞의 두 곳과 달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타면세점은 그 반토막도 안 되는 각각 1,491억 원, 970억 원 매출을 올렸을 뿐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운영 초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타면세점이 유독 관심을 많이 받았던 건 이들 업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는 모회사 덕분에 브랜드 협상력이 강했던 신세계DF나 면세점 운영 경험이 풍부한 호텔신라가 참여한 HDC신라면세점은 애초에 수준이 달랐거든요. 이들 업체는 다음 해인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기대에 부응했지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타면세점은 여전히 적자에 시달렸습니다.”
재밌는 건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보다 두타면세점의 철수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는 점이다. 이 같은 예상은 각 업체의 ‘2016년 경쟁사 분석’이나 ‘영업환경 변화 분석’에 근거한 것이었다. 각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이 입점한 동대문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수요가 많긴 하지만 이들의 면세품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동대문 입지가 상당한 경쟁력일 줄 알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당시만 해도 동대문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24시간 쇼핑하는 곳, K패션 메카 등의 이미지가 지금보다 훨씬 강했습니다. 두타면세점도 이런 배경을 의식해서 처음엔 새벽 2시까지 심야영업을 했고요. 그래서 다른 업체들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업을 시작해보니 동대문 상권 이점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 않은 겁니다. 외국인,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동대문에서는 시장표 보세 옷 정도만 사고 면세품 쇼핑은 명동으로 자리를 옮겨서 하더라고요.”
실제로 두타면세점은 운영 초기 상당히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픈 6개월 만인 2016년 12월 폐점시간을 새벽 2시에서 자정으로 두 시간 앞당기더니 4개월 후인 2017년 4월에는 밤 11시로 또다시 옮겼다. 2016년 실적은 신규 진입한 4개 대기업 면세점 업체 가운데 가장 처참해 매출(970억 원)은 꼴찌, 영업손실(-477억 원)은 1위를 기록했다.
◆ 두타면세점의 반전
이 같은 상황은 엉뚱한 곳에서 반전됐다. 2016년 7월 한미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결정을 공식화한 후 중국의 보복 조치와 중국 내 반한감정 고조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방한 중국인 감소는 2017년 극에 달해 한국을 찾은 렉스 틸러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의 사드 보복 자제를 촉구할 정도였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우리나라 면세점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두타면세점에겐 오히려 기회가 됐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나 개인 관광객들은 발길을 돌렸지만 보따리상들의 방문은 오히려 더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일반 관광객들은 명동 인근 상권 면세 수요가 강했지만 보따리상들은 동대문 상권과 이전부터 오랫동안 거래를 해 온 덕에 면세 수요 역시 동대문에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상당했던 덕분이다. 중국 내 한국 면세품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자국 관광객 감소로 공급이 줄자 보따리상 의존도가 더 커졌고, 이에 상권을 비교적 덜 따지는 보따리상들이 물건을 이전보다 더 대규모로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두타면세점도 숨통이 트였다.
그 결과 2017년 실적발표에선 두타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970억 원 매출에 477억 원 영업손실에서 2017년 3,898억 원 매출에 139억 원 영업손실로 상승세가 확연했으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6년 1,491억 원 매출에 438억 원 영업손실에서 2017년 1,873억 원 매출에 439억 원 영업손실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해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은 흑자전환에 성공,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승세를 탄 두타면세점과는 달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사드 후폭풍을 정통으로 맞은 데다 상위 업체들에 견줘 여전히 이렇다 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5년 제1차 신규 특허 경쟁에서 자사의 강력한 경쟁력 예시로 사용했던 제주공항 출국장 면세점도 2017년 8월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언론에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제주공항 면세점 철수를 두고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 곳도 많았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물론 시내면세점이 공항면세점보다 효율이 높습니다. 공항면세점은 임대료가 너무 높아서 수익을 내기가 정말 어려워요. 하지만 그럼에도 면세점 업체들이 공항면세점을 가져가려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거든요. 규모의 경제는 브랜드 협상력 때문에 중요합니다. 공항면세점이 효율이 낮다곤 해도 매출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가 제주공항은 중국인들에게 노출이 많아 신생 면세점 업체가 홍보하기도 좋죠.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 협상에서 좋은 패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면세점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제주공항 면세점 철수가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력을 오히려 더 깎아 먹는 걸로 보는 시각도 많았습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시내면세점 철수도 당시 어느 정도 고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2018년엔 두타면세점마저 흑자전환하며 영업손실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여전히 239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매출액은 두타면세점이 6,817억 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3,495억 원으로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결국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해 4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도 사전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단체 관광객 회복이 요원하고 2018년 하반기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추가로 오픈, 경쟁 심화가 더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영업 의지가 꺾인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정부 신뢰를 저버리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3년 동안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열심히 해봤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면은 세웠다는 분석이다.
◆ 이 와중에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5월 14일 전국에 총 5개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더 추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경쟁이 가장 치열한 서울 지역에도 3개 대기업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더 허가됐다. 정부가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추가할 것이란 예상은 시장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기 때문에 업계는 특별히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소비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3년부터 꾸준히 시내면세점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왔다. 2018년까지 △시·도별로 시내면세점 외국인 매출과 이용자 수가 50% 이상 늘어나고 △외국인 관광객이 30만 명 이상 증가해야 했던 신규 특허 추가 기준은 올해 2월 △지역별 면세점 매출액 합계가 전년 대비 2,000억 원 이상 증가했거나 △지역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20만 명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확 낮아졌다. 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정부는 5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전국에 5개 시내면세점을 더 허가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 결정에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지금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필요한 사업자가 있을까요? 기존 사업자들도 그렇고 아예 면세 사업권이 없는 사업자들도 그렇고 아마 없을 거예요. 특히 신규 사업자는 이전 후발사업자들이 모두 고전하는 걸 지켜보면서 면세사업이 규모의 경제 영향을 많이 받고 자본력 싸움이란 걸 확인했기 때문에 찾기가 어려울 겁니다. 기존 사업자들이야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일부 업체가 들어갈 수 있겠지만 이걸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죠. 그리고 매장을 더 늘린다고 해서 전체 면세점 매출이 추가로 더 늘거나 소비·관광 활성화가 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면세점 수가 부족해서 이런 것들이 안된 게 아니었잖아요. 서울엔 이미 면세점 로케이션이 충분히 잘돼 있고요.”
업계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정부가 시내면세점 특허를 계속 늘리려고 하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겁니다. 면세점 사업이 쉬워 보이는 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측면도 있고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면세시장 자체는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한국 면세품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지 않는 한 전체 시장 성장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해요. 지금 상황에선 정부의 면세점 확장 정책보다 중국의 한한령이나 보따리상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에 신경이 더 곤두서는 상황입니다.”
<이하 박스기사>
◇ 명품 브랜드 유치가 어려운 이유
명품 브랜드 소싱 능력은 면세점 업체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척도로 꼽힌다. 신규 시내면세점 공모 때 각 업체의 명품 브랜드 소싱 능력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렇다면 면세점 운영에 왜 명품 브랜드 소싱 능력이 중요한 걸까?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고객들의 매장 선호도에 입점 명품 브랜드 수나 질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면세점 업체들이 명품 브랜드를 들여놓고 싶어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다점포전략을 지양하거든요. 매장을 많이 늘려 매출을 올리기보다 희소성을 유지해 브랜드 가치를 지키려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지역마다 매장 수를 정해놓는 곳이 많습니다. 저희가 특정 점포에 A 브랜드를 신규 유치하기 위해선 다른 곳에 있는 A 브랜드 매장 하나를 빼앗아와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명품 브랜드들이 기존에 워낙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이들을 구슬려 새 매장으로 옮기게 하기가 쉽지 않은 거죠.”
명품 업계 관계자는 덧붙인다. “면세점 매장은 온전히 저희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관리의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옵션을 거는 식으로 저희도 매장 운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지만 저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보다는 못하죠. 매장 일선의 고객 응대를 중시하는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면세 사업자가 잘못된 대응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요. 특히 면세 사업자가 직매입한 물건들을 재고처리하거나 폐점처리 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많이 일어납니다. 사업자가 여러 곳에 면세점을 운영하면 상품을 분산시켜 해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직원 할인 등으로 물건을 막 뿌리는 경우도 생기거든요.”
◇ 사드 사태가 국내 면세점에 미친 영향
사드 사태가 국내 면세점시장에 악영향을 준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사드 악영향이 본격화한 2016년 이후에도 국내 면세점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을 기록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이에 대해 면세점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면세점 관계자는 말한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급락했습니다. 사드 사태 이후 영업이익이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어요. 단체 관광객 대신 보따리상이 주요 고객이 되면서 송객수수료와 함께 VIP 할인이 커진 까닭입니다. 예전엔 송객수수료가 주였는데 이제는 VIP 할인도 커진 거예요. 보따리상들이 워낙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하다보니 모두 VIP 할인을 해줄 수밖에 없거든요. 게다가 경쟁심화로 송객수수료도 커졌고요. 과거엔 송객수수료율이 매출액 대비 평균 20%대였는데 최근엔 40% 이상 주는 업체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VIP 할인까지 생각하면 이들 업체는 거의 수익을 못 남긴다고 봐야죠.”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