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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기술융합’ 효성의 4차 산업혁명 전략
‘ICT 기술융합’ 효성의 4차 산업혁명 전략
  • 김병주 기자
  • 승인 2019.05.0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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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섬유, 중공업, 화학 등 전통 제조업에서 쌓아온 역량에 최첨단 ICT 기술을 융합해 도약에 청신호를 켰다. 국내 제조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 트렌드를 가장 완벽히 읽고 있는 기업이라는 찬사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효성] 구미 스판덱스 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구미 스판덱스 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그룹의 모태는 효성물산이다. 그동안 섬유, 화학, 건설, 산업자재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건실한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그런데 전통 제조업 회사였던 효성그룹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키워드는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융합이다. 효성은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제조업계의 경쟁력 강화의 키워드로 ICT를 선택했다. 전통 제조업에 ICT를 융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하는 미래 기업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취임 2년 차를 맞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IT 기반 4차 산업혁명 확산으로 모든 산업에 데이터 축적 및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실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며 기업 전략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리고 효성그룹은 조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변화의 과정을 착실히 밟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효성의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정보의 총아빅데이터에 주목하다

조현준 회장은 2017년 회장 취임 이후부터 빅데이터(Big Data)’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실제로 올해 신년사에서 그는 효성은 ‘21세기의 원유로 불리는 빅데이터를 향후 정보통신기술 시장의 핵심으로 인지하고,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빅데이터 전략의 핵심 기지는 효성의 IT전문 계열사인 효성ITX. 효성ITX는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SI(System Integration) SM(System Management)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R&D센터를 설립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IT 보안 등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리딩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가시적인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지난해 효성 ITX는 효성의 중공업 사업부와 함께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변전소 자산관리솔루션(AHMS) 프로젝트를 진행, 고객사에 적용했다.

효성ITX는 프로젝트 과정에서 지난 35년간 축적해온 변전설비 운영 정보와 초고압변압기 및 차단기 등 변전기기의 설계·제작 기술, 유지보수·고장·사고 대응경험 등을 빅데이터화 했다.

이렇게 누적된 빅데이터는 향후 설비 구축 및 안정적인 운영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실제로 설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기기의 운전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점검함과 동시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기의 이상 유무 및 고장 징후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 또 설비의 수명예측 및 사고 발생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최적의 부품 교체, 유지보수 일정을 계획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효성 측 관계자는 빅데이터 기반의 AHMS 시스템 도입을 통해 설비 고장률을 80%가량 줄일 수 있다이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정전에 따른 조업 손실이나 위험 부담금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고객의 고객이 하는 소리까지 경청해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미의 경영철학 ‘VOCC(Voice of customer’s customer)’에도 빅데이터를 녹여내 주목받고 있다. 효성ITX가 자체개발한 음성인식 및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관리 솔루션 익스트림VOC’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고객 상담 내용으로부터 고객을 유형화하고 고객 문의 내용의 이슈나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툴이다.

익스트림VOC는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술(음성 인식 엔진)과 문장의 의미를 분석하는 기술(텍스트 분석 엔진)로 구성된다. 고객과의 대화는 음성인식을 통해 실시간으로 문자 데이터로 저장되는데,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담 내용 뿐 아니라 키워드나 감정의 흐름까지 파악·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대규모 상담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불만 사항에 대한 조기 경보도 가능해진다. 민원에 빠르게 대응하고 해결할 수 있어 상담 서비스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고객 대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 개선의 기초자료는 일반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고객센터 등에도 광범위하게 적용가능하다.

효성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 초, 인공지능 기술 개발사인 스켈터랩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지능형 고객상담솔루션 개발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지능형 컨택센터는 음성인식·텍스트분석 기술에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추가해 AI인 챗봇(ChatBot)이 직접 상담업무까지 할 수 있는 고객 상담 센터다. 통화나 채팅 등 다양한 채널로 유입되는 고객 문의에 대기시간없이 즉각 대응할 수 있으며, 상담원의 근무 시간에 상관없이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이미 익스트림VOC와 컨택 센터 상담 솔루션 익스트림 솔루션(xtrmSolution)‘을 선보인 바 있는 효성은 이번에 개발 예정인 스켈터랩스의 인공지능엔진을 결합해 AI플랫폼 기반의 지능형 컨택센터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효성ITX 관계자는 현재 효성이 보유하고 있는 이러한 고객 응대 플랫폼은 향후 인공지능 등 IT기술을 접목해 가상비서역할로의 진화도 가능할 것이라며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을 통한 맞춤형 상담 서비스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로 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제조업계의 화두로 급부상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팩토리. 공장의 모든 설비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미래 공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상당수 국내외 유명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자사 공장에 도입,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효성] 효성중공업은 포스코건설과 스마트 변전소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효성] 효성중공업은 포스코건설과 스마트 변전소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효성 역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팩토리 운영에 필요한 핵심 설비, 솔루션, 서비스등을 직접 개발하며 선제적인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운영을 통해 가장 큰 성과를 얻은 기업은 효성그룹 내 섬유·무역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 효성티앤씨. 효성티앤씨는 조현준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이후부터, 생산 및 경영 혁신을 위한 핵심 무기로 스마트팩토리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효성티앤씨는 효성ITX와 함께 손잡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박차를 가해왔다. 효성티앤씨가 운영 중인 주요 공장을 대상으로 표준 데이터 수집 및 데이터 관리, 분석 모니터링, 자동공정제어 시스템 등 스마트팩토리에 필요한 핵심 솔루션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갔다.

특히 효성ITX가 개발해 적용한 봇플러스(BOT+)’는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공장에 최적화된 모니터링 솔루션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봇플러스는 머신 비전(Machine Vision·인공지능을 활용해 초고속카메라로 촬영한 데이터의 불량 여부 및 문제점을 파악해주는 시스템)의 빅데이터 분석, IoT, 스마트 센서 등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해 제조공정상의 품질결함을 즉각적으로 발견하고 문제에 대응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주목해봐야 할 부분은 글로벌 1등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효성의 비장의 무기 역시 스마트팩토리라는 점이다. 섬유시장에서의 대표 제품인 스판덱스의 글로벌 생산기지들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것이 효성의 전략이다.

실제로 효성은 중국 취저우, 자싱, 광둥, 주하이와 베트남 동나이 등 해외 5곳의 스판덱스 공장에 공정모니터링 시스템, 품질관리시스템, 스마트 사물인터넷이 포함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효성티앤씨는 국내에서도 글로벌 공장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생산환경을 구축했다.

조현준 회장도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 앞에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제조업체로서 필수적인 조치라며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초일류 수준의 품질 개선 및 신기술 개발에 나서 글로벌 1등 스판덱스 메이커로서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경쟁력은 효성에서 개발한 솔루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효성중공업, 효성ITX 등 주요 계열사들은 동종 혹은 이종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선 빅데이터 기반으로 설비의 이상 징후를 사전 포착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변전소 자산관리솔루션(AHMS)을 자체 개발한 효성중공업은 최근 포스코건설과 스마트변전소·스마트팩토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효성중공업의 AHMS와 포스코건설의 스마트 팩토리 엔지니어링을 결합해 스마트변전소 및 스마트팩토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대한전선과 손잡고 변전소의 안정적 운영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는 효성중공업은 포스코건설 뿐 아니라 관련 업체와의 지속적인 협력으로 스마트팩토리 시장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효성ITX 역시 축적된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론칭한 스마트팩토리 최적화 솔루션 브랜드 익스트림 팩토리(XTRM FACTORY)’을 앞세워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원하는 고객에게 원스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창업 이후 기술 경쟁력이 곧 성공의 DNA’라는 경영 철학을 근간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기업 인수합병(M&A)보다는 자체 기술 개발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온 효성의 발자취도 이러한 DNA에 근간한 전략의 일환이다.

실제로 효성은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지난 1971년 기술연구소를 만드는 등, ‘기술 DNA’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오기도 했다. 그 결과 탄소섬유, 스판덱스 등 소재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선대회장 때부터 이어진 이러한 기조는 조현준 회장 시대에 이르러 꽃을 피우고 있다. 또 이러한 노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개막과 맞물리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얻기에 충분했다. 전통적 제조업 기반 기업에서 과감히 탈피, 최첨단 기술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화려한 변신에 나선 효성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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