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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스페셜 리포트] 이제는 ‘취향 경제’ 시대

개성 존중 시대의 소비자 겨냥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팝니다

  • 기사입력 2019.04.01 13:47
  • 최종수정 2019.04.03 16:07
  • 기자명 하제헌 기자

<이 콘텐츠는 포춘코리아 FORTUNE KOREA 2019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들을 소개한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최근 우리 사회에 ‘개취(개인의 취향)’나 ‘취존(취향 존중)’이란 신조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취향(趣向)’이란 무엇인가. 취향의 사전적 의미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이다. 취향이 굳어지면 개성(個性)이 될 수 있다. 개성은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을 뜻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취향이나 개성 같은 것을 드러내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흔히 주류로 표현되는 다수의 생각과 배치되거나 집단 내에서 도드라지는 생각과 가치관, 성향을 표출하면 ‘까다로운 사람’으로 간주되면서 이내 ‘이상한 사람’ 혹은 ‘또라이’라는 무시무시한 사회적 주홍글씨가 새겨지기 십상이었다. 
굳이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면 ‘차별’과 ‘무시’의 시선을 감내해내야만 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런 소수의 움직임을 하나의 문화적 취향으로 높이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배경엔 20~30대 중반의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이 있다. 온라인 리서치 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밀레니얼 세대가 2020년부터 구매력이 가장 높은 소비 주력부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전 세계 기업이 이 세대를 신경써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많은 매체들이 분석한 이들의 특징은 ‘개성을 극대화 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대량 소비를 하는 이전 세대와 달리 이들은 명품에 덜 맹목적이고, 누구보다 빠르게 ‘지금 핫한 것’을 소비하고, 대중적인 것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추구한다. 한마디로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세대다. 
이들의 등장 이후 ‘비주류’나 ‘B급’으로 치부되던 것이 그 사람만의 창의적인 개성으로 인정받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엔 소비시장에서도 이런 흐름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취향이 존중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명품시장에 꽤나 흥미로운 트렌드 하나가 눈에 띈다. 한 없이 콧대 높을 것 같은 럭셔리 명품 브랜드들이 눈에 띄게 ‘재밌어지고’, ‘활발해지고’, ‘영(Young)’해진 것이다. 짝퉁과의 법적 대응도 불사했던 그들이 이제는 짝퉁 로고를 패러디해 위풍당당하게 자신들의 런웨이에 올리고, 한껏 귀여운 캐릭터나 자신들보다 훨씬 대중적인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등 이제까지 흔치 않았던 대중적인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명품’이란 ‘희소성’을 유지하는 대신 ‘쿨한’ 방향으로 대중적인 전략을 취하게 된 것은 저변을 확대해 보다 많은 고객, 엄밀히 말하면 ‘젊은 층’, 밀레니얼 세대를 유치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남들이 갖지 못한 것으로 나를 표현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질 때, 자기표현이 훨씬 쉬워진다. 공급자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자아상과 사회적 지위, 집단 소속감 등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매출 증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른바 ‘취향 경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취향 경제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인기다. 소위 ‘자랑질 미디어’라 불리는 SNS는 오늘날과 같은 경제불황기에도 작은 사치를 뽐내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말한다. “불황으로 대부분 불필요한 소비 지출을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선 작은 사치를 고집함으로써 심리적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소비의 이중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 자신의 여유로움을 과시하는 창구로 SNS를 활용하죠.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를 먹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리는가 하면, 오랜만에 관람한 문화 공연 후기를 전문가 못지 않은 평가와 함께 공유하기도 합니다. 브랜드나 기업이 소비자에게 던지는 혜택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이런 ‘자랑질’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역할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좋아하게 해서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산자들은 경제적 변화를 추구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것을 원하고 과거와는 다른 것을 추구하며 기존 습관과 다른 것을 바라도록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들은 보여줄 때까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뭔가’를 원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실패로 돌아간 애플의 ‘뉴튼 PDA’는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지금 시각에서도 신선해 보인다. 하지만 당시에는 사람들의 수요와 행동이 완전히 자리잡기 전이어서 너무 이른 감이 있었다. 
그렇다면 생산자, 혹은 공급자는 참신함과 친근함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모든 문제가 그렇듯 답은 그 중간에 있다. 새로운 것과 알려진 것 사이에 그려지는 최적의 U자 곡선을 찾아야 한다. 사람의 취향이 얼마나 변화할지 예측하는 일은 어렵다.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취향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앞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수 많은 기업과 브랜드에게 아직도 기회가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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