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등학생이 세계 3대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대회에 정식으로 초청받았다. ‘브릭 인비테이셔널 하키 토너먼트’에 초청받은 주인공은 서울 신동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호 선수다. 현재 이정호는 국내 유소년 아이스하키 클럽 ‘제니스 웨이브즈’에서 골리(골키퍼)를 맡고 있다.
브릭 인비테이셔널 하키 토너먼트는 1990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대회다. 매년 7월 캐나다 알버타주의 주도 에드먼턴에서 열린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각각 7개씩, 총 14개 팀이 출전한다.
브릭 인비테이셔널 하키 토너먼트는 10세 이하 선수가 참가할 수 있는 아이스하키 대회 중 가장 큰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아이스하키 종주국인 캐나다와 미국의 자존심을 건 대결 구도로 펼쳐진다. 따라서 출전 팀 대부분이 해당 지역 올스타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보통 대회가 열리기 전 해 여름부터 선수 선발 테스트(트라이아웃)를 시작해 6~8개월에 걸쳐 선수를 선발한다.
이정호는 브릭 인비테이셔널 하키 토너먼트에 ‘보스턴 주니어 브루인스 브릭 팀(이하 주니어 브루인스)’ 소속으로 출전하게 된다. 주니어 브루인스는 NHL 보스턴 브루인스의 주니어 팀으로 만 10세에서 18세까지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이정호는 이 대회에 정식 선수로 초청받은 첫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앤디 위그스톤(Andy Wigston) 브릭 인비테이셔널 하키 토너먼트 디렉터는 이메일을 통해 “이정호가 이 대회에 참가 자격을 얻은 첫 한국인 선수”라는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
이정호는 여섯 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고 하키 스틱을 손에 들었다. 이정호는 아이스하키 입문 2년차가 되던 해 클럽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을 골리로 바꿨다. 골리와 플레이어 역할을 병행하던 이정호에게 전환점이 찾아왔다.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년동안 생활할 수 있었던 것.
이정호의 아버지 이승준씨는 “정호가 또래에 비해 키가 컸고, 어린 나이에도 자신에게 날아오는 퍽을 무서워하지 않아 골리로 성장하기에 적합했다”며, “정호가 아이스하키 천국과도 같았던 미국에서 포지션을 골리로 확정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호는 미국에서 1년 동안 생활하면서 아버지와 함께 트라이아웃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베이 에이리어 실즈 트리플에이 팀’에 선발됐고, 대회를 2번 치러냈다. 지난해 7월에는 캐나다 명문 클럽인 ‘토론토 프로 하키팀’에 초청받아 브릭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의 전초전 격인 ‘브릭 시리즈’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정호의 목표는 미국 NCAA 리그에서 뛰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이스하키를 단지 직업 선택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지 않고, 아이스하키를 통해 세상을 배우게 하려는 부모의 교육 철학이 반영됐다.
이승준씨는 “한국에서 유소년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 안타까운 면이 있다”며 “하지만 이정호의 브릭 인비테이셔널 하키 토너먼트 참가 소식이 국내 유소년 아이스하키 선수 저변 확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