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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스페셜 리포트] 이제는 ‘취향 경제’ 시대 - 케이스 스터디③ OTD
[포춘코리아 스페셜 리포트] 이제는 ‘취향 경제’ 시대 - 케이스 스터디③ OTD
  • 하제헌 기자
  • 승인 2019.04.01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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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업•소비자를 연결하라
-다양한 취향이 공존하는 공간

<이 콘텐츠는 포춘코리아 FORTUNE KOREA 2019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들을 소개한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아크앤북에서 만난 손창현 OTD 대표.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아크앤북에서 만난 손창현 OTD 대표.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요즘 SNS에서 뜨는 ‘핫’한 서점이 있다. ‘아크앤북’이다. 서울 도심 빌딩 지하에 자리잡은 이곳은 OTD코퍼레이션이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OTD는 일종의 맛집 편집숍 개념인 ‘셀렉트다이닝’으로 이름을 알린 스타트업이다. 소매점을 매개로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공간혁신이 OTD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서울 종로 D타워의 파워플랜트와 신세계 하남스타필드의 마켓로거스, 여의도 SK증권 지하의 디스트릭트Y가 OTD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공유 공장’ 개념을 도입한 성수연방을 선보였다.
아크앤북에서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를 만났다. 그는 OTD가 ‘리테일 스페이스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건물만 지으면 사람들이 모이는 시대가 끝났어요. 소매업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완전히 바뀌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정반대에서 기회를 찾아 스타트업을 시작했어요. 버려진 건물 공간, 지하나 외진 곳에 자리한 건물 뒷편에 소매 콘텐츠를 집어넣고 사람들을 모아 그 공간의 가치를 올린 겁니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시대가 됐다. 이들은 디벨로퍼들이 만든 비슷비슷한 건물에 프랜차이즈 업체가 채워진 곳에선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상업 시설조차 독특한 개성이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OTD는 베스트셀러 코너를 없애고 독립출판사 책까지 매대에 펼쳐 놓은 서점 아크앤북을 내더니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 ‘띵굴스토어’까지 론칭했다. 누구나 쉽게 즐기는 빅 브랜드에서, 특별한 취향의 작은 브랜드로 사람들의 관심이 옮겨가는 지금의 트렌드에 맞는 행보다.
손창현 대표가 설명한다. “우리 사회 소비행태가 취향과 개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것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이들이 뽐내는 개성은 완전히 SNS를 통해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물건을 사려면 백화점에 갔고, 맛집을 가려고 강남역이나 명동을 돌아다녔어요. 지금은 SNS를 통해 맛집 정보를 얻은 뒤 구글맵을 보며 골목골목 찾아갑니다.”
SNS의 발전과 소비변화는 리테일 업계에서 다양한 창업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띵굴스토어에는 소비자였던 사람들이 생산자로 변신해 내놓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집에서 만들어 먹던 저염된장, 어머니가 빚던 막걸리, 아이를 위해 엄마가 만든 아동복 같은 것들이다. 
손 대표가 말한다. “복순도가 막걸리라고 있어요. 어머니가 빚던 술을 아들이 브랜드를 만들어 팔고 있어요. 이분들은 막걸리 발효 기술을 가지고 천연 화장품까지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생긴 거예요. 예전에는 유통망도 몰랐고 홍보 방법도 몰랐죠. 그런데 SNS가 등장하면서 개인들도 유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겁니다. 소품종 소량판매를 하니까 당연히 단가가 높아집니다. 그래도 다 팔려요. 기꺼이 사람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겁니다. 앞으로 재미있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많이 생길거라고 봐요.”

아크앤북 내부.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아크앤북 내부.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띵굴스토어에선 ‘요괴라면’을 판다. 이름 없는 공장에서 만든 끓여 먹는 인스턴트 라면이다. 눈에 띄는 색깔로 포장된 이 라면은 SNS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손 대표가 말한다. “맛 때문에 사는 게 아닙니다. 요괴라면은 자기를 표현하기 위한 아이템인 거예요. 요즘 젊은이들은 SNS를 통해 내가 어떤 것을 소비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곧 내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신라면을 먹는 순간 나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앞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더 특별한 제품과 브랜드를 찾을 겁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기업과 브랜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생존을 위한 선택지는 두 개다. 하나는, 글로벌 톱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아니면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손 대표는 OTD가 당연히 플랫폼 역할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필요에 따라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기도 합니다. 내 아이한테 먹이고 입히고 싶은 사람들, 1인 독립출판사가 많이 생기고 있어요. 적극적으로 자기 취향을 드러내고 이를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하지만, 만약 자기 취향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본인들이 생산자로 변하기도 합니다. 정보와 생산자, 소비자가 모여드는 접점을 만드는 기업이 결국 리테일 생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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