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기업과 국가들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의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있는 신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포춘코리아] 지난 198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Richard Feynman은 미세입자에 의존해 작동하는 초강력 계산기를 고안했다. 그는 아원자(subatomic) 세계의 자연 법칙을 언급하며 이 계산기를 ’양자‘ 컴퓨터라 불렀다.
오늘날 IBM, 구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알리바바와 같은 기술 대기업들이 이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리게티 같은 신생기업과 함께, 양자컴퓨터를 제작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양자컴퓨터는 전례 없는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에너지와 보건, 금융 등의 산업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JP모건 체이스와 다임러는 양자 기술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길 희망하며, 이미 기술 시험평가에 착수했다.
각국 정부들도 이 기술의 지정학적 파급력을 알고 있다. 중국은 100억 달러 규모의 국립 양자 컴퓨터 연구소를 건설하며, 일부 서구 국가들에게 중국에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야기했다.
최근 미 정부 셧다운 직전,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견은 제쳐두고 ’국가 통합 양자전략 수립‘에 1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두려움만큼 협력을 촉진하는 것은 없다.
인텔의 양자 하드웨어 책임자 짐 클라크 Jim Clarke는 이를 두고 “마치 지난 세대의 우주 개발 경쟁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양자 컴퓨터에 대한 가장 대중적인 접근은 기존 반도체 산업의 토대인 초전도 전기회로를 활용하는 것이다. 일반 컴퓨터는 반도체 물질인 실리콘 칩을 이용해 ’0‘ 또는 ’1‘의 이진법으로 정보를 부호화하는 데 비해, 양자 컴퓨터는 양자 비트 혹은 큐비트 quibit를 사용한다. 신기하게도 이 입자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상태를 띄며 /*역주: 원자보다 작은 물질은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양자 역학의 ’중첩‘ 현상 때문에, 0과 1 두 가지 상태, 즉 00o01o10o1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서로 분리된 상태로 아주 낮은 온도에 있어야 한다.
양자컴퓨터를 제작해 본 IBM 출신 물리학자가 설립한 리게티는 “규모는 작지만 충분히 대기업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자부한다. 이 기업은 기존 컴퓨터 성능을 능가하는 ’양자 우위‘를 최초 달성하기 위해 경쟁하는 연구자들에게, 양자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향후 몇 년 안에 기본적 성능 우위는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그 기술로 실제 의미 있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진 최대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리게티의 부사장 벳시 마시엘로 Betsy Masiello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들은 과연 우리가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를 반복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인지 묻는다. 오늘날 우리의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를 반복적으로 여러 대 생산할 수 있다.”
이제 경쟁은 시작됐다.
Robert Hackett 기자
번역 강하나 sames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